일본 고고학 석기 조작 이야기

[전상용]

1. 도대체 어떤 조작 사건인가?

bgm님이 물어보셨던 유적 조사 사건은 바로 구석기 시대 유적입니다. 일명 후지무라씨의 조작 사건인데 이 사건은 당시 세계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일본 고고학계의 신뢰성을 바닥으로 추락시켰습니다.

당연히 세계 서적 시장에서도 엄청난 충격파를 줘서 멀쩡한 교과서와 고고학 서적들이 죄다 쓰레기가 되고 말았죠 ㅋㅋㅋ

그럼 이 사건은 도대체 어떻게 일어났고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게 됐는지를 제가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을 토대로 설명하겠습니다.

2.일본의 구석기 연구 시작

일본 제국 시대의 일본은 뭔가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참으로 이뭐병 국가였습니다.

일명 황국사관이라는 이름으로 천황께 충성을 다 바쳐야하고 우리는 신의 자손임~~~우리는 신성한 인간들임 뿌우~~이러고 깝사던 시대였죠

그래서 상당히 재밌는게 당시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진화론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고 더 나아가서는 구석기 연구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왜냐고요??우리는 신의 자손인데 그런 덜떨어진 놈들이 우리 조상일리 없음~~~이러던 시기였으니까요

헌데 좀 재밌는 것은 당시 한반도에서는 1935년에 함경북도 옹기군 동관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유적으로 생각되는 곳이 발굴됬는데 이에 대해 일본은 제대로된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본국에서 구석기가 없는데 식민지에 이런게 있을리 없음~~~이라는 이유 때문이죠 ㅋㅋㅋ 뭐 그 덕분에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유적은 1963년 김일성 종합 대학의 도유호 박사에 의해 발굴된 굴포리가 되었죠

(도유호 박사는 우리나라 구석기 고고학의 3인의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북한 사람입니다. 현재 생사는 확인할 수 없지만 1980년대 주체 사상의 등장으로 숙청됐다는 알흠다운[?] 전설이 전해져 내리고 있습니다.)

뭐 하여튼 태평양 전쟁 끝나기 전까지는 이런 이뭐병 정신 승리 교육을 시행하던 일본...

하지만 전쟁 끝나니 천황의 인간 선언~~~우왕 ㅋ 굿 ㅋ

하여튼 이전까지 정치권 때문에 제대로된 연구가 힘들었던 고고학자들은 그 족쇄가 풀렸습니다. 하지만 역시 경제가 엉망인지라 제대로된 연구는 힘들었죠

헌데 이런 상태에서 기라성 같이 등장한 인물이 있으니....바로 낫토 장사 아이자와입니다~~~

(이 아이는 커서 하렘마스터에서 낫토 장사가 됩니다........엉?)

뭐 이 사람은 학계에 대비한 것은 아니고 평범한 낫토 장사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당시 얼마 안되었던 고고학 매니아였고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죠

하지만 역시 생계 꾸려나가느라 학교를 다니기는 힘들었는데 어느날 장사하려고 군마현 암숙이라는 곳을 지납니다. 그때 이사람은 드러난 토층에 무언가 박힌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걸 뽑고서는 메이지 대학에 가서 고고학 교수에게 보여주었는데 이게 웬걸 구석기 시대의 석창이었습니다.

이에 흥분한 교수들은 빨리 이곳을 발굴하게 되고 이 유적이 일본 최초의 구석기 유적지인 암숙 유적이 되버립니다.

일명 아마추어 고고학도의 활약에 의해 일본의 최초 구석기 유적이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감동적인 발굴 이후에는 일본 구석기 발굴은 그렇게 큰 사건은 없었습니다. 위의 유적도 마찬가지지만 언제나 후기 구석기 유적만 발굴되는 실정이었고 전-중기는 없어서 "일본은 전-중기 구석기 없음요~~"하는 상태였습니다.

물론 동물상과 관련해서 나우만 코끼리 이외에 23종의 코끼리 화석 등이 발견되었지만 인골 유적은 거의 없었죠

그에 비해 옆나라 한국에서는 당시 세계 구석기 학계를 뒤흔들 엄청난 발굴을 합니다

바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의 발굴입니다.(위에 사진은 필자가 만든 주먹도끼임)

이 주먹도끼가 중요한 이유는 당시 미국의 인류학자 모비우스라는 양반이 인도 중심부를 기준으로 선을 그어서는

"동양에 살던 원시인들은 아프리카와 서양인보다 미개함~~그래서 주먹도끼 같은 정교한 석기 못 만들음~~고로 우리 서양인은 위대함 크크크"하며 모비우스 라인이라는 참 어처구니 없는 선을  그어버렸고 이게 고고학계에서 통용되었는데 이게 웬걸 경기도 전곡리에서 동양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헐퀴 이게 뭥미"하게 되버렸죠 ㅋㅋㅋ  아 참고로 이걸 처음 발견한 사람은 그렉 보웬이라는 당시 주한 미군 공군 부사관이었고 당시 애인과 같이 산책 중에 발견합니다. 이 사람도 아마추어 고고학도였거든요(당시 애인하고는 결혼해서 미국에서 같이 살았고 고고학자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 별세를 하셨는데......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이 주먹도끼는 보통 전기 구석기 시기에 나옵니다. 즉 일본은 후기 구석기 밖에 없는데 한국은 무려 전기까지 2단계 껑충~~~(하지만 연대 측정 결과 중기 구석기)

당연히 일본은 "우리도 반도 원숭이에게 뒤질 수 없음 우리도 발견해주겠음!!" 했지만 나올 기미가 없었죠 ㅋㅋㅋ

 3. 무리한 발굴

일단 본격적으로 조작 사건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후 일본은 상당히 무리한 발굴 또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환상의 아카시 원인 논쟁]이죠

이 아카시 원인 논쟁의 기원은 1931년으로 흘러갑니다.

당시 아카시 해안에서 산책하던 '나오라'라는 식물학자는 요상한 허리 뼈를 줍게 되고 이를 복원합니다. 하지만 당시 시대 분위기가 영 이뭐병인지라 이 뼈에 대해 어떤 말도 못했죠

헌데 1945년에 폭겨 맞으면서 이 뼈는 사라지고 훗날 하세베 교수가 모형을 보면서 호모 에렉투스일거라 추정했죠 이게 맞으면 일본은 전기 구석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도대체 허리뼈로 어떻게 알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하지만 역시 이는 근거가 부족했고 이에 하루나리 교수는 나오라의 유지를 잇는 다면서 아카시 해안을 발굴해 목편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이걸 고인류가 산 흔적이라고 주장하죠...

즉 증거가 무진장 부족해서 이 유적에는 [환상의 아카시 유적]이라 붙여졌습니다. 즉 환상이라는 뜻입니다 ㅋㅋㅋ

뭐 어쨌든 이 환상이라는 글자를 깨부수기 위해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해서 5~6만년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역시 목편 쪼가리로 뭔가 주장하기는 부족했죠 ㅋㅋㅋ

즉 일본의 전-중기 구석기와 관련된 주장은 여럿 있었지만 이는 너무나 무리한 주장이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런 무리와는 더욱더 비교가 안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4. 유적의 조작

일본 구석기 유적 조작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바로 후지무라라는 사람입니다. 헌데 재밌는 사실은 이 사람은 원래 고고학자가 아닙니다.

바로

 전기 회사 직원이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육체 노동이 아닌 회사원으로 알고 있는데...하여튼 이런 직종이었죠

그런데 어쩌다 발굴을 하게됐냐??

후지무라가 고고학을 접하게 된 것은 1970년대 일본에서 한창 유행했던 고고학 동호회에 의해서입니다. 이 당시 후지무라는 [석기문화 담화회]라는 곳에 가입하고 고고학 교수들과 같이 발굴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자 자기가 발굴을 맡게되는데 그 중 가장 놀라웠던 최초의 발굴이 바로 1976년 미야기현 자자라기 유적][가칭]입니다. 하지만 이 유적은 연대는 4만년에 정형성이 없어서 논란이 일어났었죠 하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편년이 상당히 올라가는 발굴이었습니다.(가칭이라 붙인 이유는 조작된 유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일본에도 중기 구석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좋아했죠 그런 상황에서 후지무라는 더욱더 모험을 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1985년 [바바단 A유적][가칭]이었고 편년은 무려 20만년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 유적의 유물은 정형성이 없고 심지어 그 흔한 동상현상(땅이 얼면서 유물이 올라가는 현상)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당시 동경대 오다 교수와 메이지대의 프랑스 유학생 한명이 의심을 하게 되죠(프랑스는 구석기 고고학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함)

이들은 계속 반발을 했지만 당시 학계의 거두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정형성이 없는 건 좀 그렇지만 구석기 유적 맞다능~~이러면서요

게다가 한술 더떠서 당시 석기의 지방산 채취 실험에서 "나오만 코끼리의 지방산이 나왔음 이거 유적 맞음 뿌우~~"  이러면서 과학적 증거라 씨부렸죠(하지만 이 유물이 가짜라는게 밝혀지면서 당시 지방산 측정한 교수는 멀쩡했는데 아래 부하들이 책임을 지는 참으로 일본의 알흠다운 전통을 보여주었죠)

하지만 당시 일본인들은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미개한 반도에서는 장산리 유적이 23만년까지 올라가고 30만년까지 올라갈거라 추정되는 놈들도 있었거든요(금굴 유적은 70만녀이라 발표했지만 이건.....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무리한걸 요구하게되죠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당시 후지무라의 발굴에 대해서는 한국의 고고학자들과 일본의 몇몇 고고학자와 아마추어들이 의심을 하였고 결국 마이니치 신문 기자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촬영을 합니다..

그러자 후지무라가 석기 파묻는게 찍혔죠 "앗힝 너님 걸렸다능~~~" 그리고 이 기자는 상당히 영리한게 바로 발표하지 않고 후지무라가  이 유적에 대해 지도위원회 열 때를 기다리고 지도위원회 열어서 "이 유적 킹왕짱이라능~~"발표를 한 다음날 바로 기사를 실었습니다.

당연히 후지무라의 인생은 퇴겔했습니다 ㅋㅋㅋ (듣기로는 어느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이...)

5. 왜?

그럼 여기서 의문을 가지게 되는게 있을 겁니다.

도대체 왜 일본의 고고학계 원로들은 겨우 아마추어 고고학자에게 속았나?

이는 당시 일본의 풍토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의 학계 풍토는 남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믿는 성향이 강해서 쉽게 속았습니다. 즉 조작을 할수 있겠냐는 거였죠...게다가 2번에서도 말했듯이 일본에서 최초로 구석기 유적을 찾아낸 사람은 바로 '아이자와' 같은 일개 낫토 장사 즉 아마추어 고고학도였습니다.

(일개 낫토 장수......)

즉 이런 일본 고고학의 특수성으로 인해 당시 일본 고고학계는 아마추어들의 의견도 존중하고 있었죠

사실 이는 나쁜 태도는 아닌데...문제는 역시 의심을 안했다는 겁니다. 사실 프로든 아마추어든 간에 비판과 의심하는 정신이 필요한데 일본은 그게 부족했죠(근데 우리나라도 토론이 실종되서 별반 다르지 않잖아 ㅋㅋㅋ)

그럼 왜 후지무라는 유적을 조작했나??

이는 바로 한국-일본 고고학의 가장 큰 적인 삼최증과 민족주의 때문입니다.

삼최증이란 최고(最古)-최대-최초에 집착하는 것으로 민족주의와 같이 고고학-역사학에서 포퓰리즘(인기에 영합한 정치적 행동)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기도 합니다. 다만 삼최증은 개인의 영달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민족주의는 국익을 위한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둘 다 안 좋은 것은 똑같을 뿐 아니라 이 두 문제는 고고학과 역사를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아주 경계를 해야할 대상입니다.

헌데 당시 일본 고고학은 이 두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진실을 보지 못했고 결국은 큰 파국을 맞게 되었습니다. 무려 자살하는 사람까지 나올 정도로...

이 사건 이후 일본의 구석기는 현재 후기 구석기만 인정되고 있고 전-중기는 다시 없어졌습니다. 전세계 모든 고고학 서적에서도..그리고 신뢰도는 바닥을 기게 됐습니다.

6.그럼 우리는?

사실 우리나라 유적은 아직까지 딱히 조작되었다고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삼최증과 민족주의의 허울에서 벗어나기는커녕 일본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석기 고고학 유적에서도 무리하게 연대를 늘려 잡는 유적지가 한두 군데가 아니며 자료에 의미를 과장되게 부여하여 필요이상으로 강조하고 심심하면 우리 민족의 위대함을 외치고 있죠...(실제로 조중동에서 구석기 관련 기사 제목 중에는 '위대한 발굴'이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아주 골 때리는 기사들이 많습니다)

즉 우리나라도 후지무라와 같은 사람이 등장할 가능성이 언제나 있으며 후지무라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함을 상기해야 합니다.

추신: 뭔가 두서없이 써서 참 부끄럽습니다 ㅡ.ㅡ;;;

[의문의사나이]

우와. 저 이야기 대충 어디서 들었을 뿐이었는데 상당히 잘 정리되어있네요. 감사히 잘 봤어요. ㅎㅎ. 그림도 그림인지라 친숙하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