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매체의 사회적 영향력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광고 업계에서는 ‘광고 위기론’이 등장하면서 경고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주요 광고 대행사들의 합병으로 거대 광고 대행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새로운 미디어의 속출과 기존 매체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상에 메시지가 범람하면서 전통적 의미의 광고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 광고업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일방적으로 광고 업체가 뿌려주는 메시지만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직접 나서서 참여하면서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 싶어하는 참여형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네티즌들이 사회적으로 막강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는 국내의 경우 소비자들의 참여 성향과 메시지의 범람은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광고계의 지각 변동이나 비즈니스 환경의 급변, 소비자들의 성향 변화가 광고 업계에 불어올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 업계 변화의 흐름에 대해서 짚어 보고, 최근 광고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BTL 마케팅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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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활동은 ATL과 BTL,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4대 매체인 TV, 신문, 라디오, 잡지와 뉴미디어인 인터넷, 케이블TV 등을 통한 직접 광고 활동을 ‘ATL(Above the Line)’이라 부르는데 전통적인 광고 활동은 그간 ATL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강력한 광고 효과를 입증해 왔다. 하지만 직접적인 광고에 대한 제약이나 견제가 과거보다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광고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BTL이 주목받고 있다. 이벤트, 전시, 스폰서십, PPL, CRM, DM, PRM 등의 활동을 하면서 미디어를 매개로 하지 않은 대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BTL(Below the Line)’이라고 한다. BTL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고객들이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주요 매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ATL과는 달리,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해서 잡고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BTL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고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와 경험을 즐기게 되면서, 고객에게 참여의 기회를 적극 제공하는 BTL이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이처럼 최신 트렌드에 보다 부합하는 BTL이 보다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ATL과 BTL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통합 커뮤니케이션(IMC)이 대두하면서 ATL과 BTL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위한 통합된 마케팅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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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매체를 통한 광고 활동의 위력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서 ATL의 광고 효과는 명백하게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줄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도 주요 히트 상품들은 ATL을 통해 다수 배출되고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남들의 시선을 중시하는 국내 고객의 경우 여전히 ATL의 효과는 건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ATL은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내재하고 있다. 우선 ATL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투자할 수 있는 자본과 자원이 적은 브랜드의 경우에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세분화된 고객 욕구에 맞춰 소수를 위한 브랜드나 제품 출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각각의 개별 브랜드에게 모두 막대한 자원을 할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브랜드가 일단 인지된 이후에는 광고 효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빠른 피드백과 참여의 기회를 원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생리와는 맞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이 한정된 경우에는 지나친 비효율을 초래하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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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및 비즈니스 환경 변화 및 ATL의 한계점으로 인해 광고 업계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BTL을 살펴보자. 현재 국내 광고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BTL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발간하는 <광고계 동향>에 따르면 국내 주요 광고 업체에서 BTL 관련 부서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금강기획과 코래드의 경우 프로모션 부서명을 BTL로 개명했으며, LG애드와 제일기획, 코마코 등도 BTL 부서를 신설했다고 한다. 이처럼 광고 업체들이 발빠르게 BTL 전담 부서를 만드는 원인은 무엇보다도 BTL이 ATL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출현이나, 참여 의식이 높은 소비자들의 등장도 BTL 활동 증가에 원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광고계에서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무게 중심이 ATL에서 BTL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BTL 성공 사례로 꼽히는 TU 스테이션 캠페인을 살펴 보도록 하자. 지난 2002년 월드컵 기간 중 SK텔레콤이 전국민적인 응원 열풍을 활용했던 ‘비 더 레즈 (Be The Reds)’ 캠페인은 BTL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캠페인을 통해 통해 SK텔레콤은 공식 스폰서 이상으로 막강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월드컵이 끝나고도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에서 래핑 광고와 뉴비틀 차량 래핑 광고를 통해 TU 런칭을 가두 홍보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하철역 래핑과 차량 래핑이라는 신개념 BTL 활동과 더불어, 홍보 모델을 활용한 갖가지 체험 프로모션이 결합되어 고객들과의 현장 접점에서 BTL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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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L 마케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ATL과 BTL을 애써 구분하기보다는 이 둘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즉, ATL과 BTL의 컨버전스를 통해서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합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광고 효과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및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ATL과 BTL의 컨버전스 마케팅 성공 사례를 살펴 보자. OB맥주에서 큐팩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타깃 고객층은 외부 활동이 많은 20대 젊은 층이었다. TV 광고뿐 아니라, 대중 교통 이용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버스 외부 광고를 진행했고, 실제 TV 광고도 버스 정거장과 큐팩 광고가 게재된 버스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광고 이후, 조사 결과에서 버스를 통한 제품 인지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음은 물론이다. 아디다스(Adidas)의 경우 글로벌 월드컵 마케팅 캠페인인 ‘+10’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캠페인은 팀 정신과 팀워크를 주제로 데이비드 베컴, 미하엘 발락, 지네딘 지단 등 내로라하는 축구 선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10’은 선수 1명과 그의 팀을 의미하며, 이들이 최선을 다했을 때 불가능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호와 김남일이 이벤트와 광고에 등장했고, CATV 스포츠 채널에 방영된 2분 정도의 광고는 프로모션 고지와 브랜드 구축 모두를 담고 있다. 이처럼 ATL과 BTL의 컨버전스를 활용한 광고는 다양한 매체로의 확장이 가능하고, 중복 투자를 피해 광고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다양한 채널과 형태의 인터렉티브 광고는 ATL과 BTL의 통합, 즉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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