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소풍가듯 보낸 날들
주머니 속엔 행복을
머릿속엔 지혜를
가슴속엔 희망을
마음속엔 사랑을
눈 속에 따뜻함을
입속엔 다정함을
손속엔 친절함을 가지고 다니다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세요.
당신의 향기는 오래 기억될 거예요.//
언젠가 누군가가 그렇게 내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띄워 보내 준 적이 있었다.
그 메시지를 핸드폰에 저장시켜 놨다.
툭하면 꺼내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내 일상에서 그대로 실행하고 싶어서였다.
마음씀씀이를 그렇게 해서인지, 그러던 중에 현실로 그 실행을 한 날이 있었다.
지난 2022년 6월 16일 목요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문득 한 친구를 생각했다.
내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안휘덕 내 친구였다.
10여 년 전에 귀향한 나보다 10여 년 더 먼저 귀향해서 ‘만촌’이라는 이름의 농원을 가꾸어가고 있는 친구로, 뒤늦게 귀향해서 ‘햇비농원’ 우리들 텃밭을 가꾸는 내게 큰 도움을 주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안휘덕 내 친구만 생각한 것이 아니다.
그 부인이신 유미순 여사까지 생각했다.
저 멀리 호남땅 순천 출신의 여인으로, 천 리길 먼 길인 문경까지 남편 따라와서, 남편의 농사를 돕는 그 헌신적 역할이 장하다 싶어서였다.
그 부부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우리 소풍 좀 다녀오자.”
이른 아침의 내 그 제안에, 친구는 반색으로 이렇게 동의했다.
“좋아여.”
갈 곳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고, 당일치기인지 1박 2일인지 그 일정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다.
모든 걸 내게 맡기겠다는 뜻이었다.
“나 지금 갈게. 자넨 아무 것도 준비하지 마시게. 우리 차로 갈 것이니까.”
내 그렇게 일방적으로 정하고, 당장에 차비를 차렸다.
내 그 한마디에는, 친구의 차를 이용할 경우에 드는 연료비를 아껴주려는 나름의 내 마음까지 담겨 있었다.
“1박 2일로 속초 가는 거야. 일성콘도 무료숙박권이 남아 있어서 그걸 좀 써야할 필요가 있어.”
친구의 만촌농원에 도착해서야, 그렇게 우리들 일정에 대해서 밝혔다.
“좋아여. 그러잖아도 이 사람이 어디 좀 다녀오고 싶어 했었는데, 원님 덕분에 나발 분다고, 잘 됐네. 고마워.”
그리 답하는 친구의 얼굴 표정에 고마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들의 느닷없는 속초 소풍여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고마운 것은 도중의 길목인 삼척에서 국민학교 동기동창인 박순서 친구를 부부동반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그동안 보고 싶어 했었는데, 여정의 길목에 그 친구가 터 잡아 사는 동해가 있었으니 기왕에 잘 됐다 싶었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갑작스런 우리들 방문이었음에도 친구는 선선하게 아내를 동반해 나왔다.
“이거 들고 가.”
만나자 마자, 밥도 먹기 전에 친구는 내 가슴팍에 선물 한 보따리를 먼저 안기고 있었다.
캔 맥주 한 상자였다.
그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우정이 내 가슴을 파고드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