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MBC 수목 드라마 「눈사람」이 오는 1월 8일(수)부터 매주 수·목 밤 9시 55분 방송된다.
70분물 16부작으로 정운현 기획·이창순 연출·김도우 극본으로 방송될 수목 드라마 「눈사람」은 "인생(사랑)은 쓰다. 그러나 아름답
다"라는 주제로, 한 소녀의 10년에 걸친 성장사이자 그 청춘을 관통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효진이 주인공 엽기처제 서연욱 역을 맡았으며, 조재현이 강력반의 형사이자 공효진이 좋아하게 되는 형부 한필승 역을 맡아 열연한
다. 또한 오연수가 타고난 미인이며 착하기까지 한 완벽한 여자로 공효진의 언니 서연정 역할을맡았으며, 김래원이 누릴 것 다 누리고 자
신이 가진 걸 이용할 줄도 아는 영리한 대학생(아이스하키 선수)으로 공효진 남자친구인 차성준 역을 맡아 극을 끌어간다.
여기에 왕빛나가 공효진과 김래원 사이를 방해하는 영리한 아레나호텔 비서 이수진 역할을 연기하며, 임성민이 연정의 대학선배이자
직장선배 이미영 역할을 맡았으며, 오승은이 공효진과는 달리 현실적인 연욱의 친구 김상희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중견 탤런트
한인수· 명계남· 박은수·김지영·심양홍 등이 가세해 극에 활력을 넣어 줄 예정이다.
수목 드라마「눈사람」의 내용과 주요 출연진의 프로필 등은 다음과 같다.
【 등장인물 】
* 서연욱 (공효진) : 엽기처제. 17세 26세. 고 1 여경(女警)
◈ 단순명쾌한 엽기발랄녀. 조증과 울증을 수시로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감정변화에 관심이 없으면 옆에서 하늘이 무너져도 뚜-웅한 무
심함과 명랑솔직함을 두루 갖춘 성격. 말도 손도 행동도 거칠어 때로는 말보다 주먹과 발길질이 먼저 나가지만 상대가 지나치게 성질을
돋구지만 않으면 참는 편이어서 무조건적인 쌈닭은 아니다. 반대로 맘이 맞고 편한 사람한테는 알랑알랑 귀염도 무지 떤다.
◈ 잘난 것 없고 빽도 없고, 미모가 출중하지도 않으며, 뭐가 되고 싶은지,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는 이 시대의 보통 아이에서 출발
해 필승(형부)의 영향으로 차츰 자신의 역할, 비젼을 찾아나간다. 그 결과 경찰시험에 응시해 여경이 되는데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
닫는 순간부터는 수없이 부딪히고 깨지고 상처받으면서 고통스런 나이테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처절한 로맨티스트다. 그 과정을 거치며
말괄량이 삐삐처럼 엉뚱하고 귀여운 반항아적인 10대에서 책임감 강하고 세심한 20대 여경으로 성숙해나가는데 밝고 긍정적인 모습은 변
함이 없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표면적인 것으로 자기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원죄의식이 뿌리박혀 있다. 부모님은 그녀의 여덟 번째 생일
날 함께 생일선물을 사러 갔다가 삼풍사고로 돌아가시고 그녀만 살아남았다(그 여파로 갑작스런 굉음이나 자동차의 급정거소리 등이 들
리면 머릿속이 텅 빈 듯 멍-해지는 증상이 있다). 그래서 가끔 기분이 멜랑꼴리한 날은 심하게 자책을 한다. 아무도 모르게... 그래서 그녀
는 가볍다. 심각해지면 아프다는 걸 너무 일찍 깨달은 셈이다. 남들이 보면 천방지축으로 보이는 언행 뒤에는 그런 방어기제가 숨어있다.
아프면 웃고, 힘들면 달리고, 숨이 차면 소리 지른다. 그런 그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언니 연정이다.
연욱에게 연정은 엄마이자 아빠이며 세상에 둘도 없이 사랑하는 사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욱은 빨리 시집을 가거나 완벽하게 독립하
고 싶어한다. 겨우 열여섯에 가장이 된 언니가 자유로워지는 걸 보고 싶은 것이다. 필승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도 너무나 당연히 언니한테
죄책감이 들었다. 게다가 그 사실을 안 언니는 자신을 질타하기는커녕 누구도 흉내 못낼 사랑으로 감싸준다. 그런데 언니는 미안함을 갚
을 시간도 안주고 저 세상으로 가버린다. 언니의 죽음, 그것은 연욱에게서 모든 걸 앗아가 버린다. 하늘도 땅도 희망도... 그 삭막한 공간에
필승이 들어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필승은 사랑 이상의 또 다른 의미이다. 그녀에게 필승은 열일곱부터 스물
여섯까지 그녀의 푸른 시절을 모두 점령한 '인생의 지팡이'이다.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창을 열어주었고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의 잣
대가 되어주었다. 즉, 그녀에게 젊은 날의 초상은 필승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 한필승(조재현): 28세 37세 어리버리 형부.
강력반의 무대뽀 형사 베테랑 형사(일명 탱크)
태권도 3단, 유도 3단, 구라 10단, 권투 조금.
◈ 방송국에는 시청률표가, 강력반에는 막대그래프가 있다. 필승의 막대그래프는 아직 낮은 곳에 임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고군분투
하지만 경험은 부족한데 의협심과 공분(公憤)이 앞서는 그로서는 아직 먼 이야기다. 누가 그랬던가, 형사 똥은 개도 안먹는다고. 아직 필
승의 그것만은 안심해도 좋다! 그는 측은지심이 넘친다. 마음이 여리다. 영악하지 못하고 털털하다. 그렇다고 그를 깔보면 큰 코 다친다.
강력반에 들어와서 처음 잡은 잔인한 살인자를 자기가 설경구인 양 착각하고 죽어라 팼다가 반장에게 죽어라 혼난 적이 있다. 인정에 넘
어가 놓아줄지언정 지구 끝까지 쫓아가는 끈기와 곤조가 있고 경찰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게다가 학생시절 복싱을 한 덕에 손
발이 빠르고 몸도 민첩해 향후 강력반의 기둥이 될 조짐이 보이며 동료애는 단연 표창감이다.
◈ 금실 좋은 부모님과 네형제 사이에서 자란 탓에 어린 폭주족에서부터 경찰서장까지 누구와도 잘 어울릴만큼 털털하고 사교성이 좋
다. 중학교 때는 형제들과 경쟁하지 않고도 불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꼬임에 넘어가 복싱반에 들었다가 첫 시합에서 별이 보일 만큼
맞고는 그만 두었다. 그리고 어영부영 고3이 되고보니 눈앞이 깜깜했다. 공부를 잘 하나, 특기가 있나, 넉넉지 않은 부모님은 두 형을 대학
보내느라 매일 죽는 소리, 아무리 생각해도 비젼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등록금 면제에 품위유지비까지 주는 경찰대학
이다. 그렇다, 잘난 것 없는 그에게 국가공무원은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그는 그때부터 책을 팠다. 국영수는 안팠다. 암기과목만 팠다. 형
들에게 미친놈 소리도 들었고 코피도 여러번 쏟았다. 그리고 떨어졌다. 홧김에 군에 갔다. 제대하고 나서 시내를 하릴없이 걷다가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오기가 치솟았다. 꼭 경찰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공부를 시작해 경찰채용시험에 합격하고 몇 년 동안 여러 서를
돌다가 현재는 강북의 xx 경찰서 형사과 강력 3반 반원으로 활동중이다. 계급은 경장.
처음 연정을 만난 건 1년 전쯤 제주도로 도망간 용의자를 잡아 서울로 달고 오던 비행기 안에서였다. 용의자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연정이 다쳤는데 그만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그런데 인연이 되려는지 셋째 형수와 친한 선후배지간이었고 연정이 먼저 사귀자고 했다.
필승은 믿어지지가 않았다. 나같이 별 볼 일 없는 놈한테 하늘의 천사가 데이트 신청을 하다니... 그녀는 극악무도한 놈을 잡아 혼내주는
내 신분에 반한 것이 틀림없었다. 거기다 그녀가 먼저 결혼신청을 한다. 그녀는 아마 경찰청장 사모님을 꿈꾸나보다. 그럼 어떤가, 영부인
도 될 수 있다고 일단 꼬드겨보자. 이혼 안해주면 되지. 꿈같다. 구름 위를 나는 것 같다. 아-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망나니 예비처제가 태
클을 걸어온다. 망나니도 보통 망나니가 아니다. 악의 전령이고 딴지의 여왕이며 엽기공주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엽기든 광기든 처제도
꼬셔야 한다.
* 서연정(오연수) : 25세 팔방미인 언니. 스튜어디스 본사 사무직
◈ 모든 걸 동생 연욱의 반대로 치환하면 그림이 나온다. 연정은 여성스럽고 차분하다. 타고난 미인이며 섹시한데다 착하기까지 하다.
강한 척 하지만 마음 여린 연욱과는 반대로 외유내강의 표본이며, 범인 잡을 줄만 알았지 일상생활에서는 엄벙덤벙대는 필승보다 더 야무
지고 현실적이다. 연욱의 말대로 '무슨 복을 타고 났는지' 갖출 건 다 갖춘 완벽한 여자, 뭇 남성들이 이상형으로 그리는 그런 여자다. 하지
만 공평한 세상이 완벽한 그녀에게 나눠준 불행이 있으니 부모의 이른 죽음(후에는 그녀의 죽음까지)이다.
◈ 강직한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와 현모양처였던 어머니가 일찍이 돌아가시고 동생 연욱과 함께 단 둘이 살아왔다. 아버지의 연금과
살가운 자매의 정으로 그다지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영영 사라져버린 부모님의 온기 대신 자신의 체온만으로 동생을 따뜻하게 지켜줘야
했다. 그건 참으로 외롭고 쓸쓸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장학금을
탈 수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아나운서를 꿈꾸었다. 그러나 갑자기 열병이 난 연욱때문에 최종면접을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고 취업
재수를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어서 항공사에 취직을 하고 혼자 있을 동생이 안쓰러워 국내선만 탄다. 그런 와중에 연애도 했다. 같은 학교
의 선배였고 좋은 집안에 좋은 성격을 가진 남자였다, 우유부단한 것만 빼고는. 그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다. 어서 결혼해 이 쓸쓸한 생활을
청산하고 싶었다. 그러나 고아에 동생까지 달고 시집오겠다는 그녀를 그의 집안에서 환영하지 않았다. 양친의 냉대와 그의 우유부단함에
그녀는 참 많은 상처를 입었다. 동생까지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포기했다.
우연(사고)과 필연(미영의 소개)을 통해 필승을 만난 것이 그 즈음이다. 이제 그녀는 중대한 결단을 내린다. 동생과 내가 상처 입지 않
고 의탁할 수 있는 사람, 장남의 의무가 없는 사람, 많은 형제들 속에서 자라 맺힌 데 없고 털털한 사람, 나를 대단하게 여겨 동생까지 대단
하게 여겨줄 것만 같은 사람. 그와 결혼하면 몸과 마음에 구석구석 스며있던 긴장을 풀어도 좋을 것만 같다. 거기서부터 그에 대한 사랑이
출발한 것인데 결혼해 살면 살수록 그 사랑은 더더욱 공고해진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필승을 바라보는 동생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
낀다. 그녀는, 혼란스럽다.
* 차성준(김래원): 20세 29세. 대학생(아이스하키 선수) 아레나 관광호텔 기획홍보팀장
◈ 세련되고 준수한 풍모에 매사 자신만만하고 직설적이다. 냉소 섞인 삐딱한 말투와 시건방져 보이는 자세만 아니라면 귀족가문의 잘
다듬어진 왕자님 정도로 보일 법도 한데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누릴 것 다 누리고 자신이 가진 걸 십분 이용할 줄도 알면서 욕먹을 짓
따위는 이성적으로 피해갈 만큼 영리하기도 하다.
◈ 그는 사람들이 아버지를 가리켜 '졸부'라 하고 자신에게는 '졸부 2세'라고 하는 것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다면 아버지와 달리 합법적으로 벌어 합리적으로 쓰는 경영자가 될 생각이다. 졸부의 꼬리표를 떼고 건강한 부자의 모델을 선보
이고 싶다. 아버지와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다. 그의 가족들은 쿨하다 못해 무관심한 것처럼 보인다. 어머니는 형과 누나의 뒷바라지를 핑계
로 1년 중 300일 이상을 미국에 머물고 아버지는 정부의 집에서 출퇴근을 해도 집안은 아주 평화롭다. 현재의 부와 사회적 위치를 무너뜨
리지만 않는다면 각자의 자유(방종)를 암묵적으로 묵인해 주는 게 그들 부모의 입장이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당연히 개인적이고
냉소적이다. 어쩌면 그가 운동에 빠진 건 가족간의 애정결핍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가 교내 아이스하키팀에 들어간 건 중학교 1학년 때다. 그는 아이스하키라는 운동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차가운 얼음 위에서 격렬하
게 부딪히며 흘리는 땀, 상반된 그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운동에 미쳐있던 그가 일탈의 시기를 맞는다. 불량써클 아이들이 급우들에게 상
습적으로 돈을 빼앗는 것을 보고는 참다못해 자신이 총대를 맨 게 사단이었다. 너희들이 원하는 돈 다 줄테니 아이들에게 빼앗지 말아라.
그때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자신의 용돈을 아껴 그들에게 건넸다. 그랬더니 점점 원하는 액수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비굴해
졌다. 결국 그는 돈으로 아이들을 부리는 '숨은 짱' 이 되었다. 그 후로 그는 운동마저 팽개친 채 그 아이들과 어울려 (비밀리에)비행을 일
삼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진 게 특별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 그대로 그들은 어둠의 자식이었고 자신은 신의 자식이었다. '돈과
돈이 파생시키는 권력의 위력'앞에서 사람들은 무력했다. 그래서 그는 사람에 대해, 인생에 대해, 진실에 대해 다소 삐딱한 시각을 갖게 된
다. 그렇게 빛과 어둠을 오가며 방황하던 그는 다시 아이스링크로 돌아와 잘 생긴 외모와 실력 덕분에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는 포워드가
되었고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해 현재에 이른다.
속내야 어떻든, 남들이 어떻게 보든, 그는 아쉬울 게 없는 황태자다. 인생을 의지대로 계획하고 실천할 자신도 있다. 하지만 연욱을 만
나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인생계획은 늪에 빠진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크게 집착해본 적이 없는 그였다. 갖고 싶으면 가질 능력이 있었고
영 힘들 것 같으면 포기하면 그만이었다. 그게 안다치는 방법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만큼 그는 영리하다. 그러나 연욱에게만은 그게 통
하지 않는다. 그에게 연욱은 갖고 싶지만 온전히 가질 수 없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존재다. 그녀로 인해 한번도 다쳐본 적이 없는
자존심이 끊임없이 상해도 절대 놓지 못한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결국 난생 처음으로 사람에, 사랑에, 그 진실성에 집착하면서 광기도 보
이고 스스로도 상처를 받지만 사랑하는 방식이 틀렸다는 걸 깨달은 건 이미 그녀의 마음이 모두 떠난 뒤의 일이다.
* 이수진(왕빛나): 24세~ 아레나호텔 비서실 근무.
미모가 빼어나고 영민하며 두뇌회전, 판단력이 빠르다. 감정을 결코 드러내지 않으며 뭐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그런 성격 때문에 타인
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해 오해를 받을 때도 있다. 반면 그런 성격 때문에 차회장의 신뢰를 얻는다.
아레나호텔은 선배의 소개로 입사한다. 전임비서였던 선배가 차회장과 내연의 관계를 맺으면서 물러나게 되자 그녀에게 자리를 물려
주었다. 처음 입사해서는 단순한 비서업무만 보아왔다. 그런데 상사인 남실장이 지병으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우게 되자 그녀가 남실장의
비밀업무까지 맡게 되었다. 차회장은 임시방편으로 맡긴 것이었는데 당돌하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 보고는 차츰 중요한 일을 맡기게 된
다. 공공관서나 경찰서에 정기적으로 상납을 하고, 호텔에 문제가 생겨 기관장을 구워삶아야 하는 자리에서도 능수능란하게 사람들을 대
하고... 그녀는 차회장에게 없어서는 안될 손발이 된다. 그 전까지 그녀는 단지 캐리어우먼으로서의 경력을 쌓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호텔
의 비밀을 알게 되고 성준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은밀한 야망이 생긴다. 성준을 통해 신분상승을 하리라는... 선배는 단지 정부로 머물지
만 자신은 미래의 호텔오너의 안주인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때부터 그녀는 달라진다. 단지 직업인으로서 차회장의 신임을 얻는 게 아니
라 장차의 며느리로서의 신임을 얻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성준에게도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계속 발생시키며 그의 시선을 잡으려
한다. 그런데 연욱이라는 여자경찰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급기야는 성준이 연욱과 결혼을 하겠다고 하자 그녀의 공격성이 드러나기 시작
한다.
* 김상희(오승은): 17세 26세. 연욱의 친구. 고1 아레나호텔 기획홍보팀.
연욱과 달리 현실적이고 야무지다. 연욱이 성숙한 체 하며 뜬구름 잡느라 허우적대는 낭만파라면 상희는 조용히 현실을 헤쳐나가는 실
속파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성준의 추천으로 아레나 호텔에 입사한다. 부모님이 시골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하자 혼자 살다가 독립해나
온 연욱과 합친다. 그녀는 귀엽고 훌륭한 친구이며 동거인이다. 요리도 청소도 참 잘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람의 속내를 읽어내는 재주가
있어 수시로 연욱의 가려운 속을 긁어준다.
그녀는 그 나이에 가질법한 큰 꿈이 없다.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지도 않으면서 터무니없는 낙관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뿐이다. 일년 내내 열심히 일 하다가 일년 휴가를 겨울에 몰아 발리 같은데서 유유자적 놀다 오는 것이 그나마의 꿈이다. 그만큼 그녀는
소박하고 현실적이다. 그래서 연욱이 형부를 사랑한다는 걸 알았을 때 믿지 않았다. 그녀도 필승을 잘 안다. 연욱이 언니의 결혼을 반대할
때부터 보아왔고 이젠 그녀도 필승을 오빠처럼 따르고 좋아한다. 하지만 형부를 사랑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가 않는다. 그런데 옆에
서 지켜보자니 연욱의 감정은 나날이 커져만가고 있다. 심상치가 않다.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옆에서 말리기도 하고 보기 애달플 때는 도
움도 주면서 그녀는 차츰 연욱의 사랑에 동화되어 간다. 결국 그녀는 연욱의 등을 떠민다. 가라, 그 사람한테. 사람들이 돌 던지면 나 불러.
행주치마에 다 받아내서 조그만 성을 쌓아줄게. 부실시공 안할테니까 그 성에서 살어, 둘이서만...
* 차회장(한인수): 50대 60대. 아레나 관광호텔(특2급) 회장. 성준의 아버지.
80년대에 의사·기자·교수 등 소위 인텔리 계층에 불어닥쳤던 부동산 투기바람에 편승해 수백억원대의 거액을 챙겨 현재의 호텔을 인수
했다. 서울 외에 경주와 목포에 소규모의 호텔을 더 갖고 있다. 그는 호텔을 특1급으로 키울 생각이 없다. 판만 컸지 실속없는 장사는 그는
안한다. 2급이지만 제법 쏠쏠한 이 상태가 그의 구미에 맞는다. 명분보다는 실리, 그게 그의 인생철학이다. 그리고 이 땅에서 합리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굳게 믿는다. 많이 배우지 못한 恨이 있어 정치, 경제, 문화 다방면으로 독학을 해 박학다식하다. 비록 학벌
콤플렉스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만은 아닌 자발적인 호기심과 학구열이 그렇게 만들었다(그의 집무실은 노석학
의 서재 같다). 그래서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교수직을 하고 있는 큰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중간에 딸아이를 두고 마흔이
다 되어 얻은 둘째 아들 성준에게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어차피 큰아들은 학계 쪽으로 굳은 몸, 자신을 닮은 성준에게 호텔업을 물려줄
생각이다. 그는 성준이 이중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자식에 대한 믿음은 바로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그는 스스로를 믿듯이 성준을 믿는다. 문제를 일으켜도 조리있게 자신의 입장을 또박또박 설명하는 그 아이가 어찌보면 대견하기도 하
다.
아내는 딸의 출산과 육아를 핑계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 부부사이가 좋지 않아 사실상 별거상태고 그는 가끔 전임비서였던 정부의 집에
서 출퇴근한다.
* 이미영(임성민): 27세~ 스튜어디스. 연정의 대학선배, 직장선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명확한 성격. 외롭게 자란 연정이 속을 다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오랫동안 연정은 물론 연욱까지 지켜봐
온 사람으로 그들 자매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다.
< 필승의 가족들 >
* 필승부(심양홍): 60대 초반
일산 근교에서 농사를 짓다가 신도시가 생기자 땅을 팔아 큰아들의 고깃집을 개업했다. 술 좋아하고 사람좋아하는 허허실실형. 가게
한 구석에 앉아 손님들이 남기고 간 소주를 홀짝홀짝 마시는 게 낙이다.
* 필승모(김지영) 60대 초반
잔소리가 많지만 수더분하고 정 많은 아줌마.
* 큰 형 (필국. 박은수) 37세
일산 근교에서 생고깃집을 한다. 욕심은 없으면서 착하고 근면성실한 장남.
* 둘째 형(필남. 순동운)
은행원.
* 셋째 형(필영. 손민우)
큰 형의 일을 돕고 있다.
* 막내(필준. 백종현) 25세
복학생. 공학도.
* 큰 형수(김동주)
* 둘째 형수
* 셋째 형수(순미. 김정수) 30세
셋째 며느리로서 고깃집 일을 돕고 있다. 바지런하고 싹싹해 장사에 큰 도움이 된다. 형제들 중에서 필승을 가장 좋아하고 가장 친하다.
항상 막내며느리였다가 연정이 들어오자 연정은 물론 연욱까지 친동생처럼 챙겨준다. 편모슬하의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맏이로 자랐
기 때문에 그들 자매의 고충을 잘 이해한다. 손아래 동서가 잘난 스튜어디스라는 것도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자랑의 대상이다. 후에 연정
이 죽자 아기를 잠시 맡아 키운다.
< 경찰서 식구들 >
* 오반장(명계남): 40대 후반 이름 오제표. xx 경찰서 형사과 강력3반 반장.
형사 경력 20년이 넘은 베테랑. 걷는 태, 눈빛, 손짓만 보고도 범죄자를 가려낼 만큼 실전경험이 많다. 항상 부하형사들을 갈구고 닦아
세우지만 속정이 깊은 상사.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다. '인간을 사랑할 것''형사는 저 좋아서 해야 하는 일' 그의 이 두 가지 지론
에 따르면 미련한 형사가 범인 검거율이 높다. 범인이 제 아무리 지능적인 놈이라도 미련하게 끈질기게 쫓는 형사한테는 당할 재간이 없
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끈기와 곤조의 필승을 주시한다.
* 김형사(이대연): 40대 초반 이름 김우중. 강력반원.
그 나이에 10년째 승진을 안해(전업할려고) 만년경장이다. 짠지만큼이나 짠 월급봉투와 격무에 시달려 전업을 생각한지 어언 10년, 그
동안 생각 안 해본 직업이 없다. 10년 동안 범죄수사가 아니라 직업수사를 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간다 간다 하면서 애 셋 낳고 가는
성격에 소심하다. 그러나 무척 가정적이라 그것만큼은 필승이 존경하는 부분이다.
* 강형사(김승민) : 20대 후반 이름 강성호. 강력반원.
유도대학 출신으로 별명이 '조폭''깍두기'일만큼 체격이 우람하지만 모델 뺨치게 패션감각이 뛰어나다. 영리하고 민첩하기도 하다. 강력
반에서 힘이나 기로 상대방을 제압해야 할 때 제일 앞세우는 인물이다.
* 최과장(김승환) : 30대 초반 이름 최주형. 형사과 과장.
경찰사회에서 소위 성골이라 불리우는 경찰대학 출신으로 20대 후반에 이미 경정(경찰대학 출신은 경위부터 출발한다. 경위 경감 경정)
으로 고속승진을 하고 30대 경찰서장(총경)을 꿈꾸는 야심가. 자신감과 투지가 대단하고 냉혹하다. 연륜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훨씬 윗길
인 오반장에게조차도 하대를 할만큼 오만해 일선형사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특히 필승과는 앙숙지간인데 그의 안하무인에 노골적으로
대드는 게 바로 필승이기 때문이다. 후에 필승을 궁지에 몰아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