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돌의 여덟 번째 여행
이돌에겐 언제나 익숙하지 않은 시간 여행이었지만, 이번에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주변의 낯선 건물들에는 온통 처음 보는 글씨뿐이었고,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고 있었어요. 게다가 같이 초록 문으로 들어선 자야는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던 이돌은 두렵고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벌써 여덟 번째 여행이었지만 왠지 이번엔 훨씬 더 힘든 시간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이제부터 이돌이 맞닥뜨리게 될 시간 여행에는 또 어떤 역사가 담겨 있을지 다 함께 떠나 볼까요?
목차
1. 망설이지 마 -08
2. 상상도 못 한 곳 -13
3. 고려극장 -22
4. 백두산 사냥꾼 범이 -30
5. 카레이스키 -43
6. 연극 [의병들] -55
7. 돌아오다 -67
8. 역사의 한 순간 -70
저자 소개
김기정
1969년 충북 옥천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 일곱 살 적에 겪은, 어느 단오 날을 평생 두 번째로 재미났던 하루로 기억하고 있다. 동화 『바나나가 뭐예유?』를 쓰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해를 삼킨 아이들』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창작 부문대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장승벌타령』, 『비야 비야 오너라』, 『네버랜드 미아』, 『금두껍의 첫수업』, 『박각시와 주락시』, 같은 동화를 써 왔고, 종종 『우리 신화』,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별난양반 이선달 표류기』 같은 책도 냈다.
출판사 리뷰
멀고 먼 러시아에서 만난 우리의 역사
초록 대문을 들어선 순간, 이돌은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어요. 몸이 점점 들리는가 싶더니, 숨이 막혀 오지 뭐예요. 눈을 떴을 때는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어떤 거대한 힘에 붙들린 채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이돌이 간신히 풀려나면서 본 풍경은 너무 뜻밖의 모습이라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바로 눈앞에는 불그죽죽한 얼굴에 붉은 콧수염, 게다가 파란 눈동자의 거대한 남자가 숨을 씩씩 내뱉고 있었거든요. 그뿐만 아니라 주위의 건물들과 사람들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그렇게 혼자 내동댕이쳐져 있던 순간, 낯익은 우리말이 들려오는 거예요. 귀가 번쩍 뜨일 만큼 반가웠지만 이돌 앞에 나타난 사람은 쭈글쭈글한 얼굴에 앞니까지 숭숭 빠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할아버지였습니다.
사실 이돌의 이번 역사 여행은 볼품없어 보이는 이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과거의 러시아 땅에서 만난 이 할아버지에게는 어떤 역사가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유난히 이돌의 눈에 들어온 ‘고려극장’ 건물에서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이돌과 자야가 떠나는 역사 여행은 언제나 처음 겪는 일들이지만, 결국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우리의 역사였다는 걸 깨닫게 해 줍니다. 그 역사의 한 순간이 지금 시작됩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바로 그 순간으로 떠나다!
백성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들려던 그 순간, 단 열두 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무찌르던 위대한 역사의 그 순간, 하나 된 나라를 꿈꾸던 민족 지도자가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던 바로 그 순간, 팔만 장의 나무 판에 간절한 희망을 새겨 몽골군과 싸우던 그 순간, 우리 말과 글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으려 애쓰던 그 순간, 신라 화랑 관창이 홀로 백제의 진영으로 뛰어들던 순간, 외떨어져 있는 조선의 섬 독도에 숨어든 해적들과 맞닥뜨리던 순간, 수천 킬로 떨어진 낯선 곳에서 잊혀진 영웅을 만난 순간…….
〈역사의 한 순간〉 시리즈를 읽으며 우리는 주인공 이돌과 함께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던 바로 그 순간이지요. 역사 여행이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신라, 백제의 전투가 언제 적 일인지, 소년 장수 관창은 어째서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홀로 적진으로 향했는지, 신라 화랑이나 삼국 통일은 또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냥 이돌과 함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역사의 한 순간〉 시리즈는 구체적인 역사 지식을 전달하려고 기획한 책이 아닙니다. 그래서 빼곡한 학습 정보도, 설명을 담은 부록도 찾아볼 수 없지요. 우리 역사 속의 커다란 발자취를 되짚어 단지 인물과 사건만으로 이야기를 엮어 오롯이 역사를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나서 숨가빴던 한 장면이 마음에 남기를 바라며 오랫동안 준비해서 출간한 역사 동화입니다. 책을 덮고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기억하고 지켜야 할 새로운 역사가 될 것입니다.
역사의 한 순간 시리즈
1권 『수상한 글자를 만나다』_세종 대왕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세종 대왕은 왜 한글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한글 창제를 끝까지 막으려 했던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주인공 이돌이 초록 대문을 지나 도착한 시간은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던 순간이었다. 그곳에서 한글 창제를 결사반대하는 최 교리와 맞닥뜨리는데…….
2권 『거대한 줄다리기』_이순신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단 열세 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무찔렀던 위대한 역사, 명량 대첩이 벌어졌던 바로 그 순간으로 역사 여행을 떠난 이돌. 알 수 없는 자객을 따돌리며 도착한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겪은 일은 뜻밖에도 이상한 줄다리기 시합이었는데…….
3권 『네 발의 총소리』_김구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뭔가 빠뜨린 것 같은데……?’ 아쉬운 발걸음을 떼며 건물을 나서던 순간 들려온 네 발의 총소리! 눈빛이 매서운 남자를 피해 겨우 집으로 돌아왔지만 컴퓨터에서 마주한 역사적 사실에 이돌은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데…….
4권 『나무에 새긴 간절한 희망』_팔만대장경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보물을 가득 실은 배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모여들고, 무언가 비밀을 숨긴 눌지를 따라 배에 오른 이돌. 그곳엔 뜻밖에도 글자가 새겨진 팔만 장의 나무 판이 있었다. 그리고 바다 건너편에서 갑자기 수백 개의 깃발이 나부끼는데…….
5권 『총칼로 빼앗을 수 없는 것』_조선어 학회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이돌이 도착한 곳은 온통 일본 말이 가득한 거리였고, 그곳에서 만난 장 선생은 열심히 우리말을 모으는 중이었다. ‘말을 모은다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던 이돌은 가방에 가득 담긴 종이 뭉치 때문에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6권 『나는 신라의 화랑입니다』_신라 관창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이돌이 도착한 곳은 신라와 백제 병사들이 마주한 전쟁터, 황산벌! 그곳에서 이돌은 관창이라는 장수의 말잡이였다. 열여섯 살 소년 관창은 수천 명이 모여 있는 적진에 홀로 뛰어들려는 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돌은 무서움에 떨며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7권 『홀로 지키는 섬』_독도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초록 문을 통과한 이돌과 자야가 도착한 곳은 망망대해 한가운데. 자욱한 안개와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 비릿한 냄새… 안개가 조금씩 걷히자 어마어마한 거인이 눈앞에 우뚝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으로만 보던 바로 그 ‘독도’였다! 이돌과 자야는 이곳에서 또 어떤 일들을 겪게 될까?
8권 『백 년 만의 귀환』_홍범도 편 | 김기정 글 | 장경혜 그림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주변 건물들에는 온통 처음 보는 글씨뿐이고,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곳에서 이돌은 아주 특별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조국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겼던 그분은 1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견디어 마침내 우리나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