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경북일보 청송객주 문학대전 금상 수상작
잠깐의 쪽잠에도 노란 반달이 아삭하다
노수옥
공사장 인부들이 자장면을 시켰다
배달 오토바이가 모퉁이를 돌아나가자
나무젓가락 같은 하루가
오전과 오후로 딱, 쪼개졌다
서둘러 자장면이 비벼질 때
단무지는 마치 반달에 잇자국이 난 듯하다
노랑이 검은 한 끼의 간을 맞춘다
미어지게 말아 넣은 볼 속이
꿀꺽 삼켜지는 순간,
목울대가 곱빼기로 흔들린다
이때만큼은 허기진 온몸의 힘줄들도
찰진 가닥으로 불거진다
식사를 끝낸 인부들은 졸음과 하품에
적당히 섞여 스티로폼 위에 놓여진다
망치도 사다리도 줄자의 눈금들도 잠에 빠진다
코고는 소리가 커다란 도마에
면을 찰각찰각 쳐대듯
데시벨을 높인다 팔십cc 엔진소리
덩달아 수거되는 오후 한 시,
나무젓가락 한 벌에도
온전한 하루가 묻어 있으니
꽉 찬 일당이다
노수옥 시인
충남 공주 출생
2023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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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작
제10회 경북일보 청송객주 문학대전 금상 수상
박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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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7
24.06.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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