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제주에서의 7일, Cogito, ergo sum
‘Cogito, ergo sum’
프랑스 수학자이자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데카르트(René Descartes)가 그와 같은 라틴어 명제를 외쳤다고 한다.
그 명제에 대해 내 아는 것이라고는 ‘코기토 에르고 숨’이라고 읽는다는 것과, 그 뜻이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그 둘뿐이다.
데카르트 그가 어떤 목적에서 그런 명제를 외쳤는지에 대해서는, 내 아는 바가 없다.
그렇다고 알아보려고 한 적도 없다.
알 필요도 없다.
나이 들어 보니, 나라도 그 말을 하겠다 싶어서다.
일흔 나이를 넘어 살면서, 그 오랜 세월에 쌓인 경험칙이 그랬다.
딱 5분이었다.
활주로를 미끄러지기 시작한 우리 비행기가 켜켜이 쌓인 구름을 뚫고 올라 수평으로 날기 시작하기까지에 걸린 시간이 그랬다.
산뜻한 푸르름이 그 창공에 있었다.
그 창공을 날면서 생각에 생각을 이어갔다.
우리 가족들이 지난 2일 화요일부터 8일 월요일까지 머문 제주에서의 7일의 여정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리스신화로 가득 채운 박물관이라거나, 놀라운 속임수 그림을 전시해놓은 트릭아이 박물관이라거나, 자동차와 피아노 박물관이라거나, 명월포수전소와 최영 장군의 격전지라거나, 풍력발전소가 줄을 이어 늘어선 신창해변에서의 일몰 풍경이라거나, 애월항 카페거리라거나 해서, 볼거리도 볼 만큼 봤다 싶었고, 한림항 갈치경매시장이라거나, 한림칼국수집의 보말 칼국수라거나, 모슬포항 미영이네의 고등어회라거나, 중문 ‘연돈’의 돈까스라거나, 애월 빵공장의 빵이라거나 해서, 먹을거리도 먹을 만큼 실컷 먹었다 싶었고, 애월 해변에서의 카누 타기라거나, 금능해수욕장에서의 해수욕이라거나 해서, 놀 만큼도 놀았다 싶었다.
보고 먹고 논 것만 생각한 것은 아니다.
감사의 사연도 생각했다.
골프 초대를 해준 제주 엘리시안cc의 임충희 사장에 대한 감사의 사연도 생각했고, 제주에서의 7일 그 온통을 일성콘도 제주에서 가장 크고 좋은 방인 소위 ‘영빈관’으로 잡아준 우리 고향 출신의 이규표 ceo의 배려에 대한 감사의 사연도 생각했다.
그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이 있었다.
우리 가족들 하나하나의 그 생각의 일치였다.
그렇게 생각이 일치했기에, 7일 그 모두의 여정이 순탄할 수밖에 없었다.
전 같으면, 내 생각을 개입시켰을 것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가급적이면 내 생각을 개입시키지 않았다.
평소 페이스북에서 폭 넓게 소통하고 있는 일러스트 디자이너인 최민주 작가가 추천한 ‘탐나라 공화국’을 꼭 들러보고 싶었지만, 강제하지를 않았다.
순번이 밀리고 밀린 끝에, 다음 기회에 찾아보기로 했다.
내 뜻대로가 아닌, 가족들 뜻대로 였다.
그렇게 우리들 여정을 생각한 끝에, 정말로 내 감사해야 할 존재가 있었다.
이 세상을 지어내시고, 주관하시는 주 하나님이 곧 그 존재였다.
그 하나님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일정 내내,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둥둥 떠가는 너무나 맑은 날씨를 선물해주셨기 때문이다.
그 맑은 날씨 덕분에, 우리들의 그 모든 일정이 순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 모든 것, 곧 내 주의 뜻 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