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서쪽 – 와이오밍
부제: A Secret Garden
Wyoming(큰 강 바닥에서)이란 단어의 출처를 찾아보니
원주민 인디언들의 말 Mecheweamiing ( 대평원에서) 이 전이된 것이라 한다.
북으로 몬타나, 남으로 콜로라도, 동으로 네브라스카와 사우스 타코다,
서로는 아이다호와 유타 주와 인접하고 있는 와이오밍 주는
자연히 GDP도 버몬트 다음으로 거의 꼴찌 49위로
광산과 축산업과 관광 사업이 대부분이다.
땅 값도 1에이크에 1천불 정도로,
100 에이크를 $100,000에 살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 드문 주이다.
하지만 자연 경관과 이 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미 주에서 가장 생물들이 풍요하게 사는 한 곳임을 알아 채릴 수 있다.
매번 이 곳에 올때마다 느끼는,
인간들의 눈을 피해 숨겨둔 신들의 비밀 정원같다는 느낌!
East of Eden? Nah, rather West of Eden?!
카우보이 주라 불리기도 하는 와이오밍은 덩치는 미 전체의 10위로
큰 주이지만 인구는 알라스카 다음으로 희박하다.
좀 더 실감나게 비교를 해보면 남한의 2.5배가 넘는 땅에
남한의 5천 2백만의 인구에 비해 와이오밍은고작 58만 정도이다.
다른 말로 자연이 인간의 삶을 허용치 않는 곳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북서쪽 엘로스톤에 이어 그랜드 티톤의 긴 록키 봉우리들 사이로
빙하가 녹아 든 호수들을 사이에 두고 빅 혼 산과 라라미 산이
동부에서의 접근을 가로 막고 있어 초목지와 온천과
야생의 동물의 천국에 오직 인간만이 함께 살기가 어렵다 함은
자연이 인간을 필요치 않는다는 곳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인간의 접근을 막아 놓았다면 말이 될려나?!
지구의 나이가 4.5 Billion Years정도로
첫생명체가 3.7 Billion년전에, 박테리아가 3.5 Billion 년전에
바이러스가 1.5 Billion Year전부터 존재해온 반면에
인간 종(Homo Sapiens)은 고작 3백만년전(6-2백만년전)에 출현했다고 한다.
다른 말로 인간 종이 갑자기 모두 사라진다해도
인간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애완. 사육 생물들을 제외하고는
수백만의 거의 모든 자연종들이 더 자유롭게 더 건강히
더 잘 살아갈 것이란 말에 반대 이론을 찾기가 어렵다.
더 솔직한 말로 이 지구 생명체들은 인간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결론이다.
불행히도 인간은 이 지구가 필요하지만…!
와이오밍의 수도 샤이엔(Cheyenne)에 도착하니
황소의 맨등에 올라타는 로데오 토나멘트가 한창이다.
유난히 요리에 관심이 많은 아들 녀석이 찾아 낸 덕분에
직접 손으로 빚은 스테이크 요리로 유명한 카피톨 거리에 위치한
가족이 운영하는Albany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의 진수를 맛본다.
다음 날 서부 눈덮힌 메디신 보우 봉 트레일을 몇마일 걸으면서
Vedauwoo의 7천만년 된 암석 등반을 하는 사람들을
이젠 보기만 해도 오금이 지린다.
그림 같은 마을 사라토가에서 일박을 하고
20여분 근처에 위치한 호보 온천은 마그마와 달구어진 암석위의
물의 온도가 화씨 120도 정도로
인디언 시절 부터 힐링 파우어가 있다고 전해져서
전혀 통제가 없는 이 곳은 밤늦도록 이른 세벽까지 사람들로 붐빈다.
몸을 30분 정도 달구고 다시 사라토가로 돌아와
이태리 벨라의 비스트로에서 점심을 먹고 그랜드 티톤을 향해 북상한다.
Grand Teton을 가르켜 “the Mountains of the Imagination”이라 부른다.
흔히들 그랜드 티톤을 대 여섯개의 험준하고 뾰족스런 봉우리들로
포스트 카드나 비데오 클립의 화면만으로는
완전한 티톤 주변의 분위기와 형상을 전체적으로 인지할 수 없다.
제니 호수와 젝슨 호수 전면으로 이어진 티톤 파크 웨이만 해도 20 킬로미터이고,
남부 젝슨에서 앨로스톤 남부 입구까지로 펼쳐지는 티톤 좌우 봉우리들의 장관이
이어지는 깍아 지른 병풍 봉우리들의 파노라마의 거리는 169 Km로 나온다.
상상이 되는가?
해발 3,900미터의 군데 군데 눈 덮힌 뾰족산들의 행진을
1시간 30분간 차안에서 국도를 따라 병풍처럼 펼쳐지는 산봉우리들을 사열하는 기분!
흔히들 인간을 다른 생명체들과 구분하는 좋은 예로서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과 타인들을 위한 헌신감등을 든다.
분업을 하고 어린 것들을 위탁보호하는 이타적인 행위(Eusociality)는
수백만의 종들중에 인간과 개미, 벌, 특정 쥐와 새우등 겨우 20여종만이
오랜 세월을 거쳐 진화 발달해온 아주 희귀하고 특별한 행위라고 한다.
여기서 특기할만한 것은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중에
자신만을 챙기는 성향(Egoistic)인 동물적 본능외에도
인간이기에 세상과 우주를 인간중심(Anthropocentric)에서만 본다든가
더 심하게는 이해불가한 신(Theocentric)의 편에서 신기루 누각들을 짓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백만의 다수종의 눈(Biocentrism)의 편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다른 종들의 ‘잘살아보려는 의지’를 존중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2.7 billion된 거대한 두 암반층이 수천만년전에 대지진으로 마찰하면서
한 지반은 위로 아찔한 다이내믹의 봉우리들이 솟구치고
그사이로 빙하가 들어서고
또 다른 지반은 아래로 꺼지면서 호수들이 생겼다.
방학때문인 지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아들과 제니 호수를 배로 건너가서 티톤 안쪽 트레일을 잠시 하다가
호수를 돌아 파킹장으로 돌아 오니 벌써 늦은 오후 시간이다.
카스퍼로 나와 일박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하러 나오니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 앞에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Egginton’s Restaurant! 역시 유명세를 타는 모양이다.
접시가 크고 음식이 많아서 감자는 반이상을 남겨야 했다.
예약을 하고 어슬렁 시내를 둘러 보다 만난 도서관이 인상적이다.
도서관 벽에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생물의 진화 도표가 있어
반가워서 사진을 찍어 왔다.
지금 현재 이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물종(Species)의 숫자가
대략 8.7백만정도로 동물종이 2백만, 식물들이 3십만 정도,
나머지는 곰팡이류와 박테리아가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8억의 인구를 감염시키고 7백만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준생명체(quasi species)로 취급한다.
이들의 모두의 공통점은 생명이 허락하는 한
제 나름 대로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우리 모두 처럼 잘 살려고 한다! (Living to the fullest)
국립공원 넘버 원 엘로스톤은
너무나 잘 알려졌고 이미 수차례 와 본 곳이지만
여전히 흥분되고 볼거리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27 인디언 부족들이 살고 있는 땅, 들소들의 생츄어리!
여전히 움직이는 세계의 절반을 가지고 있다는 500여개의 Geysers중
여전히 하루에 20번씩 떠거운 물을 내뿜는 Old Faithful은 예전에도 그러했듯
오늘도 내가 도착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50미터가 될법한 물 기둥을 뿜는다.
깊이 고개를 숙이고 황급히 자리를 뜬다.
Yeah, I’m lucky, all right! Sure, I’m lucky enough.
아, 아직도 살아 있는 수퍼 볼카노인 노란 박테리아의 예술 온천!
가장 많이 사진이 찍힌 곳이기도 하고 그림이 그려지기도 한 온천!
올해 초에 홍수로 많은 도로가 산사태로 공원 북서쪽은
여전히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60만년 전의 대 화산 폭발로 발생된 노리스 가이저 분지의
맘모스 온천들을 둘러보고
동으로 루즈벨트 탑이 있는 40미터 높이의 폭포 구경을 하려 올라가다보면
너들너들한 털을 가진 덩치의 들소 Bison 무리들을 쉽게 접한다.
덩치 큰 야생 동물들은 항상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왜일까?
인간의 덩치만으로도 한 세상 살아가기가 역겨운 데
저 큰 덩치로 당당히 살아간다는 게 부러운 건 아닐까?!
우리가 아무리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해도
니체가 ‘모든 것이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외쳤듯
“지식과 상상의 곁저리의 무지개 색깔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뿐이라고 경고 했듯이
우연과 필연사이를 아무리 따져본다해도 그 게 섭리든 사고이든
우리가 인간중심에서 벗어나기란 지극히 어렵다는 말이다.
현실적인 삶에서 인간들이 원하는 것은 뻔하지 않는가?!
무병장수, 좋은 오관과 기억력, 훌륭한 인격과 기민한 운동신경,
마음의 풍요함과 평화, 잘생기고 튼튼한 육체와 왕성한 정력등등…
이런 잘살려는 의지는
다른 종에게도 존재한다는 동질감을 인정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삶에 여념이 없어 무시 배제하기도 하는
모순적이면서도 모순을 느끼기에 도전과 창조활동을 할 수 있는
모두 너무나 인간 중심의 인간적인 속성들은 오랜 진화의 산물이다.
이기적이면서도 부족과 부락을 위해서 죽음을 불사하는…
All Too Human! Allzu Menschlich!
람마르 계곡 생츄어리에는 수많은 동물들을 엿볼 수 있다.
elk, moose, grizzly bears, badgers, bald eagles,
pronghorn, osprey, deer, coyotes, wolves
and yes, thousands of bison.
문득 어저께 카스퍼 도서관에서 찍어 온 생물들의 진화도에
이들을 끼워 맞추어 본다.
Where are we?
Where am I?
Where are you?
토론(debate, arguing)과 언쟁(quarreling, shouting match)의 차이!
건전한 토론와 비평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논점에서 빗나가 쉽게 흥분하고
자기중심적인 집착에서 문제와 사안에 대한 해석을 최악화한다.
상대방의 인격과 논점외의 약점까지 공격할 경우엔
이미 논쟁이 아닌 감정 싸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상대방의 진정성을 보려하지 않고
내 중심의 세상만을 보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남의 입장에서 고려해보는 것’
‘Putting yourself into their shoes!”는 참으로 좋은속담이다.
나와 사이즈가 다른 남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려는 마음 자세만으로도
언쟁과 싸움의 불씨를 끄버릴 수가 있다고들 한다.
천년이 넘도록
궁극적인 현실과 창조주(브라만)를 믿는 힌두적 가르침에 반해서
체험적 지식과 논리적 토론과 논쟁을 거듭해온 불교는
우주의 공(Emptiness)이 세상의 궁극적인 진리로 보고
수많은 학자들이 수십세기를 거치면서 해온 논쟁은
가장 평화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종교적 매너를 갖추게 된다.
현대를 사는 성급한 성질을 가진 우리가 참으로 배울 만 한 것이다
엘로스톤 동부 입구 쭉으로 빠져나오면 쇼숀 산림지가 나온다.
역시 넘버 원 국립 산림지로 몬타나와 합쳐지는 이 평원에는
Sagebrush가 만발하고 있고
뒤로는 목화나무와 자작나무와 소나무가 무성하고 ,
빙하들과 청정 호수와 강들이 펼쳐진다.
인간이 꼽사리 낄 자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들을 뒤로 하고 몬타나로 향한다.
오늘날의 미국에서 횅횅하는 온세상에 비쳐지는
정치적 비극의 상징인 종말론적 네 말몰이꾼
(Four Horsemen of the Apocalypse)으로
인기주의, 국가주의, 보호주의, 고립주의는
건전한 토론과 논쟁보다 파토와 위협을 일삼는
트럼프 재판을 둘러싸고 달구어지는 시민들의 대립의 양극화가
타협과 해결책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음은
미국의 퇴행의 서막일까, 아니면 인류의 퇴행일까…?!
우리끼리만 잘 살자!란 슬로건이 때때로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Full of truculent opinions!
문득
“일류급 지식을 구분해보려면
두 상반되는 사고를 동시에 받아들이면서도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을 따져볼 일이다”고 말한
‘위대한 케쯔비’, ‘이편의 천국’의 작가
스캇 피쯔랄드의 말이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