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란님의 작품세계
임영란 <황홀한 고백>, 38 ㎝ x 21 ㎝
임영란님
인사말
자연스러운 글씨를 꿈꾸면서
임영란
문득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가평에서도 가장 오지라 일컬어지는 새가 춤추며 즐겁게 노닌다는 '鳥舞樂골'이 고향입니다. 새벽 동트기전 어슴푸레한 길을 따라, 어깨에 보자기 하나 매고 터벅터벅 걸어서 산 너머 학교에 다녀오면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이내 어둠이 내려 앉지요. 공부한 시간 보다 대 자연속에서 걷고 뛰며 맘껏 놀았던 시간이 더욱 길었던 유년시절이었습니다. 배가 고프면 들판에 있는 돼지감자, 시강, 산딸기, 찔레, 개복숭아로 허기를 달래며 다녔던 그곳.
겨울이면 책 한권을 슬쩍 빼고 비료 포대를 접어서 넣고 다니다가 하교길에 바지가 다 젖어서 땡땡 얼고, 무릎을 덧댄 옷이 다 헤지도록 타고 다녔던 그 길이 오늘은 참으로 그리워집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 길이 떠올라 오롯이 한참을 앉아 있었지요. 그 때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해 보고 싶었는데 욕심이 앞서고, 기교가 앞서서 손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어떤 호흡으로 가야할지, 한결같은 마음을 지키며 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오늘의 부끄러움을 생각하며 가슴에 늘 새기며 기억하렵니다. 過猶不及하지 않고 一以貫之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팔뚝에 삼백구비를 담아 내도 이루기 힘든 길이 이 길이라 해도 평생지기로 삼으며 첫 발자국을 조심스럽게 내딛어 봅니다. 박영진교수님과 지도해주신 여러 선생님들, 경기대 선,후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박사 논문쓰기에도 힘드실텐데 손수 서평을 써 주시고 도움을 주신 청운선생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달샘선생님,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고,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오기동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주신 소중한 스승님과 주변의 지인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회의 장을 열어 주신 월간서예문화와 서예세상 가족 모두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자신의 삶을 다 바쳐 키워주신 사랑하는 아버지,어머니, 동생들 돌보느라 희생한 오빠, 언니같은 동생들,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신 시댁 식구들, 북면자치센터회원과 서실의 회원들, 경기도 학생상담봉사자 모두가 보배이고 나의 동반자 입니다. 하루 중 점심은 손수해서 챙겨 주는 남편의 외조와 지지, 군에 가 있는 아들 재훈, 고등학생이 되는 딸 기목이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평문
隨時而變의 서예미학을 기대하며
-心淵 任榮蘭展에 부쳐 -
작년 봄에 영화묵연회 회원과 함께 가평에 있는 寶納山을 등반 한 적이 있다. 산 아래 표지판에 적혀있는 유래를 보니, 조선의 명필인 한석봉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1599년 가평현감으로 재임할 당시 유독 이 산을 좋아했다고 한다. 석봉이 가평을 떠나면서 벼루를 포함하여 아끼던 물건을 이 산에 묻어 놓았다고 해서 寶納이란 산 이름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이번 서예전을 갖는 心淵 任榮蘭은 보납산이 있는 가평에서 태어나서 어린추억을 되새기며 살아가고 있다. 심연은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심연은 자연을 벗 삼아 어린학생을 가르치며 틈틈이 서화를 공부 해 왔다.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조선명필의 기운을 받으며 學行의 길을 걸어 왔지만 문화적인 혜택이 미약한 시골이라 한계가 있다고 생각 했는지 2004년에 경기대 전통예술대학원에 입학하여 『朝鮮時代 御筆硏究-英.正祖를 中心으로-』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또한 한글에 대한 창작의 노력과 전서와 전각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모두들 글씨는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한다. 그 자연스러움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한나라의 양웅은 “천 자루의 칼을 보지 않고서는 칼을 잘 사용할 수가 없고, 천편의 賦를 읽지 않고서는 賦를 잘 지을 수가 없다.” 라고 말하였으며, 또 강유위는 『廣藝舟雙楫』에서 “두루 백가지 비문을 임서해서 스스로 하나의 體를 이룰 수 있다.”라고 하였다. 결국 노력 없이는 자연스러움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예는 등산을 하는 것과 같아서 산 아래에서 출발하여 숲속으로 들어가면 숲속만 보이고 숲속을 빠져 나가면 무언가 보일 듯 말듯하고 정상직전에는 안개속이라 보이지 않는다. 다시 정상에 서면 안개도 구름도 아래로 보이는 것이다. 글씨연습을 할 때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작가의 능력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난 후에 자기철학을 가미하여 ‘隨時而變’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을 보면, 大篆․小篆․楷書․篆刻․한글 등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 大篆인 金文으로 쓴 『蘭亭敍』는 아직 筆意와 構成이 서투르긴 하지만 천진난만한 시골아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小篆인 ‘胸中成竹’이란 작품은 印面위에 布字한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 唐代의 李陽氷의 맛을 살렸다고 할 수 있으며, 전서인 ‘安貧樂道’란 작품은 漢代『權量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석 위에 邊款한 성삼문 ‘송죽설월송’이란 작품은 금문의 획에 나타난 칼의 맛은 자연스러움 이루고 있지만 자형의 배치는 약간 겨울 산의 쓸쓸함이 느껴진다. 또한 肖像印을 새겨 주름진 화선지에 배치 해 놓은 篆刻작품은 상상의 동물로부터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곤충에 이르기까지 심연의 마음을 불어 넣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월간서예문화에서 주최하는 ‘한국서예대학파시각전’이란 이름으로 작은 개인전을 갖게 된 심연은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많은 것을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기간이 너무 짧은 관계로 표현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품을 발표할 때 예술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그 무엇인가를 얻었으리라 생각되며, 이 전시회를 바탕으로 하여 寶納山의 정기를 이어 나가기를 바란다.
辛卯年 立春 永和書樓에서 聞慶山人 金榮培
임영란(任榮蘭) 프로필
아호:淵池,心淵,海松,聽雨山房
주소: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대곡리 237-4 해송서예(우 477-805) 전화번호: 031-582-3202, 016-9311-0989 e-mail : lyr098989@hanmail.net
경기대학교전통예술대학원졸업
논문 『朝鮮時代 御筆硏究-英.正祖를 中心으로-』
소속 금화묵림회원 한국미술협회회원 서울미협,가평미협회원 한국서학회원 한국전각학회원 갈물회원
서예수상경력 한석봉선생전국휘호대회초대 및 심사 대한민국미술대전서예부문입선 전국휘호대회입선3회 경인미술대전입선2회 경기미술대전입선2회 서울미술대상전특선,입선 대한민국통일미술대전특별상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동상 전국대학생서예대전 특선 한국인터넷서예대전삼체상외 50여회
수상경력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감사장 경기도교육감 표창장,감사장 경기도지방경찰청장 감사장 가평교육장 감사패,표창장
개인전 한국서예대학파시각전(2011.2.이형아트센터)
단체전 금화묵림전(백악,2004-현재) 가평미술협회창립전(가평문화예술회관,2003-현재) 경기북부서예,사진작가초대전(의정부제2청사,2002) 경기도교원미술작품전시회(2003) 2003한글서예대축제(예술의전당) 연묵회(조형갤러리,2005) 2006국제태묵전(물파아트) 2006아름다운한글서예미국전(미국LA) 국제난정필회전(중국,2006) 2007아름다운한글서예중국전(중국) 부천미술페스티벌 시조로 꾸미는 아름다운한글서예전(예술의전당) 오기동인전(경인미술관) 2009한글서예대축제 한국서예여류중견작가초대전(이형아트,2010) 후쿠오카교류전(일본,2010) 2010한국현대문자예술전(이형아트센터) 2010울림전(백악)
작품소장 초아의봉사탑(가평로타리클럽) .한국인장박물관 전각 1점
자격증 심리상담사1급 아동지도사 한자지도교사 논술지도사 MBTI일반강사
현재 가평문화원서예강사 경기도 교육청 지정 평생교육 서예강사 특기적성서예강사(가평초,청평초,목동초) 북면자치센터서예강사 경기도학생상담자원봉사 MBTI강사 해송서예원장
Coming Soon^^ 임영란님의 더 많은 작품세계자료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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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운서예전각연구실로 스크랩해 갑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부족함이 많은데 격려해주시고 전시장에 오셔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