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본계의 현생 인류.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와 유전적 특징 2.45% 차이가 남. 체격적인 강점이 퇴하하고 정신적인 강점이 부상하는 시기의 인류.
가장 큰 강점: 고도로 발달된 공동 사회. 3차원 과학. 호기심.
가장 큰 단점: 오만함.
문명지수:6 , 상당한 수준.
◈2042년 8월 14일, 제 3 이계
아인트건 력,1222년 프리트도르의 달. 세계연합 임시 수도 - 테라시티(전 뉴욕)
테라시티의 야경은 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도 인상적이기로 소문 나 있다.
도심의 고층빌딩이 어둠을 대비한 점등을 시작 할 때면, 이 최첨단 메갈로 폴리스는 21세기 초유의 신세계를 연출 해 내는 것이다. 빌딩 사이를 빽빽이 오가는 자기부상자동차의 현란한 헤드라이트와 자본주의의 상징격인 홀로그램 광고들은 도시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한 층 돗보이게 하고 있다. 비록 자연의 희생이 따르는 인간만을 위한 인공미 일 지라도 말이다.
그런 이 곳의 야경을 가장 높은 빌딩, 가장 높은 층, 가장 높은 방에서 테라시티의 창조주 인양 내려다 보는 사내가 있었다. 흑발에 깔끔하고 단정 된 머리와 보는 사람을 신용하게 만드는 눈매,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준수한 외모를 지니고 있는 그는 단지 잘생겼다느니 멋있다느니와 같은 상대적인 감을 떠나, 불가항적인 신비감이 느껴지는 남자였다.
그가 있는방을 한번 살펴보자. 시내를 볼 수 있게 설계된 방풍 유리벽 정면의 데스크에는 E.S.T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고. 데스크 옆의 분재 화분 위의 벽에는 수묵담채풍의 동양화 한 폭이 걸려 있다. 긴 회의용 탁자가 보이는 홀 너머에는 1900년대 초반으로 보이는 흑백 사진에서부터 최신 타이널그램 사진까지 걸려 있는데 마치 오래된 사진박물관을 연상시킨다. 결정적인 정곡을 찔러보고 싶다면, 데스크의 E.S.T. 시스템을 유심히 처다보면 된다. 도넛 모양의 원반구에 투영되어 있는 제라르 리, W.N. Chief Master.라는 이름과 직책이 바로 남자의 정체다.
"치프 마스터, 아담 존스 원정군 원수께서 면담을 요청 하셨습니다."
이런 그 노망난 늙은이가 기어이 나타나셨군. 마스터는 어두운 먹구름이 온통 뒤덥고 있는 창밖을 쳐다보다 쾌활한 어조로 대꾸한다.
"들어 오세요."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제복 차림의 노 원수가 들어왔다. 제복에 달려 있는 수 많은 견장들은 그가 산전수전 다 겪은 용장이었음을 증명 해 주고 있다. 세월은 흘러 이제는 노장이라고 불릴 지언정 그의 눈매에서는 아직도 투철한 군인정신이 빛나고 있다.
원수는 그의 습관대로 이 젊은 동양인 마스터에게 대뜸 말부터 걸기 시작한다.
"프로젝트의 문제 때문에 잠시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아 예 여기 앉으세요."
마스터는 여전히 딱딱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는 노 원수에게 쇼파에 앉기를 권한다.
그러나 원수는 쇼파에 앉지 않는다.
"그 전에 먼저, 영화 좋아하세요?"
"여.. 영화요?"
"네"
당혹감이 서려 있는 노 원수의 얼굴을 마스터는 재미있다는 듯 쳐다보았다.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보면 정답이겠다. 원수는 자기가 얃잡아 보이기가 싫은 모양이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겠다고 여겼는지 존스 원수가 대답한다.
"좋아 합니다만."
"그러면 잘 됬네요."
마스터는 어리둥절해 하는 원수의 표정을 뒤로 한 채, E.S.T.를 작동 시켰다.
-접속을 환영합니다. 제라드 리 치프 마스터.
시스템의 투명한 원반구에서 영상화 되어 있는 데이터 베이스들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그는 데스크 위에 있는 핸드 포인터를 꺼내 오른손에 끼우고는 손을 원반구 속에 집어 넣었다. 데이터들은 바위를 지나쳐 가는 유수(油水) 처럼 그의 손을 비켜 지나갔다. 하지만 마스터는 손바닥을 펴서데이터의 흐름을 멈추게 하고는(이런.. 스펨 광고들은 도대체 언제쯤에나 없어지는 거지?) 인식 번호가 붙어 있는 영상 데이터를 하나 뽑아내 홀로그램 생성기에 삽입했다. 그가 가볍게 한마디 한다.
"이미지 재생"
그 장면은 정말 가관이었다. 홀로그램 재생기에는 100층 규모의 고층빌딩이 형상화 되었다. 주말인데다 쇼핑타임까지 겹쳐 주변 쇼핑가 및 광장에는 시민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세계연합의 구제가 없었더라면 길바닥에나 나 앉았을 사람들이지만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은 활기찬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다.
-콰캉!
갑자기 빌딩의 맨 윗층이 요란한 폭음을 내며 폭발했다. 충격의 여파로 깨진 유리창들이 공중에서 아름답게 산화했다. 곧이어 불길이 치솟고 매캐한연기가 피어올랐다. 용의자들은 주도 면밀했다. 피해를 배가 하기위해 재난구조시스템을 마비시키는 한편, 예비전력공급기도 TNT로 날려버려 빌딩 내부를 아비규환에 가깝게 만들었다.
단 1분만에 구조대원들은 도착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뭔가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빌딩의 재난구조시스템이 없이는 구조활동이 사실상 불가능 했던 것이다. 이들은 디지털 식 진화방법에는 능숙했지만 아날로그 식 진화방법에는 미숙했다.
우여곡절 끝에 반중력 소방차가 사고지점의 층수까지 접근하여 구조를 시도했다. 소방차는 폭발에 함몰된 외벽에 조심스럽게 발판을 올렸다. 그 순간 다시 콰쾅!...........................
2차 폭발은 반중력 구조차를 가볍게 튕겨버렸다. 테러범들은 지연폭발이라는 또다른 트릭을 준비했던 것이다. 영웅주의적행동의 말로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빌딩은 윗층에서 아랫층으로 바람에 휘날리는 카드로 쌓은 탑 처럼 붕괴했다. 철골과 콘크리트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시민들의 머리위로 떨어져 그들을 깔아 뭉겠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건축물 쓰레기와 고명으로 섞여있는 유기물 덩어리 들이었다.
나레이터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미지 파일 TR-231 제목:런던 세계연합 청사 테러사건, 주동자:반세계 테러단체 The
riders, 날짜:2042년 7월 2일, 재산피해:3500만 워든(주:1워든은 세계연합의 국제 통용화폐로 EU의 유로 화와 비슷한 계념이다. 21세기 중반 세계는 몇몇 비 회원국을 제외하고 위든 화를 쓰고있다. 1 워든은 우리나라 돈 2500원에 육박한다.),인명피해:5322명 사망 .
E.S.T를 정지하고 마스터는 창가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일기예보가 말하길 자정쯤에나 내린다던 비가 벌써부터 한 두방울 떨어지고 있다. 그는 태연하게 말한다.
"1개월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장본인은 원수님도 아시고 저도 잘 아는 친구들입니다. 반세계주의자들은 정말 어쩔 수 없군요."
21세기 최악의 테러로 기억될 참사의 한 장면을 감상하자니 저절로 숙연해지지만, ''반세계주의자''라는 말에 아담 존스 원수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마스터의 어구에는 반세계주의자를 대상으로 실행한 최근의 군사활동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함축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군사활동이 더욱 강경화 될 것이라는 점도 암시한다. 앞으로 책임이 더욱 막중 해 질 것이다.
"내일 모래에 개최 될 세계연합 총의회에서 우리는 반세계주의자들을 더욱 재미있게 요리 할 수있는 명분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원수님께서 해결 해 주셔야 합니다.
아시겠죠?"
원수는 고개를 끄덕이자, 마스터는 언제 화라도 낸 적 있었냐는 듯 화제를 돌렸다.
"이제 오르되브르는 끝내고 전체요리로 들어갑시다. 전체요리 하니 매운탕이 생각나네요. 하핫.."
자정이 다 되자 비가 더욱 거세어졌다. 천장의 유리창을 두들기는 빗방울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가끔 번개를 동반한 천둥소리도 지천을 흔든다. 마스터는 ''메이드 인 코리아'' 라는 문구가 선명한 1.5리터 들이 소주병을 손에 든다. 와인병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는 수입용품이다. 마스터는 와인잔을 꺼내 소주를 1/3 정도 부어서 원수에게 내민다. 소주잔이 없어 와인잔으로 대신해야 하는지라 미안한 구석도 좀 있다. 하지만 원수는 고개를 좌우로 끄덕여 거부의사를 표명한다. 근무시간에 음주는 ''절대불가''라는 원칙을 어기고 싶지 않은듯 하다. 마스터는 거리킴 없이 따라 놓은 소주를 원샷한 다음, 취기가 약간 있는 나직한 목소리로 반문한다.
"그러니까, 선전포고를 하겠다는 겁니까?"
"선전포고가 아니라 무력응징입니다."
원수가 벽면의 프리젠테이션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그곳에는 ''아스타레네시아''라고 명명되어 있는 대륙 지도가 형상화 되어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각 나라들의 영토배치, 인구, 경제력, 정치제도, 문화적 우월, 예상 전투력 따위가 빽빽히 적혀 있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지도 상에 빨간 원으로 구획정리가 되어 있는 남서 방향이었는데 특별히 G.P.S 사진까지 동원해서 보충 할 정도로 정보내역이 치밀했다.
"물론, 마스터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반세계전쟁까지 치룰 마당에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세계연합군의 파병이 총의회에 가결 된 이상 원정군의 통솔권은 전적으로 치프마스터에게 위임되어 있었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군대를 동원한 정복전쟁을 치프마스터의 재량권만으로도 치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의회의 승인은 필요 없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이 제3이계에 유혈 사태를 일으 킬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반세계전쟁과 중복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비용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인 안정성에도 적신호가 드리워진다. 신세계에서 마저도 피를 뿌리려고 한다는 여론의 비난도 무시 할 수 없을 것이다. 원수가 마스터의 의중을 간파하고 재빨리 덧붙인다.
"그러니까 서두르자는 겁니다. 저의 직책과 명예를 걸고 2주일 이내 무력시위를 수습하겠습니다."
"그들이 협상이나 할 줄 알면 좋을텐데요. 또 그에 상응하는 명분은 있습니까? 또한 우리에게 협조 하기로 한 제국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정찰단의 전멸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제국은,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양동작전을 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알려 왔습니다."
원수는 제복 안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과 서류봉투 한 봉을 데스크에 살포시 올려 놓는다. 그리고 단배 한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는 레이저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건물내에서 흡입성 마약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건 알지만 니코틴이 꼭 필요한 이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게 그의 입장이다. 담배나 술이나 피장파장 아니겠는가. 방안을 가득 매운 담배 연기에 마스터가 눈쌀을 찌푸린다.
"아직 그쪽으로부터 확답조차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쓸떼 없는 손실은 피하고 싶군요."
"협상을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마스터, 그들도 기본적인 법칙은 알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제국에게는 왕국 연맹에 칼을 들이 댈 좋은 구실이 되는 샘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지요."
마스터는 그가 내세우는 논리가 19세기의 포함 정책과 맥락이 비슷하지 않을 까 잠시 생각했다. 힘의 우위를 앞세워 상대방을 주늑들게 만들고 강대국과 동맹을 맺어 얻을 수 있는 영리는 죄다 취한다. 전쟁, 아니 무력시위가 끝나면 군대의 보호하에 상인이 올테고 그다음으로는 탐험가, 다음으론 정치가가 오고 마지막으로 이주민들이 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다 먹는 거다. 과연 그렇게 될까나?
"방법은?"
"함상 미사일 공격과 상륙작전입니다."
"G.P.S를 이용한 이온캐논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너무 살상력이 높아 제외했습니다. 인공위성을 발사 한 지 얼마 안되어 그곳의 항성 에너지를 모을 시한도 필요하구요. 하지만 미사일 유도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존스 원수는 프리젠테이션을 조작해 대륙지도를 확대했다. 지도의 범위가 남서 방향으로 줄어드는 대신 자세한 지리정보가 나타났다. 그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3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임시 원정군 기지 B.O.D와 타겟으로 설정 되어 있는 한 도시의 구조물 들이었다.
그가 설명했다.
"이것은 참모본부에서 계획한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우리의 군사기지 B.O.D에는 3만여명의 병력과 지원함을 제외한 15척의 공격함정이 대기중입니다. 네오 이지스체계를 탑재한 알레이버크 III 급 구축순양함이 5척, 일본 해상자위대 출신의 무사시(Musasi)급 순양함 한척, 중 항공모함 한척, 디스트로이 워리어 급 이온 전함 2척, 한국해군 출신 이순신(Admiral LEE) 페가수스 체계 순양함 과 광개토대제(KWANGGAETO The GREAT) 등입니다.
작전이 전개되면 무사시와 이순신, 광계토대제에서 해룡급 플라즈마 순항미사일을 발사합니다. 탄두는 고폭플라즈마혼합물이 장착 되어 있어 TNT 500톤에 가까운 파괴력을 자랑합니다. 발사된 미사일은 320KM 상공을 비행, 베루나 왕국 영토인 아나스브리젠을 폭격합니다. 참고로 표적 도시는 대륙 제 1의 항구도시임과 동시에 중요 요충지입니다. 항만시설 파괴는 원정군의 이용을 위해 제외 했습니다."
원수는 프리젠테이션에 이미지 한장을 띄웠다. '상업과 재간의 신 반토즈'라고 주석이 달려 있는 신전의 모습이다. 대리석 재질로 되어있었는데 영험한 분위기가 풍겨나왔다. 마스터는 입맛을 다셨다. 고고학계와 건축계에서 난리를 칠 지도 모를 일이다.
헛기침을 두 세번 하더니 원수가 말을 계속했다.
"총 6기의 순항미사일이 목표에 명중합니다. 신전, 관청, 궁정마법원, 군사기지, 시가지 등등.. 명중률은 99.8% 입니다. 그 후, 다국적으로 구성된 해병대가 상륙작전을 개시하고 개전 10일이내로 목표를 점령합니다. 그런 다음 대륙동맹과 협상을 하고 동맹국들의 주요 영토에서 세계연합의 합법적인 활동을 보장 받는 조약을 채결합니다. 물론 전쟁 전에 마지막으로 협상을 가질 예정입니다만, 그들이 받아들이는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만큼 자존심이 센 사람들이니까요."
그가 말을 받는다.
"예상되는 저항과 이계인의 피해 인구는?"
"그들로서는 E.S.P능력 즉, 마법을 믿는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훈련된 마법사는 정규군 1000명의 가치가 있다더군요. 하지만 우리군도 그에 상응하는 비기를 대비 해 두었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첨단과학기술로 무장된 정예병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피해는 약 3500명정도로 추산됩니다."
"3500명이라... 너무 피해가 크지 않소?"
"그럼 마스터는 이 정도 희생없이 일이 되리라 보십니까?"
취기중에서도 갑자기 마키아벨리의 말이 떠오른다. 그 아저씨가 수단은 목적 앞에서 정당화 된다고 했었지 아마.. 79억 인류가 오손도손 살 수 있으면 그까짓 8500명 정도야 희생 시킬 수 있다.... 고 치자. 그러나 3500명을 희생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을까? 이거 골치아픈 문제다. 다음으로 미루자.
"세계연합회의에서 결정 해 보겠습니다."
"마스터, 지금 결정을 하셔야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서브 마스터 9명에게서 이미 합의를 봤다는 소립니다. 마스터께서 허락만 내리시면 됩니다."
그러면서 원수는 서브마스터들의 서명을 보여준다. 이미 모든 계획을 마치고 재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정치가한테 책임을 떠 넘겨도 전쟁을 일으키는 작자들은 결국 당신같은 인간들이지. 그래 지금 결정 하라 이말인가?
그는 갈등한다. 이런 일에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불합리 한 줄은 안다. 흠.. 눈 딱 한번 감고... 모든수단은 목적앞에서 정당화 되는 법이니까....
"단 한가지 조건은 알고 있으시죠? 확전은 절대로 안됩니다."
"물론입니다, 마스터."
원수는 제라드 마스터가 상상해보지도 못한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미리 꺼내 둔 서류를 내밀었다.
"무력 동원 명령서입니다. 서브 마스터의 사인이야 아무 필요 없는 거니 보실 필요는 없으실 테고 서류의 내용은 설명 한 것과 같습니다. 여기에...."
데스크의 쇼파에 앉은 마스터는 내용을 한번 쭉 훏터보더니 만년필을 꺼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번 한 다음 거침없이 서류 맨 밑부분에 휘갈겨 싸인했다.
"훌륭한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마스터, 맘 푹 놓으십쇼. 전쟁, 아니 무력시위는 저희들이 하는 겁니다. 그럼 이만."
마스터가 서류를 내밀자, 노 원수는 서류를 받아 들고는 가볍게 경례를 하고 나갔다. 그는 이 와중에도 생각했다. 눈가에 어두운 그늘을 드려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