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7차 대구 달성 비슬산(2023. 4. 27)
오늘은 경북 달성에 있는 비슬산을 다녀왔습니다. 비슬산은 한자로 琵瑟山이라고 쓰는데, 비슬(琵瑟)은 거문고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산의 모습이 거문고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내 눈에 거문고의 모습은 보이지 않더군요.
C팀은 주차장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진달래 군락지까지 가서 구경하고, A 팀은 유가사, 시슬산(천왕봉), 조화봉, 대견사, 소재사를 거치는 코스였습니다. A코스는 5시간이나 걸리고 힘든 코스라고 해서 좀 망설여졌으나 총무님의 격려에 강행했습니다.
비슬산까지는 매우 가파른 길이라서 힘이 들기는 했으나 천왕봉에 올라서 탁 터인 사방을 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조화봉의 기상 레이더가 멋스럽게 보이고 그 아래로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올해 꽃 구경은 모두 허탕이었습니다. 기후 탓에 벚꽃, 철쭉, 진달래 어느 것 하나 제철에 핀 것이 없었습니다.
비슬산은 다양한 암괴류가 있었습니다. 이름도 다양하여, 암괴류, 애추, 트로라는 이상한 이름의 암괴가 있다고 하는데,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안내판에 쓰여 있더군요. 이 암괴의 덕을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아마도 대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견사 뒤에 있는 암괴는 웅장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솟아 있는 모습이 예술적이었습니다.
조화봉 오르는 길목에 있는 암괴를 보고 회장님 하시는 말씀, “내가 돌은 좀 가지런히 내려놓으라고 했더니 짐꾼들이 아무렇게나 했다.”며 불평하시기에 내가 “짐꾼들에게 짐값을 좀 잘 쳐주시지, 돈은 적게 주니 그렇지요.” 했다. 어쨌거나 아무렇게나 부려 놓은 돌이 가지런하게 놓인 돌보다 보기는 더 좋았습니다.
내려오면서 오늘 A팀에 합류한 것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행은 좀 힘들더라고 정상을 밟아보는 것이 묘미가 아닐까요? 정상을 가지 않는 날은 일보고 난 뒤에 뒤 닦지 않은 것처럼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산악인이라면 다 같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평소에 마시지 않던 막걸리 한 잔을 마셨는데 그 맛이 얼마나 시원한지, 모든 것이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땀 흘린 것만큼 기쁨도 큰 것이 아닐까요?
오늘이 우리가 타는 이 버스 마지막 타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새 버스가 나옵니다. 새 버스를 타서 좋기는 하지만 정든 버스를 보내기가 섭섭하기도 합니다. 회장님께서 인사하시면서 버스도 귀가 있으면 들을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를 안전하게 실어날러 준 버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시더군요.
다음주에는 회장님의 배려로 떡과 케이크를 마련하여 새 차 환영식을 거창하게 거행하겠다는 공고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버스와 함께 앞으로 우리 산악회가 더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하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오늘따라 유난히 달고 시원했습니다.
첫댓글 참꽃이 추위에 비슬비슬(비실비실), 그 이름난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유가사에서 오르는 산길은 흙과 돌이 조화롭고 시원한 나무그늘의 연속이라 아주 좋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셔틀버스까지 무료로 얻어타니 무척 행복하고 편안한 산행이라 생각했는데...A코스 완주하신 총장님 보니 부럽기도 합니다. 장시간 산행 후 느낄 수 있는 뿌듯함에 막걸리는 최고의 음료수네요.~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안전하게 산행마침을 ...
기후의 변화에 꽃피는 시기를 마추기가 어렵답니다. 이번 비슬산 산행은 맑은 하늘과 가시거리가 참좋은 가슴이 확트이는것이 가까이있는 꽃을 못보는 것을 아쉽지 않게 했습니다. 건강하시고. 담주에 사랑가득함으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