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새로운 시작 2
"후우...... 이곳은......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군......"
한 청년이 숲을 따라 길을 걸어가고 있다. 검은머리에 이마에는 푸른 머리띠가 매어져 있는 청년 이었다. 그
의 등에는 팔치온크기의 검이 있었다. 하지만 로브를 푹 뒤집어쓰고 있어서 그 청년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있
었다.
그 청년은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가고 있었다.
슈우우
"응?"
청년은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돌린 그의 얼굴 바로 앞으로 화살이 하나 슉 하고 지나가 옆의
나무에 박혔다. 청년은 깜짝 놀란듯이 아무말도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앗!"
화살이 날라온 방향으로는 한 소녀가 활을 들고 놀란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죄송해요...... 그만...... 지나가는 산짐승인줄 알았거든요......"
"아...... 괜찮아요. 실수로 그런거죠, 뭐. 그런데......"
"네?"
"제가 알기론...... 이곳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안되는데...... 여긴 드워프들의 산이 아닌가요? 하지만 당신은 사
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청년은 말을 할 수록 표정이 점점더 험악해져 갔다. 소녀는 그의 표정이 계속 험악해지자 어쩔 줄 몰라하는
듯한 표정이 되어갔다.
"이건 연기인가요 아님 실제로 무서워 하는 건가요?"
"네? 네?"
"연깁니까? 실제입니까?"
"네? 네?"
소녀가 계속 어쩔 줄 몰라하는 소녀를 보다가 청년이 말했다.
"후...... 당신은 정말로...... 인간인가 보군요...... 저는 도플갱어인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네? 네?"
소녀는 갑자기 청년의 얼굴이 온화하게 바뀌자 상당히 놀라하고 있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소녀의 얼굴을 즐
기듯이 바라보던 청년은 말했다.
"이름이 뭐죠?"
"네? 아...... 이름요? 제 이름은 린화 진이라고 해요."
"린화 진이요? 이름이 린화고 성은 진인가 보군요."
"네? 네."
청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할때에 네?를 붙이는 것이 버릇인가보죠?"
"네? 아, 아뇨."
"그럼 네?하고 답하는 것은 하지마세요. 마치 제가 도둑같잖아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 놀라서......"
청년은 그런 소녀를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숲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그런데 린화씨는 여기서 뭐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요...... 전 여기서 뭐 먹을 것이 없나 하고 살펴보고 있었어요."
"먹을 것이라뇨? 지금은 가을이 아닙니까? 그럼 먹을 것이 풍족할텐데......"
"아...... 저희 집에서는 벼를 키우는게 아니라 사냥을 하면서 살아가기때문에 음식이 있을 때보단 없을 때가
더 많아요."
"이 근처엔 마을도 없는데...... 린화씨는 어디서 사는거지요?"
"전 여기 근처에 있는 자그마한 동굴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아요."
"동굴요? 여긴...... 드워프들의 광산이 있는 곳인데요?"
린화는 그 말을 듣고 멍하게 있더니 갑자기 자신의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그랬구나!"
"네?"
"왠지 그 곳에 곡괭이같은 것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왠지...... 폐광 같더라니......"
청년은 할 말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며 손바닥을 탁 치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어, 어?"
청년이 놀라 말을 하기도 전에 그 소녀는 어디론가 가버렸고 청년은 멍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떻게 된거지...... 혹시...... 나의 정체를 안 것은! 아냐, 그럴리가 없어. 그렇게 될 수는 없어.'
청년은 소녀가 있던곳을 불타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소녀가 뛰어간 방향으로 자신도 뛰어갔다. 그의 푸른
머리띠가 나풀거렸다.
'이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군......'
청년이 등에 메인 커다란 검을 빼들며 주위를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그 검은 천에 싸여져 있었는데 청년은
천을 빼들지 않았다. 하지만 빼들지 않아도 팔치온정도의 크기에 알지못할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
'어서 오너라......'
부스럭
청년의 부름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풀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화살하나가 청년을 향해 날아왔다. 청년
은 자신에게 화살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그 화살이 오크들이 만들었음을 알았다. 화살촉이 매끈하지 못했고
나무도 왠지 길가다 주운 나뭇가지로 만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청년은 그 화살을 여유있게 피하고는 화살이 날라온 방향으로 주문을 외웠다. 주문은 불덩어리.
「너 같은 녀석을 없애주기위해 존재하는 이 거대하고 엄청난 불덩어리를 받아라!」
이것은 이 청년이 저 화살을 날린 오크에게 적대심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아니라 원래 주문이다. 그리고 주문
이 완성되자 청년의 손에서 불덩어리가 날아가는 것이아니라 정확하게 오크가 있던 곳에서 폭팔했다.
콰앙!
"후우...... 이거...... 너무 강한데...... 나중에 아버지에게 항의해서 조금 약하게 만들어야겠군......"
폭팔이 일어났던 곳의 반경 1m이내의 모든 생명체는 사라졌다. 청년은 다 끝났겠지 하고 발을 돌려 소녀를
쫓아가려고 하였다.
"꿀...... 생각버다 가하국 이가."
놀랍게도 화살을 날렸던 오크는 살아있었다. 온몸이 그을리긴 했지만 강력한 타격을 주지못한것 같았다.
'역시 아버지에게 항의해야해...... 겉만 멋들어지잖아......'
"흠...... 생각보다 강하군 인간 이라고 말한거겠지?"
"꾸울...... 그러타."
"심각하군...... 말을 그렇게...... 컥! 너, 너 어떻게 인간의 말을 아는거지?"
오크는 놀라 두 눈을 부라리고 자신에게 묻는 청년에게 화살한방을 날려보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였다. 자
신은 오크 중에서 현자라고 불리우는 가루가 였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는 없었다.
"꾸꾸...... 그걸 네넘이 아라서 머하느냐!"
저 꾸꾸라는 소리는 분명히 쿠쿠라고 웃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청년에게 오크는 말과 함께 청년에게 달
려들었다. 그리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그 둘의 거리는 가까웠기에 청년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인 것이었다. 하
지만 청년은 그 오크의 몸을 자신도 부딪혀 줌으로서 자신의 무지막지한 힘을 자랑했다. 하지만 청년의 몸은
저 뒤로 날아가 쳐박혔다. 오크도 타격이 상당했는지 비틀거려야 했다.
"꾸우우...... 상다하국...... 하띠마 그 저더로 나으 마버블 갤수느 어써!"
"우으으...... 엉? 마법? 오크가 마법?"
청년은 일어서다가 오크의 말에 놀라 다시한번 휘청거렸다.
"꾸꾸꾸! 구러타. 나느 지그 바타려마버블 나으 몸에 거러따. 그리므로 너느 이기수 어따!"
"상당히...... 알아듣기 힘든말이지만...... 억지로는 알아 들을 수 있겠군. 그러니까 네 말은 지금 네 몸에는 반
탄력마법이 걸려있어서 내가 공격하면 되돌아 온다 이말인가?"
청년은 말을 상당히 오래 하였기에 오크가 이해하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쿠르...... 그러타."
"이거...... 그래서 내 마법이 저렇게 퍼져나간건가...... 그리고 나도 이렇게 튕겨져 버린것이고...... 후......"
청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오크는 그것이 청년이 이길방법이 없자 항복하는 뜻으로 받아들
여 웃었다.
"꾸꾸꾸꾸! 꾸꾸꾸꿀!"
"너...... 내가 항복한거 같냐...... 나 항복한거 아니야. 난 지금 마음만 먹으면 너 정도는 가볍게 보낼 수 있어."
청년은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강력한 살기를 내뿜었다. 오크는 상당히 강력한 살기에 놀라
잠시 주춤거렸으나 자신에게는 반탄력마법이 걸려있음을 알고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꾸르꿀꿀꿀!"
"뭐라는 거야?"
이번에는 오크가 흥분했는지 자기 오크의 언어로 이야기해버렸다. 오크는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자 기쁜지
계속해서 오크의 언어로 이야기했다.
"꾸르르르꿀꿀꾸룩!"
'이거...... 돼지소리듣는 것도 상당한 고역인걸......'
"꾸르르르르르르르꿀!"
'아예 노래를 불러라 불러. 흠...... 아버지...... 저 녀석의 말을 잠시동안만 우리 인간들의 언어로 바꾸어주세요.
아버지에게는 쉬운일이잖아요.'
"꾸르르르꿀꿀꾸르르르꿀꿀!"
'제가 계속 저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언제 정신분열을 일으킬지도 몰라요...... 어서 해주세요.'
청년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던 것인지 갑자기 마나의 흐름이 이상해지더니 오크의 언어가 인간의 언어로 들리기 시작했다.
"꾸르르꿀꾸르르꿀꿀꿀!(넌 바보같고 머저리같은 인간이다!)
빠직!
청년의 이마에 작은 힘줄하나가 돋아났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오크는 계속 꿀꿀 거렸다.
"꾸르르꿀꿀꿀꿀!!!(그리고 넌 진짜 말미잘같이 생겼다!!!)
청년이 항상 가지고 있던 자신의 자랑인 이 잘생긴 얼굴(자기 생각만......)을 욕하자 결국 이때까지 쌓인 것이
폭팔했다. 오크는 계속 꿀꿀 거리다 분위기가 이상해진것을 느끼고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청년의 눈은 붉게 충
혈되어 있어서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네 녀석이...... 말했지? 반탄력 마법이 너에게 걸려있다고......"
"꾸르꿀!(그렇다!)
오크는 공포에 무서워졌는지 자기도 모르게 크게 소리쳤다. 청년은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는지 싸늘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럼 네 놈이 죽나 내가 죽나 보자."
「네가 주는건 네가 가져가고 내가 주는건 고스란히 받아라! 반탄력!」
또다시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해주는 주문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그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죽어보자."
오크는...... 그의 살기가득한 얼굴에 움츠려져 움직이지 못했다.
꾸에에에에엑!
우어어어어억!
한동안 이어졌던 돼지 멱따는 소리와 인간 멱따는 소리(?)가 이어진 후 잠시동안 잠잠해졌다. 새들은 그 소
리에 놀라 모두 날아가 버린지 오래였고 드워프들은 드래곤이 다시 나타나 자신들의 보물을 뺏는것이 아닌가
하여 두려워하였다.
오크의 대현자라고 불리우던 가루가는 여기 카스파티산에 올라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식하게 생긴 청년에게
맞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식한 청년도 가루가처럼 뻗어버렸다.
"헉헉...... 네 놈 이름이 뭐야?"
"꾸...... 가루가...... 너느?"
"나? 헉헉...... 난 마이샤우샤 퍼라스. 헉헉...... 마이샤라고 불러......
으...... 너무 세게 때려버렸나?"
"꾸꿀...... 이제 마버블 플자."
"좋아."
마이샤와 가루가는 동시에 마법을 풀었다. 마법을 푼 동시에 어디선가 거대한 돌덩어리가 움직이는 것이 마
이샤에게 보였다.
"흠...... 가루가."
"꾸르? 애?"
"마력 남은거 있냐?"
"아니. 바타려마버비 어마나 크 마려글 사요하는데."
"후...... 걱정하던 사태가......"
크워어어어
골렘이 자신에게 돌진하는 모습이 마이샤에게 보였다. 마이샤와 가루가는......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갔다.
"으...... 으으......"
지독한 고통속에 몸을 추스리지 못하던 마이샤는 억지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골렘에게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간 것이 그의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골렘이 안 보일 때쯤 되자 쓰러져 버렸다.
'후...... 대단한 오큰데? 우...... 다리야......'
"어마?"
'어마?라...... 후...... 누가 지나가기라도 하는가 보지? 응? 여긴 사람이 없는 곳인데...... 설마!'
마이샤는 자신의 몰골이 말이 아님을 알고 체념하다가 놀라 소리가 나온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아까 자
신에게서 도망(?)을 갔었던 그 린화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