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9일 09시 35분경 구파발역 1번출구에 도착해서 에스텔님을 만나 밖으로 나오니 봄비가 내린다.
잠시후 박새님을 만나고, 뒤이어 고은님이 지하철에 우산을 놓고 내렸는데, 역무원이 더좋은 우산을 가져가라고
했다고 해서 기분이 좋은 듯 다가온다.
뒤이어 베네딕도님, 쟌님, 해수님, 바다총무님, 구의동님을 만난후 오늘의 우중산행에 대해 협의해 우중산행으로
가파른 여성봉을 오르면 예전처럼 마음과 같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나이이기에 위험할 듯 해 교현리에서 우이령
으로 출발 석굴암에 들려서 간식과 커피를 마시고 우이역으로 가기로 하였다.
민트님이 안보여 전화를 하니 구파발역에 도착했다고 한다. 송추행 706번 버스가 지나가고 34번 버스가 도착해
출발 직전에 민트님이 도착, 10시 정각에 함께 송추로 출발하였다.
집에서 나올 때는 비가 소강상태였는데, 구파발역에는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
평소의 주말과 다르게 구파발역은 한산하였으며, 우리가 탄 버스에서도 앉아갈 수가 있었다.
비가 오니깐 한번쯤 계획을 취소 할만도 했는데, 꼴통대장과 함께하는 산우들은 신의가 있는 분들임에 틀림이 없다.
안방마님 바다총무님과 후미대장 박새님, 연신내 카리스마 에스텔님, 홍제동 산 마니아 고은님, 유머달인 쟌님,
산행 신사 구의동님, 청산유수 해수님, 신참 민트님과 꼴통대장 등 10명의 정예멤버들이다.
교현리의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어제 예약된 QR코드를 찍고 통제소를 지나니 쏟아지는 빗줄기는 예보와 달리
소나기처럼 내린다. 오봉 방향의 산위를 쳐다보니 안개구름으로 뒤덮인 오봉과 여성봉은 찾을 수가 없다.
가끔씩 비가 오락가락 하기도 했지만 우중산행도 나름 운치가 있는 듯하다.
뚝 뚝 뚝 빗방울이 가볍게 우산을 두드리며 대화를 청하는 시간에 잔뜩 습기를 머금은 진록색의 녹음이 우거진
숲에는 생동감이 넘치는 듯하다.
언제나 자연의 품은 더 할 나위 없이 편안해서 깊은 안도의 숨을 토해내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듯하다.
그래서 숲은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우리를 포근하게 해서 산에 올 때면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복잡했던 삶이 단순해지는 듯하다.
우이령길은 북한산 둘레길의 마지막코스인 21구간으로 교현리 탐방지원센터와 우이탐방지원센터간 거리가 약
4.5km이고 우이령(소귀제)에서 석굴암까지의 왕복거리 약2km,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우이역까지 2km 등
총거리가 8.5km로 걷기에 좋은 길이고 석굴암까지 조금 경사가 있고 절내에 계단도 있지만 우리가 걸은 거리는
약18,000보 였다.
봄비가 내리는 관계로 석굴암에 도착하여 절을 구경하고, 불자들은 기도를 하고, 멋진 자연을 사진에 담으면서
자연과 호흡하고 12시경 비를 피할 수 있는 행사용 판매대(?)에 둘러서서 간식과 커피타임을 가졌다.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와 배가 고팠던 산우들은 평소처럼 풍족한 간식에 포만감을 느꼈고 총무님표 커피를
마시며 우중산행의 묘미를 느끼고 있다.
간식 후 점심식사를 중국식당에서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민트님은 사정상 교현리로 돌아내려가고, 우리는 잠시 모습을 들어낸 오봉의 자태에 감탄하며 구름이 잠깐씩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산 능선들의 또렷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을 지르며 잠시 행복에 젖기도 했다.
우이역을 향해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삼삼오오 어깨를 나란히 하며 소귀재를 넘으면서 등산로 양옆에 핀 꽃들과
식물들의 이름을 알아내는 등으로 시간을 보내며 여유로움 속에 자연과 호흡하였다.
그사이 빗줄기는 잦아들어 트레킹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걷는 동안에도 청산유수 해수님은 분위기를 살리느라 고군분투하며 명언을 쏟아낸다.
“남여가 호텔방에 들어가자마자 남자가 안았던 여자를 물침대에 던졌는데 돌침대여서 여자가 뇌진탕으로 죽었
다”고 하고, “헛개나무 아래서는 술도 안익는다” “늙은말이 일은 안하고 당근만 밝힌다” “당근은 프로비타민
A가 많아서 눈에 좋다”고 하는 등..... 모두는 즐겁게 폭소를 터트리고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우이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먹거리촌을 지나니 주변 식당들은 많은 손님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집 식당은 문을 닫았다.
할 수없이 꿩 대신 닭이라고 백곰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먹었다. 예상과 달리 맛집이었다.
모든 산우는 대만족한 눈치로 칭찬을 한마디씩 한다.
박새님이 잘 챙겨주니 해수님의 맨트가 쏟아진다. “박새님 사진을 거실벽에 걸어놨단다”이에 구의동님이 한마디
거든다. “사랑은 나비라서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고. 구의동님이 나이를 물어보니 “여자나이는 조명발, 화장발, 필발이라고 한다.” 또 쏟아진다. “친구같은 애인은 애인이고, 애인같은 친구는 친구다”라고.....
점점 농담이 짙어진다. 남자입이 커야 좋단다. 그래야 키스할 때 여자 입을 덮을 수 있단다.
꼴통이 앞자리 고은님에게 오늘따라 더 멋져 보인다고 하니, 자기는 볼매란다.
무슨 뜻이냐고 하니 볼수록 매력이 있단다. 해수님 왈 볼수록 매를 번단다.
뒤풀이 분위기는 고조만 되어가니 모두가 커피샾으로 고고.....
드디어 이탈자가 생겼다. 성자 베네딕도는 집으로 가고, 커피샾에서 빵과 커피를 나눠마셨다.
이번에는 쟌님이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한다. 집을 나서다가 5만원을 주운게 있다고 하면서....
중국집을 찾아 솔밭역까지 걸었지만 찾을 수 없어 구의동님이 근처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하니 알려준다.
맛집이라 예약손님이 많아서 되돌아 나와 다시 걸었다.
드디어 찾았다. 전화했던 친구가 가지고 있던 건물에 위치한 집이었다.
짜장면과 간짜장으로 식사를 하고, 탕수욕을 시켜서 안주로 삼았다. 쟌님은 주운 돈보다 식대가 많아지니
이번에는 “주운 돈을 세어보니 10만원이었다”고 우리를 안심시킨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산우다.
드디어 본론을 이야기 한다. 다음주 소매물도 산행을 하는 산우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저녁을 사고 싶었다고
한다.
옆에 앉았던 구의동님이 5만원을 꺼내 총무에게 1박2일 여행에 간식을 사먹으라고 한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너무 멋진 마음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모두는 진심어린 박수로 고마움을 대신하였다.
서로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는 따뜻한 순간들이 꼴통대장이 지향했던 우리산방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꼴통도 보람을 느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이에 질세라 박새님이 성신여대입구역에 내려서 노래연습장에 가자고 하니, 이탈자가 생겼다.
고은님과 에스텔님은 가정사정으로 헤어지고 6명이서 4차로 1시간20분 동안 노래하며 친목을 쌓으며 즐겼다.
모두는 멋진 밤에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각자의 삶터로 갔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었다. 행복한 하루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런 산우들과 멋진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산방을 만드는데, 더 많은 봉사와 노력을 하자고 다짐하면서.........끝.
첫댓글 메모도 없었는데 순차적으로 죽 하루일을 정확히 풀어쓰신 카페지기이자 대장님 이신 수촌님 대단하십니다
덕분으로 어제 하루도 잘보냈습니다
대장님 사무실근처 예식장마치고 나오다 후기 잘 받습니다
쟌님은 떨어진 돈도 잘 주으시네 늘..
훈훈한 후기글 미소 지으며 읽고가요
엔돌핀 해수언니 ㅎㅎㅎ언니가 있어야 웃을수 잇어 ㅎㅎ
볼매가 그런뜻이구나 ㅎㅎ
나두 써먹어야겠다 ㅎㅎ
비오는 우이령길 참으로 오랜만에 우중산행 참 좋았습니다~석굴암의 경치에 감탄하며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비오는 우이령길을 걸으며 산우님들과 함께 즐거웠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대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후기글을 보고나서야 석굴암인줄 알 수 있었네요 안개가 서려 더 몽환적인 그림은 우이암인듯 하구요 빗속에서도 셧터를 누르시느라 큰 수고를 하셨네요 우중에도 지루함은 커녕 더욱 재미있게 리딩 하시니 사진마다 즐건 모습들만 보고 갑니다
늦은 시간까지 자리해 주심에 회원님도 편안한 귀가를 하셨으리라 생각됍니다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대장님과 산우님들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대장님의 산행 후기를 읽으며 비오고 안개 지욱한길을 산우님들과 정답게 겯던 모습이 그려 집니다 소고하셨읍니다.
비오시는 산행길은 무조건 goooo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