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하나
양 숙영
하루가 저문 하늘가
하얀 동백처럼 외톨이가 되어
어둠을 세고 있는 별빛 하나
온몸 휘감고 달려드는
먹먹한 적막감 속에
앙가슴 헤집고 쏟아져 내리는
옹이진 그리움
하늘 끝에 소리 없이 가 닿을
간절한 기도 이서
공기의 흐름만 들리는 싸늘한 순간에도
줄기차게 까만 밤 지새는 눈빛
유성으로 흘러 흘러서
혼자서 울다가 혼자 웃다가
웃다가 혼자서 외로워 울음 우는
저 작은 별빛
잊어야 하는 기억 속에서도
잠결처럼 깜빡이는
하나뿐인 사랑인 것을
담쟁이
양 숙영
상큼한 숲 향기 속
창가에 나를 찾아와 반기는
여리디여린 덩굴손
까만 밤 지새며 숨죽여 가면서
몰래 스며든 담벼락 사이
어느 허공에 인연 하나 띄우려고
점점이 박힌 작은 발바닥에
고운사랑 품고 있는 씨앗 한 알
침묵이 쌓인 담벼락 틈에서
호랑이 같은 포효로 끈질기게 잡아 올리는
담쟁이 덩굴손
한 번쯤 일탈을 바랐는가
잡고 있던 벽틈 밀치고
허공으로 나온 사랑
비바람도 아랑곳하지 않는
찰나의 빛으로 내게 오다니
휘파람 소리
양 숙영
아침 햇살 한 줌 등에 지고
산을 넘는 휘파람 소리
고요를 깨우는 청아한
휘파람새의 상큼한 이야기들
가만가만 들리는
하늘가 맴도는 기다림의 기대
휘파람 따라 두둥실 날개를 편다
조금씩 조금씩 커진 조각 꿈들이
추억 속에 묻히는
그리움 하나 곱게 접어들고
휘파람새의 달콤한 말소리에 업혀
무작정 따라나서는
맑고 고운 휘파람새 소리에
묻어 있는 사랑 이야기
바다의 숨비소리보다 더 숨이 가빠지고
한낮 햇살 담은 반짝이는 별빛처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해도
창가에 앉아 휘파람새 소리 기다리는
가까이 곁에 와 줄 휘파람 소리
기다리고 있다
약력 『문파문학』 2009년 시부문 등단. 시집『는개』. 제4회 배기정 문학상 수상
한국문협 위원. 국제 펜 한국본부 회원. 문파문협 이사.
고양문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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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고양문학원고
고양문학 제58호 원고 양숙영
허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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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8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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