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load : 041201-006.jpg [393 Kbytes] ▲부안군민승리대회 무대위 공연과, 생명 평화 주민자치로 수놓아진 걸개그림.ⓒ부안21 “정부가 못하는 일, 우리가 하고 있다" 1일 오후 1시 부안, 화단으로 길 가운데가 가로막힌 수협 앞 반핵민주광장 대신 터미널 사거리 아랫방향의 도로를 가로막은 즉석 새 광장에 부안군민들의 핵폐기장 백지화 선포 대회 무대가 세워졌다. 지난 11월 30일로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원전센터유치처리 절차가 한 지역도 신청하지 않은 채 마무리 됨으로써, 부안 예비후보지역 내정이 실질적으로 무효화됐다. 이에 부안반핵대책위는 ‘지난 2월 14일 자체주민투표 후 핵폐기장 백지화를 부안군민의 힘으로 선언했지만, 다시 한번 백지화를 재확인하고자 한다’며 이날을 부안군민 승리의 날로 잡은 것이다. 군민들은 광장에 모이기 전에 먼저 며칠전부터 직접 볏단으로 짠 줄다리기용 새끼줄을 옮기기 위해 부안성당으로 모여들었고, 반핵풍물패의 가락에 맞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새끼줄을 옮기며 행진을 벌였다. 군민들 “정부가 못하는 일,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 1년 5개월만에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짓는 부안 군민들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랜 투쟁 후 스스로 이뤄낸 승리에 대한 기쁨과 여러차례 정부로부터 배신당한 경험으로 인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군민들과 함께 새끼줄을 메고 가던 한 할머니는 “내가 오죽 기쁘면 나이 70이 넘었는데도 이렇게 새끼줄을 직접 들고 가겠느냐”며 기쁘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 어떤 주민들은 군청 앞을 지나면서 “아직 김종규 부안군수가 그대로 있어서 한편으로는 착잡하다”고 말했다. 핵폐기장 붉은 머리띠를 항시 두르고 투쟁에 참가하는 이대건 옹은 “일단 승리지만 정부가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으니 언제 다시 큰일이 날지 모른다. 군민들이 정신을 계속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산면에 사는 이미연 씨는 “그래도 정부가 못하는 것을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부안이 1년 6개월 힘든 것만큼, 앞으로 10년 6개월 앞서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표했다. 투쟁 초기 소를 팔아 기금을 내 ‘소 할머니’로 불렸고, 이번에는 염소를 팔아서 다시 한번 기금을 내 또 화제가 된 장명순 씨는 장 씨는 “오늘은 부안의 평화가 아니라 세계 평화가 찾아온 날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평화로워지는 날이다”고 잘라 말했다. 웃음꽃 핀 군민들의 커다란 잔치마당 새끼줄을 메어든 행렬이 광장으로 도착하고, 먼저 무대 앞에 있던 군민들과 함께 했다. 군민들은 미리 차려놓은 음식꺼리를 나누고, 떡메치기, 부안투쟁 사진판매 부스, 기념사진 촬영 부스에서 이날을 기억할만한 것들을 나눴다. 오후 3시경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한편은 김인경 교무 등 여성 편, 또 한편은 김선곤 전북도의원 등 남성 편으로 나누어 시작된 줄다리기에서 여성 편이 이기자 주민들은 “역시 부안은 여성이 강하다”며 만세를 불렀다. 다시 줄다리기가 시작됐고 주민들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어떤 주민들은 “줄을 김종규 군수라고 생각하고 절대 놓지 말아라”며 훈계하기도 했다. 세 번을 치른 경기는 마지막에는 남성, 여성 가릴 것 없이 함께 힘을 모으며 마무리됐다. 이현민 대책위 정책실장의 사회로 부안군민 승리대회가 시작됐다. 대회에는 약 3천여명의 군민들과 그간 함께 연대투쟁을 벌여왔던 김혜경 당 대표 등 민주노동당의 당원들, 전북반핵대책위 관계자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등이 참가했다. 개회사에 나선 김인경 교무는 “부안군민이 장하고 위대하다. 지금은 풀 한포기까지도 따스한 정이 흐르는 것을 느낄 정도로 다 고마운 심정이다. 노무현 대통령, 강현욱 도지사, 김종규 부안군수, 국책사업추진연맹 마저도 그 행동은 용서할 수 없지만 부안 군민들이 하나되는 계기를 주었기에 감사할 정도다. 이제 우리는 부안의 분열, 아픔,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핵폐기장 백지화이고, 부안군민의 승리다”고 가슴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김혜경 대표는 “지난해 부안에 왔을 때는 민주노동당이 의석이 하나도 없었지만, 현재는 의회에 진출하고 부안군민들도 이렇게 승리를 거뒀다. 이제 반생명, 반환경, 반민주적인 가치들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소위 참여정부는 진보정당의 활동을 탄압하고 있고, 이는 부안의 민주주의와도 무관하지 않다.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앞장서자”고 말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박종훈 대표는 “부안군민의 승리에 덧붙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요구해야 할 것이 있다. 잘못된 정책과 부정이 있는 정치인과 대표자들은 주민의 힘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주민소환제를 실시해야 하고, 부안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돼야 하며, 현재까지도 감옥에 갇혀 있는 군민들을 석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14 주민투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하승수 변호사도 무대에 올라 “부안 군민들은 권력자를 이기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폭력와 핵발전에너지를 막아냈다. 2.14 주민투표는 자치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고, 그 감동은 현재도 잊혀지지 않는다. 현재도 전북도지사와 부안군수는 발전을 위해 핵폐기장 유치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데, 부안의 발전은 부안군민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거다”며 개발과 성장주의에 일침을 놓았고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환경운동연합의 서주원 사무총장은 “부안군민들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썼고, 반핵의 역사를 새로 썼다. 또 다른 지역에 핵폐기장 유치 움직임이 있더라도 부안 군민들이 함께 투쟁한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다”며 중단없는 반핵투쟁을 호소했다. 공식 반핵가수로 유명한 민중가수 최도은 씨의 축하공연이 이어지자 군민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커졌다. 대책위에서 주로 활동하는 몇몇 주민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최도은 씨의 ‘불나비’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며 흥은 더욱 올라갔다. 마지막 순서로 나선 문규현 신부는 “17개월의 힘겨운 투쟁을 통해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부안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은 지금부터다. 진정한 참여와 자치민주주의를 성장시키고, 대안에너지운동과 친환경적인 삶 운동, 언론개혁에 앞장서자. 이제 핵폐기장 반대의 촛불이 아니라 생명과 평화의 성지인 부안, 평화로운 지구의 미래를 위한 촛불을 들고 만천하에 비추자”고 외쳤다. 마지막 무대, 승리의 기쁨과 아쉬움 오후 1시부터 네시간이 넘게 이어진 행사를 지키고 있던 군민들은 ‘부안군민 만세’를 제창하고, 줄다리기 새끼줄을 태우고 반핵풍물패의 가락에 맞춰 강강수월래를 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둑해지면서 무대가 철거됐다. 17개월간 무대를 설계하고 옮기고 조립하고 해체하는 힘든 과정을 반복해 군민들의 큰 격려와 응원을 받았던 대책위 무대팀은 여느 때처럼 조용하고 신속하게 무대 기자재를 차량에 실었다. 무대팀의 강창은 씨는 “이제 진짜 일상으로 돌아가서 생계문제를 알아봐야겠다. 그간 부안 군민들 너무 많이 애썼다”며 짧은 소감을 말했다. 승리의 기쁨과 함께 핵폐기장 반대투쟁으로 군민들이 하나됐던 자리가 사라지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듯, 무대가 철거된 후에도 군민들은 어깨춤과 강강수월래를 그칠 줄 몰랐다.
사진 부안21 편집 참소리 2004-12-02 03:44:40 참소리 편집팀 기자 | ||
첫댓글 뺑선아 난 무십다 힘없는 니가 정부를 이길수있을까 하고 한숨내쉰다 모쪼록 몸조심하거라 ,,,,,,,,,,
수고혔다. 힘있는 자. 힘없는자. 힘이란 보이는거 허구 다른가보다. 진짜 힘을 보여줬고마...내 고향 부안이 자랑스럽다!!!!
우리 병선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