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동
나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경에 시작된다.
원래는 아침잠이 많아 늘 늦잠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아내가 깨워야만 출근 준비를 서두르곤 했었다.
전날 밤 늦게까지 TV를 보거나, 술을 먹다보면 늦게 잠자리에 들게 되고, 그러면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수 십년 전부터 굳어진 버릇이었고, 체질화 되었었다.
그런데 10년 전 쯤 우연히 붕어 낚시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집에서 승용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저수지들이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일요일이나 쉬는 날을 이용해 낚시를 하곤 하였는데, 점차 그 재미에 빠지다 보니 학교에 출근하는 날에도 낚시를 가게 된 것이다.
원래 붕어 등의 민물고기는 아침 일찍 해뜰 무렵에 왕성한 활동을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붕어 낚시의 입질도 해뜨기 전이 제일 잦고, 해지기 전이 다음이다.
새벽에 일찍 낚시를 하러 나가는 것은 해뜨기 전의 활발한 붕어 입질을 받기 위해서이다.
내가 본래 어떤 일에 재미를 붙이면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 성격이라서 아침 낚시에 빠지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해뜨기 전의 낚시를 하자면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는데 붕어 낚시가 가장 잘되는 철인 6,7월에는 오전 5시면 날이 밝아지므로 집에서는 4시 반에 나서야한다.
새벽 4시 반에 집을 나서려면 적어도 4시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데 처음에는 몸이 영 따라 주지를 못해 애를 먹었었다.
올빼미처럼 밤을 꼬박 새우고 잠 한숨 못잔 채 낚시터로 향하기도 했으며, 학교에 출근하여 꾸벅꾸벅 졸기도 하였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어떤 날은 아침 낚시를 마치면 출근 시각이 임박하여, 낚시터에서 곧바로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퇴근 후에도 집에 들르지 않고 낚시터로 직행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아침 낚시 후 학교 출근이라는 강행군은 내 몸을 점차 변화시키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점차 몸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따라서 잠자리에 드는 시각도 빨라졌다.
몸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 낚시는 주로 늦봄부터 초여름까지가 제철이어서 그 기간만큼은 내 몸을 강제로 동원시켰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새벽에 일어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늦잠을 자도 괜찮은 시절에도 내 몸은 습관처럼 새벽이면 잠이 깨곤 하였다.
낚시를 하지 않아도 될 때도 일찍 잠이 깨곤 하니 자연스럽게 다른 할 일을 찾게 되었고, 그 것이 아침 운동이 된 것이다.
나의 아침 운동은 체조로 시작된다.
방안에서든, 마당에서든 편한 장소에서 국민체조로 아침운동을 시작한다.
아내가 잠든 방에서 체조를 하면 체조 소리에 잠이 깰 우려가 있어서 자리를 피해서 한다.
체조를 마치면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
집 근처의 운동장을 찾거나 로드워크를 하는데 빠른 속도로 힘차게 걷는 게 나의 아침운동이다. 팔을 힘차게 저으며, 발걸음을 빠르게 하면서 걷는 운동인데, 이러한 운동을 power walking이라고 한다.
대략 10분에 1 km 이상의 속도로 40-50분 정도 걸으면 러닝셔츠에 땀이 촉촉이 베인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 데, 땀 흘리고 나서 하는 샤워는 기분을 무척 상쾌하게 한다.
전날 음주를 하였더라도 운동과 샤워로 어느 정도 숙취가 해소되기도 하고, 새벽의 맑은 공기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느낌이 든다.
그 길이 도회지가 아닌 시골길이어서 더욱 좋다.
아침 운동 시간은 몸을 단련시키는 효과 외에도 정신적인 수련에 도움이 된다.
아무도 없는 산길 들길을 걷노라면 정신은 맑아지고 상념이 떠오른다.
평소에는 가질 수 없는 뇌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하루의 일과를 계획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기도 하고, 변화에의 모색을 하기도 한다.
하루를 아침 운동으로 시작하면서부터 나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많아졌다.
게으른 성격이 어느 정도 개조되기도 하고, 생각이 진중하여져서 생각 없이 함부로 말을 뱉지 않아졌다.
비만한 몸집도 점차 체중이 감소되어가고 있다.
아내에게 아침을 알리는 입맞춤을 하게 된 것도 아침운동의 커다란 수확이다.
첫댓글 이렇게 제주방에 자주 들려서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월출산방님 삽작문을 열고 어느새 사랑방안으로 들어오신겁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은 필수조건입니다^^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제주 사랑방이 왠지 친근감이 들어 자주 들립니다.
월출산방님 멋지게 사십니다. 언제한번 가보고 싶고 제주도 가보고 싶고 시간은 안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