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일.
만우절의 거짓말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장.국.영.투.신.자.살
나는 지금 멍한 상태이다.
슬픈건지... 아닌지... 울고 싶은건지... 아닌지... 그냥 조금 아쉬울 뿐인지...
오랜만에 신문에서 보는 그의 이름이 너무나 낯설다.
대구지하철사고 때 '객차 내 시신 100여구 발견'이라는 속보를 봤을 때도 이렇게 멍했다.
작년 시즌 중에 갑작스럽게 사망한 메이저리그의 한 투수의 소식을 접했을 때도 이렇게 멍했다.
........
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분명 소식을 접하고 남다른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의 문화적 코드에서 홍콩 영화와 배우들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못지 않게 우리나라에 홍콩 바람이 분 적이 있었다.
그때 홍콩 영화는 코미디,액션에 특유의 도박이라는 소재를 가미한 홍콩 느와르로
헐리우드 영화를 넘어 우리나라 영화계를 지배했다.
그 영향으로 한때 주윤발,왕조현 등 홍콩 배우들이 우리 CF계에 진출해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다.
나는 당시 우리집에 비디오가 없었던 관계로 홍콩배우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남다르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장국영이다.
투유초코렛 CF에서 빗속에 눈물이 어린 우수에 찬 그의 모습이 참 멋져 보였고
나도 크면 저런 눈빛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수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장국영 매니아였다.
그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책상 서랍 가득 모아 놓은 장국영 테이프, 잡지 기사,
사진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장국영의 노래를 들려주며 테이프 속지를 읽어줬는데
어렴풋이 생각나는 것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어도 장국영은 다른 나라로 망명하지 않고 홍콩에 남아 홍콩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 내용인데 그 친구는 그 대목에 감동을 받아 떨리는 음성으로 내게 읽어줬다.
그때는 친구의 그런 모습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
어쨌든 이후 97년에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었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장국영을 다시 만난 것은 '패왕별희'에서였다.
학원 선생님이 이야기 해 주신 스토리에 감동을 받아 당장 빌려 본 '패왕별희'
그 속에 장국영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 쌓인 장국영의 우수에 차고, 남자다운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연기에 완전히 몰입해 전혀 튀어 보이지 않고 영화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그는 더이상 외모에 어필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이후에도 '해피 투게더' '친니친니' '색정남녀' 등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전만큼 큰 반행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그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한국영화의 비약적인 발전과 헐리우드의 화려함, 세계 변방의 영화들에 눈을 빼앗겨
쇠락한 홍콩 영화에 관심을 두지 못했고 장국영이라는 이름은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져 갔다.
그런데,
오랜만에 듣게 된 그의 소식이 나를 멍하게 한다.
촬영 중 사고도 아닌 투신 자살이기에 더더욱...
앞으로 내가 좋아하던 배우들이 하나,둘씩 하늘나라로 떠날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미 70을 넘었고,
며칠 전에 본 '어바웃 슈미트'에서 잭 니콜슨의 갑작스레 늙은 모습에 깜짝 놀랐는데 벌써 70이 다 됐단다.
또 팔팔해 보이는 성룡이 어느덧 50이다.
나는 앞으로 이런 배우들의 사망 소식을 신문 속 활자를 통해 접하게 될 것이고,
또 매번 멍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를 추모하며 친구와, 또는 혼자서 술잔을 기울일 것이다.
어쨌든 비록 바람직한 방법으로 세상을 떠나지는 못했지만
좋아했던 배우 장국영의 명복을 빈다.
그는 떠났어도 그의 이름은 주옥같은 작품들과 함께 사람들에게 추억될 것이다.
p.s)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하고 싶었습니다. 두서가 없군요.
첫댓글 저렇게 유명한 사람이 왜 투신자살을 했을가요,,, 이유가 먼지..정말 마음이 아프네여...
그러게 말이예여... 부족할 것이 없을것 같았는데... 18년 만난연인이랑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넘 슬프군여...그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세상에 없다는게...
제가 알기로는 동성애자였다던데- 정확히 말하면 양성애자인가?? 아무튼 쇼킹했습니다-
조금 아까 우연히 티비를 보다가 금지옥엽을 보게되었어요... 낯익은 그의 얼굴...이젠 볼수가 없게 되었다니... 영화계의 샛별이 떠나갔네요...
장국영...정말 영화처럼 살다 죽은거 같애요... 근데 혹시 이 노래 제목 아시는분 없으신가요?너무 좋아서 음악사이트 가서 찾아봤는데 모르겠더라구요...영화에 삽입되었던 곡같은데..아시는분~~~
저두 이노래 넘 조아서 장국영 노래로 찾아봤는데..못찾겠더라구요...그래서..영화를 생각해 보니깐.. 첨밀밀이 생각나서 ..결국 찾았는데..제목이..월량대표아적심 이구요..등려군이 부른 노랠 부른것 같은데...요..요기까지...
첫댓글 저렇게 유명한 사람이 왜 투신자살을 했을가요,,, 이유가 먼지..정말 마음이 아프네여...
그러게 말이예여... 부족할 것이 없을것 같았는데... 18년 만난연인이랑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넘 슬프군여...그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세상에 없다는게...
제가 알기로는 동성애자였다던데- 정확히 말하면 양성애자인가?? 아무튼 쇼킹했습니다-
조금 아까 우연히 티비를 보다가 금지옥엽을 보게되었어요... 낯익은 그의 얼굴...이젠 볼수가 없게 되었다니... 영화계의 샛별이 떠나갔네요...
장국영...정말 영화처럼 살다 죽은거 같애요... 근데 혹시 이 노래 제목 아시는분 없으신가요?너무 좋아서 음악사이트 가서 찾아봤는데 모르겠더라구요...영화에 삽입되었던 곡같은데..아시는분~~~
저두 이노래 넘 조아서 장국영 노래로 찾아봤는데..못찾겠더라구요...그래서..영화를 생각해 보니깐.. 첨밀밀이 생각나서 ..결국 찾았는데..제목이..월량대표아적심 이구요..등려군이 부른 노랠 부른것 같은데...요..요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