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의 백내장
성인병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당뇨병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며 최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환자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2003년 시점의 전국 20~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당뇨병환자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당뇨병 유병률은 7.7%이며,매년 전체 환자의 10%에 달하는 신규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당뇨병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혈당치로 인해 우리 몸의 여러장기에 이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 중 눈에 오는 합병증으로는 가장 대표적인 당뇨망막병증을 비롯해 백내장,녹내장,시신경병증,조절장에 등이 있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우리 눈의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서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시력저하,눈부심,대비감도(다른 세기의 빛을 구별하는 시각능력)저하,색각(색체 식별하는 감각)감퇴 등을 유발하는데,당뇨병환자에서의 백내장에 대해 알아보자
당뇨병환자의 백내장,얼마나 위험한가?
당뇨병환자에서 백내장은 평균적인 백내장 발생연령에 비해 더 일찍 나타나고 당뇨병의 유병기간과 정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외국의 대규모 백내장 역학조사에 의하면 65세 이하의 당뇨병환자에서 백내장 위험이 3~4배가량 증가한다고 하였고 50~69세 사이의 당뇨병환자에서 백내장 발생빈도는 비당뇨병환자에 비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연구에서도 방뇨병환자에서 4~5배가량 백내장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되었다.
또한 당뇨병의 유병기간에 따른 백내장의 유병률은 5년 이하인 경우 33%,6~10년 45%,11~14년 74%, 15년 이상인 경우 81%로 당뇨병의 유병기간이 길수록 백내쟝의 발생률이 증가하였다.
백내장은 왜 발병하나?
백내장의 발병원인을 보면 노화가 85%를 차지하고 그 외 약제,자외선,외상,염증,당뇨 등이 있다.
▲ 당뇨병성 백내장
주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젊은 환자에서 양측성으로 발생하여 수시간에서 수주에 걸쳐 혼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고혈당증이
직·간접적으로 수정체 내에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백내장을 유발한다.
▲ 노인성 백내장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백내장으로 당뇨병환자에서는 비당뇨병 환자에 비해서 더 젊은 나이에 발생하고 더 빠르게 진행한다는 차이점
이 있다.
백내장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백내장의 주증상은 눈의 통증이나 염증을 동반하지 않는 시력저하이다. 어두운 곳에서는 동공(눈동자)이 확장됨에 따라 시력이 개선되기도 하지만 밝은 곳에서 동공이 수축되면 시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수정체 후낭 부위에 혼탁이 있어 시축을 막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핵 백내장의 경우 근시상태가 되어 원거리 시력이 근거리 시력에 비해 많이 감소하고 돋보기를 끼던 노인이 맨눈으로도 가까운 것을 잘 보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수정체의 불균일한 혼탁으로 빛이 산란되어 눈부심을 느낄 수 있고 ,대비감도와 색각이 감소한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고혈당으로 인해 수정체내 소르비톨이 증가하여 수정체가 두터워지고 굴절력이 증가하는 근시가 유발되었다가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근시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백내장 진단은 어떻게?
임상적으로 세극등현미경 검사만으로도 백내장을 진단할 수 있는데,시력저하의 정도와 수정체혼탁의 정도,합병된 다른 안질환을 고려하여 수술 시기나 방법을 경정하게 된다. 특히,당뇨망막병증의 합병유무와 그 정도의 판정을 위해 동공을 확장시켜서 망막을 검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약물과 수술로 치료
백내장의 치료로는 약물오법과 수술요법이 있는데 수정체 자체를 원래의 투명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약물요법은 백내장의 진행을 늦추는데 그 목적이 있다. 수정체내의 산화물질들이 수정체 혼탁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현재 사용되는 백내장 점안 약은 각각의 성분은 다르지만 대부분 항산화제이다.
또한,비타민C,E,카로틴성분이 백내장의 발생과 진행을 저하시킨다는 보고가 있어 비타민 제제의 복합 복용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백내장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환자의 시력과 불편한 정도에 따라 유연하게 수술시기를 결정할 수 있으나 백내장으로 인해 녹내장,포도막염 등이 합병된 경우나 당뇨망막병증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 빠른 시기에 수술할 수도 있다.특히 제1형 당뇨병환자에서는 백내장과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이 빠르므로 이를 고려하여야 한다.당뇨병환자의 백내장 수술방법은 일반적인 백내장에서와 같아서 수정체 유화술을 시행하고 접힘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그러나 당뇨망막병증이 합병된 경우에는 당뇨망막병증의 정도에 따라 백내장 수술 전에 레이저 광응고술이나 유리체내 항체주입술이 필요할 수도 있고 백내장 수술과 망막 수술이 함께 시행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전안부(前眼部)에 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 백내장 수술후 시력예후는 망막병증의 정도에 달려있다. 심한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경우는 백내장 수술을 하여도 시력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당뇨병환자에서는 산동(동공의 지금이 커짐)이 잘 되지 않고 수술 중 각막에 쉽게 상처가 나며 수술 후 염증과 감염이 잘 발생하고 상처의 치유기간이 늦어지며 출혈이 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백내장 수술 후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되기도 하고 후발백내장이 잘 생기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혈당조절·안과검진으로 예방해야
당뇨병환자는 백내장이나 망막병증이 없더라도 1년에 한번씩은 안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백내장과 망막병증의 유무와 정도에 따라 추적관찰 기간이나 치료방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뇨병환자는 혈당이 높을 수록 백내장과 망막병증의 유병률이 증가하므로 철저하고 지속적인 혈당조절이 필수적이고 규칙적인 안과검진으로 시력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건양대학교병원 안과 이태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