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라고 하기엔 좀 뻘쭘한 상황이었지만 아무튼 한라산 어리목코스에 올랐다.
평균 1년에 1번 꼴로 제주도를 들르면서도 단 한번도 한라산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날씨가 안 맞거나 코스에 없어서, 혹은 동행한 사람들의 신체적인 문제 등등...
이번엔 성공했다.
날짜는 5월 24일.
가랑비가 와서 등산 길이 다소 미끄럽긴 했지만 오히려 시원해서 맑은 날보다 더 좋았다.
아침 9:30분에 출발해서 일행과 출발한 장소로 되돌아오는 시간만 맞추었다.
영실이나 돈내코로 넘어가지 않고 갔던 길로 되돌아나오는 코스였기 때문에
건강이 허락 안 되는 사람은 중간에 쉬다 하산하는 사람과 함께 내려오면 그만인 아주 무난한 등산이었다.
한라산 등산이란 게 가파르진 않지만 코스가 길고 기후가 들쭉날쭉해서 제한이 많단다.
한라산에 대해 잘 모르니 가는데 까지 가보자.
그게 내 목표였다.
등산을 목적으로 하면 내 건강으로는 절대 남들이 오르는 만큼 못 오른다.
그러니 중간에서 포기하더라도 하산하는 일행과 합류할 수 있고
마음 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진행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쉬엄쉬엄 2시간 30분을 남들보다 더디게 오르니 다리는 좀 아파도 참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와서 종아리에 알이 박혀 걸음도 제대로 못 걷고
결국 마사지를 받고서 나흘만에 겨우 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었다.
아무리 완만해도 남한 제2의 산은 산이었다.
그래도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다.
길지만 무난한 그 코스...
사진은 1/3내지 1/4 정도로 용량을 줄임.
어리목코스 입구
나는 윗세오름까지 갔다가 되돌아나왔다.
어리목코스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대략 해발 950m정도가 될 성 싶은데 1,500m까지 오른 셈이다.
한라산 고도는 1,950m.
정상의 백록담까지는 안식년이거나 산의 보호를 위해 등산을 제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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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대나무와 참나무 군락들 사이로 사진을 찍으며 슬슬 2시간을 올랐다.
지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같은 풍경이 좀 길게 이어진다 싶을 즈음 갑자기 앞이 툭 트이면서 정상이 보였다.
바로 사제비동산이다.
나 같은 아마추어는 위쪽이 잡목으로 꽉 막힌 산을 오래 오르면 답답하다.
큰 나무들이 오래 이어지면 차라리 시원한데 잡목이 하늘을 가리면 시야만 막히기 때문이다.
한라산 어리목코스는 내 걸음으로 2시간 동안 오르면서 비슷한 풍경이 이어졌지만 답답함은 못 느꼈다.
그런데도 툭 트인 공간이 나타나니 즐거웠다!
사제비동산은 원래 그런 툭 트인 공간이 아니라 등산객의 실화로 화재가 나서 동산이 된 곳이라고 한다.
사제비동산에 세워진 아래 사진의 제주도를 대표하는 구상나무는 정작 사제비동산에서는 별로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중간에서는 거의 보지 못한 소나무를 이곳에서는 제법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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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비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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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코스에서 유일한 약수터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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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비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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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까마귀무리
얘네들도 불로소득을 좋아하는지 등산객들 주변에서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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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솔방울 먹어봐도 된다고 해서 따먹어보았더니 소나무향나면서 사과씹는 기분이 나네요.^.^ 먹어도 되는 것이 신기합니다.^.^
항상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봄에 새로 돋았을 때 먹을 수 있습니다.
익으면(!) 노란 꽃가루가 사방에 날리는데 장관이지요.
그 꽃가루를 받아서 꿀에 굳히면 송화다식이 됩니다.
제주도 다녀가셨군요. 한라산에 오르신건 대단히 잘하셨어요. 정상으로 가려면 다른 코스를 잡아야 해요. 어리목코스는 정상까지 갈 수 없는 코스거든요.
정상을 가셨으면 좋았을걸... 오르는데 4-5시간, 왕복 9시간정도~. 물론 뛰어다니는 쌩쌩한 다리는 시간이 아주 단축되겠지만요.
힘들지만 뿌듯함은 느끼실 겁니다. 담에 함 도전해보세요~
아, 어리목코스만 그런가 보군요.
한라산이 경사가 완만해서인지 어느 코스로 가든 일단 정상까지는 상당히 먼 모양입니다.
저는 글에 올렸다시피 한라산은 처음이라 맛보기만으로도 지금은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