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월광, 열정 소나타와 나란히 3대 소나타로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제8번 "비창" 다단조(Beethoven piano sonata No. 8 Op. 13 "Pathétique" in c minor )를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그의 초기에 속하는 작품으로 월광, 열정 소나타 이전, 베토벤의 20대 끝자락에 작곡되었다. 당시 그의 평생을 괴롭히던 청각 장애가 시작되던 시기였는데 그래서 곡의 1악장 전반에 흐르는 비극적인 느낌이 이 귓병에 대한 고통과 불안감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L.V. Beethoven (루트비히 반 베토벤)
이렇게 비창이 창작, 출판되던 1798~1799년은 베토벤이 본격적으로 피아노 음악의 작곡에 매진을 하던 때이다. 동시에 이전의 대 선배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음악 어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한편 새로운 음악 어법을 추구하려는 노력도 병행되었으며 본인의 인생 악기였던 피아노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두드러지는 시기이다.
이 비창 소나타 또한 하이든, 모차르트의 영향이 남아 있고 대체로 당대에 통용되었던 음악 문법을 충실히 따르는 작품이며 그에 더해 본인 특유의 음악 어법도 함께 나타나 그의 개성 또한 잘 반영되었다고 평가된다.
특이한 점은 이 시기 다른 피아노 소나타들은 2~3곡으로 묶어 같은 작품 번호로 출판했는데, 비창 소나타만큼은 단독 작품 Op.13으로 분류를 하여 출판했다는 것.
'비창'이라는 별칭은 본래 'Grande sonata pathétique' 로 본인이 명명한 것이라는 설과 함께 작품의 비극성에 주목한 출판업자가 본인의 양해 하에 붙였다는 설이 있는데, 후자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베토벤이 확실히 본인의 소나타에 본인 스스로 별칭을 붙인 것은 '고별'만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이 비창은 사실 '비창'이라는 단어보다는 '비장'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릴 것이다. 뭔가 번역을 하는 단계에서 오역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제8번 "비창" 다단조 (Beethoven piano sonata No. 8 Op. 13 "Pathétique" in c minor )는 그의 후원자인 카를 리히노프스키 공작(Prince Karl von Lichnowsky)에게 헌정이 되었으며, 작품성과는 별개로 대중적인 인기가 굉장히 높은 곡이다.
그의 초기 작품이니, 당연히 중기 이후에 원숙한 경지에 오른 소나타들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비창 소나타나 월광 소나타의 인기를 능가하는 작품이 없었다는 사실!
베토벤의 생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출판 당시 악보가 없어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빈의 연주자들과 피아노 애호가들은 이 소나타의 악보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며 각종 연주와 사교 모임에서도 널리 연주되었고, 이 작품으로 인해 베토벤은 단순한 피아노 연주자를 넘어 전도유망한 젊은 작곡가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Mov.1 Grave- Allegro di molto e con brio..in c minor
백건우
비극적 도입부로 시작되는 악장. 이 악장으로 인해 "비창 소나타"러는 별칭이 붙었다. 이렇게 일반적인 형식을 떠나 특별한 도입부를 지니고 있는 것이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하이든의 작품에도 이와 같은 작법이 있었다고. 비극적 도입부가 끝난 11마디부터 본격적으로 주제가 시작된다.
Mov.2 Adagio cantabile in A♭ Major
낭만적인 악장. 곡의 지시어에도 Cantabile가 '노래하듯이'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이것은 선율미를 강조한 것이다. 출판 당시부터 한 인기 했던 악장!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K.457 2악장의 주제와 유사성이 많이 지적되면서 그에 영감을 얻어 작곡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많으나, 주제의 유사성 외에는 특별한 공통점이 없어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고 한다. (듣다 보면 그 주제가 중간 부분에 잠깐 들린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4번 2악장
Mov.3 (Rondo) Allegro in c minor
일반 청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악장이 아닐까 싶다. 바로 '베토벤 바이러스(Beethoven Virus)' 로 유명한 악장. 인상적인 주제로 인기가 상당하다.
어떠한 학자들은 이 비창 소나타를 베토벤의 생애 전반을 그렸다고 전하기도 하고 청춘의 애상감을 묘사했다고도 한다. 한가지 확실한건 베토벤 후기 작품에 나타나는 비극성과는 다른차원의 애절함이 보인다는 것.
8번 전 악장을 마지막으로!
조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