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100년 역사 담긴 ‘망대’ 역사 속으로
약사촉진4구역 주택재개발
아파트 조망권 침해 철거 불가피
시, 모형 설치 문화재생공간 조성
보존방안 연구 필요성 제기도
▲ 춘천시 약사동 망대, 100년 역사를 간직한 망대(사진)가 사라진다.
약사동 망대 주변지역으로 1468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망대는 철거돼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아파트는 약사촉진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일환이며 올
하반기 사업 시행인가 신청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2~3년 후에는 망대가 철거될 것으로 춘천시는 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약사촉진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법적공방 끝에 추진이 됐기 때문에
사업 대상지 한 가운데 있는 망대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망대 자체가 언덕을 포함해 지상에서 30m 높이이기 때문에 이를 보존할 경우
특정 세대의 조망권, 재산권 침해가 불가피 하다는 게 춘천시 입장이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망대 역시 운명을 다 하게 됐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망대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 탈옥수와 화재를 감시하는 용도로 쓰였으며
1981년 춘천교도소가 현재 위치로 이전하면서부터는 마을의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화재경보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됐다.
6·25 피난민들과 형편이 여유롭지 않은 서민들이
망대 주변으로 모여들면서 망대 마을을 이뤘다.
양구출신 박수근(1914~1965) 화백이 머물렀고,
춘천고를 졸업한 조각가 권진규(1922~1973)가 3년간 하숙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 춘천시 약사촉진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위치도
춘천시는 망대의 역사성을 감안, 망대의 모형을 본 따 인근에 설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역사문화 재생공간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내달 3일에는 시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약사동 역사문화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춘천시 관계자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어 시민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공감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 자리에 모인 열린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망대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지숙 시의원은 “문화유산은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있어야 가치가 있다”며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망대를 지키면서 아파트를 짓는 방안도 시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