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각절개술 및 섬유주절개술은 선천성 녹내장으로 진
단된 소아환자에서 68-100%의 높은 성공률을 보여 일차
치료로 사용된다.1 이에 비해 성인의 개방우각녹내장에서는
전방각절개술 및 섬유주절개술의 장기성공률이 낮으며 전
방각유착 및 주변부 홍채앞유착 발생빈도가 높다.
2 현재 성
인의 개방우각녹내장의 일차치료는 섬유주절제술이나 전방
출혈, 여과포에서의 방수누출, 과도한 여과에 의한 저안압 발
생과 이차적인 맥락막박리, 안내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성공률이 떨어져 재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3
최근 소개된 TrabectomeⓇ (NeoMedix Corp., CA, USA)을
이용한 내측 접근 섬유주절개술(Ab interno trabeculoctomy)
은 섬유주와 쉴렘관의 내측벽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이외
의 쉴렘관의 외측벽, 집결관 및 방수정맥까지 정상적인 유
출로를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으로 기존의 여과수술보다
덜 침습적이고 술 후 합병증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4 본
증례는 여러 차례 여과수술을 시행하였으나 안압 조절이 어
려웠던 환자에서 국내 최초로 Trabectome?을 이용한 내측
접근 섬유주절개술 수술을 시행한 경우로 이를 문헌고찰과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57세 남자환자가 본원 녹내장 클리닉을 방문하였다. 환
자는 양안의 원발개방우각녹내장으로 진단 후 우안은 2007
년 11월 섬유주절제술을 받았으며 좌안은 2007년 5월 섬
유주절제술, 2007년 9월 선택적레이저섬유주성형술, 2007
년 12월 섬유주절제술, 2008년 5월 선택적레이저섬유주성
형술, 2008년 8월 여과포 needling, 2008년 10월 아메드장
치삽입술을 시행받은 병력이 있었다. 2010년 4월 내원 시
교정시력은 우안 무광각, 좌안은 안전수동이었으며 안압은
우안 20 mmHg, 좌안 26 mmHg으로 안압하강제(Cosopt?,
Alphagan-P?, Lumigan?) 사용에도 불구하고 좌안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였다. 좌안의 전방각경 검사상 360° 열
려있었고 유두함몰비는 1.0이었으며 시야검사에서 남아있
는 부위가 거의 없었다. 수 차례 여과수술 시행하였으나 안
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임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새로운
수술 방법에 대해 설명 후 동의하에 Trabectome?을 이용
한 섬유주절개술을 계획하였다. 수술은 본원의 녹내장 전문
의(J Choi) 한 명에 의해 시술되었으며 다음과 같이 진행하
였다. 국소점안마취 후 이측 방향으로 1.6 mm 길이의 투명
각막절개창을 만들고 전방 내에 점탄물질을 삽입하였다. 절
개창으로 handpiece를 삽입하고 관류 및 흡입을 하면서 앞방각렌즈를 올려 비측전방각이 보이도록 하였다. Handpiece
끝이 섬유주에 닿게 전진시키고 좌우로 각 35° 정도씩 70°
에 걸쳐 섬유주를 절개하였다. Handpiece를 제거하고 절개
창을 1회 봉합 후 BSS로 전방을 채운 상태로 수술을 마무
리 하였다(Fig. 1). 수술 후 미세한 전방출혈이 관찰되었으
며 Cravit?, Vexol?, Pilocarpine?, Cosopt?, Alphagan-P?,
Lumigan?을 점안하였다. 술 후 1일째 안압은 14 mmHg이
었고 전방깊이는 각막 두께의 4배 정도의 깊이로 유지되었
다. 술 후 7일째 안압은 15 mmHg이었고 전방각은 360° 열
린 상태였으며 전방출혈은 사라졌다. 술 후 2주 후부터
Cravit?, Vexol?, Pilocarpine? 사용을 중단하고 수술 전부터
사용하던 안압하강제(Cosopt?, Alphagan-P?, Lumigan?)
만 계속 점안하게 하였다. 술 후 4주째 안압은 24 mmHg이
었고 교정시력은 우안 무광각, 좌안 안전수동이었으나 수술
전에 비해 좌안이 밝게 보인다고 하였다. 술 후 3개월째 안
압은 20 mmHg이었고 전방각은 360° 열린 상태였으며 70°에 걸쳐 섬유주를 절제한 부위가 유지되고 있었다(Fig. 2).
추적관찰기간 동안 환자의 안압 변화는 다음과 같다(Fig. 3).
Trabectome?은 섬유주와 쉴렘관의 내측벽만 선택적으
로 제거하는 기구로 19.5 게이지의 일회용 handpiece tip에
관류 및 흡입 장치와 전기소작장치가 장착되어 있어 절개
창을 통해 handpiece tip을 삽입하고 전방각렌즈를 보면서
섬유주를 전기소작으로 제거할 수 있다. Handpiece tip은
800×230×110 μm 크기이고 섬유주를 통해 쉴렘관에 접근
이 쉽도록 고안된 footplate가 달려있다. Footplate는 섬유
주를 살짝 들어올리고 주변조직으로 열이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보호대 역할을 하여 선택적으로 섬유주만 전기소작시킬
수 있도록 한다. 전기소작은 Argon/Bovie (St. Petersburg,
FL, USA) 800 EU를 이용하여 550 kHz의 빈도로 0.1-10
와트까지 조절해서 사용이 가능하며 0.3 mm 옆에 흡입장
치가 있어 소작시키면서 나오는 파편을 제거하고 3 mm 옆
에 관류장치가 열을 식히고 전방을 유지하도록 장착되어
있다(Fig. 4, 5).4 수술방법은 이측으로 1.6 mm 투명각막
절개 시행 후 점탄물질을 삽입하고 절개창을 통해 handpiece
tip을 비측으로 삽입한다. 관류 및 흡입을 하면서 전
방각렌즈를 올려 비측의 섬유주를 보면서 handpiece tip을
접근시키고 footplate를 섬유주를 통해 쉴렘관까지 삽입한
후 발로 페달을 밟으면 섬유주와 쉴렘관의 내측벽이 전기소
작으로 제거된다.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handpiece tip을 움직일 수 있고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보통
양방향으로 90-120°까지 접근이 가능하다.4 (Fig. 1)
Trabectome?을 이용한 섬유주절개술 후 시행한 조직검사
소견에서 조직병리학적으로 섬유주 전층이 제거되고 주변
조직으로 미세열손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집합관과 쉴렘
관의 외측벽은 정상적으로 유지되었음을 보고하고 있다.5
술 후 가장 흔한 합병증은 일시적인 전방출혈로 78%에
서 관찰되나 수 일 이내에 사라지며 안압 상승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외에 지속적인 전방출혈이나 안내염, 맥
락막박리 및 출혈, 스넬렌 차트 2줄 이상의 시력 감소 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6 본 증례에서도 일시적인 전방출
혈 이외의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Trabectome?을 이용
한 내측 접근 섬유주절개술은 여과포를 만들지 않으므로
여과포에서의 방수누출 및 안내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
며 방수의 유출이 상공막혈관을 통하게 되므로 이론적으로
안압이 상공막 정맥압보다 낮을 수 없어 저안압에 의한 맥
락막박리 및 출혈과 황반병증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7 또
한 결막을 보존하므로 술 후 안압조절이 이루어지지 않거
나 시야결손이 진행되는 경우 추가로 섬유주절제술이나 방
수유출장치삽입술과 같은 기존의 녹내장 수술이 가능하다
는 장점이 있다.8
Francis et al9은 술 후 3개월 이후에 안압이 21 mmHg
이상이 되거나 12개월 이내 추가적 녹내장 수술을 시행한
경우를 실패라고 정의하였을 때 6개월째 성공률 84%, 백내
장 수술을 같이 한 경우 6개월과 12개월째 성공률 78%와
64%로 보고하였다. 또한 Minckler et al6은 술 후 안압이
21 mmHg 이상으로 상승하고 2주 후까지 타 여과수술 없
이 술 전 안압의 20% 이상 감소하지 않은 경우를 실패라고
정의하였을 때, 24개월째 수술 성공률은 61%이었으며 술
전보다 안압 감소는 24개월에 40%, 36개월에 41%, 60개
월에 32%로 25.7 ± 7.7 mmHg에서 16.4 ± 4.5 mmHg로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항대사물질을 사용한 섬유
주절제술의 성공률인 80% 내외10 (60-100%11)에 비해 다
소 낮은 수치이지만 섬유주절제술에 비해 심각한 합병증이
드물고 술기가 간단하며, 결막 보존으로 추가적인 여과수술
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섬유주절제술에 앞서 시행해 볼 수 있
는 일차적 수술 치료로의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본 증례의 경우 안압이 술 후 1개월째 일시적으로 24
mmHg까지 상승한 점과 안압하강제 용량을 중단하거나 줄
이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상적인 수술결과라고 하
기 어렵다. 그러나 기존 여과수술을 여러 차례 시행하였음
에도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던 난치성 환자에서 술 후 창상
회복지연, 저안압증 등의 합병증 없이 3개월째 21 mmHg
이하의 안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Trabectome?을 이용한 내측 접근 섬유주절개술은 해외
에서 성공률과 합병증 등에 대한 1-5년의 임상결과가 축
적되어 있으며 2004년 FDA 승인을 받은 이후 미국과 남미
등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수술법으로 방수유출의 해부
학적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안압 조절이 효과적으로 이
루어지며 타 여과수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의 빈도가 낮은 것
으로 알려져 있다.4-8,12 Vold and Dustin12은 아르곤 또는 선
택적 레이저섬유주성형술에 실패 후 Trabectome?을 이용한 내
측 접근 섬유주절개술을 시행한 군과 첫 수술로 Trabectome?
을 이용한 내측 접근 섬유주절개술을 시행한 환자군 간 비
교에서도 1년 추적관찰 결과 안압하강에 통계적 차이가 없
어 레이저섬유주성형술에 실패할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수
술법이라 하였다. 또한 선천녹내장이 있는 소아에서 기존의
전방각절개술 및 섬유주절개술을 시행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전방출혈을 줄일 수 있는 수술이라는 점에서 기존 수
술을 대체할 수 있는 수술로서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
을 것이다.
본 증례는 Trabectome?을 이용한 내측 접근 섬유주절개
술에 대한 국내 최초의 보고이자 새로운 녹내장 수술 방법
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으며 향후 장기간 추
적관찰과 더 많은 증례와 임상경험을 통해 장기적인 치료
성적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