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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콜벳 (1968 ~ 1982)
2세대 콜벳이 출시된 지 아직 몇 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3세대 콜벳 탄생의 조짐은 이미 1960년대 중반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1960년대 콜벳 디자인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시노다(Shinoda)의 뒤에는 그의 아낌없는 지원군, 수석 디자이너 밋첼(Mitchell)이 있었고
시노다의 손끝에서 탄생한 1964년 리어 엔진 콜벳 시험차, XP-819의 디자인은 엔지니어인 둔토브(Duntov)에게 마저
인정을 받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이어 1965년 등장한 두번째 마코 샤크 컨셉트카는 밋첼이 너무 마음에 들어한 나머지
예전 수석 디자이너, 얼(Earl)이 그랬던 것 처럼 컨셉트카를 개인 통근용 차로 사용할 정도로 애착이 강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대중 역시 마코 샤크 II를 너무 마음에 들어한 나머지 불과 5년이라는 짧은 라이프스팬(나머지 콜벳들에 비하면)을 끝으로
2세대 콜벳의 막이 내리고 1968년에는 3세대 콜벳의 막이 열리게 되었다.
* 마코 샤크 II 컨셉트카
마코 샤크 II 컨셉트카를 그대로 빼닮은 바디는 뒷 휀더 바로 앞 부분이 홀쭉하게 들어간, 일명 콜라병 모양을 자랑했다.
2세대의 다소 밋밋한 옆모습이 아름답게 변모하여 이 콜라병 바디는 극찬을 받긴 했지만 실내로 넘어오면 얘기가 달랐다.
홀쭉하게 들어간 부분 때문에 도어트림이 실내 깊숙히 파고 들어야 했고 신형 3단 터보 하이드라매틱(Turbo Hydramatic)
트랜스미션을 소화해내기 위해 센터 터널이 넓어지는 바람에 탑승자의 공간이 양쪽에서 좁혀져버린 셈이 되었다.
짐 공간도 패스트백 루프라인이 없어지면서 6.7입방피트(190리터)로 반의 반토막이 나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세대 콜벳은 마코 샤크 II의 아름다운 루프라인을 위해 차고를 47.8인치(1,214mm)로 줄이면서도 탑승자 헤드룸을 보존하기 위해
좌석을 뒤로 조금 기대 놓았는데 당시에는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던 시절이였을 뿐만 아니라
공기저항 개선을 위해 앞부분을 길게 빼면서 전장도 182.5인치(4,636mm)로 함께 늘어난 콜벳을 운전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였다.
이어, 마무리 품질에서도 혹평은 그치지 않아 와이퍼를 사용하지 않을 때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작동하는 가변식 판넬과
스타일을 위해 통풍용 삼각창을 없애면서 추가한 통풍구(Astro-Ventilation, 당시에는 대시보드 통풍구가 없는 차가 많았다),
푸시버튼 도어핸들, 위치가 어중간한 계기판, 그리고 패딩이 부족한 시트 등이 모두 문제로 지목되었다.
2세대 콜벳과 같은 98.0인치(2,489mm) 휠베이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교적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콜벳의 드라이브트레인은
피칭 현상을 줄이기 위해 조금 더 강한 스프링, 보다 나은 무게배분을 위해 배터리를 뒤로 옮겼을 뿐 별 변화가 없었지만
7인치 광폭 타이어, 보다 넓은 축거, 69.0인치(1,753mm)로 늘어난 너비 등에 힘입어 몸집이 150lbs(68kg) 불어난
3,210lbs(1,456kg)에도 불구하고 3세대 콜벳은 예전보다 나은 핸들링을 보일 수 있었다.
또한 패스트백 바디스타일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여 새로운 쿠페는 탈착식 뒷유리와 T-탑을 선보여
쿠페의 방범성과 차온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컨버터블의 개방감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고
센터콘솔에 자리잡은, 당시 최신식 기술 중 하나였던 파이버 옵틱스(fiber optics) 전조등/후미등 작동여부 알리미와
비록 L88 엔진에만 있었지만 가변식 후드 흡기장치인 카울 인덕션(Cowl Induction) 후드는 여러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3세대 콜벳에 등장한 새 옵션으로는 전자식으로 바뀐 김서림 제거장치(defroster), 스테레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된 AM/FM 라디오,
과속 경고장치, 3단 자동 트랜스미션($226.45)이 있었고 예전에 유료 옵션이였던 3점식 안전벨트가 쿠페에 한해 무료 옵션이 되었다.
색상은 외관 10가지, 실내 7가지.
쿠페 $4,663, 컨버터블 $4,420의 1968년형 콜벳은 쿠페가 9,936대, 컨버터블이 무려 18,630대로,
1967년형 콜벳에 비해 약 5천대 가량 늘어난 총 28,566대나 되었고, 그 중 80% 이상이 4단 수동 트랜스미션을 선택하였다.
* 1968년형 콜벳 컨버터블
* 1968년형 콜벳의 와이퍼 커버 작동 모습(1), 버튼식 외부 도어핸들(2), T-탑(3), 각종 램프류의 작동을 알리는 파이버 옵틱스(4)
실내에서 바라본 후드 사진은 순정 1968년형 콜벳이 아니지만 실내에 앉아서 봤을 때 비슷한 모습일듯 하다.
1969년형 콜벳은 지난해 혹평 받았던 좁은 실내공간을 넓히기 위해 도어트림 설계를 변경하여 실내폭이 0.5인치(12.7mm) 늘어났고
푸시버튼식 외부 도어핸들도 평범한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나 문제가 되었던 가변식 와이퍼 커버는 와이퍼암 내장형
워셔노즐의 추가와 함께 겨울철 결빙을 방지하기 위한 강제열림 기능(override)만을 추가했을 뿐, 없어지지는 않았다.
이어 외관에서의 변화로는 1968년형 한 해동안 잠시 사라졌었던 스팅레이 엠블럼이 'Sting'과 'Ray' 두 단어로 갈라져 있다가
1969년형에 'Stingray' 한 단어로 붙어진 채 앞 휀더에 새롭게 자리잡았고 2세대 콜벳의 또다른 명물인 사이드 머플러도 부활했으며,
후진등이 다시 4등식 후미등 안으로 들어왔다. 휠의 너비도 1인치 늘어난 8인치(203mm)가 되었다.
실내에서는 도난방지 잠금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키박스가 스티어링 칼럼으로 옮겨오면서
지름이 1인치 줄어든 지름 15인치(381mm)의 스티어링 휠, 조수석 앞쪽 대시보드의 맵포켓,
그리고 엔진 코드네임, 배기량, 압축비, 마력, 토크 등 엔진정보를 표시하는 뱃지가 쉬프터 아랫쪽에 추가되었다.
새로운 옵션으로는 고성능 클러치($79), 앞 휀더 통풍구($21), 도난방지 알람($26), 그리고 혹한기 시동을 돕는
엔진블럭 히터($10)가 선보였으며 색상은 외관 10가지, 실내는 한가지 줄어든 6가지가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로는 배기량을 327ci(5.4리터)에서 350ci(5.7리터)로 키우고 기존 엔진보다 0.25 낮은 10.25:1 압축비로
수치상으로는 327ci 엔진과 같은 300마력을 냈지만 이를 예전보다 200rpm 낮은 4,800rpm에서 내고
토크는 360lb-ft(49.8kg-m)에서 380lb-ft(52.5kg-m)/3,200rpm으로 한껏 늘어난 신형 ZQ3 엔진이 선보였으며
같은 배기량에 11.0:1 압축비로 350마력/5,600rpm, 380lb-ft(kg-m)/3,600rpm을 내는 L46 엔진도 추가되었다.
강력해진 엔진과 더불어 고성능 클러치($79) 옵션도 선보였다.
하지만 1969년형 콜벳의 하이라이트는 ZL-1의 등장으로, 단 두 대만 생산되어 그 중 한 대만 살아있는 이 전설의 차는
430마력이라는 '뻥마력'(실제로는 580~585마력 정도 낸다고 한다)을 포함해 L88 엔진과 거의 똑같았지만
엔진블럭까지 알루미늄을 사용해 L88 엔진보다 100lbs(45.4kg) 가벼워 공차중량이 3,091lbs(1,402kg)에 불과했고
가벼운 무게에 힘입어 0-60mph 3.9초, 0-100mph 9.2초, 쿼터마일 12.1초/116mph(186km/h),
그리고 최고속력 200mph(322km/h)을 내 2009년형 콜벳 ZR1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강력하고 빠른 콜벳으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1976년까지 깨지지 않을 판매기록을 세웠으며 1969년 11월 7일에는 25만번째 콜벳을 생산하였다.
1969년형 콜벳의 파워스티어링 장챡률은 59.2%, 파워윈도우 장챡률은 25%였다고 한다.
* 1969년형 콜벳. 외부 도어핸들(1)이 평범한 방식으로 바뀌었고 후진등이 다시 후미등(2)으로 올라왔다. 스팅레이 엠블럼(3)과 사이드 머플러(3)도 부활하였다. 한편 실내에서는 시동키(4)가 대시보드에서 스티어링 칼럼으로 옮겨왔고 도어트림(4)이 변경되어 실내 공간을 넓혀주었으며 조수석쪽 대시보드에 맵포켓(4), 센터콘솔에 엔진 스펙 엠블럼(5)이 추가되었다.
1970년형 콜벳은 격자형 앞 휀더 통풍구와 그릴, 그리고 그에 맞는 사각형 전방 방향지시등을 얻었고
Off 상태에서 헤드라이트가 라디에이터를 가림에 따라 차체 아랫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일 수 있게끔 라디에이터 위치가 변경 되었다.
이어 외관에서의 변화로는 배기구 구멍이 사각형 모양으로 바뀌었고 차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휀더 끝부분을 바깥쪽으로 살짝 말아올려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머드가드 기능을 더했으며,
실내에서는 어깨쪽 안전벨트 리트랙터와 함께 시트도 개선되었다.
새로운 옵션으로는 커스텀 실내 옵션($158), LS5 엔진에 한해 고성능 배터리($15)가 있었고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5가지가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는 작년의 큰 변화에 이어 350ci(5.7리터) 엔진에 빅블럭 엔진의 2.5인치(64mm) 구경의 배기구,
L88과 ZL-1 엔진의 대형 카뷰레터, 트랜지스터 방식의 점화장치, 고성능 캠샤프트를 더해 370마력/6,000rpm,
380lb-ft(52.5kg-m)/4,000rpm을 내는 LT-1 엔진을 선보였는데, 빅블럭 엔진만큼 무겁지 않으면서도
배기량에 비해 고성능을 내는 LT-1 엔진은 0-60mph 5.7초, 0-100mph에는 13.5초 밖에 걸리지 않아
길거리 레이서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1970년형 콜벳에는 역대 가장 큰 배기량인 454ci(7.4리터) 빅블럭 LS5 엔진이 등장하여 10.25:1 압축비에서 390마력/4,800rpm,
500lb-ft(69.1kg-m)/3,400rpm을, 고출력 버젼(LS7)이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 고성능 캠샤프트, 트랜지스터 방식 점화장치를 더하고
11.25:1 압축비에서 465마력/5,600rpm, 490lb-ft(67.7kg-m)/3,000rpm을 내, 고성능 엔진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LS7 엔진은 옵션표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양산 직전까지 갔으나 양산되지는 못했다.
쿠페 $5,192, 컨버터블 $4,849의 1970년형 콜벳은 자동차 노조(UAW)의 장기파업에 따라
모델이어가 1970년 2월에나 시작되는 바람에 쿠페 10,668대, 컨버터블 6,649대, 총 17,316대를 파는데 그쳤다.
1970년형 콜벳의 파워윈도우 장착률은 27.9%, 에어컨 장착률은 38.5%, 파워스티어링 장착률은 68.8%였다.
* 1970년형 콜벳. 그릴(1)과 앞 휀더 통풍구(3)가 격자무늬로 바뀌었고 방향지시등(1)과 머플러(2)도 사각형으로 바뀌었다. 실내에서는 새 시트(4)를 얻었다.
* LT1 엔진(2)과 LS4 엔진(4)의 등장과 함께 그들만의 후드 엠블럼(1, 3)도 얻었다.
1971년형 콜벳은 생김새에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은 GM의 자체 무연휘발유 규제에 따라 압축비가 8.5:1 혹은 9.0:1로 곤두박질 치면서
ZQ3 엔진(8.5:1)이 300마력에서 270마력/4,800rpm, 380lb-ft(52.5kg-m)에서 360lb-ft(49.8kg-m)/3,200rpm으로,
L46 엔진(8.5:1)이 350마력에서 330마력/5,600rpm, 380lb-ft(52.5kg-m)에서 360lb-ft(49.8kg-m)/4,000rpm으로,
LT-1 엔진(9.0:1)이 370마력에서 330마력/5,600rpm, 380lb-ft(52.5kg-m)에서 360lb-ft(49.8kg-m)/3,600rpm으로,
LS5 엔진(9.0:1)이 390마력에서 365마력/4,800rpm, 500lb-ft(69.1kg-m)에서 465lb-ft(64.3kg-m)/3,200rpm으로 각각 떨어졌다.
한편, 출력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진 라인업 윗쪽 끝에는 454ci(7.4리터) 배기량에 8.5:1 압축비로 425마력/5,600rpm,
475lb-ft(65.7kg-m)/4,000rpm을 내는 LS6 엔진과 LT-1 엔진에 고성능 4단 수동 트랜스미션, 파워 브레이크, 알루미늄 라디에이터,
전용 스프링 및 스태빌라이저 바를 더한 경주용 ZR1 패키지 옵션이 추가되어 떨어진 출력에 약간이나마 보상이 있었고
빅블럭 엔진 전용 옵션이였던 고성능 배터리도 기본사양으로 자리잡았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5가지가 마련되었다.
쿠페 $5,496, 컨버터블 $5,259의 1971년형 콜벳은 쿠페 14,680대, 컨버터블 7,121대, 총 21,801대가 생산되었고
파워윈도우 장착률은 28.4%, 에어컨 장착률은 52.7%, 파워스티어링 장착률은 82.1%나 되었다고 한다.
1972년형 콜벳은 새로운 옵션으로 하체 벨트와 상체 벨트가 따로 놀던 기존 3점식 안전벨트가 하나의 장치로 통합되었고
캘리포니아주 배기가스 기준이 나머지 49개주에 비해 엄격해지면서 이를 위한 별도의 배기가스 후처리 옵션($15)이 생겼다.
기본사양의 변화로는 파이버 옵틱스가 없어지면서 센터콘솔이 한 층 간결해졌고 도난방지장치가 기본 사양이 되었을 뿐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았다. 외관 색상은 그대로 10가지인데 반해 실내 색상은 4가지로 줄었다.
한편 파워트레인에서는 표기상 출력이 그로스 마력에서 net 마력으로 변경되면서 수치에 큰 변화가 생겼는데
ZQ3 엔진이 270마력에서 200마력/4,400rpm, 360lb-ft(49.8kg-m)에서 300lb-ft(41.5kg-m)/2,800rpm으로,
LT-1 엔진이 330마력에서 255마력/5,600rpm, 360lb-ft(49.8kg-m)에서 280lb-ft(38.7kg-m)/4,000rpm으로,
LS5 엔진이 365마력에서 270마력/4,000rpm, 465lb-ft(64.3kg-m)에서 390lb-ft(53.9kg-m)/3,200rpm으로 각각 떨어졌으며
LS6 엔진과 ZR2 옵션은 자취를 감췄다. 강력해진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LS5 엔진 마저 선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출력이 떨어지면서 이점도 하나 생겼다. 기존 LT-1 엔진은 워낙 고회전형이라 에어컨 풀리에서 벨트가 탈거될 우려가 있었는데
레드존이 6,500rpm에서 5,600rpm으로 줄어듬과 동시에 출력도 함께 줄어들면서 이제는 에어컨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파워윈도우 장착률은 35.1%, 에어컨 장착률은 63.0%, 파워스티어링 장착률은 88.2%나 되었다. 1973년형 콜벳은 지난 몇 년간 변화가 없었던 외관에서 모처럼 변화가 있었다.
정부의 규제에 따라 우레탄 재질로 코팅된 5마일 앞 범퍼가 크롬 범퍼를 대체했고
그 아래의 격자무늬 그릴과 앞 휀더의 격자무늬 통풍구가 그냥 뻥 뚫린 모양으로 바뀌었으며
마침내 골치거리였던 와이퍼 커버가 사라지면서 전동식 카울 인덕션 후드를 함께 얻었다.
눈에 보이는 변화들에 이어 출시 5년을 맞은 콜벳은 섀시와 차체를 잇는 고무 마운트를 보강하였고
후드를 비롯한 차체 곳곳에 방음재를 더했을 뿐만 아니라 탈착식 뒷유리가 고정식으로 바뀌어 트렁크 용량이 늘었음은 물론
풍절음을 비롯한 각종 잡음을 최소화시켰으며 도어 안쪽에는 사이드 임팩트바를 덧대어 측면충돌 안전성을 개선했다.
새로 갈아신은 타이어는 젖은 노면 접지력과 한계 속도가 120mph(193km/h)에서 140mph(225km/h)로 개선되었지만 마모도는
오히려 줄어들었으며, 새 옵션으로는 알루미늄 휠($175)과 오프로드 서스펜션 및 브레이크 패키지 옵션($369)이 선보였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5가지가 마련되었다.
한편 파워트레인은 지난 몇 년간과 마찬가지로 큰 변화를 거치게 되는데,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1956년 이후 처음으로 유압식 밸브 리프터가 완전히 사라지고
기계식 리프터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ZQ3, LT-1, LS5 등 엔진 코드명이 350ci(5.7리터) 배기량에 190마력/4,400rpm,
300lb-ft(41.5kg-m)/2,800rpm을 내는 L48 엔진, 같은 배기량에 250마력/5,200rpm, 285lb-ft(39.4kg-m)/4,000rpm을 내는 L82 엔진,
454ci(7.4리터) 배기량에 275마력/4,000rpm, 390lb-ft(53.9kg-m)/3,200rpm을 내는 LS4 엔진으로 각각 코드네임이 바뀌었다.
쿠페 $5,651, 컨버터블 $5,398의 1973년형 콜벳은 쿠페 25,521대, 컨버터블 4,943대, 총 30,464대가 생산되었으며
파워윈도우 장챡률은 46%, 에어컨 장착률은 70.8%, 파워스티어링 장착률은 91.5%에 달했다고 한다.
한편 골치거리였던 가변식 와이퍼 커버가 드디어 카울 인덕션 후드로 대체되었다.
1974년형 콜벳은 지난해 앞 범퍼와 마찬가지로 뒷 범퍼도 우레탄 코팅 5마일 범퍼로 변경되면서
꼬랑지를 치켜든 후미가 완만하면서도 미끄럽게 떨어지는 라인으로 바뀌었다.
몇몇 콜벳 매니아들은 온순해진 새 뒷모습을 보고 미완성의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새 범퍼 규제를 만족하기 위해 다른 차들은 철제의 각지고 무거운 범퍼를 추가하면서 스타일에 큰 오점을 남겼으니
이에 비하면 콜벳의 새 범퍼는 바디와 최대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편이였다.
실내에서의 변화로는 3점식 안전벨트가 기본사양이 되었고 룸미러가 넓어졌으며,
메커니즘상 변화로는 파워 스티어링 펌프에 자석을 추가하여 불순물을 걸러내는 장치와 고효율 라디에이터,
옵션으로는 고성능 스프링과 쇽업소버로 구성된 짐카나(Gymkhana) 서스펜션($7), 그리고 듀얼혼($4)이 생겼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한편 파워트레인에서는 터보 하이드라매틱 자동 트랜스미션 역시 더욱 강력한 M40 모델로 변경되었고
L48 엔진이 190마력에서 195마력, 300lb-ft(41.5kg-m)에서 275lb-ft(38.0kg-m)/2,800rpm으로,
LS4 엔진은 275마력에서 270마력으로 각각 수치가 약간씩 변경되었다(아마도 라디에이터 덕분인듯).
쿠페 $6,001, 컨버터블 $5,765의 1974년형 콜벳은 쿠페 32,508대, 컨버터블 5,474대, 총 37,502대가 생산되었으며
파워윈도우 장착률은 63.1%, 에어컨 장착률은 77.7%, 파워스티어링 장착률은 91.5%까지 올랐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 1974년형 콜벳. 잘 보이진 않지만 가운데에 봉합선이 보이는 2-피스 뒷 범퍼(좌)와 3점식 안전벨트(우)를 얻었다.
1975년형 콜벳은 두 조각이였던 뒷 범퍼가 하나로 합쳐졌고 앞쪽과 뒷쪽 범퍼 모두 범퍼 손상을 줄이기 위한 고무 패드가 추가되었다.
실내에서는 타코미터가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속도계 안쪽 지름에 km/h 단위를 표기하였고(캐나다는 그 반대)
헤드라이트 켜짐 경고등도 생겼으며, 메커니즘상 변화로는 연료분포(fuel vapor) 현상을 줄여주는 연료탱크(bladder tank),
전자식 점화 시스템, 그리고 이전까지 빅블럭 엔진에만 기본으로 들어가던 고성능 배터리가 전 라인업으로 퍼졌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한편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로는 정부의 새 배기가스 규제에 따라 촉매장치가 추가되어
L48 엔진이 195마력에서 165마력/3,800rpm, 275lb-ft(38.0kg-m)에서 255lb-ft(35.3kg-m)/2,400rpm으로,
L82 엔진이 250마력에서 205마력/4,800rpm, 285lb-ft(39.4kg-m)에서 255lb-ft(35.3kg-m)/3,600rpm으로
출력이 대폭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각 뱅크각에서 뻗어온 두 매니폴드가 촉매장치에서 합쳐지는 구조로,
진정한 듀얼 배기가 사라지게 되었다. 빅블럭 엔진 또한 배기가스 기준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사라져,
1975년형 콜벳에는 1964년형 이후 처음으로 단 한가지 배기량의 엔진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쿠페 $6,810, 컨버터블 $6,550의 1975년형 콜벳은 쿠페 33,836대, 컨버터블 4,629대, 총 38,465대가 생산되었으며
1975년에는 지난 23년간 콜벳을 위해 헌신하며 오늘날의 콜벳을 만든 주역, 시보레 수석 엔지니어 둔토브가 은퇴하면서
그 자리를 시보레 엔지니어, 데이빗 멕렐런(David McLellan)이 이었다. 속도계 안쪽에는 미국(mph)과 캐나다(km/h) 서로 반대 단위의 속도 표기를 추가했다. 즉, 사진 속 계기판은 미국형.
1976년형 콜벳은 트렁크 부분의 통풍구가 사라지면서 새 엠블럼이 추가되었고 카울 인덕션 후드의 기능은 사라진 채
통풍구만 남게 되는가 하면, 전복 안전성 규제의 강화로 컨버터블이 없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다.
실내에서는 가장 아랫급 소형차 베가(Vega)의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얻었지만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다음 해에 바로 사라졌고
옵션으로는 새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299)을 얻었을 뿐, 눈에 보이는 변화는 이 정도에 그쳤다.
한편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점차 노화되어 가는 플랫폼을 보강하기 위해 철체 언더바디 패널을 유리섬유 재질로 바꾸어
강성과 동시에 배기 시스템의 열기가 캐빈으로 전달되는 정도를 줄였고 옵션이였던 듀얼혼이 기본 사양이 되었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7가지가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는 계속해서 목을 조여오던 배기가스 규제가 잠시 소강 상태에 이르면서 압축비를 높일 수 있었고
이와 더불어 캐빈 근처에 있던 흡기구가 라디에이터 윗 부분으로 옮겨가면서 소음이 줄었음은 물론
L48 엔진이 165마력에서 180마력/4,000rpm, 270lb-ft(37.3kg-m)/2,400rpm으로,
L82 엔진은 205마력에서 210마력/5,200rpm, 255lb-ft(35.3kg-m)/3,600rpm으로 지난해의 충격에서 각각 조금씩 출력을 보상 받았다.
트랜스미션 또한 L48 엔진의 터보 하이드라매틱 350이 가벼워졌을 뿐만 아니라 풀가속시 더욱 경쾌한 변속을 제공했고
L82 엔진의 터보 하이드라매틱 400이 개선된 토크컨버터로 0-60mph 6.8초, 0-100mph 19.5초,
쿼터마일 15.3초/92mph(148km/h)를 기록하면서 계속해서 하락하던 숫자들을 조금이나마 다시 끌어올렸다.
아쉽게도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강력해진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L82 엔진을 선택할 수 없었다.
모처럼만의 성능 개선 덕분인지 가격이 1천 달러 이상 오른 $7,605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1976년형 콜벳은 총 46,558대나 팔리면서 콜벳 역사 24년만에 종전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측은 새 알루미늄 휠(옵션 코드명 YJ8).
1977년형 콜벳은 크롬으로 덮혀 있던 A-필러가 검정색으로 바뀌었고 지난해 기능을 잃은 카울 인덕션 후드의 통풍구가
완전히 사라졌으며 앞 휀더의 스팅레이 엠블럼이 깃발 엠블럼으로 바뀌는 등, 외관에서는 미미한 변화만 가져왔다.
외관 색상은 12가지, 실내 색상은 13가지로 늘었다.
한편 실내에서는 조금 높아진 새 센터콘솔로 인해 공조장치 컨트롤이 센터스택에서 센터콘솔로 자리를 옮겨왔고
쉬프터 위치가 1인치(2.5cm) 가량 높아져 편의성을 더함과 동시에 쉬프터 자체가 짧아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선택사양이였다가 올해부터 기본사양이된 커스텀 인테리어 덕분에 쉬프터 주변에는 자동(자동은 쉬프트 포인터 추가)과
수동 트랜스미션 모두 가죽 부츠가 생겼고 커스텀 인테리어 옵션의 핵심 사양이였던 가죽 시트는 물론
선택률이 높은 옵션이였던 파워 스티어링과 파워 브레이크가 마침내 기본사양이 되었다.
실내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늘날 거의 모든 자동차가 갖고 있는 스티어링 칼럼 레버(와이퍼 + 방향지시등),
승하차에 용이하도록 길이가 짧아진 스티어링 칼럼, 개선된 선바이저, 그리고 읽기 쉬운 새 센터콘솔 게이지를 얻었지만
문열림 경고등, 헤드라이트 켜짐 경고등, 연료 경고등이 사라져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실내에서의 혁신 만큼이나 옵션도 다양해졌는데, 1977년형 콜벳에 새로 등장한 옵션은 트레일러 패키지($83),
실내 색상과 맞는 바닥 매트($22), 스포츠 미러($36), AM/FM 라디오 및 8-트랙 테이프 플레이어($414),
크루즈 컨트롤($88), 캘리포니아주 배기가스 후처리장치($70), 그리고 캘리포니아주를 제외한 고도 4,000피트(1,219m) 이상의
청정지역 전용 배기가스 후처리장치($22), 그리고 탈착식 루프 판넬을 장착할 수 있는 새 러기지(Luggage) 팩이 있었다.
원래 러기지 팩은 유리로 된 탈착식 루프가 함께 출시되어 상품성을 강조할 예정이였지만 사내 갈등으로 인해
탈착식 유리 T-탑이 제때 출시되지 못하는 바람에 1977년형에는 선보이지 못하게 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는 아무 변화가 없었던 1977년형 콜벳은 $8,648의 가격에 총 49,213대가 생산되었으며
1977년 3월 15일에는 24년 전 원작을 연상시키는 흰색 차체의 50만번째 콜벳이 생산되었다.
* 1977년형 콜벳. A 필러를 검정색으로 덮었고(좌) 스팅레이 엠블럼이 없어져 그 자리에 깃발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다(좌). 한 때 카울 인덕션 기능을 맡던 통풍구가 완전히 사라졌고(중) 트렁크 선반은 이제 루프패널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우).
* 실내에서는 조금 더 경사진 센터콘솔로 인해 공조장치 스위치가 센터콘솔로 내려왔고(4) 새 게이지류(3), 시트(1), 쉬프터(4)를 얻었다. 와이퍼 기능이 내장된 스티어링 칼럼 레버의 구체적인 사진은 도무지 구할 수가 없어서 80년대 카마로의 그것으로 대신한다(2).
1978년형 콜벳은 지난해 다소 미미했던 외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오늘날 콜벳처럼 B-필러 뒷쪽이 유리 해치백으로 변하면서 트렁크 공간이 획기적으로 좋아졌지만
열리지 않는 뒷유리는 여전히 짐공간으로의 진입이 어려웠고 비록 롤러 블라인드가 설치되었지만 침입의 위험이 커졌다.
실내에서는 스티어링 칼럼 레버로 통합되었던 와이퍼 컨트롤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법 때문인지 다시 계기판으로 되돌아왔고
여전히 원형이지만 아랫 부분이 각진 새 계기판은 L82 엔진을 선택할 경우 이를 알리는 소심한 사이즈의 엠블럼을 추가했다.
스페어 타이어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짐공간의 손해 없이 17갤런(64리터)에서 24갤런(91리터)으로 커진 연료탱크와 더불어
실내에서 가장 반길만한 일은 조수석 대시보드 앞쪽의 맵포켓이 글러브 박스로 바뀌면서 수납공간이 확 커졌다는 점과
영화 스모키와 밴딧(Smokey And The Bandit)에서도 나오듯이 인기 있는 튜닝품이였던 CB(Citizen Band) 무전기가 선보여
무려 $638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7,138대나 선택되었다는 점이였다.
CB 무전기에 이어 1978년형 콜벳에는 실로 엄청난 옵션 보강이 있었는데, 파워 도어락($120), 파워 안테나($49),
듀얼 리어 스피커($49), 최초의 60-시리즈 타이어(225/60R15)인 굿이어(Goodyear) 화이트 레터링 타이어,
그리고 지난 해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탈착식 유리 T-탑($349)이 사제 튜닝품과는 달리 도난방지 장치와 함께 선보였다.
기본 루프 판넬 역시 헤드룸을 고려한, 볼록한 새 디자인으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유리섬유 재질로 더욱 가벼워졌다.
외관 색상은 11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1978년형 콜벳의 하이라이트는 데뷔 25주년을 맞아 실버 애니버서리(Silver Anniversary) 모델과
콜벳 최초로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Indianapolis, 줄여 Indy 500) 경주의 페이스카로 발탁되면서 레플리카를 발매했다는 점인데
우선 실버 애니버서리의 경우 은퇴를 앞둔 시보레 수석 디자이너, 밋첼의 건의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색상인 은색 차체에
(누가 낚시 매니아 아니랄까봐) 가느다란 줄무늬로 휀더, 후드, 그리고 뒷 번호판 주변을 두른 옵션($399)으로,
이 옵션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미러 옵션과 $380짜리 알루미늄 휠 옵션을 선택해야 했다고 한다.
25주년 엠블럼은 실버 애니버서리 모델 뿐만 아니라 첫 기념모델의 데뷔를 기념해 전 모델에 기본으로 부착되었다.
한편 인디 500 페이스카는 차체 윗 부분은 검정색, 아랫 부분은 은색, 그리고 그 가운데를 가르는 빨강색 줄무늬 데칼,
당시의 카마로 Z28과 같이 앞쪽 하체를 감싸고 도는 앞 스포일러와 랩어라운드 리어 스포일러를 추가했고
은색의 실내는 짐공간으로의 진입을 용이하게 함과 동시에 기존 시트 대비 12lbs(5.4kg)나 가벼운
초경량 접이식 시트를 단독으로 적용했다.
인디 500 페이스카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1978년형 콜벳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옵션을 강제로 선택해야 했고
따라서 가격도 $13,653이나 되었지만 첫 기념모델에 현혹된 사람들은 프리미엄을 합쳐 2배의 가격을 선뜻 지불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명하지 못하게도 인디 500 페이스카를 당초 300대만 생산하기로 한 GM은 어림잡아 6,500개 정도 되는
전국의 모든 시보레 딜러가 하나씩은 배당 받아야 공평하지 않겠냐며 생산량을 6,502대로 늘려버리면서
한정생산 모델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화려한 스페셜 모델의 소개에 밀려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눈에 들어올지는 모르겠다.
1978년형 콜벳은 듀얼 스노클 인테이크 파이프와 구경을 늘림으로써 저항을 줄인 새 배기 시스템으로
L82 엔진이 210마력에서 220마력/5,200rpm, 260lb-ft(35.kg-m)/3,600rpm으로,
L48 엔진이 180마력에서 185마력/4,000rpm, 270lb-ft(37.3kg-m)/2,400rpm으로 출력이 올랐지만
CAFE(Coporate Average Fuel Economy, 메이커가 생산하는 차량의 평균 연비가 일정 기준치를 만족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는 제도)가
발효되고 배기가스 규제가 다시 엄격해짐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매릴랜드주, 오레곤주, 플로리다주, 워싱턴주,
매사추셋츠주 보스턴, 미시건주 그랜드 래핏즈, 그리고 일리노이주 다수의 지역에서는 L82 엔진을 선택할 수 없었으며
그나마 남은 L48 엔진 마저도 캘리포니아주와 고지대에서는 175마력 밖에 내지 못했다.
일명 'CBC' 타입이라 불리는, 스톨 속도가 더 높아진(2,400rpm) 토크 컨버터를 갖춘 3단 자동 트랜스미션도 선보였다.
$9,352의 1978년형 콜벳은 일반 쿠페 40,274대와 인디 500 페이스카 6,502대를 합쳐 총 46,776대가 생산되었다.
소비자 불만으로 인해 와이퍼 컨트롤이 대시보드 전조등 스위치 바로 위쪽으로 옮겨갔고(4) 아랫 부분이 납작한 새 계기판도 얻었다(4). 조수석에는 글러브 박스가 생겨 시트를 제껴 사물함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줄였다(3). 엔진룸 사진에는 듀얼 스노클 흡기가 보인다(5).
* 1978년형 콜벳 실버 애니버서리.
* 1978년형 콜벳 페이스카. 눈부실 정도의 은색 인테리어가 일품이다.
1979년형 콜벳은 지난해 인디 500 페이스카에 선보였던 최신 장비들이 일반 모델로 퍼졌다.
우선 공기저항을 0.50에서 0.44로 줄여주고, 따라서 연비도 0.5mpg(0.2km/L) 개선시켜주는 페이스카의 앞과 뒤 스포일러가
$265짜리 옵션으로 마련되어 이제는 모든 콜벳에서 선택할 수 있었고 하이빔 벌브가 텅스텐+할로겐 재질로 변경되었으며
카세트 테잎 플레이어($234) 옵션이 새로 추가되면서 기존 옵션이였던 AM/FM 스테레오가 기본사양이 되었다.
그 외 새로운 옵션으로는 여태 짐카나 서스펜션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고성능 쇽업소버가 $33짜리 단독 옵션으로 분리되었고
파워 도어락과 파워 윈도우를 모아놓은 패키지($272) 상품, 조수석 선바이저 거울 + 조명이 추가되었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7가지가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로는 L82 엔진에만 올라갔던 듀얼 스노클 인테이크 파이프가 L48 엔진에도 추가되어
일반 버젼에서 10마력, 캘리포니아 버젼과 고지대 버젼에서 20마력 늘어난 195마력/4,000rpm, 285lb-ft(39.4kg-m)/3,200rpm을 냈고
L82 엔진은 고성능 캠샤프트, 대형 밸브, 단조 크랭크샤프트, 오픈형 Y-파이프 배기 시스템, 그리고 높아진 압축비에 힘입어
220마력에서 5마력 늘어난 225마력/5,200rpm, 270lb-ft(37.3kg-m)/3,600rpm을 냈으나
아쉽게도 1979년형 콜벳에는 가속형 4단 수동 트랜스미션 옵션이 사라져 흥을 깼다.
콜벳 최초로 기본 가격 1만 달러를 넘긴 $10,220의 1979년형 콜벳은 총 53,807대가 생산되었다.
출시 12년을 맞은 1980년형 콜벳은 단종 전 점차 나이들어가는 외관을 마지막으로 손봤다.
1978년형 페이스카에 처음 선보인 앞 스포일러는 범퍼 자체의 디자인이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면서 녹아들었고
범퍼 양 옆으로는 코너링 램프가 추가되었으며 달라진 공기흐름에 맞춰 라디에이터도 개선하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로는 출시 초창기에 비해 뚱뚱해진 몸무게를 감량하기 위해 디퍼렌셜 하우징, 각종 멤버 프레임,
그리고 흡기 매니폴드(L48)에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하였고, 프레임과 윈드쉴드, 도어패널, T-탑 패널,
심지어 유리의 두께까지 줄임으로써 파워 윈도우, 틸트 &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에어컨을 모두 기본사양으로 얹고도
몸무게는 1979년형 콜벳의 3,495lbs(1,585kg)에 비해 150lbs(68kg)나 줄어든 3,345lbs(1,517kg)에 그쳤다.
실내에서는 캐빈 뒤 짐공간의 뚜껑이 가운데 큰 뚜껑과 양 옆의 작은 대칭형 뚜껑 두 개였다가
1980년형 콜벳에서는 배터리 뚜껑을 제외하고 한쪽 대칭형 뚜껑까지 합친, 총 두 개의 비대칭형 뚜껑으로 통합되었고
계기판에서는 타코미터 안에 쵸크 경고등이 추가되었으며 정부의 과속 방지 규제에 따라 85mph(137km/h) 속도계,
새로운 옵션으로는 직물 시트 무료 옵션, 라디오 마이너스 옵션($126 환불), 그리고 루프 캐리어 옵션($125)가 생겼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로는 기존 L82 엔진에만 있던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가 L48 엔진에도 적용되어
출력이 195마력에서 190마력/4,200rpm으로, 토크가 285lb-ft(39.4kg-m)에서 280lb-ft(38.7kg-m)으로 오히려 줄었지만
최대토크 발생 회전수가 3,200rpm에서 2,300rpm으로 낮아졌고 L82 엔진은 신형 로체스터 콰드라젯(Rochester Quadrajet)
카뷰레터에 힘입어 출력이 225마력에서 230마력/5,200rpm, 토크는 270lb-ft(37.3kg-m)에서 275lb-ft(38.0kg-m)/3,600rpm으로 늘었다.
L82 엔진을 선택하면 앞 휀더의 깃발 엠블럼이 사라진 자리에 'L-82' 엠블럼도 붙여주었다.
하지만 늘어난 출력은 캘리포니아주를 제외한 49개주만의 일이였을 뿐,
저주받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너무 강한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350ci(5.7리터) 엔진을 선택할 수 없어
180마력/4,200rpm, 255lb-ft(35.3kg-m)/2,000rpm을 내는 LG4 305ci(5.0리터) 엔진 한 가지만 마련되었을 뿐만 아니라
트랜스미션 역시 수동은 클러치 해제시 배기가스가 살짝 더 나오기 때문에 2/3단 30mph(48km/h)에서 채결되는
락업 토크컨버터가 추가된 3단 자동 트랜스미션 한가지만 고를 수 있었다.
1980년형의 비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단 수동 트랜스미션의 기어비가 1단 2.85, 2단 2.02, 3단 1.35, 4단 1.00에서 1단 2.88, 2단 1.91, 3단 1.33, 4단 1.00으로,
1단과 4단을 제외하고 모두 연비를 위해 기어를 길게 뺐고 종감속 기어 또한 3.07을 제외하고 모두 단종되었으며(수동과 자동 모두)
더 이상 가속형이 아닌 이 수동 트랜스미션 마저도 가장 성능이 좋은 L82 엔진과는 선택할 수 없었다.
기본 가격이 무려 3천 달러나 오른 $13,140의 1980년형 콜벳은 총 46,614대가 생산되었다.
여담으로 어메리컨 커스텀 공업사(American Custom Industries)에서는 1980년형 콜벳 L48 엔진을 기반으로
1~3단계, 세가지 단계의 터보를 얹고(4.0psi에 70마력을 더했다고 한다) 고정식 헤드라이트를 포함한 바디킷,
굿이어 윙풋(Goodyear Wingfoot) 광폭 타이어, 빨강색 인테리어, 빨강색 글씨의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둔토브가 직접 사인한 리어 스포일러를 더한 둔토브 터보 콜벳(Duntov Turbo Corvette) 튜닝카를 선보였다.
터보의 단계에 따라 가격이 $26,000와 $65,000 사이의 둔토브 터보 콜벳은 컨버터블 86대를 포함해 단 200대만 제작되었다고 한다.
정부의 에너지 절약(과속방지)방침에 따른 85mph 속도계(4)를 얻었다. L82 엔진에는 이를 칭하는 앞 엠블럼(5)도 생겼다.
1981년형 콜벳은 모델이어 끝자락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추가적인 경량화를 단행했다.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새로운 한 피스의 유리섬유 후륜 리프 스프링(자동 트랜스미션만)으로, 개당 무게가 기존 리프 스프링 대비
36lbs(16.3kg)나 줄어들은 8lbs(3.6kg)에 불과했으며 여러장의 리프가 구부러졌다 폈다를 반복하며 생기는 마찰열도 함께 없앴다.
이어 지난해에 이미 한 차례 두게를 줄인 창문 역시 두께를 더욱 더 줄였고, 신형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의 머플러는
무게가 단 14lbs(6.4kg)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엔진룸에서도 마그네슘 밸브 커버 및 록커암,
그리고 써모스탯에 따라 작동하는 소형 냉각팬 등이 모두 무게를 줄이는데 공을 세웠다.
무게 외 실내외에서 생긴 변화로는 라디오 채널 표시가 숫자 위로 눈금이 지나가는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시동을 켜고자 하면 곧바로 시동이 걸리지 않고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도난방지 장치,
그리고 수정(quartz) 시계를 추가했다. 이어 새로운 옵션으로는 전동 조절식 스포츠 사이드뷰 미러($117),
드디어 등받이 각도가 조절되는 6-방향 운전석 파워시트($145)가 마련되어 편의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색상은 새롭게 추가된 4개의 투톤 외관 색상과 11가지 기존 외관 색상, 6가지 실내 색상이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는 지난해에 이어 아마 가장 암울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오랜 기간 3세대 콜벳과 함께해 온 L48 엔진과 L82 엔진, 심지어 지난해 갓 선보인 캘리포니아주 전용 LG4 엔진까지
190마력의 신형 L81 엔진 한가지로 대체되면서 1981년형 콜벳은 1954년형 이후 처음으로 한가지 엔진만 존재했다.
이 엔진은 비록 CCC(Computer Command Control, 연료:공기 혼합비 및 점화장치 전자제어)의 추가로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미국 50개주 전역의 배기가스 기준치를 만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존 L82 엔진의 275lb-ft(38.0kg-m) 토크를 뛰어넘는 280lb-ft(38.7kg-m)의 토크를 단 1,600rpm에서 뿜어냈지만
안그래도 둔했던 3.08 종감속 기어가 3단 자동 트랜스미션에는 2.87, 4단 수동에는 무려 2.72까지 떨어져 흥을 더하지는 못했다.
심각한 플랫폼 노화와 출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1981년형 콜벳은 기본가격이 또 다시 3천 달러 가량 오른
$16,258을 기록했으며 판매량은 소폭 하락한 40,606대를 기록하였다.
한편, 노화된 시설과 콜벳 데뷔 이후 수십배나 늘어난 생산량을 이유로 콜벳과 거의 평생을 함께해온
세인트 루이스 공장은 1981년 8월 1일 마지막 콜벳을 생산하였고 새 공장인 켄터키주 볼링 그린(Bowling Green) 공장에서는
1981년 6월 1일 첫 콜벳을 생산함으로서, 2개월 간 콜벳은 처음이자 유일하게 한 개 이상의 공장에서 생산되었다고 한다. 새로운 옵션으로 등장한 파워시트(3)와 무게가 단 3.6kg에 불과한 신형 섬유유리 서스펜션(4).
14년이란 긴 세월을 끝으로 드디어 3세대 콜벳의 마지막 모델이어인 1982년형은 카뷰레터식과 연료분사식 엔진의 묘한 조합인
CFI(Cross-Fire Injection, L83) 엔진을 선보이면서 그에 따른 앞 휀더 엠블럼, 1981년형에서 초당 10회 연산을 하던 CCC를
초당 80회의 연산을 할 수 있는 고성능(ㅋㅋ) 유닛으로 교체하는가 하면, 크기를 줄인 촉매장치, 그리고 고성능 냉각 시스템
옵션($57)에 힘입어 L81 엔진 대비 10마력 오른 200마력/4,200rpm, 285lb-ft(39.4kg-m)/2,800rpm을 냈으며
L83 엔진을 얹은 콜벳은 0-60mph 7.9초, 0-100mph 24.8초, 쿼터마일 16.1초/85mph(137km/h)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어 마지막 모델이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화끈한 변화로는 지난 20여년간 사용되던 3단 터보 하이드라매틱 자동 트랜스미션이
모든 기어에 토크컨버터 기능이 포함된(예전에는 1단 기어에 토크컨버터가 없었다) 신형 4단 자동으로 바뀌면서
변속기의 새 시대를 열었지만 수동 트랜스미션이 완전히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새 자동 트랜스미션 마저
종감속 기어비가 2.72로 깎이면서(알루미늄 휠 선택시 2.87) 몸으로 느껴질만큼의 가속력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1982년형 콜벳은 4가지 투톤 외에도 12가지 외관 색상, 7가지 실내 색상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무려 14년이나 함께 동고동락한 콜벳을 이대로 쓸쓸히 단종시킬 시보레가 아니였다.
1982년형 콜벳에는 은색과 베이지색 투톤 외관 색상에 차체의 윤곽 군데군데를 따라 점점 희미해지는 데칼을 붙이고
외관 색상과 같은 실내 색상, 멀티톤 시트 및 도어트림, 브론즈 선팅 유리 T-탑, 1967년형 콜벳의 그것과 비슷하게 생긴 전용 휠
그리고 독특한 칠보(Cloisonne) 엠블럼을 후드와 스티어링 휠 등에 부착한 컬렉터 에디션(Collector's Edition)을 선보였다.
컬렉터 에디션의 하이라이트는 드디어 리어 해치 유리가 개폐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였다(왜 이제야 오셨나요).
기본 가격 $18,290의 1982년형 콜벳은 1967년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인 총 18,648대를 팔아치웠으며
그 중 6,759대는 시보레에서 역대 가장 비싼 차로 기록된 $22,537의 컬렉터 에디션이였다고 한다.
칠보(Cloisonne)가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컬렉터 에디션 엠블럼(5)은 와 같은 모습이다.
1982년 12월, 공식 발표와 보도자료를 내보낸 4세대 콜벳은 원래 출시 30주년을 맞춰서 1983년형으로 출시되려 했었다.
하지만 막바지 디자인 작업과 1984년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관계로 불명예스럽게도 출시를 1983년 9월로 미루는데,
이미 생산된 44대의 콜벳은 엔지니어링 평가용으로 사용되거나 충돌테스트에 사용된 후
현재 국립 콜벳 박물관(National Corvette Museum)에 전시중인 한 대를 제외한 나머지 43대를 모두 분해하였다고 한다.
* 국립 콜벳 박물관에 전시중인 1983년형 콜벳
1970년대는 정말이지 악재의 연속이였다.
5마일 범퍼 규제는 가까스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지만 파워트레인에서의 하향곡선은 끝을 보일 줄 몰랐고
차세대 콜벳으로 미드쉽 구동방식을 도입하겠다는둥, 로터리 엔진을 도입하겠다는둥,
결국 이루어지지 않을 공상들로 시간을 너무 허비한 나머지 14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3세대 콜벳의 하체는 2세대 콜벳의 그것을 그대로 따왔으니 사실상 드라이브트레인은 트렌드에서 20년이나 멀어진 것이였다.
그러던 1977년 2월, 마지막 미드쉽 구동방식의 컨셉트카, 에어로-베트(Aero-Vette) 컨셉트카가 백지화되면서
콜벳 후속차의 구동방식은 기존의 평범한 FR 방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확정되었고 즉시 시보레 수석 디자이너,
제리 파머(Jerry Palmer)와 수석 엔지니어, 데이빗 멕렐런(David McLellan)은 차세대 콜벳 개발에 착수했다.
* 개발 당시의 4세대 콜벳(1982년)
디자인 준비 단계부터 출시까지 6년 가까이 걸린 4세대 콜벳은 전장 176.5인치(4,483mm), 너비 71.0인치(1,803mm),
높이 46.7인치(1,168mm), 그리고 휠베이스 96.2인치(2,443mm)로 3세대 콜벳보다 전체 길이는 8.8인치(224mm),
휠베이스는 2인치(51mm) 줄었지만 이는 앞 오버행에서 1.7인치(43mm), 뒷 오버행에서 5.2인치(132mm)를
잘라냄으로써 줄인 길이였고 1.1인치(28mm) 줄어들은 전체 높이와 1.5인치(38mm) 낮게 끌어내린 벨트라인,
그리고 '콜라병'으로 불리던 굴곡을 길게 폄으로써 오히려 보기에는 차가 더 길어진듯한 느낌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실내폭도 6.5인치(165mm)나 늘어났다. 차체 뒷쪽에서는 개폐식 유리 해치백이 이제는 전 모델에 장착되어
8입방피트(227리터)로 늘어난 짐공간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T-탑은 타르가탑으로 한 단계 진화하여
더욱 더 컨버터블 느낌을 냈을 뿐만 아니라 탑 자체의 무게도 줄였다.
지붕에서 차체 앞뒤간의 연결이 끊기면서 손해를 본 차체강성은 도어실 부분을 높고 두껍게 만들어 보강하였다.
흔히 알고 있는 초기형 콜벳의 16인치 휠과 F1 레인 타이어의 수막현상 방지 기술이 적용된 굿이어 VR50 게이터백
(Goodyear VR50 Gatorback, 게이터백은 악어등을 말하는듯) 타이어는 원래 별도의 옵션을 선택했을 경우에만 장착될 예정이였고
그 외 콜벳에는 15인치 휠과 215/65R15 타이어가 들어갈 예정이였지만 막상 출시 되었을 때에는 전 모델이 16인치 휠을 얻었다.
이 16인치 휠의 모양은 정방향으로 돌았을 때에만 브레이크 냉각을 위해 통풍이 되는 구조였고 앞과 뒤 사이즈가 다르기에 앞과 뒤,
혹은 대각선 교환이 불가능했다(폭은 앞/뒤 8.5인치, Z51은 뒷 휠만 9.5인치).
차체 앞부분은 지난 20년간 콜벳의 마스크였던 리트랙터블 헤드라이트와 상어 느낌의 앞모습이 그대로 이어졌지만
당시 포르쉐 928 등과 같은 유러피언 스포츠카들처럼 공기저항에 유리하도록 흡기를 차체 아랫 부분에서 했고
그릴을 없앤 자리에는 안개등과 미등/방향지시등을 박았으며, 단순히 위 아래로 움직이던 헤드라이트는 공기저항에 보다 유리한,
뒤집어지는 타입으로 바뀌었다. 새 앞모습과 64도로 기울인 앞 유리까지 합쳐 공기저항계수는
당시 양산차 중 최저에 가까운 0.34로, 1982년형 콜벳의 0.44에 비하면 무려 23.4%나 개선된 것이였다.
단순히 윗 부분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바디 몰딩 윗 부분이 통째로 열려 엔진 접근성을 높힌 '조개껍질' 후드를 열면
1982년형 콜벳과 같지만 5마력 오른 205마력/4,200rpm, 290lb-ft(40.1kg-m)/2,800rpm의 L83 350ci(5.7리터) 엔진이 자리잡고 있었고
스티어링 장치를 더욱 앞쪽으로 뻗어 보다 낮게 배치된 엔진과 더불어 배기 파이프 등, 예전에 바닥으로 통과하던 것들을
모은 센터터널 덕분에 최저지상고와 차체 바닥은 각각 0.25인치(6.4mm)와 2인치(51mm)씩 여유를 찾았음은 물론
루프라인도 1.1인치(28mm) 낮아져 실내에서는 헤드룸을 얻고 외관에서는 공기저항을 추가로 낮출 수 있었다.
섀시는 기존 프레임 방식을 벗어나 한 단계 발전한, GM 자칭 '새장(birdcage)' 플랫폼으로,
윈드쉴드 프레임을 비롯해 캐빈을 감싸는 하나의 큰 프레임을 중심으로 트랜스미션 및 드라이브 샤프트, 배기 시스템,
촉매가 지나갈 센터터널이 그 중앙을 앞뒤로 가로지르고, 서스펜션 등 나머지 하체 구성원을 장착할 서브프레임이
앞서 언급한 '캐빈' 앞과 뒤로 붙어 각각 앞, 뒤로 뻗어있는 구조였다.
드라이브 샤프트와 디퍼렌셜, 트랜스미션 하우징, 서스펜션 암, 각종 브라켓류, 그리고 브레이크 캘리퍼 등, 알루미늄을 사용한
각종 드라이브트레인 부품들은 하중량(unsprung weight)은 물론 무게를 250lbs(113kg)나 줄여
4세대 콜벳의 공차중량은 3,192lbs(1,448kg, 4단 수동 기준)에 불과했다.
후륜 서스펜션은 3세대 콜벳과 마찬가지로 후륜에 유리섬유 리프 스프링을 사용하였지만 3세대 콜벳의 3링크 디자인에서
보다 정교한 5-링크 디자인으로 바뀌었으며 조향장치 역시 신식 랙 & 피니언 방식으로 바뀌어 핸들링 감각을 향상시켰다.
서스펜션 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 8.5인치, 뒤 9.5인치의 넓은 휠, 15.5:1에서 13.0:1로 줄어들은 샤프한 스티어링 기어,
빌스타인(Bilstein) 쇽업소버, 고성능 스프링 등으로 구성된 $600.20짜리 Z51 패키지 옵션을 장착한 콜벳의 경우
GM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역대 양산차 중 최고치인 횡가속 0.95g를 기록했다(당시 차들의 평균은 0.70g 정도).
Z51 서스펜션은 딱딱한 승차감 때문에 도심용으로 다소 적절하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1984년형 콜벳 중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Z51 옵션을 선택했다고 한다.
콜벳의 또다른 놀라운 옵션으로는 4채널 앰프와 멋을 강조한 스피커 커버 등으로 구성된 델코-보스(Delco-Bose)
오디오 옵션($895)이 있었는데, 스포츠카에 고급 오디오 옵션이라는 것을 마련한 차는 콜벳이 그 최초였다고 하며
스포츠 시트 옵션은 최신식 공기 주입식 3단계 요추받침 장치와 전동식 등받이 및 볼스터를 선보여 콜벳의 진보함을 과시했다.
이어 실내에서 4세대 콜벳의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엔진의 토크 곡선을 닮은 타코미터와 순간연비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의 트립컴퓨터가 탑재된 디지털 계기판을 빼놓을 수 없는데 미래지향적인 이 계기판은 아쉽게도
햇빛 아래에서 읽기가 힘들다는 점이 문제였고 파격적인 위치의 핸드브레이크 레버는 해외 유수의 스포츠카들처럼
센터콘솔이 아닌 운전석 시트와 도어실 사이의 공간에 위치하였으며 운전석에만 있던 등받이 조절 기능은 조수석 시트에도
적용되어 편의성을 개선하였다. 조수석쪽 대시보드의 두툼한 패드는 에어백이 보급되기 이전 세대의 안전장치 중 하나였다.
기술면에서 4세대 콜벳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오버드라이브 기능이 탑재된 더그 내쉬(Doug Nash)사의 4단 수동 트래스미션으로,
가속페달을 일정량 이상 밟지 않으면 1단을 제외한 나머지 기어에 오버드라이브 기어를 체결시켜 이론상 7개의 기어를 가졌으며
이 트랜스미션 덕분에 4세대 콜벳은 연비 16.0mpg(6.8km/L)를 넘지 못하는 차에 부과되는 세금(Gas Guzzler Tax)을 피했다.
하지만 정체구간에서 허우적대는 습성 때문에 오버라이드 버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트랜스미션은 외면받았고
1984년형 콜벳은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이 4단 수동보다 많이 팔렸다고 한다.
1984년형 콜벳은 1982년형 대비 약 3천 달러가 오른 $21,800부터 시작하였고 긴 모델이어 덕분에
역대 콜벳들 중 두번째로 많은 51,547대가 팔렸다고 하며 외관 색상은 투톤 3가지를 제외하고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여담으로 75만번째 콜벳은 초대 콜벳이 생산되던 1953년부터 당시까지 재직중이던 유일한 직원, 웨인 볼머(Wayne Vollmer)에 의해
1983년 10월 26일 생산라인에서 내려왔으며, 생산번호란에 콜벳이 아니라 'ZORA 1'이라 기록된 둔토브만의 콜벳이
1983년 6월, 일반 1984년형 콜벳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색상이 아닌 스펙트라 레드(Spectra Red)로 생산되었다.
1984년 여름에는 일본의 야나세(Yanase)에서 콜벳의 첫 공식 해외판매를 시작했다고 한다.
* 콜벳 보도자료(1982년 말)
* 1984년형 콜벳. 외관의 생김새를 제외하고는 차마 여기에는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변화를 거쳤다. 그 중 핸드브레이크의 위치(4, 6, 7)와 사진 오른쪽 구석의 4+3단 수동 오버드라이브 스위치(8)에 주목. (9)는 출시 이전에 계획되었던 기본형 휠. 다행이도 모든 콜벳은 이 휠이 아닌 16인치 휠을 기본으로 얻었다.
* 1984년형 ZORA 1(좌)과 75만번째 콜벳(우).
1985년형 콜벳은 갓 출시되어 이미 완벽한듯한 콜벳에 후한 업그레이드를 가져왓다.
우선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연료분사식 엔진, TPI(Tuned Port Injection) 엔진이 돌아왔는데(코드네임 L98)
이는 보쉬(Bosch)제 인젝터와 높은 압축비(9.5:1), 그리고 라디에이터까지 길게 뺀 흡기구 등에 힘입어
출력이 205마력에서 230마력/4,000rpm, 토크가 290lb-ft(40.1kg-m)에서 330lb-ft(45.6kg-m)으로 올라
0-60mph 5.7초, 쿼터마일 14.1초/97mph(156km/h)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충분히 좋은 연비가 다시 개선되었다. 물론 휀더 엠블럼도 새로 바꿔 달았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동안 지나치게 단단하다고 혹평 받던 Z51 서스펜션이 조금 부드러워진 대신
스웨이바 직경이 커졌고 뒷 휠과 같은 폭 9.5인치 앞 휠, 고성능 냉각 시스템을 얻었으며
0.75인치(19.1mm) 낮아진 차고 덕에 공기저항은 0.33Cd로 낮아져 3.08 종감속 기어의 경우 최고속력 150mph(241km/h)를 넘겼다.
한편 기본형 콜벳은 새 2.73 종감속과 커진 디퍼렌셜 링 기어, 개선된 전자제어 토크컨버터를 얻었고
캐스터각을 조금 변경하여 직진 안전성을 높히는가 하면 새 브레이크 패드, 마스터 실린더, 그리고 부스터를 통해
제동력을 향상 시켰을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는 새 오버드라이브 스위치와 읽기 편하도록 디지털 계기판의 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신상인 1985년형 콜벳은 다시 3천 달러 가량 오른 $24,403의 기본 가격으로
1975년 이후 가장 적은 39,729대를 파는데 그쳤다. 외관 색상은 3가지의 투톤을 제외하고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1986년형 콜벳은 11년만에 사라졌던 컨버터블이 돌아왔다.
차체강성 확보를 위해 엔진 아래와 도어힌지 뒷쪽에 프레임을 추가했고 스티어링 칼럼을 비롯하여 각종 지지대를 보강하고도
무게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였고 1986년 인디 500 페이스카로 1986년형 컨버터블이 선정되면서
색상을 불문하고 모든 1986년형 컨버터블은 인디 500 페이스카 레플리카로 간주되었다.
인디 500 페이스카 말고도 콜벳에는 말콤 코너 스페셜 에디션(Malcolm Konner)라 불리는 또 하나의 스페셜 모델이 있었다.
$500의 가격에 자동 트랜스미션 30대, 수동 트랜스미션 20대, 총 50대만 만들어진 말콤 코너 스페셜 에디션은
뉴저지주의 한 딜러에게 감사의 표시로 마련한 한정생산 모델로 말콤 코너 스페셜 에디션의 구매자들은 모두
켄터키주 볼링 그린의 콜벳 공장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과 공장 견학권이 주어졌으며
완성된 그들의 차는 뉴저지의 딜러로 무리지어 3일간 1천 마일(1,600km)을 운전하여 돌아오는 프로그램에 참석하였다.
1986년형 콜벳의 또 다른 옵션으로는 3세대 콜벳에서 인기있던 파랑색 혹은 동색(bronze) 선팅이 된
유리 루프패널 옵션($595)이 돌아왔고 사실 지난해 말에 추가 되었던 전자식 공조장치가 1986년형에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외관 색상은 5개의 투톤을 제외하고 12가지, 실내는 8가지 색상이 마련되었다.
1986년형 콜벳의 외관에서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변화로는 새 규제로 인해 리어해치 힌지 부근에 위치한 보조제동등과
휠 너트 부근 검정색 칠을 잃어 아무 색상이 없는 휠, 조금 더 넓은 타이어(245/50VR16) 정도가 있었고
실내로 넘어오면 빛의 반사를 막기 위해 조금 기울여진 계기판과 연비주행을 위한 변속 알리미가 있었다.
이어 1986년형 콜벳에 눈여겨볼 변화로는 ABS 브레이크가 전 모델에 기본사양이 되었다는 점,
자동 트랜스미션에 한해 연료탱크 용량이 16갤런(61리터)에서 18갤런(68리터)으로 늘었다는 점,
그리고 새 도난방지장치 VATS(Vehicle Anti-Theft System)이 추가되었다는 점인데
VATS는 자동차의 열쇠 안에 코드가 내장되어 코드가 일치하지 않는 방법으로 시동을 걸려고 하면
연료펌프와 스타트모터가 2분간 작동을 멈추어 자동차 도둑의 움직임을 최대한 지연시켰으며,
VATS의 도움 덕분에 콜벳의 도난률은 1986년형 이전의 7%에서 1%로 떨어져 보험료가 20~25% 적게 책정되었다.
한편 엔진에서는 구리 스파크 플러그, 대형 흡기 포트, 새 촉매장치를 비롯한 배기 시스템, 그리고 알루미늄 헤드의 추가로
출력이 230마력에서 235마력으로 조금 늘어났으나 경량화를 이유로 두께가 함께 줄어든 알루미늄 헤드가 깨지는 현상 때문에
알루미늄 헤드는 머지 않아 두께를 다시 늘렸다고 하며, 트랜스미션의 경우 오버드라이브 버튼이 보다 사용하기 편리한 쉬프터로
옮겨왔음은 물론 프로그래밍 자체도 지나치게 개입이 잦다는 불평을 감안하여 조금 덜 민감하게 셋팅하였다.
또 다시 3천 달러 가량 오른 1986년형 콜벳은 쿠페가 $27,027, 그보다 무려 5천 달러나 더 비싼 컨버터블이 $32,032로,
1975년 이후 최저였던 1985년형 콜벳보다 적은 쿠페 20,007대, 컨버터블 10,625대, 총 30,632대를 파는데 그쳤다.
실내에서는 새 타코미터와 변속 알리미(1), 그리고 전자식 공조장치(2)가 선보였고 전자코드가 내장된 도난방지 키(3)를 얻었다. 오버드라이브 버튼 또한 쉬프터로 위치를 옮겨왔으나 오버드라이브 버튼은 고사하고 쉬프터 사진(4)도 1988년식으로 겨우 구했다. 자세히 보면 1단과 3단 윗부분에 네모 안의 O가 보인다.
* 1986년형 콜벳 페이스카. 데칼이 없고 색상이 다르더라도 컨버터블은 모두 페이스카로 간주되었다.
1987년형 콜벳은 놀라운 옵션을 가져왔다.
1970년대 후반부터 장기간 연구되어 오던 터보 엔진 개발이 백지화 되면서 언젠가 GM은 터보 엔진 개발 자료를
콜러웨이(Callaway)나 링겐펠터(Lingenfelter) 등의 콜벳 튜너들에게 넘긴 적이 있는데 드디어 그 첫 결과물이 나온 것이였다.
옵션 리스트를 읽다보면 무려 $19,995의 가격에 눈이 휘둥그래지는 콜러웨이 트윈 터보(Callaway Twin Turbo) 옵션은
시보레 사상 처음으로 애프터마켓 튜너가 메이커 순정 옵션에 오른 사례로, 수동 트랜스미션과 L98 엔진에 트윈터보를 얹어
345마력, 465lb-ft(64.3kg-m), 최고속력 178mph(286km/h)를 냈으며 쿠페 121대와 컨버터블 63대, 총 184대가 생산되었다.
한편 일반 콜벳에서는 지난해 막 없어졌던 휠 중앙 부분에 다시 은회색 칠이 입혀졌고 오버드라이브 작동 램프가
보기 쉽게 계기판으로 옮겨갔으며 도난된 부품이 장물로 팔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품에도 일련번호를 추가했다.
엔진에서는 오랜만에 마찰을 줄인 유압식 밸브 리프터가 돌아와 출력이 235마력에서 240마력/4,000rpm,
토크가 330lb-ft(45.6kg-m)에서 345lb-ft(47.7kg-m)/3,200rpm으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연비도 개선되었다.
이어 옵션 리스트에는 Z51 서스펜션 패키지 옵션과 거의 똑같지만 컨버터블에 추가된 보강 프레임과 조금 무른 스프링을 가진
Z52 스포츠 핸들링 패키지, 6가지 방향으로 조절되는 조수석 파워시트, 그리고 운전석 선바이저 조명 거울이 추가되었다.
또한 쿠페에서만 선택 가능했던 전자식 공조장치 옵션과 열선 사이드뷰 미러 옵션이 컨버터블로 확대되기도 했다.
외관 색상은 4가지 투톤을 제외하고 12가지, 실내 색상은 8가지가 마련되었다.
지난 몇 해간 가파른 상승폭이 한 풀 꺾여 쿠페 $27,999, 컨버터블 $33,172의 1987년형 콜벳은
지난해와 별 차이 없는 쿠페 20,007대, 컨버터블 10,625대, 총 30,632대가 팔렸다.
갑자기 파워시트 기능을 알리는 졸라맨(?)이 사라지는 바람에 이해를 돕고자 가장 우측에 1986년형 파워시트 컨트롤의 사진을 더했다.
* 1987년형 콜러웨이 콜벳 트윈터보. 미친듯이 비싼 가격이지만 외관에서의 변화는 미미했다.
콜벳 데뷔 35주년을 맞은 1988년형 콜벳에는 당연히 35주년 기념 모델이 생겼다.
$1,295의 가격에 쿠페 한가지 바디스타일에만 선택 가능했던 35주년 기념 모델은 검정색 선팅 루프 패널 및 B필러를 제외하면
몰딩과 도어 핸들, 휠, 35주년 엠블럼이 박힌 시트를 비롯하여 인테리어까지 모두 흰색으로 도배했고, 운전석과 조수석 파워시트,
델코-보스 고급 오디오, 열선 사이드뷰 미러, 전자식 공조장치 등의 옵션을 기본적용했고 센터콘솔 생산번호 엠블럼을 추가했다.
한편 1988년형 콜러웨이 콜벳은 382마력 563lb-ft(77.8kg-m)으로 출력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안그래도 비싼 옵션 가격을
$25,895로 끌어올렸고 심지어 트럭용 터보 하이드라매틱 자동 트랜스미션을 추가하려면 $6,500를 더 내야 했다.
일반 콜벳에 생긴 변화로는 드럼 브레이크식 핸드 브레이크가 디스크 브레이크 캘리퍼를 조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핸드 브레이크 레버도 함께 바뀌었고, 앞 브레이크는 2-피스톤 캘리퍼와 두꺼워진 로터를 얻었다.
강력해진 브레이킹 능력을 따라 제동시 직진 안전성을 위한 서스펜션 보강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16인치 휠은 크롬 버젼 옵션과 더불어 새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타이어 폭이 245에서 255로 바뀌었으며
Z51과 Z52 패키지 옵션은 새 17인치 휠과 Z급 275/40ZR17 굿이어 이글 GT(Eagle GT) 타이어를 포함시켰다.
외관 색상은 35주년 기념 모델의 투톤을 포함해 11가지, 실내 색상은 5가지가 마련되었다.
이어 엔진룸에서는 새 알루미늄 헤드와 3.07 종감속 기어를 장착한 콜벳에 한해 저항을 줄인 새 배기 시스템이 선보이면서
출력이 5마력 올라 245마력이 되었지만 아쉽게도 컨버터블의 경우 소음 문제로 인해 이 배기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었으며
쿠페의 경우 통풍장치의 공기흐름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쿠페 $29,489, 컨버터블 $34,820의 1988년형 콜벳은 쿠페 15,382대, 컨버터블 7,407대,
35주년 기념모델 2,050대를 포함해 총 22,789대가 생산되었다.
출시 5년차를 맞은 1989년형 콜벳은 Z52 스포츠 핸들링 옵션이 사라지면서 그 구성원이던 빌스타인 쇽업소버, 대용량 오일쿨러,
대용량 라디에이터, 보다 샤프한 스티어링 기어, 그리고 17인치 휠(후륜은 17x9.5인치)이 기본사양이 되었고
Z51 옵션은 한 단계 진보하여 이제 셀렉티브 라이드(Selective Ride System)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셀렉티브 라이드란, 운전자가 센터콘솔의 스위치를 조절하여 3가지의 각각 다른 쇽업소버 셋팅을 선택할 수 있는 장비로서
이를 선택할 경우 보다 넓은 제어범위를 위해 Z52 패키지에 들어가던 스프링과 스태빌라이저 바를 사용했다고 한다.
전 모델에 대하여 시트 디자인도 변경되었지만 Z51 옵션에 한해서는 스포츠 가죽 시트가 들어가기도 했다.
이어 1989년형 콜벳에는 휠 안의 센서로 공기압을 감시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대시보드의 경고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 옵션($325)과 컨버터블에 한해 탈착식 하드탑 옵션($1,995)을 선보였는데,
이 하드탑은 유리섬유와 우레탄 재질로 만들어져 충분한 강성을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내부에 직물 헤드라이닝 처리와
뒷유리에 열선까지 삽입하는 정성을 보여 상당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여럿으로부터 사랑받았다고 하며
선택사양인 하드탑 외 기본사양인 소프트탑 역시 메커니즘을 간소화하여 거부감을 줄였다.
외관 색상은 투톤 색상이 모두 사라져 8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파워트레인에서는 출시가 임박한 ZR-1의 LT5 엔진에 들어갈 예정인 연료분사기가 추가되었지만 출력의 변화는 없었고
트랜스미션은 기존 4단 수동을 버리고 5단을 건너뛴 ZF 6단 수동 트랜스미션을 얻는 대이변을 맞이했다.
ZF의 6단 수동 트랜스미션은 CAGS(Computer Aided Gear Selection)이라 불리는 변속 제어장치가 달려 있었는데
엔진 워밍업이 끝났거나, 쓰로틀이 35% 이상 열리지 않았을 경우, 그리고 결정적으로 12mph(19km/h)과 19mph(31km/h)
사이를 주행하고 있다는 조건을 만족할 시에 나머지 기어로의 길을 모두 막고 1단 기어에서 바로 4단 기어로 넘어가는 길만을
남겨놓았고 이 장치 덕분에 이미 좋은 연비가 시내 16mpg(6.8km/L), 외곽 25mpg(10.6km/L)로 더욱 향상되었다.
쿠페 $31,545, 컨버터블 $36,785의 1989년형 콜벳은 쿠페 16,663대, 컨버터블 9,749대, 총 26,412대가 판매되었고
1989년 3월 7일,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한 콜벳 ZR-1은 언론사 시승용과 전시용 등 총 84대가 생산되었는데
1990년형 콜벳의 실내가 바뀌었기에 이들 84대와 공식 보도자료 등에는 1989년형 콜벳의 실내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 1989년형 콜벳은 후드 앞쪽 구석에 새 공장으로 생산라인 이전을 기념하는 엠블럼(1, 2)과 ZF 6단 수동 트랜스미션(3), 그리고 셀렉티브 라이드 옵션(3)을 얻었다. 연비주행을 유도하기 위해 1단에서 바로 4단으로 변속되는 CAGS의 모습(4)은 자료를 구하지 못해 폰티액 G8의 그것으로 대신한다.
* 1984~1988년형 기본 시트(1), 신형 기본 시트(2), 1984~1988년형 스포츠 시트(3), 신형 스포츠 시트(4). 가장 우측의 사진은 새롭게 추가된 하드탑 옵션. 뒷유리의 열선 기능에 주목.
1970년대 후반 미드쉽 콜벳과 로터리 엔진에 대한 연구를 중단한 GM은 이후 줄곧 터보 엔진을 연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1985년 초, 당시 GM 사장 제임스 맥도날드(James McDonald)는 터보 엔진 연구를 중단하고
새 하이테크 엔진을 개발할 것을 지시하여 연구중이던 터보 엔진은 콜러웨이 콜벳으로 대신 선보이게 되었고
맥도날드의 지시 직후인 1985년 4월에는 영국의 로터스와 시보레가 만나 새로운 4밸브 DOHC 방식의 엔진 개발에 착수하였다.
4년이란 시간이 흘러 1980년대 말, 재규어 XJ220과 포르쉐 959, 페라리 F40이 최고속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고 있었고
닛산 300ZX, 마쯔다 RX-7, 도요타 수프라 등의 일제 스포츠카들이 터보 엔진을 앞세워 고성능화에 동참하고 있던 분위기 속에
다소 위축되어가던 245마력의 콜벳에도 마침내 ZR-1이라는 초강력 카드와 32밸브 DOHC LT5 엔진이 추가되었다.
LT5 엔진은 기존 시보레 스몰블럭 350ci(5.7리터) 엔진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달랐다.
기존 350ci 엔진은 보어가 4.0인치(102mm), 스트로크가 3.48인치(88mm)였지만 LT5 엔진은 보어 3.9인치(99mm)와
스트로크 3.66인치(93mm)로 조금 더 스퀘어 엔진에 가까웠고 로터스의 작품인 실린더 헤드는 캠샤프트가 내장된 OHC 방식으로
엔진블럭에 내장된 캠샤프트가 긴 막대기(푸시로드)를 통해 실린더보다 위에 있는 밸브를 열어줘야하는 OHV 방식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긴 막대를 이용해 밸브를 열어주지 않아도 됐기에 이 DOHC 엔진은 기존 L98 엔진이 최대출력과 토크를 각각 4,400rpm과 3,200rpm에서
내는 것과 달리 최대출력 375마력을 5,800rpm에서, 최대토크 370lb-ft(51.2kg-m)을 4,800rpm이라는 비교적 고회전 영역에서 냈다.
하지만 비싼 제작단가 때문에 이 엔진은 시보레 자체에서 생산하지 않고 오클라호마주 스틸워터(Stillwater, OK)의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머큐리 해양(Mercury Marines)에서 하루에 18대씩 제작하였다.
엔진 외에도 ZR-1은 엄청난 변화를 거쳤다.
늘어난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폭 11인치의 휠과 무려 315/ZR17 사이즈의 타이어를 후륜에 끼웠는데
폭이 늘어난 후륜을 덮어주기 위해 전용 도어와 락커패널을 달고 뒷 휀더를 3인치 넓혀야 했고 기왕 바뀌는거
오목하게 들어간듯한 모양의 일반 1990년형 콜벳과는 달리 볼록해진 뒷모습과 살짝 각진 후미등을 ZR-1 전용으로 선보였다.
따라서 콜벳 ZR-1의 길이는 일반 콜벳의 176.5인치(4,483mm)보다 긴 177.4인치(4,506mm)였고
너비 역시 일반 콜벳의 71.0인치(1,803mm)보다 넓은 74.0인치(1,880mm)였다. 실내에서는 전용 시트도 얻었다.
또한, 당시로서 상당한 고출력인 375마력의 힘을 억제하기 위해 센터콘솔에 NORMAL과 FULL, 2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출력 억제 기능이 있었는데, 전자의 경우 2개의 흡기포트 중 하나를 닫아 출력을 200마력으로 제한하였다고 한다.
0-60mph 4.9초, 0-100mph 11.5초, 쿼터마일 13.4초/108mph(174km/h), 최고속력 181mph(291km/h)의 콜벳 ZR-1은
비록 세계에서 가장 빠른 최고속력을 내지는 않았지만 24시간 풀가동을 버텨낸 엔진들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빨라
그 탁월한 내구성을 입증하였다고 하며, ZR-1 옵션 자체의 가격만 $27,016로,
캐딜락을 제치고 GM 역사상 가장 비싼 자동차라는 기록도 함께 가져갔다.
ZR-1 외 일반 콜벳에도 변화는 상당했다.
우선 L98 엔진이 흡기밀도 제어 시스템의 추가와 개선된 캠샤프트, 그리고 높아진 압축비에 힘입어
출력이 240마력에서 245마력으로, 3.08 종감속 기어와 3.33 종감속 기어를 장착한 쿠페의 경우 245마력에서 250마력으로 올랐고
보조 라디에이터 옵션이 없어진 대신 기본사양의 라디에이터가 개선되었다.
이어 출시 6년차를 맞아 슬슬 질려가던 실내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대시보드와 엔진오일 교환 알림 기능을 추가하고
속도계와 거리적산계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을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바꾼 계기판, 규제에 따라 운전석 에어백,
도난방지 기능까지 갖춘 200와트 출력의 델코-보스 CD 플레이어 옵션을 무려 $1,219에 선보였고
컨버터블의 경우 소프트탑 뒷 창문을 긁힘방지 기능의 플라스틱 재질로 변경하였다.
쿠페 $31,979, 컨버터블 $37,264의 1990년형 콜벳은 쿠페 16,016대, 컨버터블 7,630대, 총 23,646대가 팔렸으며
그 중 3,049대는 ZR-1이였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 1990년형 콜벳. 운전석 에어백을 비롯해 실내가 완전히 새로워졌다. 가장 우측 사진은 새로 추가된 CDP 옵션.
* 1990년형 콜벳 ZR-1. 폭이 11인치나 되는 뒷 타이어(3)를 수용하기 위해 각종 바디패널을 따로 만들었다. ZR-1에만 적용되었던 후미등 및 뒷범퍼(4)는 1991년형 들어 일반 콜벳에도 적용되었다. 은색 콜벳은 1990년형.
* 1990년형 콜벳 ZR-1. DOHC 방식 엔진(1)은 당시의 미제차로서 엄청나게 진보한 것이였다. 실내에서는 볼스터가 빠방한 전용 시트(2)와 엔진의 출력을 제한할 수 있는 키(3), 8천rpm 타코미터(4)를 얻었다. 가장 우측의 사진은 콜벳 ZR-1의 충격적인 가격.
1991년형 콜벳은 새 17인치 휠과 더불어 따로 있던 안개등과 코너링 램프를 하나의 긴 램프로 이었고(램프 자체가 하나는 아니였다)
지난해 ZR-1을 통해 먼저 선보였던 둥그스름한 뒷모습과 각진 후미등이 나머지 라인업에도 적용되는 페이스리프트가 있었다.
또한 세로 두 줄의 앞휀더 통풍구가 가로 네 줄로, 수평으로 차체의 무릎쯤을 두르던 검정색 몰딩이 바디컬러로 바뀌었고
실내에서는 운전석 문을 잠그거나 시동을 끈 후 15분간 파워윈도우와 오디오를 조작할 수 있는 파워딜레이 기능도 추가했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로는 머플러의 크기를 키워 배기압을 낮추었지만 출력 수치의 변화는 없었지만
기존 Z51 옵션과 셀렉티브 라이드 옵션이 결합하여 코드네임 Z07의 어드져스터블 핸들링 패키지
(Adjustable Handling Package, $2,155)가 쿠페 전용 옵션으로 선보였고
가뜩이나 고가의 ZR-1 옵션은 심지어 $31,683로 가격을 인상하였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쿠페 $32,445, 컨버터블 $38,770의 1991년형 콜벳은 쿠페 14,967대, 컨버터블 5,672대,
총 20,639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중 2,044대는 ZR-1였다.
지난해 ZR-1 전용의 뒷모습이 콜벳 전 모델에 적용되면서 보조제동등의 위치가 컨버터블의 그것과 같아졌고 머플러가 조금 커졌다(2). 여담으로 1991년형 ZR-1의 보조제동등은 예전과 같은 위치에 머물렀다. 가장 오른쪽 사진은 신형 17인치 휠.
이미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쳐간 1992년형 콜벳은 네모난 머플러 팁과 ZR-1의 경우 앞 휀더에 새 엠블럼을 얻은 점 외
변화가 없었고 실내에서도 대시보드 각종 컨트롤의 색상이 검정색으로 바뀐 점, 계기판 그래픽이 조금 바뀐 점 외 변화가 없었다.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큰 변화를 거친 1992년형 콜벳은 조수석 문을 닫아도 파워딜레이 기능이 정지되었고
고성능 굿이어 GS-C 타이어, 그리고 트랙션 컨트롤의 일종인 ASR(Acceleration Slip Regulation)을 선보였다.
외관 색상은 5개의 투톤을 제외하고 12가지, 실내는 8가지 색상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1992년형 콜벳의 가장 큰 변화는 거의 40년만에 2세대로 진화한 스몰블럭 엔진, LT1 엔진의 등장으로,
여전히 같은 350ci(5.7리터) 배기량을 가졌지만 전자제어 점화 장치, 고성능 캠샤프트, 고성능 실린더 헤드, 높아진 압축비,
개선된 연료분사장치, 모빌 1(Mobil 1) 합성유, 그리고 시보레 최초로 엔진블럭에서 실린더 헤드가 아닌 반대 뱡향으로 흐르는
냉각 시스템을 추가하여 레드라인 5,700rpm(L98 대비 700rpm 늘어남)의 비교적 고회전형 엔진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새 배기시스템이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에서 주철로 바뀌면서 무게가 21lbs(9.5kg) 늘었다.
300마력/5,000rpm, 330lb-ft(45.6kg-m)/4,000rpm를 내는 LT1 엔진의 1992년형 콜벳은 0-60mph 4.9초, 쿼터마일 12.9초를
기록했으며 이는 드디어 1970년대 암흑기를 회복하고 그 이전의 콜벳보다 빨라진 수치였다고 한다.
쿠페 $33,635, 컨버터블 $40,145의 1992년형 콜벳은 쿠페 14,604대, 컨버터블 5,875대, 총 20,479대가 생산되었으며
LT1 엔진의 등장으로 일반 콜벳과 성능 차이가 좁혀진 탓과 닷지 바이퍼의 등장 때문에 ZR-1은 그 중 502대에 불과했다.
한편, 1992년 7월 2일에는 1백만번째 콜벳이 생산되었는데, 이는 1953년의 원작처럼 흰색 외관에 빨강색 실내,
그리고 검정색 소프트탑을 가졌으며, 헤드레스트에 1백만대 기념 엠블럼을 박고 원년 콜벳처럼 총 300대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전세계의 스포츠카를 통틀어 단일차종이 1백만대 생산을 넘긴 것은 콜벳이 최초였으며 심지어 출생증명서까지 주어진
1백만번째 콜벳은 현재 켄터키주 볼링 그린의 국립 콜벳 박물관에 전시중이라고 한다.
여담으로 조라 아르쿠스-둔토브를 이어 콜벳의 두번째 수석 엔지니어 데이빗 맥렐런은 콜벳 ZR-1과 LT1 엔진을 개발함으로써
콜벳을 단순히 어메리카만의 머슬카가 아닌 세계적인 스포츠카로 승격시킨 업적을 이뤘고 때마침 1백만번째 콜벳까지 생산되었으니
자신에게는 은퇴하기 이보다 더 좋은 때가 없는듯 하다며 세번째 수석 콜벳 엔지니어의 자리에 캐딜락 엔지니어였던
데이빗 힐(David Hill)을 앉히고 1992년 11월 은퇴하였다.
계기판은 아무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가운데 디스플레이 레이아웃과 게이지류 눈금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1백만번째 콜벳. 백발의 인물 둘(4)은 왼쪽이 1대 콜벳 수석 엔지니어 둔토브, 오른쪽이 2대 콜벳 수석 엔지니어 맥렐런. 맥렐런은 머지 않아 은퇴하였다. 가장 우측의 사진은 콜벳의 출생증명서. Birth Mark란의 시보레 엠블럼이 재밌다 ㅎㅎ
맥렐런과 그의 마지막 업적들 중 하나인 LT5 엔진.
1993년형 콜벳은 출시 40주년을 맞아 외관과 가죽 실내, 그리고 휠 중앙 부분을 루비 레드(Ruby Red) 색상으로 칠하고 40주년
기념 엠블럼을 붙인 40주년 기념 모델 옵션($1,455)을 한정수량이 아닌 무제한 생산 모델로 ZR-1을 포함한 전 모델에 선보였다.
한편 출시 3년차의 ZR-1은 새 밸브와 실린더 헤드, 백금 스파크 플러그, 배기가스 순환장치 등을 추가하여
최대출력이 375마력에서 405마력/5,800rpm으로, 최대토크가 370lb-ft(51.2kg-m)에서 385lb-ft(53.2kg-m)/5,200rpm으로 늘었다.
일반 콜벳의 LT1 엔진은 최대출력이 그대로 300마력이였지만 밸브 커버의 재질을 바꾸고
캠샤프트 타이밍을 조절하여 최대토크가 330lb-ft(45.6kg-m)에서 340lb-ft(47.0kg-m)으로 늘었고
9.5인치에서 8.5인치로 폭을 줄인 앞 휠은 타이어 사이즈가 255/45ZR17 사이즈로 함께 줄였으며
뒷 휠은 사이즈가 줄어들진 않았지만 오히려 타이어 사이즈를 285/40ZR17로 키웠다(Z07과 Z51은 여전히 275 사이즈).
이어 6단 트랜스미션의 메이커가 독일 ZF에서 국내(미국) 한 메이커로 변경되었고
가장 핵심적인 변화로는 오늘날 자동차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키를 지닌 채 자동차 가까이 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도어 장금장치와 도난방지장치가 해제되며 실내등이 켜지는 키레스 엔트리가 선보였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7가지가 마련되었다.
쿠페 $34,595, 컨버터블 $41,195의 1993년형 콜벳은 쿠페 15,898대, 컨버터블 5,962대,
총 21,590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중 40대는 ZR-1, 6,749대는 40주년 기념 모델이였다.
여담으로 1993년형 콜벳의 플랫폼 개발팀은 미제차 최초로 재활용 차체 패널을 사용하여 환경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 1993년형 콜벳 40주년 기념 모델. 앞 휀더와 휠 중앙, 그리고 헤드레스트에 박힌 엠블럼에 주목.
1994년형 콜벳은 출시 10년을 맞아 실내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새 가죽시트는 볼스터가 낮아져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고, 계기판 글자는 밤에만 주황색을, 낮에는 흰색을 띠었으며
운전자 윈도우에는 원터치 다운 기능이 추가되었으나 조수석 에어백과 무릎 보호대를 더하면서 글러브박스가 사라지고
신형이랍시고 선보인 2-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이 오히려 후퇴하는 등 악평도 상당했다.
이어 1994년형 콜벳은 환경파괴의 주원인 중 하나인 R-12 프레온 가스 에어컨 냉매가 보다 친환경적인 R-134a 냉매로 바뀌었고
FX3 셀렉티브 라이드 패키지 옵션에 들어가는 스프링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으며 ZR-1의 경우 새 5-스포크 휠을 선보였다.
파워트레인에서의 변화로는 강력해진 점화장치가 겨울철 시동을 도왔고, 새롭게 도입된 순차적(sequential) 연료분사 시스템은
배기가스 배출량과 스로틀 리스폰스, 그리고 아이들링 정숙성을 개선하였다. 이어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은 변속을 전자제어하는
PCM(Powertrain Control Module)을 추가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쉬프트 레버를 움직일 수 있는 장치를 얻었다.
옵션 리스트에서는 $1,200가 넘던 CDP 옵션이 $396으로 떨어졌고 타이어 공기가 빠진 후 50마일(80km) 가량 달릴 수 있는
굿이어 런플랫 타이어 옵션($70)이 양산차 중 최초로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쿠페 $36,185, 컨버터블 $42,960의 1994년형 콜벳은 쿠페 17,984대, 컨버터블 5,346대,
총 23,330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중 448대는 ZR-1이였다고 한다.
한편, 콜벳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던 리브스 콜러웨이(Reeves Callaway)는 약 20년만에 르망 24시 내구전에 출전하였지만
워낙 급하게 경주차를 제조, 출전시키는 바람에 연비를 오산하여 경주 도중 차가 연료부족으로 멈춰서면서 실격하였다.
* 1994년형 콜벳의 실내. 조수석 에어백(1), 새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1), 새 시트(2, 3)를 얻었다(3은 스포츠 시트). 대시보드의 각종 버튼류는 야간에 주황색을 띠는 점은 예전과 같았지만 주간에는 흰색을 띠도록 바뀌었다(4, 5). 가장 우측 사진은 시트가 바뀌면서 볼스터에 붙어있던 스포츠시트 컨트롤이 센터콘솔로 옮겨온 모습.
1995년형 콜벳은 스키핑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CDP 지지대가 바뀐 것을 포함하여 차 곳곳에 떨림으로 인한 잡음을 방지하기 위해
접착제를 발랐고 Z07 서스펜션 옵션과 ZR-1에 들어가던 대형 앞 브레이크 로터, 개선된 ABS와 ASR이 전 모델에 기본사양이 되었다.
외관에서는 풍절음을 줄인 새 와이퍼, 새 디자인의 앞 휀더 통풍구, 새 시트 스티칭 외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었지만
1995년 인디 500 페이스카로 콜벳이 선정된 것을 기념하여 컨버터블에 한해 진보라색과 흰색 조합의 투톤 외관 색상,
흰색 소프트탑, 리본 스트라이프 데칼, 그리고 79주년 인디 500 로고 시트를 추가한 페이스카 레플리카 옵션($2,816)을 선보였고
런플랫 타이어 덕분에 필요성이 줄어든 스페어 타이어 삭제 옵션($100 환불)도 뒤늦게 선보였다.
외관 색상은 10가지, 실내 색상은 6가지가 마련되었다.
한편 파워트레인에서는 강화된 커넥팅 로드, E85 연료 겸용으로 바뀐 인젝터, 더욱 조용해진 냉각팬이 추가되었으나
스펙에는 변동이 없었고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은 강화된 토크 컨버터와 클러치에 힘입어 변속이 더욱 부드러워졌으며
6단 수동 트랜스미션은 실수로 후진 기어로 변속하는 것을 막는 기능을 얻었다.
쿠페 $36,785, 컨버터블 $43,665의 1995년형 콜벳은 쿠페 15,771대, 컨버터블 4,971대, 총 20,742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중 527대는 인디 500 페이스카, 448대는 단종을 맞이한 ZR-1으로, 출시 이래 콜벳 ZR-1은 총 6,939대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13년간의 긴 4세대 콜벳의 라이프스팬 중 마지막 모델이어인 1996년형에는 마지막 치고 큰 변화가 여럿 있었다.
비록 외관에서는 달라진 점이 없었지만 파워트레인에서는 강화된 1996년도 배기가스 기준치를 만족하지 못한 이유와
판매부진을 이유로 LT5 엔진과 ZR-1이 없어진 대신 신형 LT4 엔진, 새 배기가스 자기진단장치, 개선된 쓰로틀밸브,
자동 트랜스미션의 경우 개선된 토크컨버터를 얻었고 LT4 엔진의 등장으로 인해 LT1 엔진은 자동 트랜스미션 전용 엔진이 되었다.
수동 트랜스미션 전용 엔진이자 그랜드 스포트(Grand Sport) 전용의 새 LT4 엔진은 공기흐름이 개선된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
커진 밸브 및 강화된 밸브 스프링, 개선된 록커암, 고성능 캠샤프트, 그리고 10.4:1에서 10.8:1로 한 층 높아진 압축비에 힘입어
330마력/5,800rpm, 340lb-ft(47.0kg-m)/4,500rpm을 냈으며 각종 업그레이드로 600rpm 늘어난 6,300rpm 레드라인을 이유로
8,000rpm 타코미터, 엔진룸에서는 고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빨강색 엔진커버와 노출된 점화케이블을 더했다.
지난 3세대와 마찬가지로 한 세대의 마지막 모델이어를 기념하기 위한 컬렉터 에디션도 선보였다.
컬렉터 에디션은 $1,250의 옵션으로, 세브링 실버(Sebring Silver) 색상의 외관에 동일 색상의 ZR-1 휠,
검정색, 빨강색, 회색 3가지 실내 색상을 준비했고, 후드와 앞 휀더, 시트에 전용 엠블럼을 박았다.
하지만 마지막 모델이어의 스페셜 모델로 눈길을 끌은 것은 따로 있었다.
가운데 흰색 데칼이 차체 중앙을 가로지르는 어드미럴 블루(Admiral Blue) 외관 색상, 검정색 혹은 검정+빨강색 조합의 실내 색상,
ZR-1은 없어졌지만 그의 3인치 더 넓은 뒷 휀더 및 검정색으로 도색된 휠(컨버터블은 일반 콜벳의 휠/타이어/휀더와 같았다),
운전석쪽 앞 휀더에 두 줄의 빨강색 줄무늬 데칼, 그랜드 스포트 엠블럼(LT4 엔진을 얹었을 경우 일반 콜벳에도 그랜드 스포트
엠블럼이 달렸다), 그리고 LT4 엔진 및 6단 수동 트랜스미션을 얹고 쿠페 $3,250, 컨버터블 $2,880의 가격에 1960년대 당시
콜벳 수석 엔지니어, 조라 아르쿠스-둔토브의 열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고성능 콜벳의 상징, 그랜드 스포트(Grand Sport)라는
이름을 부활시킨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같은 사이즈의 ZR-1과 달리, 그랜드 스포트의 타이어는 오버스티어를 낳았고
출력은 늘어났지만 몇 해 전 오일쿨러를 없앴기 때문에 장시간의 고속주행시 엔진이 과열되는 현상을 일으켜
원작 그랜드 스포트의 명성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공교롭게도 둔토브는 1996년 4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옵션 리스트에 생긴 또다른 변화로는 꽤 오랜 시간 보이지 않던 Z51 옵션($350)이 귀환했다는 점인데
이는 빌스타인 쇽업소버, 전용 스프링, 서스펜션 부싱, 대구경 스태빌라이저를 더했고 이미 폭 11인치의 뒷 휠이 들어가는
그랜드 스포트와 결합할 경우 Z51의 휠은 제외하였으며 자동 트랜스미션과 결합할 경우 3.08 종감속 기어를 선택해야 했다.
Z51이 귀환하면서 기존 셀렉티브 라이드 서스펜션 옵션도 셀렉티브 리얼타임 댐핑(Selective Real Time Damping, $1,695)
옵션으로 진화했다. 이는 휠 포지션 센서를 통해 0.1초에서 0.15초 간격(60mph에서 회당 1피트 정도)으로 노면 정보를 수집하여
4륜 모두의 셋팅을 한꺼번에 제어하던 예전 셀렉티브 라이드와 달리 4륜의 서스펜션 셋팅을 독립적으로 제어하였다.
쿠페 $37,225, 컨버터블 $45,060의 1996년형 콜벳은 쿠페 17,167대, 컨버터블 4,369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중 컨버터블 190대를 포함한 1,000대는 그랜드 스포트, 5,412대는 컬렉터 에디션이였다고 하며
1984년 데뷔 당시 $21,800 하던 콜벳의 기본 가격은 라이프스팬 13년동안 70% 이상 상승한 것이라 한다.
1996년형 콜벳의 외관 색상은 9가지, 실내 색상은 7가지가 마련되었다.
그랜드 스포트 컨버터블의 뒷 휠은 일반 콜벳과 같은 폭 8인치로 이 부착물을 추가하지 않았다(4). LT4 엔진(7)은 그랜드 스포트 뿐만 아니라 전 콜벳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 1996년형 콜벳 컬렉터 에디션
1964년 XP-819
1950년대 후반부터 리어 엔진 개발에 몰두해온 GM은 1959년, 그 첫 결과물인 시보레의 소형차,
콜베어(Corvair)를 선보였지만 콜베어 개발의 주역, 프랭크 윈첼(Frank Winchell)은 거기서 만족할 줄 몰랐다.
윈첼은 V8 엔진을 뒤에 얹어 포르쉐 911을 능가하는 스포츠카를 원했고 그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본 둔토브와 맥렐런은
그 어색한 생김새에 강하게 반대했다. 따라서 윈첼은 디자이너 시노다를 찾아가 RR 구동방식의 쿠페 디자인을 위탁하였고
1964년 선보인 그 결과물 XP-819는 처음에 RR 쿠페의 아이디어에 반대하던 둔토브의 마음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비로소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호흡이 맞아떨어져 XP-819는 실제로 운전 가능한 프로토타입 제작을 서둘렀으나
아쉽게도 고속 차선변경 테스트에서 스핀하여 완파되었고 때마침 도서 '언세잎 앳 애니 스피드(Unsafe At Any Speed'에서
RR 구동방식의 콜베어가 취약한 핸들링 성능으로 줄기차게 비판받던 중이라 RR 콜벳 계획은 그렇게 백지화 되었다.
차는 사라졌지만 XP-819의 우아한 디자인은 훗날 3세대 콜벳의 콜라병 차체 디자인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 1964년 XP-819
1965년 마코 샤크 II(XP-830)
1965년에는 마코 샤크 I의 차체 색상과 XP-819의 콜라병 바디 스타일을 다시 활용하고 탈착식 지붕, 넉오프 알루미늄 휠,
그리고 주차시 차체를 보호하기 위해 길이를 연장할 수 있는 범퍼를 추가한 마코 샤크 II(Mako Shark II)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초대 수석 디자이너, 할리 얼이 리세이버 컨셉트카를 출퇴근 용도로 사용할 만큼 애착이 강했듯이
1965년 당시 수석 디자이너 밋첼 역시 마코 샤크 II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출퇴근 용도로 사용하였고
대중 또한 마코 샤크 II를 너무 좋아했기에 마코 샤크 II 컨셉트카는 머지 않아 양산형 3세대 콜벳으로 진화하였다.
2세대 콜벳이 출시된지 불과 5년만의 일이였다(당시 자동차의 라이프스팬은 훨씬 길었다).
1967년 3월 뉴욕 모터쇼에서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보레 역사상 가장 진보한 컨셉트카가 선보였다.
다시 한 번 밋첼과 시노다의 합착품으로, 높이가 35.5인치(902mm)에 불과한 아스트로 I(Astro I) 컨셉트카는
위아래로 들었다 놓는 좌석을 통해 승하차 하였고 도어가 존재하지 않는 대신 윈드쉴드 뒷쪽부터 차체 후미까지
하나의 패널로, 전투키 캐노피 마냥 열리도록 설계하였으며 워셔액 교환 등의 경정비를 위한 작은 뚜껑도 마련하였다.
스티어링 휠이 아닌 전투기 스타일의 조이스틱 운전대도 미래지향적 느낌을 더했다.
엔진은 낮은 차체에 넣기 위해 V8이 아닌 콜벳어의 수평대향 6기통 176ci(2.9리터) 알루미늄 엔진을 사용하였으며
반구(hemisphere) 모양의 연소실과 당시 또 하나의 혁신적 기술이였던 SOHC 방식으로 240마력을 냈다.
아스트로 I 컨셉트카는 양산을 고려한 컨셉트카는 아니였지만 이듬해 같은 자리에서 공개된 후속,
아스트로 II 컨셉트카로 진화하면서 점점 양산차와의 연관성을 키워나갔다.
* 1967년 아스트로 I
1967년, 포드는 전설의 경주차, GT40의 공도 버젼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1970년부터 링컨-머큐리 딜러들을 통해
이탈리아산 스포츠카, 데토마소 판테라(DeTomaso Pantera)의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 발표한 적 있는데
이를 멍하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시보레는 RR 구동방식에 익숙한 윈첼과 그의 R&D 팀을 통하여
아스트로 I 컨셉트카에 평범한 도어 방식을 더하고 무려 1.0g의 횡가속을 달성한 아스트로 II 컨셉트카를 개발하게 되었다.
하지만 탄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워낙 급조해 만든 아스트로 II 컨셉트카는 오래된 폰티액 템페스트(Tempest)의 하체와
2단 파워글라이드 자동 트랜스미션을 사용하여, 레이싱에서 검증된 4단 수동 트랜스미션을 사용한 포드와 대조적이였고
아스트로 II 컨셉트카는 이후 콜베어 엔지니어 윈첼을 밀어내고 콜벳 엔지니어, 둔토브의 손에서 단점들을 커버하게 된다.
* 1968년 아스트로 II
아스트로 I에 이은 아스트로 II 컨셉트카가 한창 이목을 끌던 1968년에는 또 다른 미래지향적 컨셉트카가 선보였다.
공기저항에 대한 연구의 결과물로, 1968년형 콜벳 컨버터블을 기반으로 제작된 아스트로-벳(Astro-Vette) 컨셉트카는
투영 면적을 줄이기 위해 윈드쉴드를 낮추고 그릴의 면적을 최소화 시켰으며 뒷 휠은 커버를 이용하여 덮어버렸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본네빌(Bonneville) 소금 사막에서 벌어지는 최고속도 측정용 자동차에서나 볼 수 있는
얇은 파이어스톤 타이어를 적용하여 구름저항까지 줄였다.
미끈하게 빠진 외관과는 달리, 실내는 색상이 바뀌었을 뿐 완전한 1968년형 순정 콜벳의 모습이였고
후드 아래에는 L68 427ci(7.0리터) 400마력 엔진과 터보 하이드라매틱 3단 자동 트랜스미션을 사용하였다.
공개 직후 '모비 딕(Moby Dick)'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아스트로-벳 컨셉트카는 아쉽게도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한편 아스트로 라는 이름은 긴 세월이 흘러 1985년, 시보레의 소형 밴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 1968년 아스트로-벳 * 1997년형 아스트로
XP-882 프로토타입은 윈첼의 팀이 개발한 XP-880의 문제점을 454ci(7.4리터) 엔진과 올즈모빌 토로나도의 구동계,
그리고 4륜구동을 추가함으로서 극복한, 둔토브의 팀의 프로토타입으로, 훗날 XP-895로 진화하게 된다.
* 1969년 XP-882
1969년 만타 레이
1969년 선보인 만타 레이(Manta Ray) 컨셉트카는 1965년 마코 샤크 II 컨셉트카를 이용하여
한 쪽에 3발의 렌즈가 들어간 헤드라이트, 사이드 머플러, 등을 추가한 컨셉트카였다.
엔진은 ZL-1의 427ci(7.0리터) 430마력 엔진.
* 1969년 만타 레이. 중앙의 사진은 헤드라이트 커버를 연 모습.
1969년에는 1968년형 콜벳을 이용하여 격자형 그릴과 휀더 통풍구, 높아진 윈드쉴드,
그리고 두 갈래의 T-탑이 아닌 한 피스의 탈착식 루프를 추가한 콜벳 에어로 쿱(Aero Coupe)을 선보였다.
1970년형 콜벳에 대한 디자인 연구 결과물인 에어로 쿱 컨셉트카는 격자형 그릴과 휀더 통풍구를 양산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차체는 이듬해 시로코(Scirocco) 컨셉트카에 재사용되었다.
지난해 콜벳 에어로 쿱 컨셉트카를 기반으로 만타 레이 컨셉트카 스타일의 사이드 배기 파이프와 바디컬러 범퍼 및 그릴,
잠망경 느낌의 룸미러를 포함한 새 루프 패널, A필러 사이드뷰 미러를 더한 시로코 컨셉트카는
427ci(7.0리터) ZL-1 엔진과 프로토타입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을 얹고 4년간 캔앰(Can-Am) 시리즈 페이스카로 활동하였다.
시로코 컨셉트카는 이후 약간의 개조를 거쳐 멀샌느(Mulsanne) 컨셉트카로 환생하게 된다.
* 1970년 시로코
1973년 XP-897GT
1969년의 XP-882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1973년, 시보레는 두가지 후속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
그 중 하나는 피닌파리나의 손길을 거친 우아한 바디에 새 X-플랫폼 소형차, 시테이션(Citation)에 올리기 위해 연구중이던
신형 자동 트랜스미션, 그리고 2로터 266ci(4.4리터) 180마력 로터리 엔진을 얹은 XP-897GT였다.
* 1973년 XP-897GT 투-로터
그리고 다른 하나는 디자이너 헨리 하가(Henry Haga)의 손끝에서 탄생한, 일명 레놀즈(Reynolds)라 불리는 XP-895로,
이는 XP-897GT 2로터의 '고작' 180마력 엔진이 성에 차지 않던 둔토브와 밋첼이 2로터짜리 엔진을 두 개 이어
4로터 390ci(6.4리터) 배기량에 420마력을 뿜어내는 본격 스포츠카로 환생시킨 프로토타입이다.
하지만 때마침 석유파동이 들이닥치면서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고 연비가 좋지 않은 로터리 엔진은 퇴출 대상이였고
당시 시보레 사장이던 존 드로리언(John DeLorean)은 이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콜벳보다 작은 카마로 플랫폼을 이용하여
단가를 줄인 콜벳 후속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라고 권유하면서 지난 몇년간 들인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XP-882의 차체는 이후 에어로벳(Aerovette) 컨셉트카에 사용되었다.
* 1973년 XP-895(레놀즈). 나중에 454ci(7.4리터) 알루미늄 V8 엔진을 얹었다는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엔진룸 사진이 아마 그 때의 모습인듯 하다.
1973년 XP-898
1973년에는 소형차 베가를 기반으로 차세대 유리섬유 차체를 시험할 XP-898 프로토타입이 제작되었다.
섀시에 바디 패널을 덧붙이는 형식이 아니라 XP-898의 바디 패널은 외곽과 프레임 사이의 공간에 우레탄을 주입하고
15분동안 응고시킨 뒤 후드와 도어 등의 나머지 바디 패널, 그리고 드라이브트레인 구성원을 장착하는 형식으로,
외관을 이루는 패널이 양쪽 도어와 후드, 그리고 사방을 감싸는 차체, 단 4개에 불과한 점이 특징이였다.
비록 바디 제작 방식이 양산차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이 차의 스타일링은 4세대 콜벳에 작지만 큰 영향을 끼쳤다.
* 1973년 XP-898
프랑스 르망(Le Mans)에 위치한 르망 24시 경주 트랙의 유명한 직선로의 이름을 딴 멀샌느(Mulsanne) 컨셉트카는
4년 전 선보인 시로코 컨셉트카를 기반으로 1974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선을 보였다.
팝업식 헤드라이트를 고정식으로 바꾸고, 후드 스쿱, 전용 휠, 거리 조절식 페달, 그리고 요즘 같았으면 간단히 디스플레이
하나만 달면 되지만 마땅한 컴퓨터가 없던 당시로서는 번거롭게도 다이얼 방식의 후드업 디스플레이를 추가하였으며
엔진룸에서는 454ci(7.4리터)로 배기량을 키운 프로토타입 로체스터 연료분사식 ZL-1 엔진이 자리잡고 있었다.
비록 양산차로 이어진 특징은 없지만 밋첼은 멀샌느 컨셉트카를 역대 스팅레이 중 최고라고 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 1974년 멀샌느
세월이 조금 흘렀다. 1976년 말 GM은 로터리 엔진 개발을 전면 중단할 것을 명령하였고
따라서 1973년 XP-895 프로토타입은 400ci(6.6리터) 스몰블럭 V8 엔진으로 심장을 갈아끼웠다.
지난 수차례 양산이 무산되었던 MR 구동 콜벳 컨셉트카는 은퇴를 앞둔 밋첼이 GM 회장 토마스 머피(Thomas Murphy)를
설득하여 1980년, 차세대 콜벳으로의 양산을 승인받았지만 콜벳과의 판매 간섭을 이유로 이는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 1977년 에어로벳
1977년, 로터리 엔진 개발이 완전히 중단되자 엔지니어들은 다른 방법으로 출력을 늘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L82 350ci(5.7리터) 엔진에 에어리서치(AiResearch) T3 터보차져, 캐딜락 연료분사 시스템, 고성능 캠샤프트,
촉매 대신 레조네이터로 바꾼 1979년형 콜벳 배기 시스템, 7psi(0.48bar) 부스트를 사용한 터보(Turbo) 컨셉트카는
3.55 종감속 기어의 3단 자동 트랜스미션과 차동제한장치, 15 x 8.5인치 휠, 255/60R15 광폭 타이어,
그리고 1979년형 콜벳에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바디킷 옵션을 갖추고 있었다.
자료에 직접적으로 설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마 1980년형 둔토브 터보 콜벳이 이 컨셉트카의 결과물이 아니였나 싶다.
지난해 터보 컨셉트카에 이어 1980년에는 두번째 터보가 제작되었다.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V8 엔진을 262ci(4.3리터) 배기량의 V6 엔진으로 바꾸면서 워너-이쉬(Warner-Ishi)제 트윈 터보를 얹었고,
각각 다른 데칼로 단 2대만 제작된 300마력의 터보 컨셉트카는 그 중 하나의 디자인이 1982년형 콜벳 컬렉터 에디션으로 선보였으며,
기통수를 줄이고 과급기를 통해 연비를 개선한 엔진은 전통 등을 고려해 콜벳에는 선보이지 않았지만
오늘날 많은 자동차들이 같은 이유로 기통수를 줄이면서 터보를 얹고 있다.
* 1979/1980년형 터보. 두 출처의 자료에서는 각각 1979년형과 1980년형이라고 하기에 같은 데칼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 1980년형 터보. 이 역시 그 데칼이 1979년 터보에 사용되었는지 확신할만한 사진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늘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한 이탈리아의 한 코치빌더 베르토네의 사장, 누찌오 베르토네(Nuccio Bertone)는
콜벳을 바탕으로 독특한 슬라이딩 도어를 더하고 라디에이터와 에어컨 장비를 차체 뒤로 옮겨 길이를 33cm 줄였으며
실내에서는 도마뱀 피부를 연상시키는 녹색 가죽 인테리어를 두른 로마로(Romarro) 컨셉트카를 1984년 LA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이탈리아어로 '녹색 도마뱀'이라는 뜻의 로마로 컨셉트카는 실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각종 권위적인 잡지들로부터 여러 카디자인상을 휩쓸었다.
* 1984년 베르토네 로마로
1970년대부터 시보레는 미드쉽 콜벳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당시 이 분야에 기술력이 우수했던 로터스와 친분을 쌓았다.
비록 4세대 콜벳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1985년에는 차세대 콜벳을 위한 디자인 연구작으로
첫번째 인디(Indy) 프로토타입이 제작되었으나 구동계가 들어있지 않아 스스로 굴러가지는 못했다.
이후 제작된 두번째(흰색)와 세번째(빨강) 인디 컨셉트카는 로터스와 합동으로 제작한 V8 2.65리터 DOHC 트윈터보
650마력 엔진으로, 사륜구동, 사륜 스티어링, ABS, 트랙션 컨트롤, 전자식 스로틀, 액티브 서스펜션,
오늘날에서야 보급률이 늘고 있는 후방 카메라 및 대시보드 디스플레이까지 갖춘 최첨단 컨셉트카로 거듭났다.
미드쉽 콜벳은 여러번의 시도에도 양산되지 않았지만 로터스 작품인 DOHC 엔진은
1985년 개발을 시작한 콜벳 ZR-1의 LT5 엔진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인디 컨셉트카는 훗날 CERV-III 컨셉트카에 재사용된다.
* 1986년 인디
GM의 차들을 살펴보다 보면 컨버터블을 제작하거나 T-탑 등, 지붕이 개폐되는 차종들을 개발할 때
개발이나 제작을 위탁하는 ASC(American Sunroof Corporation)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1987년, 지난해 갓 출시된 콜벳 컨버터블을 이용하여 LED 보조제동등이 내장된 리어 스포일러를 비롯하여
각종 바디킷을 얹고 17인치 알루미늄 휠, 굿이어 이글 GT(Eagle GT) 타이어, 가죽 인테리어 등을 추가한
ASC 콜벳 제네바(Corvette Geneve) 컨셉트카는 그 탈착식 지붕이 1989년형 콜벳에 순정 옵션으로 진화하였다.
파워트레인은 일반 콜벳과 같은 5.7리터 230마력 + 4단 자동 트랜스미션.
1989년, 시보레는 콜벳의 본격 세계 정상급 스포츠 버젼, 콜벳 ZR-1을 내놓았다.
하지만 컨버터블 버젼이 없던 ZR-1에 컨버터블을 더했을 경우 차체 강성이 충분한가 시험하기 위해 시보레는 ASC에게
ZR-1 컨버터블을 시험하도록 주문했고 ASC는 이내 ASC의 수석 엔지니어 돈 렁클(Don Runkle)의 약자를 딴 DR-1을 제작했다.
하지만 4세대 콜벳 바디로 LT5 엔진에 대응할만한 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ZR-1 컨버터블은 끝내 출시되지 않았다.
* 1989년 DR-1
ASC가 ZR-1 컨버터블을 제작할 동안 시보레는 제작 단가가 비싼 LT5 엔진에 대응할만한 저가형 엔진이 없나 모색하기 위해
콜벳 컨버터블에 ZR-1과 비슷한 출력을 내는 빅블럭 454ci(7.4리터) 엔진을 얹은 ZR-2, 일명 '빅 도기(Big Doggie)'를 제작하였다.
하지만 ZR-2의 빅블럭 엔진은 연비가 좋지 않았고 따라서 ZR-1은 1995년까지 계속 생산되었다.
* 1989년 ZR-2(빅 도기)
이미 ZR-1을 탄생시키고도 콜벳의 플랫폼 강도를 테스트하기 위한 시도는 그치지 않았다.
1990년, 시보레는 팔코너(Falconer) V12 700마력, 750lb-ft(103,7kg-m) 엔진을 수용하기 위해 섀시를 5인치(120mm) 늘린 ZR-12,
일명 '코난(Conan)'을 제작하였지만 엔진 크기나 연비 모두 너무 과격한 ZR-12는 양산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 1990년 ZR-12(코난)
1984년에 이어 1990년 제네바 모터쇼에는 콜벳을 기반으로 한 베르토네의 두번째 작품, 니볼라(Nivola)가 선보였다.
니볼라라는 이름은 전설의 레이서 타치오 누볼라리(Tazio Nouvolari)의 별명이였는데,
평소 그를 동경하던 베르토네는 그의 이름을 따왔을 뿐만 아니라 차의 색상까지 누볼라리가 즐겨 타던 노란색으로 칠했다.
탈착식 지붕을 통해 쿠페와 컨버터블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고 독특하게도 실내에서는 좌석 쿠셔닝 없이
차체의 바닥에 직접 앉는 구조였던 니볼라 컨셉트카는 미드쉽에 배치한 LT5 엔진 덕분에 전후 무게배분 40:60을 달성했다.
* 1990년 베르토네 니볼라
조라 아르쿠스-둔토브가 수석 엔지니어로 있던 시절, 그는 유럽 유수의 스포츠카들이 출전하는 르망 24시에 나가도
뒤쳐지지 않는 경주차 파워/드라이브트레인 개발에 몰두하였고 그 중 CERV라는 엔지니어링 컨셉트카를 둘이나 만들었다.
1975년, 둔토브는 은퇴하였고 십여년이 지난 1980년대 후반, 포르쉐 959와 페라리 F40 등 유러피언 스포츠카들은
최고속 배틀에 돌입하면서 엄청난 성능을 과시하는데, 이를 멍하니 보고만 있을 수 없던 시보레는
1986년에 이미 제작된 미드쉽 인디 컨셉트카를 바탕으로 1990년, CERV의 세번째 시리즈, CERV-III을 선보였다.
CERV-III의 플랫폼은 로터스에서 제작한 탄소섬유 재질로, 그 무게가 단 17kg(!!!)에 불과하였고
사륜 스티어링, 포르쉐 959에서 영감을 얻은 토크분배식 사륜구동, 탄소섬유와 케블라 재질의 초경량 바디,
그리고 각 바퀴에 듀얼 디스크 브레이크로 총 8개의 브레이크를 얹어 당시 고성능 자동차의 한계를 시험했다.
파워트레인은 다시 한번 로터스의 도움을 받아 5.7리터 V8 엔진에 트윈터보를 얹은 650마력으로,
독특하게도 엔진에서 일단 3단 트랜스미션을 거쳐온 동력은 앞과 뒷 차축 각각에 위치한 2단 트랜스미션으로 전달되어
총 여섯개의 기어를 가진 셈이였고 0.277Cd에 불과한 공기저항에 힘입어 최고속력은 무려 225mph(362km/h)에 이르렀다.
CERV-III는 심각하게 양산이 고려되었지만 보급형 브랜드인 시보레에서 30만 달러짜리 자동차를 만들 경우
다른 브랜드의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이유로 이 계획은 막바지에 취소되었으며
이는 현재까지 미드쉽 콜벳 후속에 대한 마지막 시도로 남아있다.
* 1990년 CERV-III 컨셉트카
1989년과 1990년에 이어 1991년에는 ZR-1의 한계를 또 다시 시험하는 ZR-1 스네이크 스키너(Snake Skinner, SS)
컨셉트카가 선보였다. 당시 갓 데뷔한 위협적인 존재, 닷지 바이퍼를 압도하는 성능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스네이크 스키너는
기존 후드 대비 무게가 절반에 불과한 케블라 후드, 플렉시글라스 뒷유리, 마그네슘 휠, 섀시 곳곳을 알루미늄 등으로 교체하면서
에어컨, 오디오, 그리고 파워 윈도우 등을 비롯한 각종 전동식 장비들도 함께 떼어내 약 500lbs(225kg)을 감량했고,
반대로 파워트레인에서는 LT5 엔진에 캠샤프트와 인테이크 매니폴드를 더해 출력을 450마력으로 키웠다.
여기에 끈적하기로 유명한 굿이어 GS-CS 타이어를 더해 스네이크 스키너는 0-60mph 4.0초, 0-100mph 7.8초,
쿼터마일 11.8초/123mph(198km/h), 그리고 최대 횡가속 1.05g를 기록하여 주변을 놀라게 하였지만
ZR-1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 1991년 ZR-1 스네이크 스키너(SS)
때는 1989년으로 돌아간다. 시보레 디자인 수석, 척 조던(Chuck Jordan)은 차세대 콜벳을 위한 디자인을 뽑기 위해
시보레 디자인 스튜디오 세 곳을 경쟁시킨다. 그 중 캘리포니아 남부의 스튜디오에서 나온 디자인이라 하여
내부에서는 '캘리포니아 콜벳(California Corvette)라 불리기도 한 스팅레이 III(Sting Ray III) 컨셉트카는
탄소섬유 차체를 사용하여 무게를 줄이면서도 차체강성을 높였고 당시 유행하던 포워드 캡(Forward Cab) 스타일로
윈드쉴드를 앞으로 쭉 빼면서 실내공간을 최대화했으며 승하차시 편의를 위해 위아래로 움직이는 운전석쪽 대시보드,
전복이 감지되면 튀어나오는 롤바, 광학 센서를 통해 노면을 읽어 서스펜션 셋팅을 바꾸는 액티브 서스펜션,
그리고 사륜 스티어링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파워트레인은 원래 V6 엔진을 얹으려 했으나 전통 등을 고려하여 LT1 엔진을 얹었고
트랜스미션은 최적의 무게배분을 위해 뒷 차축에 얹었다. 1992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하여 좋은 반응을 얻은
스팅레이 III 컨셉트카는 양산이 고려되었지만 같은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당시의 카마로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이유로
양산이 무산되었고, 결국 이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고 4세대 콜벳과 비슷한 모습으로 출시된 5세대 콜벳은
다소 미지근한 스타일 변화에 대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 1992년 스팅레이 III 컨셉트카
1992년 CERV-IV
5세대 콜벳의 디자인 연구가 시작되던 1992년, 시보레 엔지니어들은 조심스레 5세대 콜벳의 파워트레인 개발에 돌입했다.
그동안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막바지에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에 비밀 프로젝트로 시작했다가
1993년 4월, 5세대 콜벳 개발이 녹색 신호를 받자 바로 다음달 3일에 공개된 CERV-IV는
역대 CERV 시리즈 중 최초로 엔진이 앞에 있었으며, 주철 블럭과 알루미늄 헤드의 5.0리터 엔진을 얹은
첫번째 버젼(CERV4a)과 8개월 뒤 제작된 5.7리터 엔진의 두번째 버젼(CERV4b)이 있었다.
두 CERV-IV 중 후자에 얹힌 5.7리터 엔진은 GM의 3세대 스몰블럭 V8, LS 엔진이 되어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 1992년 CERV-IV(CERV4a). 프로토타입 인테리어에 주목.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의 콜벳을 논하면서 콜러웨이를 빼놓을 수 없다.
1973년, 포뮬러급보다 한 급 아래, 폭스바겐 비틀의 부품을 이용한 원메이크-포뮬러급 포뮬러 비(Formula Vee) 시리즈에
출전중이던 일리 리브스 콜러웨이 3세(Ely Reeves Callaway III)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선수생활을 접고 돈을 벌기 위해
밥 본듀런트(Bob Bondurant) 레이싱 스쿨의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그가 재직중이던 당시 레이싱 스쿨 강습용 차로 사용하던
BMW 320i의 성격을 완전히 간파한 그는 320i의 다소 부족한 출력을 채우기 위해 강습용 차들 중 한 대를 그의 차고로 가져와
터보차져를 얹고 가속 성능을 보강하여 카앤드라이버(Car & Driver)지의 져널리스트, 돈 셔먼(Don Sherman)에게 테스트를 권유한다.
콜러웨이의 손길을 거쳐간 320i 터보 튜닝카를 시운전한 셔먼은 잡지에 한 페이지 분량의 시승기를 통해 콜러웨이의 차를 극찬하였고
이에 힘입어 마침내 1977년, 콜러웨이는 본격 터보차져 킷트의 생산을 위해 콜러웨이 자동차(Callaway Cars, Inc.)를 설립하게 되었다.
콜러웨이 자동차 설립 이후 그는 BMW, 폭스바겐, 포르쉐, 아우디,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터보차져 킷트와
인디카(IndyCar) 경주 시리즈용 HH 엔진, 그리고 1983년에는 마침내 알파로메오의 위탁으로 알페타(Alfetta)의 스포츠버젼,
GT-V6 쿠페를 만들게 되었으나 이는 콜러웨이가 직접 고객에게 인도될 차를 튜닝하기 보다는 알파로메오 딜러 인스톨 옵션에
가까웠기에 진정한 콜러웨이 작품으로 인정하긴 힘들었다.
* 일리 리브스 콜러웨이 3세(Ely Reeves Callaway III). 그의 아버지, 일리 리브스 콜러웨이 2세는 우리가 흔히 아는 골프웨어, 콜러웨이의 설립자다.
* 알파로메오 GT-V6 쿠페
하지만 알파로메오 GT-V6 쿠페를 본 당시 시보레 콜벳 수석 엔지니어, 맥렐런은 색다른 구상을 한다.
1970년대 후반, 차세대(4세대 콜벳) 고성능 엔진으로 고려되던 로터리 엔진의 연구가 무산되고
1985년에는 또다른 대안인 터보 엔진마저 연구가 중단되자 많은 이들은 터보 엔진에 대해 쌓은 연구결과를 썩히기 아까워했다.
따라서 맥렐런은 이미 터보 튜닝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한 콜러웨이와 협동하여 시보레 엔지니어들이 과거에 못이룬
콜벳 터보의 꿈을 사상 최초로 GM 외부의 업체가 제공하는 시보레 순정 옵션(코드명 B2K)으로 선보이게 했던 것이다.
알파로메오 GT-V6 쿠페와 달리 콜러웨이 콜벳 트윈터보는 켄터키주 볼링 그린의 콜벳 공장에서 완성된 콜벳을
커넥티컷주 올드 라임(Old Lyme, CT)의 콜러웨이 자동차로 바로 실어와 터보 킷트를 장착한 뒤 고객에게 인도되는 방식이였고
10psi(0.69bar)의 부스트에서 345마력/4,000rpm, 465lb-ft(64.3kg-m)/2,800rpm을 내는 콜러웨이 콜벳 트윈터보는
0-60mph 4.7초, 0-100mph 11.6초, 쿼터마일 13.2초/108mph(174km/h), 최고속력 178mph(286km/h)를 기록했다.
콜러웨이 트윈터보 옵션, B2K의 가격은 무려 $19,995나 되어 콜러웨이 콜벳 트윈터보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총 5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했지만 10만, 15만 달러를 우습게 넘기는 유럽의 명차들에 비하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속성능을 지니고도 비교적 싼 편으로 간주되었으며
판매 첫 해인 1987년형에는 쿠페 121대와 컨버터블 63대, 총 184대를 팔 수 있었다.
* 1987년형 콜러웨이 콜벳 트윈터보. 사진은 재활용~
1988년에는 본격적으로 콜러웨이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콜벳 콜러웨이 트윈터보 슬렛지해머(Sledgehammer)가 선보였다.
슬렛지해머 콜벳은 부스트를 22psi(1.52bar)까지 끌어올려 그에 걸맞는 대형 인터쿨러와 드라이섬프 윤활 방식을 채택했고
898마력/6,200rpm, 772lb-ft(106.7kg-m)/5,250rpm의 어마어마한 파워를 감당할 굿이어 ZR40 게이터백 타이어와
대형 브레이크로 업그레이드 하였다. 400km/h의 속도를 달성하기 위해 듀취맨 디자인(Deutschman Design)에서
슬렛지해머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바디킷도 달았다.
최고속력 시험 당일, 커넥티컷주의 콜러웨이 공장에서 오하이오주의 테스트 트랙으로 이동하기 위해 트레일러에 싣지 않고
빗길을 직접 운전하여 그 내구성을 과시한 슬렛지해머 콜벳은 그날(1988년 11월) 드라이버 존 링겐펠터(John Lingenfelter)에 의해
무려 254.76mph(410.00km/h)을 기록하였으며 이 기록은 1999년까지 11년간 어메리카 대륙에서는 가장 빠른 자동차였고
파워 윈도우, 파워 도어락, 에어컨, 프리미엄 오디오, 가죽시트를 비롯한 순정 내장재/방음재, 그리고 심지어 롤 케이지까지 장착한
자동차 중에서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다. 880마력이라는 엄청난 출력에도 불구하고 배기가스 기준치도 만족시켰다.
콜러웨이는 40만 달러의 가격에 슬렛지해머 콜벳을 양산할 예정이였지만 아쉽게도 단 한 대의 프로토타입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슬렛지해머 콜벳은 없다고 한다. 다행이도 슬렛지해머의 바디킷은 이듬해 일반 콜러웨이 콜벳으로 퍼졌다.
* 1988년형 콜러웨이 콜벳 트윈터보 슬렛지해머. 0-60mph에 3.9초, 0-100mph에는 단 9.4초가 걸렸을 뿐이였다.
1988년 출력을 382마력, 562lb-ft(77.7kg-m)으로 끌어 올리고, 1989년 슬렛지해머 콜벳의 바디킷을 얻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나 싶던
콜러웨이 콜벳은 1989년 초, 시보레 콜벳 ZR-1의 등장으로 인해 1987년형 184대, 1988년형 125대에 이르던 판매량이
1989년형 67대, 1990년형 58대까지 추락했다. 1991년형 콜러웨이 콜벳은 출력을 403마력, 582lb-ft(80.5kg-m),
최고속력을 192mph(309km/h)까지 끌어올렸으나 판매량은 62대에 그쳐 결국 1991년형을 끝으로 콜러웨이 콜벳은 사라졌다.
하지만 화려한 일막을 살았던 콜러웨이 콜벳을 기념하기 위해 콜러웨이는 OZ Racing 휠,
브릿지스톤 포텐자(Bridgestone Potenza) 타이어, 그리고 코놀리(Conolly) 가죽시트를 추가하고
지붕과 윈드쉴드를 잘라내 컨셉트 분위기를 내며, 450마력 600lb-ft(83.0kg-m)으로 출력을 끌어올린
콜러웨이 스피드스터(Speedster)를 총액 무려 $107,000의 시보레 옵션으로 12대 제작하기도 했다.
* 1991년형 콜러웨이 스피드스터
1992년 선보인 LT1 엔진이 터보차져와 궁합이 잘 맞지 않자 콜러웨이는 이색적으로 과급기를 버리고 자연흡기 방식을 택한
콜러웨이 수퍼내츄럴(SuperNatural) 콜벳을 1994년 선보이는데, 이는 LT1 엔진을 기반으로 보어와 스트로크를 늘려
배기량을 383ci(6.3리터)로 키우고 단조 크랭크 샤프트, 단조 커넥팅 로드, 단조 피스톤, 공기흐름을 개선한
흡기 및 배기 매니폴드, 직경을 52mm로 키운 대형 스로틀 밸브, 그리고 고성능 캠샤프트 등을 더해
435마력을 냈고 0-60mph를 4.4초, 쿼터마일을 12.7초/114mph(183km/h)만에 끊었다.
수퍼내츄럴 콜벳은 435마력 한가지 버젼에 머무르지 않고 해를 거듭하며 440마력까지 출력을 늘려갔으며
1996년에는 LT4 엔진 기반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 1992년형 콜러웨이 수퍼내츄럴 콜벳
4세대 콜벳의 단종 이후 콜러웨이는 6.3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이용한 보트, 수퍼내츄럴 카마로, 임팔라 SS를 내놓았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튜닝 이후에는 HSV(홀덴의 고성능 디비젼) GTS 300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단에 올려놓는 등
슈퍼차져 전문 튜너로 전향하였으며 콜벳을 이용한 콜러웨이만의 슈퍼카 C12(5세대 기반)와 C16(6세대 기반)도 선보였다.
2009년형 콜벳 ZR-1보다 앞서 6.2리터 슈퍼차져 엔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만 이렇게 느끼는건지.. 오늘날 콜러웨이의 입지는 한 때 콜러웨이의 명성을 발휘한 드라이버, 존 링겐펠터가 설립한
LPE(Lingenfelter Performance Engineering)의 다양한 제품들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큰 아쉬움을 남긴다.
현재 콜러웨이는 각각 580마력, 606마력, 652마력, 3가지 버젼의 콜러웨이 콜벳, 6세대 콜벳 기반의 슈퍼카 C16,
그리고 각각 552마력(자동), 572마력(수동)의 콜러웨이 카마로를 제작하고 있다.
* 콜러웨이 카마로(좌), 콜벳(중), C16(우)
그 외 눈여겨볼 튜너
1969년 콜벳 볼드윈 모션 페이즈 III
조엘 로젠(Joel Rosen)이 설립한 볼드윈-모션(Baldwin-Motion)은 머슬카 시대에 옝코(Yenko)나 쉘비(Shelby)처럼
고성능 자동차의 한계는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극강의 퍼포먼스 튜너 중 하나였으며
볼드윈-모션은 트윈터보 454ci(7.4리터) 엔진과 콜베어를 제외한 모든 시보레 차량을 튜닝하기로 유명했다.
그 중 가장 걸작으로 뽑히는 페이즈 III(Phase III)는 콜벳의 뒷유리가 수직으로 떨어지던 시기에 경사진 뒷유리,
거대한 후드 스쿱, 오버휀더, 고정식 헤드라이트 등 커스텀 외관 제작에 집중하였고
놀라게도 단 10대만 생산된 페이즈 III들 중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은 단 한 쌍도 없다고 한다.
생산 기간은 1969년부터 1971년까지.
* 1969년 콜벳 볼드윈 모션 페이즈 III
1979년 까바이스따 콜벳
제임스 본드의 007 시리즈 8탄,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와 '수퍼플라이(Superfly)'에 커스텀 제작한 자동차를
공급한 적 있는 던험 모터 코치(Dunham Motor Coach Co.)사는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콜벳을 기반으로 한
까바이스따 콜벳(Caballista Corvette)을 총 50대(컨버터블 5대) 제작하였다.
전량 수제작으로 개조된 까바이스따 콜벳은 볼드윈-모션 페이즈 III와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1980년 당시 가격은 약 6만 달러 정도.
* 1979년 까바이스따 콜벳
* 영화 수퍼플라이(1972년작) 포스터. 그림 속 자동차가 던함의 작품이다.
1994년 딕 걸드스트랜드 GS90
현직 레이서였던 딕 걸드스트랜드(Dick Guldstrand)는 자신이 직접 출전용 콜벳을 튜닝하고 싶어했다.
이미 4세대 콜벳 서스펜션 개발에 참여한 적 있는 그는 GS80이라 불리는 콜벳 튜닝 버젼을 제작하고 있었지만
GM이 이미 만들어놓은 차체에 휠과 서스펜션만 다른 것을 끼운 GS80에 만족할 수 없었다.
따라서 걸드스트랜드는 디자이너 스티브 윈터(Steve Winter)에게 디자인을 의뢰하여 ZR-1 기반으로 그의 노하우가 축적된 서스펜션,
OZ Racing 18인치 휠, 그리고 약간의 엔진 튜닝을 거친 딕 걸드스트랜드 GS90(Dick Guldstrand GS90)을 제작하였다.
0-60mph 4초대, 최고속력 175mph(282km/h)를 자랑하는 딕 걸드스트랜드 GS90은 이미 $72,208의 1994년형 ZR-1 가격에
무려 $134,500의 컨버젼 킷트를 얹어 총 구매가격이 $206,208에 이르렀으며 단 여섯대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한다.
* 1994년 딕 걸드스트랜드 GS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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