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속한다.
해안선 길이는 9.5㎞이고, 가장 높은 산은 해발 68m에 불과하다.
당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과 해안가를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하고 있다
느린 걸음으로 3~4시간이면 구석구석까지 돌아볼 수 있다.
승봉도는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속한다.
자월면에는 대이작도, 소이작도, 자월도, 승봉도 등 4개의 유인도가 있다.
방아머리선착장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대부훼리 1호에 승선하였다.
여객선은 한 무리의 단체 여행객을 싣고 9시 20분에 출항하였다.
찬 바람이 불어 으스스했지만 객실의 바닥이 뜨끈뜨끈해서 참 좋았다.
승봉도 도착
여객선은 1시간 20분 만에 승봉도 선착장에 닿았다.
승봉도는 인천과 가까운 거리로 힐링 여행지로 최적의 섬이다.
지형이 마치 봉황이 하늘을 올라가는 모양과 같다 하여 ‘승봉도’라 부른다.
또 다른 이름인 '신황도'로 불리기도 했다.
신씨, 황씨 성을 가진 어부가 섬에 들어와 정착해 '신황도'로 불렸다는 것이다.
치유의 섬
승봉도는 ‘치유의 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름드리 해송이 우거져 있는 숲에 삼림욕장을 조성해 놓았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해서 누구든지 쉽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습지공원
특이하게도 마을 가운데에 습지와 데크가 있다.
연꽃이 만발하는 여름에는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근처 습지에서 도시 아줌마들이 미나리를 캐고 있었다.
승봉성당
선착장에서 5분 정도 걸어서 승봉성당 갈림길에 섰다.
작고 정갈한 승봉성당은 종교가 없는 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악회 회원들이 오른쪽으로 가길래 우리는 왼쪽 길로 접어들었다.
부채바위
측면에서 보면 부채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배온 선비가 이 바위에 글을 쓰면서 학문에 정진했다고 한다.
다시 유배가 풀려 장원에 급제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도로와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길을 조금 잘못 들었다고 해서 크게 헤매지 않아도 되는 길이다.
약 11km에 이르는 느긋한 트레킹 길은 3~4시간이면 마칠 수 있다.
남대문바위(코끼리바위)
바위 모양이 남대문처럼 보여서 남대문바위로 불린다.
마치 사람이 만들어놓은 문처럼 가운데가 뻥 뚫려 있었다.
바위 사이 구멍으로 연인이 통과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남대문바위에서 데크길은 끝난다.
다시 되짚어 나와서 당산 산책로 가는 길로 걸었다.
작은선배해변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 작은선배 카페가 나타난다.
'작은선배'는 이곳의 지명이다.
옛날 이곳에서 배가 난파된 적 있어 유래한 지명이다.
3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까페를 차린 김선규 사장의 솜씨다.
삼형제바위
임도를 따라 소박한 숲길을 따라 섬 동쪽 끝으로 간다.
이정표를 따라 해안가로 나서자 바위의 향연이 펼쳐졌다.
삼형제바위라 불리는 덩치 큰 바위가 여럿이다.
작은 덩치들까지 포함하면 육형제로 불러도 될성싶다.
큰선배해변
큰선배해변은 기암괴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해안선 곳곳에 파도가 만들어낸 특이한 바위와 기암절벽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데크를 따라 조금만 더 들어가면 촛대바위를 만날 수 있다.
촛대바위
이름 그대로 불꽃이 하늘거리는 촛대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형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화 침식에 강한 규암(차돌)으로 구성돼 있는 시-스택(sea stack)이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오세영 <바닷가에서> 부분
신황정(申黃亭)
옛날에 신씨와 황씨가 고기를 잡던 중 풍랑을 만나 대피한 곳이라 한다.
섬을 둘러보니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라 판단되어 정착하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의 신씨와 황씨의 성을 따서 정자의 이름을 지었다.
목섬과 금섬
신황정에서 내려다 보니 목섬과 금섬이 보였다.
물때가 잘 맞아서 걸어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다.
목섬
휴식 같은 길을 따라 해안선을 지나자 목섬이다.
미인의 목선처럼 희고 예쁜 모래사장이 목섬으로 이어진다.
검은머리물떼새들이 노니는 이곳 해변은 썰물 때마다 목섬과 연결된다.
부두치해변
파도가 많이 부딪힌다 해서 '부디치'라고도 불린다.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어우러져 형성된 아름다운 해변이다.
목섬 입구까지 데크 산책로를 만들어놓아 오가는 길이 훨씬 편해졌다.
승봉도의 야생화
당산으로 가는 길에는 다양한 종류의 들꽃이 피어 있었다.
꽃들은 섬 사람들의 심성을 닮아 소박한 아름다움이 풍겼다.
인간이 가꾼 꽃들보다 하느님이 키운 들꽃에 애정이 더 가는 이유는...?
당산(68m)
섬의 최고봉 당산은 짙은 소나무 세상이다.
숨을 들이마실수록 몸이 초록으로 변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완만하고 둥글둥글한 오르막이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당산나무
정상에는 승봉도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 당산나무가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신령스런 기운이 어려있는듯 하다.
섬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지켜보았을 당산나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일레해수욕장
'이일레'는 반원형의 해수욕장 모양이 엘레빗과 유사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승봉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이일레해수욕장이다.
해질녘이면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떠나다
승봉도에서 오후 3시 2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시끌벅적한 여객선 안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잘 못 들어 헤맸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