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 마을과 잊혀힌 고갯길을 다시 이어 만든 것이 진안고원길이다.
2011년 7월 부분 개통을 시작으로, 2016년 12월 전체 구간이 이어졌다.
걷다 보면 진안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정겨운 이야기를 두루 만날 수 있다.
첫 구간인 마이산길을 걸으며 초록초록한 신록의 향기에 취했다.
진안고원길은 총 200여 ㎞의 길이 원형으로 연결돼 있다.
백마산을 돌아가고, 운장산을 넘고, 섬진강과 금강 물길을 따라가는 길이다.
구간마다 풍광이 다르고 마을마다 이야기가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1구간
진안만남쉼터에서 마령면사무소에 이르는 12.9㎞ ‘마이산길’이다.
진안읍에서 마이산을 거쳐 마령면에 이르는 고원길이다.
'미슐랭 그린가이드'에서 최고 평점인 별점 3개를 받은 길이다.
진안만남쉼터
진안공설운동장 입구에 있는 만남쉼터에서 길이 시작된다.
쉼터에서 사양천 다리를 건너 좌측 사양천변을 따라 올라간다.
산뜻한 이정표
노랑색 화살표와 분홍색 화살표로 정방향과 역방향이 구분된다.
진안 특산품인 인삼을 상징하는 노란색 화살표는 정방향이다.
홍삼을 상징하는 분홍색 화살표는 역방향이다.
우리는 1구간을 시작으로 정방향인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진행한다.
진안성당
가는 길에 필립보 신부님이 계셨던 진안성당에 들렀다.
널찍한 부지와 아름다운 성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999년 12월 전기 누전으로 전소되어 2002년 4월 새로 봉헌한 성당이다.
마이돈농촌테마공원
북부관광단지를 거쳐 단풍나무 숲 터널을 지난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테마공원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꽃돼지 놀이 동산이 있다.
마이돈농촌테마공원
마이돈테마공원은 돼지를 주제로 한 공원이다.
공원 곳곳에는 개성 있는 돼지 조형물들이 있어 사진 찍기 좋다.
입구에는 진안의 명물 흑돼지를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사양제(斜陽堤)
1962년 10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하여 준공된 저수지다.
사양(斜陽)이란 북쪽이 트여 있고 마을로 햇볕이 비켜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양제 수면 위로 마이산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사양제(斜陽堤)
사양제에 올라서니 마이산 두 봉우리가 저수지 위에 떠 있다.
같은 산이라도 보는 장소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달라지게 마련...
마이산이 수풀 속에 몸을 반쯤 감추고 날개를 펼친 한 마리의 나비 같다.
연인의 길
‘연인의 길’은 마이산 사양저수지 왼쪽을 시작으로 1.5㎞의 등산로.
잊혀졌던 옛길을 복원해 낭만의 길로 다듬은 것이다.
스마일존, 포옹존, 뽀뽀존, 키스존, 하트존, 프러포즈 존이 있어 재미있다.
천왕문
전기차 운전자가 우리를 노약자로 보고 탑승을 권했지만 무시했다.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 안부에 도착하여 쉬었다.
은수사와 탑사로 통하는 관문이라 건물이 없어도 천왕문이라 불린다.
은수사(銀水寺)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 가파른 골짜기를 따라 은수사로 내려간다.
이곳은 고려의 장수였던 이성계가 왕조의 꿈을 꾸며 기도를 드렸던 장소로 전해진다.
기도 중에 마신 물이 은같이 맑았다고 하여 은수사(銀水寺)라 했다.
은수사는 숫마이봉을 등지고, 암마이봉을 옆에 끼고 있어 그 앉음새가 사뭇 신선하다.
은수사 청실배나무(靑實梨)
돌배나무들 중에서 특히 맛좋은 열매가 달린 나무가 청실배나무.
개량배에 밀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은수사의 청실배나무는 나이가 약 640살 이상으로 추정된다.
조선 태조가 마이산을 찾아와 기도하고 그 증표로 씨앗을 심었다고 전해진다.
마이산 타포니지형
마이산을 남쪽에서 보면 봉우리에 폭격을 맞은 듯한 작은 굴들이 보인다.
이를 '타포니 지형'이라고 하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신생대 제4기의 빙하기와 뒤에 온 한랭기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마이산 탑사
탑사는 이갑용 처사가 쌓은 80여 개의 돌탑으로 유명하다.
어두운 세속에서 백성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기도로 탑을 쌓았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높은 탑을 쌓아 올렸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점심 식사
탑사 왼쪽에 있는 숲속으로 들어가 점심 식사를 하였다.
신록의 향기가 온몸으로 스며들어 생기가 돋았다.
각자의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금새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오리배를 타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오리배를 타며 유년시절로 돌아갔다.
4명 1조로 오리배를 타고 저수지를 몇 바퀴씩 돌았다.
사장님이 진안성당 신자라서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해서 기분좋았다.
호남의병창의동맹단 위령비
1907년 9월 12일 1000여명의 선열들이 애국의 이념 아래 봉기한 곳이다.
호남지방에서 최초로 조직적인 항일운동의 첫 봉화를 올린 곳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글씨를 보니 불현듯 그분이 그리워졌다.
이산묘(駬山廟)
진안군 일대의 유생들이 1925년 건립한 사당이란다
연재 송병선 선생과 의병장 면암 최익현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세웠다.
마이동천(馬耳洞天)
마이산은 다른 멋진 이름으로 '마이동천'으로 불리 운다.
'동천'이란 산과 내로 둘러싸인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고 좋은 것을 뜻한다.
마이동천이란 예부터 마이산의 아름다움을 담아 부르던 다른 이름이다.
화전교(花田橋)
화전교를 건너면서부터 마이산과 멀어진다.
여기서부터 은천천 둑방길을 따라 뙤약볕 아래 걸어간다.
은천(銀川)
은천은 본래 건천(乾川)이라 불렸다고 한다.
물이 없는 마른 천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의 은천(銀川)을 쓰기 전에는 숨을 은(隱)자를 사용하였다.
이는 시냇물이 스며들여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촌마을
마령면 동쪽에 있다고 해서 편하게 불렀던 모양이다.
'꽃밭정이'라는 정겨운 옛 이름이 묻혀버려서 안타깝다.
마을 주변으로 넓은 뜰이 펼쳐져 있고, 곳곳에 비닐하우스도 많이 눈에 띈다.
아해를 만나다
자전거로 공소를 순례하고 있는 아해와 만났다.
아해는 신산회 초창기 시절의 영원한 후미대장이었다.
지금은 사업상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한 삼년 묵은 홀애비 * * 빼듯이
온몸이 바람에 풀어지고 있었다
세상 물정 멀쩡한 아내의
속 뚫을 듯한 눈동자일랑 하루쯤 외면하자.......................................강우식 <민들레> 전문
평화롭다
이 길은 혼자서도 이정표만 보고 걷는데 무리가 없다.
주말에도 걷는 이가 드물어 호젓하다
자연에 순응하며 삶을 일궈온 산골 농촌의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형남정(荊南亭)
둑방길 건너로 큰 암반 위에 자리한 형남정이 보인다..
주변 암반의 끝자락에 자리한 당당하고 운치있는 정자이다.
진안 전씨 전준권이 건립하고, 편액은 석전 황욱의 글씨라 한다.
세월이 흐르면 이곳도 명소로 알려지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마령(馬靈)
마령면은 섬진강의 최상류를 차지하고 있다.
진안의 상징인 마이영봉(馬耳靈峯)에서 마령(馬靈)이란 이름이 유래된듯...
이곳에서 '마이산길' 걷기를 마무리하고 버스에 올랐다.
수선루(睡仙樓)
돌아오는 길에 마령면 체육공원 윗쪽에 있는 수선루에 들렀다.
수선루라는 이름은 '신선이 낮잠을 즐기며 유유자적한다'는 뜻이다.
송진유(宋眞裕) 사형제가 아버지와 친구들을 위해 건립하였다고 한다.
수선루(睡仙樓)
이 누정 건축은 산 중턱 바위굴 속에 자리잡고 있다.
2019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앞에는 섬진강이 굽이돌아 흐른다.
첫댓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또다시 산에 가고 시퍼지네요
감사합니다.. 정신없어서 이제사 즐감하네요..
연초록 이파리의 싱싱함과 상긋함에 가슴이 쿵쿵~~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10년 근무한터라 진안은 꼭 2의 고향 같아요~~
산뜻한 이정표의 붉은색은 홍삼... 노란색은 수삼을 뜻한다고 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