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향기 -----송영희
날마다 커지는 잎새들 사이로
이름모를 새 소리가 시린 여름 한나절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낙비에
노을빛 그리움을 싣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칠월의 향기
청포도가 익어 가는 칠월엔
치자꽃이 하얗게 피고
능소화의 꿈을 키우고 익어진 세월뒤로
흑백 사진 속 옛 친구 얼굴이 떠오르네
내 가슴에 피는 고운 사람아
그곳에도 비가 내리나요
바람에 나부끼는 저 잎새 들은
내 마음을 아시런가
어스름 저녁 바람 서늘한데
때 이른 풀벌레 소리에
시린 계절이 지나가네
7월에 내린 사랑 /정심 김덕성
명랑한 새소리 가득하고
씽씽한 초록바람 부는 칠월 첫 아침
가슴에 흥얼거리는 노래 들리고
들꽃의 미소가 싱그럽다
욕심이 없는 맑은 하늘
언제나 변하지 않고 넓고 푸름으로
청명하게 감싸주며 사랑 나누고
나무도 상큼한 공기를 뱉는다
가슴을 활짝 열면
모든 것 무상으로 받으며 느껴지고
미의 조화를 이룬 자연 풍경은
하늘이 내린 사랑의 선물
행복은 마음에
아주 작은 것으로 언제나 오나니
자연이 주는 사랑으로 행복 누리자
하늘이 주는 은혜이니까
7월의 노래 /신성호
장엄하고 경이로운 세상
오묘하게 아름다운 강산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
거저주신 신의 선물 행복하여라
날아라 하늘 높이
달려라 저 넓은 광야로
모두가 살아가는 이 풍진세상
함께 꿈꾸며 희망을 노래하는 곳
청포도 익어가는 7월이여
싱싱한 청춘처럼 매혹의 향기처럼
활짝 피어나라 꿈의 7월이여
하루하루가 기쁨과 행복의 노래로 피어나라
칠월의 그림자 /이원문
넘어선 칠월 문턱
덥다 하는 그날이 며칠이 될까
구름 들고 비 오는 날 그 며칠 제하면
그나마 기울어 끝자락이 될 것이고
팔월도 이럭 저럭 열흘 지나 닷새 되면
문바람 냉기가 이불 덮어 주겠지
늙음의 시간이라
한 달이 하루 같은 늙음의 시간
젊음이 그 시간을 얼마나 헤아릴까
내일도 많고 모레가 긴 젊은이들
이 칠월도 기울면 왔던 철새 떠나겠지
아직은 부채질 며칠 남은 칠월일까
지구촌 7월의 삶 /임준재
임인년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7월 눈 깜짝할 사이
두꺼운 달력 얄퍅해지고
하지만 무심한 세월이라
후회하지 말자
여름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색이 바래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이 들고
소소한 작은 존재라 해도
갖출 것은 다 갖춰야 생명이고
살아있는 모든 것
힘들어도 견딜 것은 다 견뎌야
비로소 지구촌의 삶인 것을
칠월의 끝 자락 /독운
결국엔 사랑 때문야
이글거리든
목 놓아 부르다 부르다 차갑게 식든
시계 테잎처럼 심장을 뛰게하는
수수께끼 사랑 때문야
지독한 침묵의 방은 닫친 듯 열려있어
물 때가 돼면 밀려드는 밀물에 휩싸이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썰물의 짠 흔적들로 난자하다
결국엔 명령어같은 사랑 때문야
배를 드러내고 발버둥치는 최후에 매미 소리도 말야
귀뚜라미 우는 팔월의 새벽 두시는 또 어떴고
정말이지 사랑은 고래심줄이야
사랑은 거대한 서사시야.
칠월에 쓰는 편지 /최하정
칠월에는 꼭 쓸 거라고
그리움에 편지를
아쉬움이 가득한 유월과
작별을 고하다 보면
파릇한 새싹들은 이미 넓어진 잎들이
지천에 새초롬하게
초록빛을 발하고
소맷귀도 하늘하늘하는데
우정과 사랑의 갈림길에서
흰 종이 위에 함초롬히 써 내려갈 즈음
늘 단미 닮았다 어여삐 하시던 임 생각에
팬만 굴려댄다
어느 때쯤이면 하얀 습자지에 마음 띄울지...
7월 /미인 노정혜
7월
청년을 자랑
비바람 지나간 산 들
생기로워
비바람 맞은 숲
깨끗함 뽐낸다
목욕하고 나온 아이처럼
산 들
여름더위로 지쳐가는데
시원한 바람 불어 생기를 찾아
짙푸른 여름 숲에는
새들 사랑놀이
더위속에 행복도 있다
하늘 땅
여름 값 하려니
고목나무 아래 쉼터가 돼
길손도 새들도 쉬어간다
찜통 닮은더위
가을 만들기에
떠거운 정열을 쏟는다
7월의 시 /양광모
신도 아시는 게다
이때쯤이면 새해를 맞으며
정성껏 칠한 마음 속 무지갯빛 꿈이
반쯤 벗겨진다는 걸
잊지 말라고
벌써 반이 지났다고
희망과 열정으로 다시 덧칠하라고
7월이다
일곱 번 쓰러져도
여덟 번 일어나면 된다고
일 년에 한 번 밖에 만나지 못하는
견우와 직녀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고
우리의 꿈과 사랑을
무지갯빛으로 다시 덧칠하라고
7월이다
7월이 오면 /박동수
돌아 갈 수 없는 길
한해의 반 고개를 지나온 7월
하얀 찔레꽃이
향기를 몰고 오네
고향을 잊어가는 마음속에
7월의 편지를
하얀 꽃으로 대신하여
그리움과 함께
마음의 향기를 보내고
지친 삶의 굴레를
하얀 꽃밭으로 기억을 옮겨 간다
찔레꽃잎에 묻은
작은 사랑들을
향기로운 나날이 되기를
나는 이 7월이 오면
하얀 항기를
날려 보내며 빌어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칠월 목록 /서춘희
잠든 이의 숨소리를 따라가 본다 무릎을 꿇고 검은 상자 속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처럼
달콤함이 당도하는 곳은 어디인지 묻고 싶었다 사탕과 낮잠과 입술과 잎이
큰 꽃 만지면 불안한 것들
오늘은 평화로운가 귀퉁이가 닳은 비누를 문지르면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다
이른 아침 몇 개의 조약돌을 찾는다 봉지째 뜨거워진 바닷가에서 온 물음들
무거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새가 발목을 스치며 간다
자꾸 말을 잃는다 왜 이렇게 멀리 가버리는지 분명 여기 있던 숨결이 코 끝
에 닿지 않는다
남는 것과 남겨진 것
얼음은 녹기로 한다
눈앞에서 선을 고친다
아름다움 따위가 잘 자라는 곳에 있다 머리 위 그늘을 끌어당기며 하품을 할
것이다 앉을 자리를 골라주는 손을 보겠지 땀이 나기도 할 거야 검게 탔지만
타지 않았어 긴 기둥을 접으면 보라색 구름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저기, 물잔을 쥐고 가는 거인을 봐
낙차가 심한 기억에 우리는 웃었다 누군가 걸어둔 옷을 입으면 바스락거리는
죽음이 만져지기도 했다 칠월은 반음을 망설이는 감정으로 남는다
단지 조금 으깨진 빛깔을 쥐고
머무르지 않을 향을 맡았다
시장을 지나왔을 뿐인데 여기까지 와버렸어
들리지 않는 대화에 귀를 세우면
하나와 둘이 동시에 남겨졌다
7월 첫날의 노래 /정연복
올해의 후반전이
시작되는 오늘
이제부터
내리막인 걸
몸에 잔뜩
힘을 주지 말고
몸도 마음도
편안히
속도에
연연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느긋하게.
숨가쁜
오르막에서
보지 못했던
주변 풍경에도
다정히
눈길을 주면서
즐겁게
행복하게
칠월이야기 /최라라
내 손금에는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그를 기다렸다
방문을 열고 비를 볼 때면
그가 나를 스쳐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늦은 목단이 피는 오후면
아직 오지 않았다는 확신도 들었다
그가 칠월 생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그럴 때 왔다
그가 온다면 칠월이었으면 좋겠다
칠월이 지나면 태풍이 지나갔다
칠월 /허 연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 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 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감각 -랭보-
여름의 푸른 저녁이면
나는 오솔길로 갈 거예요.
발을 찌르는 잔풀을 밟으며
나는 꿈꾸는 사람이 되어 발차에서 신선한
그 푸름을 느낄 거예요.
바람이 내 머리를 흐트러뜨리도록
내버려 둘 거예요.
나는 말하지 않을래요.
아무 생각도 않을래요.
그저 내 영혼 속으로 끝없는 사랑이
솟아오를 거예요.
그리고 나는 아주 멀리 떠날 거예요.
마치 보헤미안처럼
자연을 따라
마치 어느 여인과 함께 하듯이
마냥 행복할 거예요.
아르튀르 랭보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선구자라고 합니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만큼 독특하고 특이한 시인으로 유명하고 우리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고 합니다. 10대 중후반의 나이에 명작을 남겼으며 여생을 상인으로 보낸 극적인 삶으로 유명합니다.
진실하라. -톨스토이-
어떤 일에서든 진실하라.
진실한 것이 더 손쉬운 것이다.
어떤 일이든
거짓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진실에 의해서 해결하는 편이
보다 신속하게 처리된다.
남에게 하는 거짓말은
문제를 혼란시키고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나쁜 것은'겉으로는 진실한 체하며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을 망치게 할 것이다.
톨스토이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 겸 사상가입니다. 세계적인 대문호이자, 도덕적 종교적 사색가입니다. 톨스토이에 관한 책들로 도서관을 하나 채울 수 있는 위대한 작가이며 사상가입니다. 전쟁과 평화도 인간 생활의 진실을 탐구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썼다고 합니다.
그대가 있기에 -피터 맥윌리엄스-
그대가 있기에
나는 감격했고,
그대가 먼저 행동을 취했기에
나는 놀랐고,
그대가 먼저 나에게로 다가왔기에
나는 아찔했고,
그대가 내 곁에 있기에
나는 행복했고,
함께 있으면
우리는 하나
따로 있으면
우리는 저마다
완전한 존재,
이것이 우리의 꿈이게 하고
이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게 하라.
피터 맥윌리엄스는 미국의 시인이며 작가이고, 사진가라고 합니다. 낭만적인 시를 쓰고 영상에 관한 책도 썼다고 합니다. 명언에는 '실수를 저지를지 모를 상황을 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실수이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E L 쉴러-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이별을
눈물로써 대신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곁에 있던 사람이
먼 길을 떠나는 순간,
사랑의 가능성이
모두 사라져 간다 할지라도
그대 가슴속에 남겨진 그 사랑을 간직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엘제 라커스 쉴러는 20세기 독일의 표현주의 역사에서 몇 안 되는 중요한 여성 작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시인이지만 시공을 넘어 강렬한 울림을 전한 유명한 시인이라고 합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푸쉬킨-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랑으로 인해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는 않겠습니다.
슬퍼하는 당신의 모습을
절대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말없이
그리고 희망도 없이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때론 두려워서,
때론 질투심에 괴로워하며
오로지 당신을 깊이 사랑했습니다.
부디 다른 사람도
나처럼 당신을 사랑하길 기도하겠습니다.
러시아의 소설가이며 시인인 푸쉬킨은 러시아 근대문학의 창시자이자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열었다고 합니다. 낭만주의 문학가인 동시에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라고 합니다.
오늘 만큼은 -시빌 F, 패트리지-
오늘 만큼은 기분 좋게 살자.
남에게 상냥한 미소를 짓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아낌없이 남을 칭찬하자.
인생의 모든 문제는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하루가 인생의 시작인 것 같은 기분으로
계획하고 계획을 지키려 노력해 보자.
조급함과 망설임이라는 두 마리 해충을 없애도록 노력하고,
나의 인생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애써보자.
첫댓글 와~~~이렇게 멋찐 시가 많을 줄이야~~~몇편 읽어 봤는데 강동적이네요~~~낭중에 천천히 다 읽어 보리라~~~
산 사나이..노적봉님~!! 여전히 산과 벗하며 팔동강산을 누비고 계시겠지요? ^^
언제 서울경기 오시면 한 번 뵈러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