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데뷔 후 6시즌 동안 활약하며 세 번의 정규리그 MVP와 두 번의 통합우승을 차지한 박지수의 나이는 고작 만23세(1998년생)였다. 실제로 KB는 박지수 입단 후 6시즌 동안 135승58패로 승률 .699를 기록하며 우리은행과 함께 WKBL을 양분하는 강호로 군림했다. 앞으로도 박지수가 KB를 떠나지 않고 부상이나 건강에 대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KB가 강호의 자리에서 내려 올 확률은 매우 낮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KB가 가장 걱정했던 박지수의 유일한 변수인 건강문제가 발생했다. 박지수는 비시즌 동안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며 대표팀 일정과 팀 훈련에 함께 하지 못했고 결국 시즌 개막 후 13경기에 결장했다. 비록 박지수가 시즌 초반에 뛰지 못하지만 KB는 강이슬과 허예은, 김민정, 김소담 등 전·현직 국가대표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KB는 박지수가 뛰지 못한 13경기에서 2승11패에 그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작년 12월17일 하나원큐전에서 복귀한 박지수는 턱없이 부족한 연습량에도 9경기에서 13.78득점 8.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다. KB도 박지수가 뛴 9경기에서 6승3패를 기록하며 부진탈출에 성공했다. 잔여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상승세였다. 하지만 박지수는 지난 1일 하나원큐전에서 손가락이 탈골되는 부상을 당했고 인대손상으로 수술이 결정되면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박지수 이탈 후 KB는 다시 박지수가 없던 시즌 초반의 약체로 돌아갔다. KB는 박지수 부상 후 3번째 경기였던 11일 BNK전에서 32득점22리바운드로 원맨쇼를 펼친 강이슬의 맹활약에 힘입어 64-62로 승리했을 뿐 나머지 6경기를 모두 패했다. 지난 17일 신한은행 에스버드에게 패하며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KB는 2021-2022 시즌의 삼성생명에 이어 두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많은 농구팬들은 이번 시즌 초반 박지수가 뛸 수 없다 해도 KB가 최소 중위권 다툼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박지수를 제외하더라도 멤버가 썩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5승과 포스트시즌 5연승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B는 대단히 무기력한 시즌 후반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농구팬들이 알고 있던 '강한 KB'는 박지수가 골밑에 버티고 있을 때의 KB에게만 해당하는 모양이다.
첫댓글 신한은행은 은행대결이네요. 멋진 경기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