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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가/취미/골프 스크랩 나바호 민속마을 (미국 서부여행 4부: 2009년 6월 19일)
임경환 추천 0 조회 97 09.07.04 07:3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나바호 마을 (Navajo Tribal Park)로 가는 길은 사막길이다.

황량하고 묵묵한 들판에 가뭄에 견뎌보려고 온몸을 웅크린 식물이 살아간다.

들판에 이동식 가옥으로 된 인디안 주거지가 듬성듬성 나타난다.

그 집들마져 가뭄에 간신히 버텨내는 식물이랑 다른 게 없어보인다.

티피 (Tipi)라는 그들의 오랜 천막보다야 훨씬 나을지 모르지만

미국민으로 살면서 가장 허름한 가옥에 사는 사람들이 인디언일 것이다.

  

저 황량한 벌판에서 무얼 먹고 사는지?

벌판에 좌판대가 가끔 나타나며

인더언들이 앉아서 수공예품들을 팔고 있지만

불경기로 줄어든 관광객에 빈 가판대가 즐비하다.

물건을 사라고 권하지도 웃지도 않는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그리고 대체로 무뚝뚝하다.

 

우리랑 세월을 더듬어 올라가면 그래도 같은 핏줄같은 마음이 들어서

더 살갑게 대하고 싶지만 막상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몇몇으로 모두를 판단 할 수는 없지만

아마 당해본 세월에 대한 원한이 핏속에 흘러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무튼 내가 본 그들은 뙤약볕 아래 그저 묵묵히 견디는 표정 없는 생명이다.

아마도 이렇게 험난한 불모지라서 인더언들이 지금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옥한 땅이었으면 벌써 빼앗겼을 거니까……

 

 

 사막, 저기 구름이 연한 비를 뿌리고 있는 데 그거라도 맞는 삶은 그래도 행복할 것이다.

 

 

인디언들이 수공예품을 팔고 있는 가판대. 황량하다. 빈 가판대도 많이 봤다.

 

비를 기다리는 사막

 

 

 

나바호 마을이 지척이 카얀타 (Kayenta)에는 18일 저녁도 도착했다.

호텔 숫자도 적고 숙박료도 비싸다.

좀 더 싼 데를 찾다가 인디언들이 운영하는 모텔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니 모든 모텔이 인디언들이 운영하는 거였다)

미국 여행을 통털어 내 수준에 가장 비싸면서 가장 열악한 잠자리였다.

손님들에게 무뚝뚝한 그들을 보면서 동정은 가지 않았다.

 

하룻밤 자는데 잠자리 나쁜 거야 별거 아니지만

왠지 대접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면 꽝이다.

내가 만난 미국 골수 백인들만큼 퉁명스러운 말투에

뭘 제대로 묻고 싶지도 않았다.

과거야 어쨌든 관광객에게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이라면 친절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돈도 필요 없으니 우리 땅에 오지 말란 애긴지?

비약은 이 정도로

아무튼 그 무표정과 불친절은 나로 하여

“너들이 이러니 땅을 뺏기고 이렇게밖에 살수가 없구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같은 모텔에 묵었던 은퇴한 아저씨, 친구랑 오토바이를 타고 세상을 여행 하신다고..멋있게 사신다,

오토바이로 저렇게 달리려면 힘이 많이 들텐데 오하이오에서 이까지 오셨다니.. 

 

 

붉은 평원에 거대한 기둥들이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다.

이 붉은 평원을 갖고 있어서 내가 이것을 보고 싶어서 오니

오만하고 무뚝뚝하더라도 인내를 하란 말이겠지..

그러자.

붉은 먼지가 일어나는 평원에 버티 (butte) 또는 메사 (mesa) 라는 붉게 솟아

고립된 돌기둥이거나 위가 편평한 가파른 수직 언덕이 뚝뚝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게 없었으니 이런 걸 표현하는 언어가 없는 것도 당연하다.

붉은 사막을 배경으로 중고등학교 영어책 표지에서 많이 봤던

경외스러운 기둥이나 바위덩어리들이 뚝뚝 떨어져 각자의 위엄를 보여준다.

살아 있는 것들이 드무니 땅도 넓고 하늘도 넓다.

보이는 건 푸른 하늘과 장대하고 위엄 있게 솟은 돌기둥뿐이다.

 

여긴 인디언 자치구역이며 그들이 이 지역을 관리한다.

직원들도 모두 인디언이고 그래도 관광지라서 여기에 근무하는 인디언들은 친절하다.

비포장도로에 지프를 운전하며 관광객을 안내하는 인디언 아저씨가

어떤 길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 상세하게 가르쳐 준다.

감사하고 생김이 비슷해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그 아저씨가 가르쳐준 대로 안내지도를 보면서 차례로 돌아본다.

일인당 65불을 주면 뚜껑이 없는 지프를 타고

더 많은 구역을 돌아볼 수 있다지만

먼지 마시며 더구나 투어는 내 마음대로 시간을 조절을 못하는데 사양을 했다.

물론 좋다는 몇 개의 버티나 메사는 지프를 타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생긴 모양에 따라 손가락, 벙어리 장갑, 의자, 사람, 낙타 바위 등등으로

이름이 붙은 붉은 바위기둥 사이를

비포장도로에 붉은 먼지를 날리며 차례로 둘러보았다.

사람마다 질문이 다르다.

난 그게 궁금했다.

저 광활한 평원에 뚝뚝 떨어져 높게 서 있는 바위들이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고원이 형성되면서 알을 까듯이 저런 바위덩어리들이 튕겨나오지 않았으면

저렇게 평원에 드문거리는 바위로 존재 할 수가 없지 않을까?

어떻게 저렇게 구도가 잘 잡힌 건축이 나왔는지?

그 신비함과 정교함에 압도되어 인더언들이 메마른 땅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성지로 삼고 살아왔는 건 아닌지?

 

다른 건 근처까지 갈 수 있지만 토템 폴 (Totem pole)이라는

신비의 동물을 연상시키는 길게 비쭉한 몇 개의 기둥과

예비체이 (Yei Bi Chei )라는 돌기둥은

나바호 인디언들에게 성물들이라 접근이 금지 되어있다.

(Yei )가 정확이 무슨 뜻인 모르지만

인디언들에게 병을 낫게 하는 초자연적 인물을 말한다고 하니

아무튼 신성시되는 곳인가 보다.

 

 나바호 부족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바위

 

친절한 인디언 아저씨랑...

 

벙어리 장갑 바위

 

세자매를 앞에 두고 있는 이름을 모르는 바위

 

세자매바위

 

손님 맞이용 말이 우리에서 대기하고 있다.

 

낙타 바위인가?

 

호건 (Hogan) 종교행사를 하는 신성한 곳이라 한다.

 

의자 바위

 

말을 타는 관광객들

 

 토템바위 (Totem)

 

추측에 이게 예베차이 (Yehbe- chai) 같다.

 

사막의 꽃

 

사막의 나무

 

메릭버티 (Merrick butte)

 

엄지손가락바위

 

 

땅을 닮아 붉은색의 도마뱀

 

 

아무튼 삶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자기들이 원하는 아름다움 곁에서 오래 살 수 있는 것이 행복이지만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헐벗은 상태에서 생활처럼 매일 접하면

그 생각들이 유지가 되는 지 모르겠다.

관광객에게 이렇게 의지해 사는 이상

내겐 그들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았다.

 

살려면 못 살 것도 없다

붉은 사막엔 가시덤불이 자라고 손가락만한 사막 다람쥐가 그 잎을 먹고

그 뿌리에 구멍을 파고 살고 있다.

다람쥐가 살면 뱀이 살 테고 그러면 또 다른 큰 것들도 살 테고

사람들도 살아가게 마련이다.

다만 물기가 없는 질긴 풀을 먹고 사는 짐승이나

거기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나 다들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건 맞다.

그들의 땅이니 그들의 경험과 지혜로 잘 살겠지.

 

 나바호 마을을 나와 다시 자이온 (Zion National Park) 국립공원을 향해

서쪽으로 달린다.

89번 도로를 타고 지나온 그랜드캐년을 북쪽으로 돌아간다.

사막이라 그늘이 없지만 해만 구름 속에 들어가도 시원해서

사막 중간에서 부르스터를 켜고 찌개를 끓이고 밥을 해먹었다.

꿀맛이란다.

나도 누가 뺏는 사람도 없지만 허겁지겁 씹지도 않고 먹는다.

다행이다.

여행 중에 이렇게 해먹는 밥이 꿀맛이라고 하니…

밥도 못 먹고 아프기라도 하면 얼마나 힘들까?

 

 나바호 마을을 떠나면서 하늘의 구름

 

인디언들의 수공예품 진열대

 

나바호 지역이 다 이렇다. 식물도 간신히 사는 곳이다.

 

나바호 사막의 꽃

 

 

같은 말이라도 이 지역 말은 불쌍하다.

거친 풀을 먹고 산다.

 

 

 둥근 모래 언덕

 

 

 

 

89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계속가면 생각지도 않았던 글린캐년 댐 (Glyn Canyon Dam)

로 인해 생긴 파월 호수 (Lake Powell)을 지나게 된다.

이곳 역시 댐을 만들기 쉬운 콜로라도 강의 협곡을 막아

협곡이 거대한 호수로 변한 것이다.

그 당시 반대와 찬성이 극렬했던 모양이다.

그냥 두었으면 협곡으로 자연 상태를 유지했을 테지만

지금은 거대한 호숫가 되어 주위에 물을 공급하고 관광지로 되어있는 데

내가 보긴 협곡으로 그냥 있었으면 이만큼 사람들이 오겠으며

또 주위에 도시가 발달하지 않았지 않았을까?

 

캐년을 막아서 그런지 사실 후버댐보다가 주변경치가 훨씬 아름답다.

특히 댐을 지나서 댐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보면

붉은 절벽지에 어울린 푸른 호수는 그림처럼 이쁘다.

 

댐을 보며 유유히 서쪽으로 가면 어디쯤에선 들소가 풀을 뜯는 장면도 나온다.

생긴건 야생의 버팔로가 맞는데 어찌 행동하는 것이

아무리 봐도 야생 상태의 들소같지는 않다.

그들을 잡아서 키우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자이언캐년이 가까워지는지 표지판이 나온다.

오늘의 일정은 자이언 국립공원 근처에 닿기만 하면 된다.

거기까지다.

 

 글린캐년 댐 안내석..

 

푸른물이 캐년 계곡을 채워서 호수가 되었다.

 

 

 

초원의 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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