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신도시가 첫 선을 보일 예정이며, 1만 가구 이상의 물량이 속속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에 따르면 4월부터 대전지역에서 공급될 올 한 해 분양물량은 1만 5000여 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겨우내 분양 시기를 미뤄왔던 물량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공급 예상물량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강화와 세 부담 증가, 청약가점제 등으로 분양시장이 자금력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며, 주택공급업체들의 치열한 분양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무주택자를 비롯 분가·이주 수요 등 대전지역의 실수요자를 최대 6000가구 이하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치이다.
이를 단순 계산할 경우 올해 신규분양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분양으로 고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담보대출 기준 완화나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수도권과의 차별화된 지방 분양시장 활성화 방안이 9월 이전에 나올 수 있어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4월 이후 전개될 신규 분양시장은 서남부 신도시를 핵으로 메머드급 단지와 그 외 특성화·고급화 단지 간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ㅤ▲서남부 신도시=대전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서남부 신도시가 올해부터 분양물량을 쏟아낸다.
둔산과 노은에 이어 또 하나의 분양시장 바로미터 역할 군에 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평당 분양가가 800만 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올 9월 서남부 1단계 사업지구 내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9블록(1904가구)을 비롯 16블록(1354가구)과 17블록(1467가구)이 분양을 개시할 예정이다. 평균 평형은 9블록과 17블록이 45평형이며, 16블록은 32평형이다.
블록별 시행 및 시공사는 9블록이 대전시도시개발공사, 16블록이 ㈜엘드, 17블록이 신일건업이다.
ㅤ▲메머드급 단지=올해 2000가구 이상의 매머드급 단지 2곳이 분양 대기 중이다.
6월 초 서구 관저4지구에서 한일건설이 '밸라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33평~53평 형 2226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관저4지구 내 공동주택단지는 영어마을과 유럽풍 테마파크 조성, 인접해 있는 서남부 신도시보다 저렴한 분양가 책정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덕구 석봉동 옛 풍한방직부지 8만 평에도 12월쯤 풍림산업이 25평~72평 규모의 3681가구를 분양할 예정에 있다.
최고 50층, 20여 개 동으로 지역 최대 매머드급 단지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는 이곳은 대덕구의 '로하스 금강프로젝트'와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단지 주변에 공원과 문화·복지시설 등을 배치하고, 수영장이나 음악분수대 등에 야간조명을 설치해 아파트 단지를 대표 랜드마크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ㅤ▲특성화·고급화 단지='똑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 치열한 분양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특성화와 고급화를 표방하는 단지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 ㈜지텀이 대동종합건설(다숲, 황토방)과 손잡고 4월 말 노은2지구 연접지 6000여 평에 초호화 빌라인 '브리젠 힐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64가구인 이 빌라촌은 70평 단일 평형대로 구성될 예정이며,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 평당 분양가도 1300만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구 문화동 옛 새서울호텔 자리에 들어설 남광토건의 '하우스토리'도 구도심 내 최고급·최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를 표방하며, 4월 말 분양에 착수할 예정이다.
42~100평 형의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하 4층~지상 27·30층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명석 대한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장은 "100%가 넘어선 대전지역 주택보급률 등을 감안해 볼 때 실수요자는 대략 5000~6000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공급가구에 비해 수요가 적다는 결론으로, 향후 수요자를 잡기 위한 주택공급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실장은 "물론 신규분양시장으로의 이주 예상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규제 완화 등 지방 분양시장의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에 분양시장의 부활 조짐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