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흘러간다”는 속설은 어지간한 부동산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30여 년 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 돈을 묻어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번에 건설되는 제2경부고속도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2경부고속도로 수혜지역에 대해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서울-용인-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를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는 오는 2017년 완공된다. 2010년에 공사가 시작돼 구간별로 2015~17년 완공 목표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완공은 2013~20년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고속도로망 구축 실행계획안’에 따라 제2경부고속도로는 올해 기본계획에 착수해 2010년 착공한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하남(송파)-용인-안성-천안-행정도시를 잇는 128.8㎞ 구간이다. 신도시 교통난 완화 효과가 큰 서울-용인 구간은 2015년, 나머지 구간은 2017년 완공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재정사업으로 하면 민자방식 사업 때보다 2~3년 빨리 사업을 끝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예비 타당성조사를 하지 않고 올해 곧바로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충남 연기군에서 행정도시와 연결되는 대전~천안 간 고속도로(45.3㎞)와 만나게 된다. 제2경부고속도로에는 올 하반기 시범노선이 지정될 최첨단 스마트하이웨이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울을 둘러싸고 경기 남북을 연결할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도 구간별로 사업 시기가 빨라진다. 제2외곽순환도로는 인천-김포-파주-양주-포천-화도-양평-이천(곤지암)-오산-봉담-송산-안산을 잇는 224.3㎞ 구간이다. 구간별로 2013~20년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인천~김포(28.5㎞, 8647억 원) 노선은 올해 안에 착공이 가능하며 공사기간을 5년 가량으로 잡았을 때 2013년이면 완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김포 노선은 김포신도시와 인천 청라지구, 송도신도시 등을 연결한다. 서울과는 올림픽대로 연장 노선, 경인고속도로 등을 통해 연결될 예정이다.
제2외곽순환도로의 안산~송산 구간은 평택~시흥 간 도로의 일부를 이용한다. 오산~광주 구간과 화도~양평 구간, 포천~화도 구간은 2011년께 착공하며 순차적으로 2015년께 완공된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와 관련해 경기도는 송도 개발과 화성 유니버셜스튜디오 등으로 교통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곳은 조기 완공을 요구해 인천~안산, 송산~봉담 구간은 시행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측은 이와 관련해 제2외곽순환도로에서 김포~파주, 파주~양주, 양주~포천, 양평~곤지암 구간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지만 추후 민간사업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포~파주 구간은 금호건설이 민간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포천 구간은 교통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2018년쯤 완공되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 있으며, 양평~곤지암 구간은 2020년쯤 완공된다.
수도권 교통망의 기본 축을 이루게 될 이들 도로는 주변 도시 개발과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제2경부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 남부 노선(인천-오산-이천(곤지암))은 상습 교통체증 구간인 경부고속도로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제2경부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의 수혜를 입는 용인·광주·화성 등 상당수 지역에서 부동산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복잡하고 장황한 노선 설명을 늘어놓는 이유는 이들 구간이 우리나라 부자들이 예부터 강남·서초·송파·분당·용인 등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군집해 있고, 돈도 이들을 따라 움직였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일부 발 빠른 투자자는 부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경부 축을 중심으로 선투자해 많은 부를 축척할 수 있었다.
공사가 예정된 구간 중에서도 서하남IC~동탄2신도시 구간이 민자 방식으로 우선 추진되는데, 이 구간은 애초 두산중공업이 제안했던 사업이다.
이 도로의 건설계획 논의를 시작한 것은 2003년 상반기께. 두산건설 등 민간 건설업체들은 건교부에 제2경부고속도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경기도도 “경기남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계획이 구체화됐다.
경기도는 구체적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나들목-광주-성남-용인-경부고속도로 오산나들목을 연결하는 총 길이 52.2㎞의 노선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고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예비 타당성조사를 위한 용역업체로 국토개발연구원을 선정하고 용역에 착수하기에 이르렀다.
구체적으로 민간 건설사들이 제안한 제2경부고속도로 4개 노선을 보면 서하남IC~동탄2신도시(두산중공업), 용인~충남 연기군(GS건설, 대림산업), 충남 천안∼행정중심복합도시(롯데건설) 등이다.
제2경부고속도로 서하남IC~동탄2신도시 구간이 완공될 경우 동탄2신도시의 교통 여건이 대폭 개선되는 것은 물론 기존 경부고속도로의 교통 상황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거벨트는 서하남나들목에서 오산나들목에 이르는 총 연장 46㎞ 구간 주변이다.
우선 주택시장을 놓고 보면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추진으로 먼저 기존 경부고속도로 축인 하남·광주·용인·동탄·안성·오산시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성남과 여주를 잇는 복선 전철 외에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하면 경기도 광주지역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전동 일대는 광주시 동남부 주거 중심축에 위치해 향후 개발가치가 기대되는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곳으로 대단지로 구성된 성원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용인 남사복합신도시, 동탄2신도시, 오산, 안성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아무래도 이들 지역은 제2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 진입이 쉬워져 주변 주택시장에 투자자들이 크게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용인JCT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용인 동남부지역이 제2경부고속도로 1구간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2014년까지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처인구 남사면 봉무·봉명리에 조성될 예정인 남사복합신도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남사복합신도시는 고령화사회와 연계된 실버타운형 신도시나 전원형 신도시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2020년 용인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 예정지로 지정된 남사복합신도시 예정지는 652만㎡ 규모로 동탄2신도시 경계와 직선으로 2㎞가량 떨어져 있다.
2010년 2월께 첫 주택 공급이 시작되는 동탄2신도시도 제2경부고속도로의 직접적 수혜지역이 될 전망이다. 동탄2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주택 10만5,000가구가 지어져 인구 26만2,000명을 수용하게 된다.
주변 청계지구와 동지지구를 합하면 동탄2신도시의 면적은 2,340만 m²로 늘어나고 공급 주택도 11만1,000여 가구로 증가하게 된다.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오산은 주변 도시보다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인구가 늘고, 집값뿐만 아니라 땅값도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주변 세교지구도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게 되는데, 교동·금암동·수청동 일대 325만 m²에 조성되는 세교지구에는 아파트 등 주택 1만6,000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특히 대림산업과 GS건설이 각각 제안한 제2경부고속도로 2구간(80㎞)은 용인-안성-연기군을 연결하는데, 그 동안 교통 여건이 불편해 뒤처졌던 주변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안성지역의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등 3개 노선이 현재 안성을 지난다.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안성은 전국 고속도로망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때 토지시장을 움직였던 예를 보듯 고속도로 주변의 땅값은 대체로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수혜를 볼 주변지역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2경부고속도로 접속점(하남·오산·천안 등) 주변 땅값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큰데, 그 중에서도 나들목 주변 토지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토지 투자의 경우 투자 핵심지역인 나들목 등이 위치한 반경 2~3km 내외 지역이 투자가치가 있는 만큼 집중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2경부고속도로 노선 통과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용인 모현·남사·이동과 포곡면 일대가 최대 수혜지인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데다 주변에 전원형 주거단지 개발 등의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아직 연구조사 용역 단계로 노선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삼가야 한다. 특히 매입한 토지가 수용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길게 보고 접근해야 한다.
고속도로와 같은 기간교통망 계획의 경우 타당성조사, 실시설계 확정, 주민공람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최종 노선이 결정되는 만큼 해당 계획이 어느 단계인지 관련 기관을 통해 확인한 후 투자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실제로 입안되었더라도 도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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