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 일지암을 다녀와서...

[돌담]

차 시배지의 추헌비

 

유천수가 흐르는곳

김철수 교수님과 여연 스님

그 유명한 초당

 

지난주 토요일..

내가 다도 수업을 받고  있는 평생 교육원에서 "한국차 문화와 다도 유적지 탐방" 이란

야외 수업으로 화개와 일지암을 둘러 보기로  했다.

새벽 5시 40분에 출발하여 집합 장소인 창원의 어느 교정에서  약 40명이란 인원이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서...

우리 김철수 교수님은 모 대학의 행정학을 강의 하시며 차에 대한건 물론이시고 특히

옛 다인들의 종교생활과 정신세계에 관한 강의는 들을때마다 어느 누구던지 푹 빠지지

않을수 없다.

봄..가을 두번 나가는 야외 수업은 늘~ 관광버스에 오르자 말자...ㅎㅎ

장소만 버스안일 뿐이지... 강의실에서와 똑 같은 수업이 진행된다..

교수님 ....오늘 같은날은  좀 봐주심 안 될런지요..

오월의 푸르름이 저토록 이뿐데,,,, 은빛 반짝이는 섬진강 팔십리의 청류도 저리 맑게

흐르고...저 차창도 안 보이시남 ??

버스 운전석옆의 통로에 서서 강의를 하시니 우리들은 창밖으로 눈길 돌릴틈도 없다.

그러게...그 교수님만의 교수법이니....ㅎㅎ

2시간이 흘렀나 ?

쌍계사 옆의 차 시배지에 도착...처음 차를 재배했다고 하여 시배지라고 하며 그기엔

추헌비가  있었다.

한참동안 시배지에 대한 역사를 듣고 바로 큰길 건너엔 마침 차 축제기간이라 많은

인파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

일지암을 가기위해 축제장은 대충 지나치기로  하고 해남으로 출발 하였다.

두륜산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대흥사를  지나 오솔길이 시작되었다.

대략 50 분이  걸리는 동안, 난 언제 누구랑 가도 산길이라면 맨꼴찌는 그날도

변함이 없다..

헉~헉~ 거리며  포기할수도 없는일이고....나로 인해 뒤처진 그 어떤님은 ..ㅎㅎㅎㅎ

꼭 나이 많은걸 티를 내야 되겠는교 ??ㅎㅎ

이렇게 산 오를일이 있는줄 알았더라면 안  왔을텐데....후회 하기엔 너무 늦었다.

동백 나무도 제법 보이고 후박나무가  아름드리......울창한 숲속 사이로  군데 군데 맑은

물소리에 풀썩 주저 앉고 싶다만 ...에라~~~ 설마 죽기야 하겠나...끝까지 가보자..

남편과 어쩌다 산행을 하게 될때는 그런다. 땀 날 일이 없으니 산행하는 맛이 안 난다고

.........

난 그럴때마다 100 M  쯤 먼저 가서 다시 돌아오면 되지 않냐구..그럼 운동도 더많이

될테고 땀도 날텐데....그런데 내말은  한번도 들은적이 없다..

내가 뭐 내 운동하러 왔나 ? 당신 운동 시키려 왔지..

드뎌 일지암 도착...

옛 초의선사가  40년 동안 기거를 했다는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며  우리는 환성을 지른다. 

 어느곳을 바라 보아도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

초의선사는 조선후기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분으로써 다산 정약용을 섬기며 추사 김정희

와도 남다른 교류를 가졌다고도 한다.

차를 우려 마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일지암에 가보고 여연 스님도 만나뵙고 

싶을 것이다.

여연스님...이분이 바로 오늘날의 초의 스님이다.

초의 스님의 초당.. 생각핸거 보단 그 규모가 아주 작았다.아주 작고 이쁜 초가집이다.

그 뒤로는 그 유명한 유천수(500 년 전부터 지금껏 흐르는 물의 양이 같다고 함)가 흐르고...너 나 없이 우린 모두 표주박으로  유천수를 떠  목을 축이고.......

건너 초당이 보이는 툇마루에는 소담한 차탁과 다기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갈해 보인다.

잠시후 우리 일행은  여연 스님과 차한잔을 마주  하는데,책이나 TV를 통해 여러번

 뵈었지만 실모습은 이번이 첨이다.

물론 오늘 우린차는 여연 스님이 직접 제다하신 차다.

과연 ~~ 기대치 이상이었다. 색,향,미까지 갖춰짐은 물론이고 .... 그기가 어디인가..

우리나라 차의 성지인 일지암 툇마루에서 여연 스님의 다담을 들으며 마시는 차가 아니던가..

인원이 많은 관계로 한잔으로 잔을 내릴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여..

누가 그랬던가 ? 아는자는 쉽게 말할수  있다는 ...승려로서는 유모와 위트가 대단 하셨다.

차란 ?? "무대차" 나  "묻지마차" 는 하지말고... 그냥 차만 마셔라............

간단 명쾌 하시다.

즉 다도를 한답시고 몇번의 행다 연습으로 무대에서 폼 같은건 잡지말고 아무렇게 만든 차는 마시지

말라...시는 ..

차한잔에는 다섯가지 맛이  있는데,단맛 ..쓴맛..신맛..짠맛..떫은맛..그것이 곧 인생살이의 맛이니

차를 마시는 것은 오미속에서 인생의 오미를 음미 하는것과 같다.

초의선사가 40 여년을 차와 함께 했다는 일지암을 힘들어 오르길 참 잘했다.거기엔 초의스님도

있었고 초당도.유천수도.....

잠시 머무는동안  불심과 차를 통한 우리들의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끝으로 당나라 시인 노동의 유명한 "다가" 한편을 소개 합니다.

   첫째잔은 목구멍과 입술 적시고

   둘째잔은 외로운 번민  씻어주네

   세째잔은 메마른 창자 찾나니 생각나는 글자가 오천권이나 되고

   네째잔은 가벼운 땀솟아 평생의 불평 모두 털구멍으로 흩어지네

   다섯째잔은 기골이 맑아지고

   여섯째잔은 선령과 통하였다네

   일곱째잔은 마시지도 않았건만 / 느끼노니 두 겨드랑이에 맑은 바람이 솔솔 일어나네.

          감사 합니다.. 돌담.

[소나무]

감사합니다. 돌담님! 차를 마셨더니 10년은 더 살 것 같네요.

[인도의 노래]

돌담님 덕분에 저도 다도기행 잘 다녀온 듯 한 느낌입니다. 사진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시원]

호오... 이 또한 다도 수업의 연장인듯하군요. 돌담님. 맑은 차향기와 맛이 솔솔 풍기니 참 좋습니다

[보릿자루]

돌담님, 제가 꼭 일지암을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묻지마차의 대표주자이면서도 다도가 뭔지를 느낄 것 같은 시건방이 드는군요. 오늘 아침은 커피 대신 녹차라도 한 숟갈 타 들고 인생의 오미를 음미해 볼꺼나....

[자운영]

차의 향기가 여기까지 전해지는듯 머리조차도 맑아지고요..마치 돌담님이 초의 선사가 아닐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오미를 느낄수 있는 향..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값진 지혜이자 터득일거란 예감^^

[육은희]

좋은차 감사하게 마셨습니다~커피못먹는 제가 이제부턴 우리차를 많이 사랑할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베로니카]

넘 좋아요......차향기 그윽히 날리는 봄날.....돌담님의 향기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