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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와 직업윤리가 충돌할 때 | ||||||||||||
서순석/시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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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기 한국 남성연대 대표가 자살을 예고하고 결국 그것을 실행에 옮겨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지도 한 달 가까이 됐다. 한 달도 안 된 그 소식은 이제 미디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까마득한 옛일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인용된 사진을 보면 성재기 대표가 난간 밖에 서 있었고 난간 안 쪽으로 카메라로 성 대표를 찍고 있는 세 명이 등장하고 있다. 자살도 자살이지만 이 소식과 관련해 이슈가 된 것이 바로 이들 세 명의 존재였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말리지 않고 취재만 했다는 것이 비난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이 세 명이 내세운 변명은 119에 연락했다는 것이었고…. 이쯤 해서 동시에 오버랩 되는 것은 캐빈 카터(Kevin Carter)라는 다큐멘터리 전문기자의 자살사건이다.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다음과 같다. 그 뒤로 소녀가 쓰러지면 쓰러진 소녀를 먹잇감으로 삼으려는 살찐 독수리가 소녀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셔터를 누른 후 그는 바로 독수리를 내쫓고 소녀를 구해주었다.” 이 사진은 발표와 동시에 전 세계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뒤 일부에서 촬영보다 먼저 소녀를 도왔어야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케빈 카터는 수상 3개월 뒤인 1994년 7월 28일 친구와 가족 앞으로 쓴 편지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3살의 젊은 나이에…. 이 이야기는 논술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생명윤리와 직업윤리가 충돌할 때 당신이라면 어느 쪽에 서겠는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그 이유를 전개하시오’라는 문제로 말이다. 즉, 공익과 사익 사이의 충돌, 혹은 윤리 간의 충돌 현상이 생길 때 으레 등장하는 인용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이익과 윤리의 본질에 따른 선후 문제를 언급할 때 당신이라면 어느 편에 방점을 찍겠는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공익과 사익 사이의 충돌인 경우 갑론을박이 존재하겠지만 생명윤리와 직업윤리가 충돌할 때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생명윤리가 앞서야 한다.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예술은 없다.’라는 명언이 있다. 정말 매우 당연한 이 말이 다시금 우리가 살아가는 장면 장면마다 강조되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 생각으로는 비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 앞에 앞설 수 있는 이론은 이 세상에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은 그 자체로 고귀하다. 오늘 할 일이 정말 많다. 할 일이 많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나는 행복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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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 셔터를 누르고 소녀를 구하겠다. 성재기 사건은 사고다. 강물에 투신했을 때 119가 달려와 구조해야 했다. 그런데 장맛비로 물이 불어 구조하지 못했다. 번지 점프하다가 사망한 것과 같은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