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단풍놀이 시즌… 산행 후 나타난 무릎·발목통증, 방치하면 만성화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등산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 활동으로 꼽힌다. 가을은 선선한 날씨로 야외활동을 하기 적합하고 단풍이 들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산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하지만 평소 무릎, 발목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갑작스러운 신체 활동으로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등산 도중 또는 직후에 무릎통증이나 발목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아침, 저녁의 낮은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나 근육 등이 수축하며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되고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변화는 관절 질환을 보유한 환자들에게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통증은 경사진 길을 걸으면 더욱 심해지기 마련. 내리막길에서 무릎에 걸리는 하중에 체중의 최대 6배가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은 대개 전신을 고루 사용할 수 있으며 기분 전환까지 가능해 건강에 이로운 활동으로 꼽히지만 관절염 환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릎 상태를 고려해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등산 시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크므로 대비해야 한다. 산을 탈 때에는 발을 잘 잡아주고 밑창이 두꺼운 신발을 신자. 신발 끈도 조금 타이트하게 묶어 신발이 발에 안정적으로 밀착하도록 해야 한다. 보호대나 테이핑을 적절히 활용하면 관절의 부담을 줄이고 조직을 보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등산스틱도 꼭 필요한 준비물이다. 등산스틱은 체중 및 짐의 무게를 분산하는 효과를 내며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 하나만 사용하면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두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특히 내리막길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는 “빨리 하산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거의 뛰듯이 산길을 이동하거나 휴식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미끄러운 산길에서 빠른 속도를 내다보면 무릎에 심한 하중이 가해져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거나 근육이 과열되어 염증에 더욱 취약해진다. 하산에 필요한 시간을 넉넉하게 계산하여 1시간 움직이면 5분 가량 쉬는 방식으로 무릎, 발목 관절을 충분히 쉬어야 부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등산 후 발생한 무릎통증이나 발목통증은 냉찜질을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이 같은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관절 속 연골 조직이나 인대 등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상은 자연 치유가 어렵고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이나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 비수술치료가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보호대나 압박 붕대, 석고 붕대 등을 이용해 고정해 관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전문의는 “대수롭지 않은 통증으로 여기고 넘어갔다가 무릎 관절염이나 발목 불안정증 등 만성적인 문제로 이어져 후회하게 될 수 있다. 무릎, 발목 건강은 신체 활동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젊은 나이라 해도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섬세한 케어와 조기 진료로 관절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