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 소개
예수원의 이야기 입니다.
예수원은 모든 교파에 열려있는 기독교 수도공동체이다.
설립자는 미국인 대천덕(Reuben Archer Torrey Ⅲ. 1918-2002) 성공회 신부인데 성공회 대학교의 전신인 성 미가엘 신학원의 전후 재건을 위해 1957년 한국에 왔다.
"교회는 가르치는 곳〔敎會〕보다는 교제하는 곳〔交會〕이고, 신학은 개인과 하느님의 관계, 개인과 기독교 공동체와의 관계, 기독교 공동체와 사회의 관계를 실험하는 실험실의 환경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는 노동과 강의를 함께 하는 실험적인 교육 방식을 도입했지만 당시 신학교의 현실에는 한계가 있었다.
1965년 결국 대 신부는 가족,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한국인 12명과 함께 태백의 산골 하사미의 외나무 골에 천막을 치고 살면서 예수원을 시작했다.
그해 11월 지금의 시온(Zion) 건물의 모태가 되는 두 개의 온돌방을 직접 지은 그들은 한국 사회를 위해 기도와 노동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 생활을 해나갔다.
1971년부터는 태백시내와 예수원 사이에 있는 피재에 삼수령 목장을 개척했다.
예수원 생활을 깊이 체험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3개월 지원자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고, 이것에 참여한 사람은 두 번의 1년 수련 기간을 거친 다음에 정회원으로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지금은 21명의 3개월 지원자들과 아이들을 포함해 80여명의 사람들이 모두를 평등하게 형제, 자매로 부르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공동체는 4인의 의회를 중심으로 공동 운영되며 중요한 결정은 정회원 모임에서 이뤄진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 목각실, 꽃방, 수방, 출판실, 목장 등에서 나무 십자가, 기도의자, 꽃 카드, 십자수 액자, 책, 양털 이불 등을 만들고 있다.
그것으로 아직 공동체 전체에 필요한 재정을 감당 못하지만 외부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 손님들에게는 따로 숙박비용을 받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손님부 한 쪽 구석에 있는 상자에 헌금을 할 수 있게 했지만 의무는 아니다.
영성팀에서는 예수원 전체 교육과 자녀 교육, 선교, 상담 업무 등을 맡고,
손님팀에서는 손님들의 예수원을 방문을 돕는다.
살림살이는 시설관리팀, 가정팀, 사무팀 등이 챙기고, 목회모임과 장로모임이 공동체 전반 일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예수원에서는 다양한 것이 실험되고 있다.
첫 번째 실험은 매일 다른 형태로 열리는 저녁 모임이다.
월요일 밤에는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중보기도(Intercession.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한다.
화요일에는 한 시간 넘게 노래만 부르는데 오래 전부터 한국 교회의 토착화를 시도해 온 덕분에 신명나는 국악 찬양을 부를 수 있다.
수요일에는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마련하고,
목요일에는 '몸 섬김의 밤'이라고 해서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을 한다.
금요일 밤에는 가족, 구역별로 모임을 갖고, 토요일에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함께 나누며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획일적인 예배의 틀을 넘어서 개인, 공동체, 하느님 사이의 코이노니아(Koinonia. 교통, 사귐을 뜻하는 헬라어로 community의 어원임)를 복원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다.
일상적인 예배와 모임 외에도 성령 세미나, 문맹자 선교 훈련 학교 등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진지한 실험만이 아니라 놀이도 있다.
일요일 저녁에는 차와 간식을 나누며 교제를 하거나 영화를 보기도 한다.
봄에는 나물 축제, 가을에는 김장 축제를 열어서 노동과 축제가 어울리는 장을 마련한다.
때때로 각자가 갖고 있는 물건 중에서 쓸만하지만 당장은 필요 없는 물건을 내 놓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누는 '코이노니아'를 열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한 발짝만 나서면 자연이 있기 때문에 고요한 산책과 가벼운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예수원에서 벌이고 있는 실험의 특성은 그것이 사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신 기드온 형제는 "우리는 밖의 사회와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기도 생활은 사회적 공의(Righteousness)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요.
한 예로 오래 전부터 포괄적인 토지 가치세제를 도입해 평등한 조세 제도를 확립하는 운동을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과 함께 해 오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빈부 격차 문제, 낙태 등 생명에 관한 문제, 전쟁 등 국제 평화 문제 등에 대해 연구를 하고, 직접적으로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 메시지는 비록 산골짜기에서 외쳐지는 것이지만 치열한 공동체 삶에 기초를 둔 것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편, 예수원과 삼수령 목장에서는 배추와 무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채소를 기르는데 농약 대신에 효소를 뿌리고, 땅에게 5~7년 마다 한 해씩 안식년을 주는 등 자연 유기 농법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주대학교와 함께 유용한 미생물군(Effective Microorganisms) 배양액으로 하수 시설과 경작지를 맑게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글: 촉촉한 흙 (출처: 생명이 퐁퐁)
첫댓글 퍼갑니다. ^^ (성공회 부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