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31일 수요일. 5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이 있고 부부의 날도 있다. 스승의 날도 있고 성년의 날도 있다. 어버이날을 생각하며 5월 첫날인 1일에 딸의 초대로 맛있는 점심을 외식했다. 미국에 있는 아들은 전화와 함께 외식하라고 얼마의 돈을 송금해 주었다. 자식들이 있어 좋은 날도 보람있게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자식을 낳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많아 문제이다. 출산율이 0.78%로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은 나라가 되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없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하는 세상이 되어 있다. 극도로 희생을 꺼리는 이기적인 풍토가 염려스럽다. 자녀를 낳아서 키우려면 부모된 자들의 희생이 많이 따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은데, 앞날을 생각지 않고 희생의 면만 살피는 세대들이 사회 분위기를 지배하는 것 같아 문제이다.
5월에도 지하철 여행을 많이 했다. 성남시 시립식물원, 일산호수공원, 한강 서래섬에 다니면서 꽃구경을 했다. 장미의 계절이 되어 중랑 장미공원, 대현산 장미원, 인천 계양산 장미원에 다니며 장미꽃에 취하기도 했다. 17일에는 다니고 있는 노인대학원에서 현장학습이라고 청남대에 다녀오면서, 높은 곳에 있는 봉황탑 전망대를 혼자 올라갔다 온 것이 재미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대청호수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었는데 80여 명이 함께한 여행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만 올라갔다 온 것이다. 힘들었지만 인내심이 있고 호기심이 많아 다른 사람들이 모두 꺼리는 일을 해내고만 내 모습이 대견한 하루였다.
독일에 가 있는 고모의 딸 은숙이와 연락이 되어 2월부터 계속 카톡으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은숙이 때문에 알기가 어려운 동생 화자의 소식까지 접하게 되었다. 화자는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않고 전화 연락도 안되는 상황인데, 은희 은숙과 만나 은숙이 전화 페이스톡으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도 했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화자와 은희의 사이가 멀었는데, 은숙이 때문에 만나게 되었고, 곧 은숙이와 은희가 5월 말에 한국으로 오게 되어 요즈음 자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19일에는 화자 아들딸과도 함께 만나 식사도 같이 한 사진도 보내왔다. 궁금한 동생 화자와 그 자녀들 소식까지 모두 듣고 사진으로나마 얼굴도 볼 수 있어 좋았다. 한국으로 오기 전날에는 호수에서 함께 보트도 타고 즐기는 시간도 가지면서 식사도 하며 밤 늦게까지 함께 했다고도 했다. 은희가 독일 생활을 청산하면서 화자와 그 자녀들에게 가지고 올 수 없는 물건들도 많이 준 것 같았다. 사이가 좋아지고 서로의 도움도 있다는 소식이 참 좋았다. 스마트 폰으로 인해 외사촌 동생들과 더욱 친해졌고, 화자의 소식도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아내가 영통도서관의 회원이 되어 도서관에 있는 책을 많이 빌려보고 있다. 대출 기간도 넉넉하고 책도 여러 권을 한 번에 빌릴 수 있어 책을 사지 않아도 많은 책을 접하고 있다. 어느 때에는 읽을 책이 없으면 손녀인 은채에게 책을 골라주라고 하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할아버지에게 책 추천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집에 있는 동화책을 골라준다. 동화책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우선 읽기가 쉽고 내용도 쉬우면서 재미도 있어서 동화책도 많이 읽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을 때에는 컴퓨터로 여러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거나 성경을 읽는 경우와, 여행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검색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잘 간다. 하루의 일과가 산책하는 것, 집에 있을 때 컴퓨터 보는 것, 대게 오후 시간에 손주들과 함께 있을 때는 주로 독서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허무한 생각이 들고 외로움이 스며든다. 아내와 둘이서만의 생활이 오붓하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별 대화거리가 없어 적막하고 오히려 외로움을 가져오는 경우를 느끼면서, 늙음의 비애에 젖기도 한다. 한 번도 가본 경험이 없는 인생의 석양길이 얼마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행복한 길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직 의지해야만 될 하나님을 향한 신앙심을 더욱 다짐해 본다.
3월 말경에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당뇨 수치가 높다고 당뇨치료약 한 달분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는데, 당뇨약은 계속 먹어야 한다기에 5원 초에 다시 약을 처방 받으러 갔다가 콜레스톨 수치가 높아 고지혈증 치료약까지 먹어야 된다고 해서 그것도 5월부터 먹기 시작했다. 노인대학원에서 강사로 의사가 와서 건강에 대한 강의를 듣던 중, 종합영양제와 오메가 3, 비타민 C는 필수적으로 먹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먹지 않은 오메가 3와 비타민 C도 구입해서 먹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 후에 종합영양제와 누에환과 혈압약을 먹고, 저녁식사 후에 당뇨약, 고지혈약, 오메가 3, 오래전부터 전립선 영양제로 먹고 있는 쏘팔맨토를 먹고 있다. 낮에는 수시로 비타민 C와 구기자 가루도 먹고 있다. 누에환과 구기자 가루는 당뇨 예방에 좋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먹은 것인데, 당뇨약 처방을 받고보니 별 효과가 없었던 것 같아 현재 구입한 것만 다 먹으면 더 이상 먹지 않으려 한다. 아침저녁으로 한주먹씩의 약을 복용하게 되면서, 이렇게 해야 될 가를 많이 회의하며 5월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