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목포에 가서 배 갈아타고 밤새도록 파도를 가르며 제주도로 갈 것인가?
비행기 타고 광속으로 날아서 제주도로 갈 것인가?
이 궁리 저 궁리 하다가 상대성이론 E=MC² 원리에 좇아서 비행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월 27일 혼자서 성판악에서 등정하여 백록담을 내려다보고 관음사로 하산하며 제주도 내륙을 관통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제주도 해안가를 돌아서 환상종주를 마친다면 제주도 완전정복이 되는 것입니다.
월릉교 아래 새벽 4시30분 류선생과 만나서 김포공항행 리무진을 타기 위해 수락터미널로 이동해 김포공항에서 아침 요기를 간단히 하고 수화물취급소에서 자건거를 싣기 위해 박스포장을 하는 중 강선생과 합류하여 3명이 제주도 환상종주의 꿈에 부풀어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날아갑니다.
제주도 땅에 비행기 바퀴를 내리고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 ‘박스앤자전거’ 젊은 사장이 픽업을 나와 샵으로 가서 포장을 뜯고 자전거 조립을 마친 후 바로 제주도 관광1번지 용두암으로 두바퀴를 굴려서 제주도 환상종주의 환상적인 라이딩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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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방향은 환상 제주도 해안가를 반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해안가를 바로 우측에 끼고 경관을 즐기며 해안가도로 삼거리 교차로 신호에도 방해를 받지 않으며 달리기 위해 잔머리를 굴렸습니다.
첫째 날 목표지점은 송악산 넘어 산방산 근처에 잠자리를 잡기로 하고 200리길 80km를 넘기자고 했습니다.
과연 바람을 뚫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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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가 틀리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예전과 달리 딱 들어맞았습니다.
제주공항 울타리를 좌측에 두고 달리면서 해안가에 접어들었을 때 역대급 강풍은 기절초풍해 나자빠질 정도의 A급 태풍 수중이었습니다.
강풍의 방향도 맞바람으로 불어와 다리를 지랄 떨듯이 돌려도 다람쥐 헛바퀴 돌리는 것이지 뒤로 밀려나가는 것만 같습니다. 핸들이 휘청거려 중심 잡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바다는 파도의 흰 포말로 일렁입니다.
제주도 오토바이 샵에서 스쿠터를 빌린 강선생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폼도 짜장면 배달왔어요 폼으로 바람을 가르며 유유자적하며 앞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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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는 굴리면 돌아간다."는 철칙에 따라 그렇게 저렇게 바람의 파이터들은 20km를 달려서 첫번 째 인증지점인 ‘다락쉼터’ 인증센터에서 고무도장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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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항 근처 ‘그때 그집’이라는 흑돼지전문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점심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나는 삼겹살로 하자고 했고 류선생은 국물 떠 먹는 걸로 하자고 했고 강선생은 그렇다면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개로 하자고 해서 굿 아이디어로 채택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술은 무조건 한라산 21도 짜리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공평하게 각 1병씩 하기로 했고 건배사는 "한잔 합시다. 다이~ 다이~ 다이~"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다이~ 다이~ 다이~"를 7번씩 외치고 자전거바퀴에 올라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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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들어 바람은 약간 잦아든 듯 했습니다.
애월항을 지나 한림으로 노를 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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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풍력발전기 팔랑개비가 힘차게 돌아갑니다.
백리길을 달려서 해거름마을 인증센터에서 잠시 페달에서 발을 내려놓고 주변의 서정적인 자연풍광을 눈에 담습니다.
제주도는 자연생태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식생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전원 주택은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이효리가 부럽습니다.
애월읍 소길리에 산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근처쯤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찾아가면 커피 한잔 쯤 타주지 않을까? 바빠서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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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제주도 서쪽 끝을 돌아서 남쪽으로 기수를 돌립니다.
역풍이었던 바람도 순풍으로 등을 떠미는 것 같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진입을 알리는 현무암 이정표가 반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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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을 넘어갈 때는 조금 숨을 껄떡거렸습니다.
송악산 고개에는 유채꽃이 만발했습니다.
어울리지 않게 유채꽃 속에 묻혀봅니다.
바가지 엎어놓은 것 같은 산방산이 보입니다.
산방산 뒤로는 한라산이 배경으로 서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목표치 달성이 코 앞에 있다는 소립니다.
이백리 길을 달려왔다는 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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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인증센터에서 확인도장을 누르고 산방산 근처 게스트하우스 리뷰를 보니까 괜찮다는 평이었는데 그집을 찾아서 묵을까 생각하다가 아직은 다리 힘이 남아서 내친 김에 더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법환바당 안내표시판 기둥에 자전거를 걸쳐놓고 오토바이도 옆에 세워놓고 망설였습니다.
중문관광단지 지나 법환바당까지는 60리 길이 넘게 남았는데 갈데 까지 가보자하며 사타구니에 땀나게 페달을 돌립니다.
산방산 산허리를 돌아 언덕배기를 올라 산방산 뒤 지방도에 올라섰을 때에는 등골이 흥건했습니다.
오토바이 강은 자전거 탄 사람보다 숨을 더 껄떡거렸습니다.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서 숨을 고른다음 마라도 섬 운항 선착장인 모슬포항을 지나고 중문관광단지도 통과합니다.
송악산부터 오르막이 잊을만하면 나타나서 힘을 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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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강을 써먹을 데가 왔습니다.
법환바당까지 먼저 가서 오늘 묵을 숙소하고 저녁끼니 때울 맛잡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폭주족처럼 굉음을 내며 신이 나서 꽁무니도 보이지 않게 달려갑니다.
범섬이 바로 앞에 보이는 법환바당에 들어섰을 때에는 시간도 맞춤 맞게 해는 수평선 밑으로 가라앉으려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선생이 법환리 차이나타운 중국집 아저씨한테 정보를 얻어서 게스트하우스보다 백배 좋은 고급 펜션을 잡아놓았습니다.
코로나 광풍으로 제주도 관광객이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펜션 주인장이 땡처리로 단돈 5만원에 3명이나 묵을 수 있게 선심을 썻습니다.
타월도 4장씩이나 줘서 말끔히 땀을 씻어내고 말끔한 정신으로 1일차 마무리 회식을 하러 밖으로 나섰습니다.
정보를 준 차이나타운 아저씨 중국집에서 보답으로 짬뽕국물에다 청요리 하나 시켜먹으려다가 옆에 보니 ‘깜장 돈돈돈’이라는 연탄구이 돼지집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차이나타운 아저씨가 한눈 팔고 있을 때 얼른 그집을 통과했습니다.
류선생은 회를 먹자고 하지만 2대 1로 연탄구이로 낙찰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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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5겹 흑돼지를 연탄불에 뒤집으며 정치분야 얘기를 끄집어내며 간을 봤는데 강선생과 노선이 틀린 것 같아 집어치우기로 하고 사회문화분야로 얘기를 돌려서 구리시장 단란주점 술집문화에 대해 말을 섞었습니다.
한라산 21도로 다이~다이~다이~를 열번도 더 넘게 하고 계산서를 받았습니다.
이벤트로 한라산 한병을 비우면 한라산 소주잔 1개를 선물로 준다기에 1인당 2ㄱ
제주도 물가가 비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장이 더 넘게 나왔습니다. 먹는 게 남는 거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펜션으로 돌아갈 때에는 편의점데 들러서 펫트병 맥주를 집어들고 화끈하게 달아오른 속을 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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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주시 용담2동에서 용두암인증센터에서 서귀포시 법환동 법환바당인증센터까지
달려 온 거리는 100km
달려 온 시간은 대략 8시간, 술 먹고 논 시간까지 포함해서..
내일 또 이만큼은 가야겠으니 자정은 넘기지 말고 베개에 머리를 붙여야 겠습니다.
첫댓글 첯날부터 100km라니 대단들 하십니다.
제주소주도 21도면 참이슬과 비교가 않되지요.
앞바람을 안고 힘들게
페달밟는 모습이 보이는듯 합니다.
첯날 수고하셨습니다.
라이딩과정을보니 따라다녔드라면 목숨부지하기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럴일이야 없겧지만" 눈호강 맛호강 술호강 앉자서 편안하게 즐겼습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역쉬나 입니다.
함께했지만 저는 놓친 부분들이 많은데 꼼꼼하게 기록해 주셔서 읽어보니
기억이 생생합니다.
2박3일 일정 맞추느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아쉬웠지만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제주도 태풍바람 불때는 자전거가 압으로 나가지 않고 뒤로 밀리고
하여 끌고 가던 생각이 나네요
자전거여행은 제대로 할려면 4일은해야 여기 저기 관람도 하고
여유가 있는대 2박3일은 자전거 라이닝만 하게되지요
다음번에 가신다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첯 라이딩 고생하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