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
‘친구여’라는 말은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에서 불평하는 일꾼(20:13)과 유다 이스카리옷(26:50)에게 사용되었다. 이 말은 애정이나 선의가 담긴 말이 아니라 손아래 사람에게 하는 그저 무관심한 말투이다.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남들은 다 혼인 잔치에 적합한 예복을 입었는데 또는 왕이 준 예복을 입었는데 그것을 입지 않고 자기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것은 자신의 지식과 행위로 구원 받기에 충분하다고 믿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밀밭에 가라지들 이고 양 무리의 염소들이며, 입으로 주님, 주님하고 말하지만 불법을 일삼는 자들이다(7:21-23). |
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1-10 절에는 임금이 보낸 사람들이 ‘종들, (둘로이)’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고, 11-14 절에서 임금이 보낸 사람들을 ‘하인들, (디아코노이스)’이라는 단어로 사용하였다.
그래서 이 비유는 원래 하나의 비유 이야기가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 있던 두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로 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또 어떤 견해는 왕의 밑에서 전령으로 일하는 자들과 잔치를 담당하고 시중드는 자들이 달리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하인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하느님의 마지막 심판을 보좌하고(마태 13:41-49) 하느님 나라에서 거룩한 성도들을 도와줄 천사들일 것이다.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의 운명은 앞의 7 절에 언급한 살인자들의 운명과 다르지 않다.
즉 초대를 받았는데도 참석하기를 거절한 사람들이 받게 될 벌과 참석은 했지만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받게 될 벌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구원을 받지 못하고 멸망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들의 처지가 같다는 것이다.
‘손과 발을 묶어서’ 라는 말은 중죄인을 다룰 때의 표현인데, 이것은 그의 죄가 그만큼 무겁다는 것을 나타낸다.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라는 말은 지옥으로 보내라는 뜻이다. ‘바깥 어둠’은 지옥의 고통을 상징한다. 즉 하느님에게서 완전히 버려진 상태, 하느님과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고독과 절망의 상태를 뜻한다.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라는 말은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이 하느님을 원망하고 증오한다는 뜻이 아니라 구원받지 못한 자기 자신의 죄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절망을 표현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