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단. 너 이번 주말에 뭐해?"
"왜요?"
단은 짜증스레 저를 뒤쫓아오는 선배를 돌아봤다.
싫다는데도 저를 굳이, 굳이 따라오는 이 진상 선배.
단은 파르르 떨리는 눈 끝을 느끼며 그의 코 끝을 바라봤다. 저 부담스런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웃으며 말했다.
"왜긴. 벚꽃구경가자."
"벚꽃 다 졌어요."
"다 지기는! 아직 많아! 내가 잘 아는 데 있거든. 꽃놀이나 가자. 그리고 너 어차피 나 말고는 같이 갈 남자 없잖아."
그의 마지막 깐족거림에 단은 결국 짜증이 뻗쳐 이를 악 물고 말했다.
"선배. 저 남친이랑 벚꽃놀이 갈 거거든요?"
물론 단은 썸남 비스무리한 것도 없었지만.
W. Lani
단은 침울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고 그녀의 옆집 오빠, 에릭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미안한데 다시 말해줄래?"
"오빠를 제 남친이라고 말해버렸습니다…."
"……단아."
"네…."
"너 미쳤니?"
"…그런가 봅니다."
단은 수긍하며 그대로 소파에 드러누워 다리를 굴렸다.
"나 미쳤나봐!!!!"
"아니. 할 말이 있고 하면 안될 말이 있지. 나를 네 남친…허."
에릭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단은 울상을 지으며 그런 에릭을 돌아봤다.
"아니…. 그 선배놈이 못 믿겠다고 사진 내놓으라는데. 내가 뭐, 아는 남자 사진이 오빠밖에 더 있나…."
"야. 넌 대학 들어갔으면 썸이니 CC니 해야될 거 아냐. 왜 그런 거 하나 없냐고, 하다못해 남사친이라도…."
"그러니까. 그 남사친이 오빠잖아."
"내가, 네…. 야, 난 네 오빠고."
"그거야, 그렇지만…. …아아아! 어떡하지!! 그 놈이 직접 보겠다고 자기 가게로 오라는거야!"
단이 머리를 헝클며 소리치자 에릭은 아예 턱을 뺀 채로 놀랐다.
"…너, 지금 그거 승낙했냐?"
"직접 보면 남자답게 날 포기한다 잖아…."
"…세상에."
에릭은 단과 같이 그대로 소파로 드러눕고 말았다. 둘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단은 에릭과 마주보고 서있었다.
"이 정도면 되는거야?"
"…그래. 아까보다 훨씬 낫네."
니트에 묻은 먼지를 떼주며 말한 단은 아까의 에릭을 기억했다. 그러니까. 음. 너무 평소와 같은 편한 복장이던 그 모습말이다.
아무리 진짜 데이트가 아니라도 그렇게 입다니.
단은 한숨을 쉬며 그를 잡아 끌었다.
"빨리 그 선배 가게나 갔다오자. 미안하니까 밥은 내가 쏠게."
"오, 진짜?"
"그래, 진짜. …돈도 버는 사람이 용돈 타쓰는 여동생 벗겨먹으니 좋지, 아주?"
"야. 넌 용돈이라도 있지, 네 말대로 난 용돈도 없어."
"…할 말 없긴 하네. 얼른 가기나 하자."
단은 에릭의 팔을 잡아끌며 그 선배의 가게 앞까지 걸어갔다.
가는 와중에도 단은 계속 에릭에게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우린 연인인거야. 오빤 내 남친, 난 오빠 여친."
"알아, 안다고. 그 얘기만 몇 번째냐."
"아. 또 버릇처럼 동생취급하지말고. 날 여자로 보라고."
단이 에릭의 앞에 서서 눈을 맞추며 단호하게 말하자, 에릭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단도 그 반응에 안도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익숙하지만 다시는 보기 싫은 선배의 얼굴에 단은 어색하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어, 왔냐!"
단을 보고 반기던 그는 뒤에 따라 들어오는 에릭의 모습에 단번에 얼굴을 굳혔다.
단은 그 모습에 활짝 웃으며 에릭에게 팔짱을 꼈다. 에릭은 그에 작게 움찔했으나 단이 그의 팔을 꼬집자 이내 웃어 보였다.
"선배~. 그때 말했던 우리 오빠. 오빠~, 저번에 내가 말했던 그 선배야."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단이 선배입니다."
그는 떨떠름한 얼굴로 인사를 받고 아무데나 앉으라고 말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마자 단은 웃음을 터뜨리며 에릭을 데리고 근처 자리에 앉았다.
"방금 그 선배 표정 봤어?"
"저 사람이 네가 말했던 그 진상이야?"
"응. 완전 싫다는 티 다 내는데도 달라붙고. 완~전 짜증나."
단은 물을 따라 에릭에게 건네며 투덜거렸다.
단의 질색팔색하는 표정에 에릭은 카운터 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에릭은 그 선배와 눈이 마주쳐서 웃어보였지만, 그는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려버렸다. 에릭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예의있는 사람은 아니군."
"당연하지."
에릭의 중얼거림에 단은 투덜거리며 메뉴를 들었다.
"대충 먹고 나가자. 여기 더 있기 싫어."
단이 콧방귀를 끼며 말하곤 주문을 하려 하자, 잽싸게 그 선배가 뛰어 나왔다. 그 모습에 단과 에릭 둘 다 한 순간, 얼굴이 굳었다.
"왜 또 나오고 난리야…. 아까 싫은 티는 다 내더니."
"단아. 시키게?"
"아, 네. 그…. 이거랑 이거요."
"이거 가지고 되겠어~? 남자친구분이 많이 못 드시나~? 남자가 이것밖에 못 드시면 어째요~?"
그가 웃으며 깐족거리자, 웃고있던 에릭의 표정도 묘하게 굳었다.
에릭이 그에 뭐라고 말도 하기 전에 단이 얼굴을 굳히고 나섰다.
"선배. 저희 뭐 먹고 와서 그래요. 근데 말이 좀 심하시다, 우리 오빠한테 왜 그래요?"
"어? 아, 아니…. 난 그냥. 나, 남자가 좀 몸집도 있고 해야…!"
"저는 우리 오빠 지금이 제일 좋으니까 선배가 신경 안 쓰셔도 될 거 같은데요."
"…그, 그래. …우리 김단 남자친구 앞이라고 너무 가오 세운다. 무서워~?"
그가 단의 어깨를 괜히 치며 한 마디 던지자, 단이 웃으며 자연스레 그의 손을 피하며 말했다.
"무서우라고 한 말 아니었는데. 무서웠으면 미안해요, 선배. 남자면 그 정도는 웃어넘길 줄 알았지."
웃으며 조곤 조곤 하는 말에 선배는 단번에 얼굴이 굳어져서 카운터로 돌아갔다.
그 모습에 에릭은 걱정스런 얼굴로 단을 바라봤다.
"너 저래도 돼?"
"안될 건 또 뭐야. 아니, 지가 뭔데 오빠한테 그래?! 어이가 없어서, 진짜."
단은 물을 한 번에 들이켜며 씩씩거렸다. 그 모습에 에릭은 절로 웃음이 나왔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건 매한가지였다.
미국인인 에릭으로서는 대학의 선후배관계에 대해 감이 안 잡히는 만큼 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에릭의 표정에서 걱정을 읽어낸 단은 손을 휘저으며 걱정말라고 고개를 저었다.
"학번만 선배지, 휴학해서 학년은 내가 위야. 뭐 어디 연줄이라도 있어서 무서운 사람도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과는 군기 잡는 것도 없어."
"그래도 괜찮은거야, 정말?"
"안 괜찮음 어쩌게? 오빠가 책임이라도 지게?"
단이 낄낄거리며 농담을 던지자, 에릭은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그냥 해 본 소리에 에릭이 진지해 지자 괜히 뻘쭘해진 단은 에릭의 손을 툭 치며 웃었다.
"농담이…."
"아냐. 내가 책임질게."
진지하게 내뱉은 말에 단은 놀란 얼굴로 굳어버렸다.
왠지 민망해지고 부끄러워 져서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에 빠르게 고개를 저어 그 느낌을 털어냈다.
"됐어, 진짜 괜찮아."
"아니. 진짜 나때문인 게 되버렸으니까. 내가 책임질게."
"그…. 그 책임진단 말 그만 좀 해."
"왜?"
에릭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 순수한 모습에 단은 왠지 자기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남자에게 제가 직접 그 '책임진다'의 다른 뜻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도 조금 민망했다.
"가끔 책임진다는 건 다른 의미로 쓰인단 말야. …프로포즈할 때나."
"프로포즈?! 청혼 말이야?!"
"아우, 시끄러, 진짜!"
단은 화들짝 놀라 에릭의 손을 찰싹 때렸다 그제야 에릭이 입을 꾹 다물며 울상을 지었다.
그 표정에 또 드는 묘한 죄책감에 단은 에릭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 선배가 다 듣는데 그런 얘기하면 어떡해. 나 유부녀 만들게, 이젠?"
"아…! 미, 미안. 그 생각은 미처 못 했어."
"됐어, 그 찌질이 말을 누가 믿겠어…."
단은 어느새 음식을 서빙하러 오는 선배를 발견하고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그와 반대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그 모습에 에릭은 큭큭거리며 웃었다.
"우와, 진짜 맛있겠다. 오빠, 단이가 먹여줄게?"
단이 음식을 서빙한 후에도 서성거리는 그 선배를 흘끔거리며 에릭의 입에 직접 음식을 먹였다. 당연히 에릭은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테이블 아래로 꾹 밟히는 발에 웃는 낯으로 음식을 먹었다.
"으, 음~. 맛있다아…."
"오빠도 단이 먹여줘야지."
"으, 응…."
에릭은 어색하게 음식을 들어 단을 보자, 단이 웃는 낯으로 '똑바로 해라.'라고 잇새 사이로 내뱉는 걸 보고 그도 웃으며 그녀에게 음식을 먹여주었다.
"우리 오빠가 먹여주니까 더 맛있다~. …어, 선배 아직도 거기 계셨어요? 저기 손님이 찾으시는데."
"그, 그래…."
선배는 뭔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둘에게서 멀어졌다.
그 선배의 모습이 사라지자 그제야 단은 생글거리던 걸 멈추고 한숨을 쉬었다.
"미안해요."
"왜. 내가 먹여줘야 우리 단이가 더 맛있게 먹지. 자, 먹어. 아~ 해"
"어우, 적당히 해요."
단은 장난스레 그를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에릭도 웃으며 넘어갔다.
계속되는 선배의 시선에 둘은 대충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선배는 계산할 때까지 에릭을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그에 단은 보란듯이 에릭에게 더 달라붙었지만.
"일 열심히 해요~."
단이는 얄밉게 말하고는 가게를 나섰다. 아예 가게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서야 단은 에릭과 떨어졌다.
"아이고, 이게 무슨 고생이냐, 진짜."
"그건 내가 할 말이지, 김단."
"미안해요, 진짜."
단이 입술을 꾹 물며 사과하자, 에릭이 됐다며 그녀의 머리를 헝클었다. 그러자 단이 얼굴을 찡그리며 제 머리를 매만졌다.
"아, 오늘 만지고 온 머린데 멋대로 헝클면 어떡해요!"
"잘 보일 사람도 없잖아."
"없긴 왜 없어. 오빠한테 잘 보여야지."
단이 툭 내뱉은 말에 에릭이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렸다. 그러자 같이 얼굴이 붉어진 단이 그를 잡아끌며 말했다.
"오, 오늘은 오빠 여자친구니까, 오빠한테 잘보여야지!"
"그, 그래…."
단의 부가적인 설명에도 어째선지 풀리지 않는 어색함에 단은 멋쩍게 웃으며 에릭에게서 반걸음 물러섰다.
"노, 농담이었어요. 그냥 해본 말이야…. …기분 나빴으면 미안해요."
단이 에릭을 잡았던 손을 놓으며 우물거렸다. 왠지 민망해져서 먼저 걸어나가려 하자, 그런 단을 이번에는 에릭이 잡아세워 팔짱을 꼈다.
단이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자 에릭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 선배란 사람이 우리 보고있을까봐 그러는거야."
"…그 가게 간판도 이제 안 보이는데."
단이 뒤를 흘끔 보며 장난스레 말했지만 에릭은 못 들은 채 했다. 하지만 명백히 붉어진 귀에 단은 모른 척 그의 옆에서 걸었다.
"…그리고 아까 그 말. 뭐, 별로 기분 안 나빴어."
"그래요…."
왠지 가슴이 간질거리고 실실 웃음이 세어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벚꽃이 화사했다. 굳이 멀리까지 놀러간 공원만큼이나 예쁘게 핀 벚꽃에 둘은 헛웃음을 지었다.
"집 앞이나 걸을 걸 그랬네."
"그러게요."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내려선 둘이 헛헛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와! 예쁘다!"
바람이 불자 휘날리는 벚꽃잎에 단이 그 속으로 뛰어갔다. 에릭은 그 뒤에서 그런 단을 바라봤다.
"저러다 또 넘어지지…. 김단!"
에릭은 단을 멈춰세우려 그녀를 불렀다. 그리고 벚꽃잎 사이에 선 단이 그의 부름에 뒤돌아 에릭을 바라봤다.
그 순간, 에릭은 뭔가 사소하지만 아주 다른 무언가를 느꼈다. 어쩌면 그것이 '반하는 것'이었을 것을거라고 나중에야 생각했다.
"왜요?"
불러놓고 아무 말이 없자, 단이 그에게 물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에릭은 단을 다시 바라봤다.
또다. 다시, 계속, 그 느낌이 든다.
왠지 부끄러워진 에릭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말없이 고개나 젓자, 의아함을 느낀 단이 다시 그에게 다가왔다.
"갑자기 뭐야. 왜그래요?"
"아냐, 아무것도…. …아주머니 걱정하시겠다, 가자."
에릭은 말머리를 돌리며 먼저 걸어가 버렸다. 단은 뭔가 의심쩍었지만 별 거 아니겠지 싶어 그를 따라걸었다.
"근데 진짜 밤에 보는 벚꽃도 무지 예쁘지 않아요? 사진이나 찍을까?"
"으, 으응…."
에릭은 뒷목을 쓸며 대충 얼버무렸지만 벚꽃을 보느라 정신이 없던 단이라서 그의 그런 태도를 눈치채지 못 했다.
에릭은 아까부터 잠깐, 잠깐 스치는 그의 왼손과 단의 오른손에 모든 감각이 가있었다.
분명, 분명히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덥썩 덥썩 잡았던 거였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된건지 그도 모를 일이었다.
"미치겠네…."
"응? 뭐라구?"
"아냐…."
에릭이 손을 휘저으며 얼버무리자 단은 의아해 하면서도 대충 넘겼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겠다며 그보다 먼저 걸어가 버렸다.
에릭은 제 앞을 걸어가는 단의 등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내가 단이랑 나이 차이가….'
저도 모르는 새에 그녀와의 나이 차이를 손가락으로 세던 에릭은 그대로 자리에 쭈구려 앉았다. 생각한 것보다 많았다.
"완전 도둑놈이네…."
에릭이 바닥에 쭈구려 앉아 마른 세수만 하자, 찍은 사진을 보여주려고 돌아오던 단이 놀라서 뛰어와 그의 앞에 쭈구려 앉았다
"갑자기 왜그래요, 진짜? 무슨일이야, 도대체. 바른대로 말해요."
단이 단호한 얼굴로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하자, 에릭이 움찔거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말없이 바라만 보는 에릭의 태도에 단이 의아하게 그를 바라봤다.
이내 에릭이 그녀를 불렀다.
"…단."
"응?"
"벚꽃향에 취할 수도 있어?"
"…? 무슨 소리예…."
단이 찡그리며 되묻는 중에 에릭의 얼굴이 다가왔다.
가볍게 맞닿았다 떨어진 입술의 감각에 단이 멍하니 에릭을 바라봤다.
정작 입맞춤당한 단보다 더 붉어진 얼굴로 에릭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
단은 참았던 숨을 내쉬며 에릭을 바라봤다.
잠시 복잡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단은 얼굴을 찡그리고 그의 두 뺨을 두 손으로 짝, 소리가 나게 잡았다.
"악!!"
갑자기 가해진 아픔에 에릭은 악, 소리를 질렀다. 얼얼하고 뜨끈한 게 제대로 맞은 모양이다.
단의 단호한 표정에 에릭은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이건, 성희롱에 대한 답."
"……."
"그리고 이건 고백에 대한 답."
그리고 아까처럼 가볍게 맞춰지는 입술에 에릭이 멍하게 눈을 깜빡였다.
여전히 멍한 표정의 에릭이 눈만 깜빡이며 단을 바라보자 단이 웃음을 터뜨리며 여즉 열이 올라있는 에릭의 두 뺨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우리…, 연애할래요?"
.
.
.
+
"김단, 네가 남자가 어딨어!"
낄낄거리는 선배의 놀림에 단이 씩씩거리며 있다고, 사진도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선배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어디. 사진 보자, 봐."
그에 단은 씩씩거리며 휴대폰의 갤러리를 뒤졌다. 그녀의 옆으로 그 선배가 고개를 쭉 뺐다.
"얘야?"
단과 같이 우스꽝스런 사진을 찍은 사람을 가르키며 묻자, 단이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얘는 남자도 아니거든요. 뭔 소리야."
"그럼 누군데. 야, 너 왜 이렇게 남자 사진이 많아."
"다 그냥 동기예요! …이, 이사람인데."
단은 갤러리를 뒤지고 뒤져 나온 한 사진을 머뭇거리며 가르켰다. 단과 함께 찍은 사진은 다정해 보이기는 했지만 연인이라고 치기는 애매한 사진이었다.
그에 선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아는 오빠같은데. 누가 여친이랑 이렇게 거리 두고 사진을 찍어."
"아. 그럴 수도 있죠! 봐봐요, 내가 그 오빠 이름을 어떻게 저장해놨는지."
단이 이제는 전화번호부까지 뒤져서 그의 눈 앞에 내놓았다.
아까 봤던 사진에서의 얼굴과 똑같은 남자의 사진이 걸린 전화번호부의 이름란에는 '♡'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연인이라는 증거라고 치기에는 애매했지만 보통 친구 사이에, 특히 남녀사이에 하트는 웬만하면 쓰지 않는 이모티콘이긴 했다.
"맞죠! 진짜 내가 이 오빠 여, 여친이라니까?!"
"…그, 그럼 한 번 보자!"
"네?"
"내, 내가 우리 가게에 오면 싸게 해줄게. 이번 주에 약속있다며. 그때 우리 가게 와."
"구, 굳이 그래야…."
"왜. 찔리냐."
"찌, 찔리긴! 가, 갈거예요!!"
+예에에에에 드디어 썼다...!!!! 뒤에 부분 생각 안 나서 쥐어짜서 만듬.
느껴져요, 내 쥐어짬....?8ㅅ8
돈도 있고 사랑도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서울까지 에릭남 앨범팬싸를 못 간 지방수니의 슬픔을 글로 승화시켰어유.... 아, 눙물나네....ㅠ
++의도한 건 아닌데 진짜 벚꽃 질 때쯤에 올리넹.... 의도한 거 아님ㅋㅋㅋ진짴ㅋㅋㅋ레알ㅋㅋㅋㅋㅋㅋ
+++사실 갑자기 반해본 적이 없어서 에릭남이 단이한테 갑자기 반하는 거 적는 거 넘나 힘들었긔.....
읽다가 이게 뭐야;;;;;싶더라도 웃어넘겨주긔.....
....영 못 보겠음 그냥 말해주긔.... 지적 달게 받겠긔.......
++++에릭남 이미지 찾겠다고 텀블러 들어갔다가 용서니(솔라)랑 우결하는 짤만 실컷 보고 옴.... 가슴 아파서 좀 몸져누워야 겠음....
안녕, 여러분... ㄸㄹㄹ.......
+)단이는 에릭남을 옛날부터 좋아한 설정.
뒤에 덧붙인 거 보면 알겠죵...?
++)둘이 사귀고 난 후에 단이의 전화번호부에 에릭남의 이름은 무려 ♡에서 ♥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채워진 하뜨....ㅎㅎ...내가 생각한거지만 꾸욥당....헤헿....
이미지의 출처는 텀블러입니다.
+그러고보니 이거 제목 단이들이 지어준건데.... 제목 지어준 단이들이 다 봤나 모르겄넹ㅎㅎㅎㅎ
첫댓글 꺗 ~ 저랑연애해요!!!!!!!!!!저랑연애해요!!!!!!!!!!!!!
넘나좋은것 잘 보고 갑니다 총총
ㅠㅜㅜㅜ아좋다좋아풋풋행
단이가 작정하고 꼬셨구맘 ㅋㅋ
하ㅠㅠ 연애하자!!!!
연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