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어느덧 지나가고 4월이 시작된다. 4월은 춘삼월로 양춘화기(陽春和氣)가 가득하고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는 백화난만(白花爛漫)의 계절이다. 이번 라이딩은 지난 2016년 3.12일에 실시했던 이동경로와는 달리 경춘선 자전거길을 역으로 이동하는 코스로 북한강과 남한강 자전길로 이어지는 새로운 구간이며 최종 목적지는 덕소역이다. 여전사 2명을 포함한 6명이 태릉입구역에서 산뜻하게 출발하고 모교인 육군사관학교로 향하였다. 육군 사관학교는 4년간 학문과 군사훈련을 연마했던 추억과 낭만이 서린 곳으로 언제나 마음에 와닿는 정겨운 곳이다.
화랑대 정문 옆에 화랑대역이 있다. 화랑대역은 생도시절(1967-1971)에 자주 이용했던 역으로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경춘선은 꿈과 낭만의 열차였지만 폐역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로 철도박물관으로 새롭게 변신하였으며, 철로변을 산책로를 조성하여 운치를 더하였다. 육군사관학교를 지나 화랑로에서 경춘선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별내역에 당도하고, 퇴계원 사거리에서 퇴계원교를 건너 용암천- 왕숙천- 사능천 자전거길로 들어서면 사능역에 이른다.
사능일대는 육사 생도 시절인 1968년 동계 내한훈련했던 지역으로 족적(足跡)이 남아있는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사능(思陵)은 단종의 왕비인 정순왕후 능으로 평생 단종을 생각하며 일생을 보냈다고 하여 능호를 사능이라 칭하였다. 사능에서 북쪽 2,3km 지점에 광해군 묘소가 있다. sd16 바이콜릭스는 2014. 3.23에 물경(勿驚) 20도의 산길을 따라 진땀을 흘리면서(汗水流) 광해군 묘소를 답사하기도 하였다. 금곡역에 이르면 약 1km이내에 고종과 순종의 능인 홍릉과 유릉이 있다. 평내호평역에서 아스트라 전(인구)과 합류하였다.
서로 만나는 시간이 기다리지 않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과 같았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잠시 참참한 다음 페달링을 재촉하였다. 평내호평역에서 부터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고 마치터널을 통과하면 천마산역이 나온다. 마치터널 위를 통과하는 마치고개는 임꺽정이 조선 명종 시대에 천마산을 배경으로 활동한 무대였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천마산(812m)은 고려말 이성계(李成桂)가 이 산이 매우 높아 손이 석자만 길어도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 하여 천마산(天摩山)이란 이름이 비롯되었으며, 산세가 험하고 조잡하다고 하여 소박맞은 산이라는 별칭도 있다.
마석역에 당도하면 2km 지점에 흥선대원군 묘소가 있다. 화도 샛터 삼거리에 이르면 경춘선 자전거길이 종료되고 북한강 자전거길로 이어진다. 화도 샛터 삼거리에서 운길산역 방향으로 북한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북한강변을 따라 맛집, 펜션,호텔, 모텔, 카페, 수상레저 시설들과 볼거리가 즐비하다. 금남 교차로를 지나 해남댁 나루터집에서 잡고기 수제비 매운탕으로 차가웠던 몸을 녹이고 입을 즐겁게 하면서 정겨운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양주 CC 입구 교차로에 이르면 양주CC 이정표가 보이고, 서울-양양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 피아노 폭포로 가는 길이 나온다.
하수처리장을 예술품으로 만든 피아노 폭포는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펌프로 끌어올려 인공절벽 61m 높이에서 흘러내리게 하는 방식이다. 조안면 삼봉리에 이르면 남양주시의 관광 명소인 유기농 테마파크와 남양주 종합촬영소가 있다. 유기농 테마파크는 대한민국 유기농업의 역사와 전시, 체험, 휴식의 공간이다. 유기농 테마파크에서 북서쪽으로 약1,2km에 이르면 남양주 종합촬영소가 있다. 남양주 종합 촬영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제작시설이다. 서편제, 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실미도 등 한국영화 대표작들이 이곳에서 제작되었다.
유기농 테마파크에서 약 400m 쯤 이르면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과 레스토랑이 있다. 북한강을 옆에 두고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건물은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들어온다. 커피에 대한 기본 상식에서 부터 우리나라 커피 역사까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바리스타의 지도에 따라 직접 원두를 선택한 뒤 갈아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삼봉리를 지나 송촌리에 이르면 연세 중학교 입구에서 수종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수종사(水鐘寺)는 운길산 8부 능선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로 북한강과 남한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이 압권이다.
1458년 세조가 신병치료차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올 때 이수두(二水頭=兩水里=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세조는 천년 고찰의 폐허 바윗굴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들렸다고 하여 수종사(水鐘寺)로 불리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명 문장가인 서거정은 동방 사찰 중 경치가 가장 빼어나다고 극찬하였다. 북한강 물의 정원에 이르면 무지개 모양의 뱃나들이교가 시선을 끈다. 물의정원은 자연과 소통하여 마음을 정화시키고 몸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꽃 단지와 양귀비꽃 군락지가 있다.
쉐도우(명수)와 아스트라 전(인구)은 운길산역에서 먼저 귀가하고 본대는 멈추지 않고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계속 페달링하였다. 능내역(폐역)에서 다리쉼을 하고 봉안터널과 팔당대교를 경유하여 덕소역에 오후 4시40분경 도착하였다. 장장 7시간 40분 동안 67km를 달렸다. 라이딩 내내 봄을 시샘하듯 손과 귀가 시러울 정도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맞바람까지 불어와 체력소모가 많았지만 와행우보(蝸行牛步)처럼 늘쩡거리면서 여유로움 속에서 행복을 충전한 즐거운 하루였다. 남쪽지방은 봄꽃 축제가 한창이지만 서울 북동쪽은 봄기운이 곳곳에 스며들지 않아 아직 봄은 찾아오지 않았다.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