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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사모 졸업생 멘토 알파한입니다. 칼럼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제 근황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저는 오늘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발령받고 현재 학교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년에 기간제 교사로 2학년 담임을 했지만 발령은 처음이라 설레고, 한편으로는 불안하네요.
그래도 저는 기간제라도 담임교사를 해본 경험이 있기에 개학 전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알고 있어 부담이 덜하지만, 경기나 타 지역을 응시한 후배님 중에는 올해 3월에 저랑 비슷하게 발령을 받아 바로 담임이 되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미 저보다 빨리 발령을 받고, 출근을 시작하신 분들도 계시죠. 그런데... 처음 담임교사로 출근하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교실에 던져지기에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저도 작년 2월에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누구보다 잘 알죠. 그래서 오늘은, 첫 담임으로 개학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또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드리는 칼럼을 준비해봤습니다. 비록 저도 경험이 적지만, 그만큼 더 생생하게 제 노하우를 전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준비했으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시작할게요~!!!
1) 2월에 처음 출근했을 때 물어볼 것
2월에 처음 출근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아는 게 없어 동료 선생님께 무엇을 물어봐야할지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때 기존에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께서는 여러분이 무엇을 모르는지 몰라 도움을 못 주시지, 여쭤보면 다 도와주시려고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부장 선생님께 찾아가기는 눈치도 보이고 힘들기에, 저는 다음과 같이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갔습니다. 아래는 신규 교사로 질문하면 좋을 내용으로, 알아두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컴퓨터 비밀번호
교실에 가면 교사용 컴퓨터가 한 대씩 있는데, 여기에 비밀번호가 있습니다. 이 비밀번호는 대체로 학교 컴퓨터 전체가 공통이나, 간혹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그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교사용 컴퓨터 사용은 필수이기에, 만약 알려주시지 않으면 주저하지 말고 출근하신 선생님 중 한 분께 꼭 여쭤보시길 바랍니다.
2) 교과실 비밀번호
컴퓨터실, 학습준비물실, 과학자료실, 음악자료실, 실과실 등은 평소에 자물쇠가 있기에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알아야 필요할 때 출입이 가능합니다. 이중 컴퓨터실이나 실과실 등은 주로 개학 후 이동 수업을 할 때 필요하지만, 당장 학습준비물실이나 각종 자료실은 개학 전에 수업을 준비하거나 학급 게시판을 꾸밀 때 수시로 가야합니다. 교과실 비밀번호는 학생들이 알면 안 되니 따로 정리해서 알려주시는 경우가 많으나, 혹시 까먹고 알려주시지 않으면 여쭤보시길 바랍니다.
3) 라벨지, 코팅지, 플로터 사용법
먼저 라벨지는 아이들의 이름을 출력해 사물함이나 책상 서랍에 붙일 때 필요합니다. 라벨지는 출력 양식이 있으며, 어떻게 사용하는지 동료 선생님께 여쭤보시면 잘 알려주실 것입니다.
다음으로 코팅은 학습준비물실에 있는 코팅 기계 사용법을 알면 할 수 있는데, 이것만 알아도 학급게시판을 80% 이상 꾸밀 수 있습니다. 시간표나 각종 서식을 그냥 종이로 출력해서 자르면 금방 더러워지나, 코팅하면 훨씬 깔끔하게 만들 수 있으니 꼭 알면 좋죠. 다음 사진에서 시간표와 모둠명, 행복의 지름길과 행복을 위한 규칙 등등이 제가 ppt로 만든 다음 코팅해서 잘라 직접 만든 것이니, 여러분께서도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플로터란 위 사진의 '슬기로운 학교생활'처럼 크게 출력하는 출력물을 의미합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제가 출력하고 싶은 것의 파일을 원하는 사이즈와 함께 학교에서 담당하시는 분께 보내드리면 출력해주셨습니다. 이 플로터만 몇 개 있어도 교실의 빈 부분을 많이 채울 수 있어 여쭤보시길 바랍니다.
4) 학생들의 학습 수준
같은 학년이더라도 지역 및 학군에 따라 학생들 간 편차가 정말 큽니다. 그래서 본인이 발령받은 지역의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어떤지, 학부모님들의 성향은 어떤지 등을 동료 선생님께 물어보시면 친절하게 알려주실 것입니다. 이는 3월에 진단평가를 볼 때나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만, 미리 알아두면 그에 맞는 수업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5) 교사용 지도서
실습과 똑같이, 교사용 지도서가 있어야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교사용 지도서는 첫 출근일을 기준으로 보통 일주일 안에 주시며, 저는 책과 USB 형태 2개로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업은 둘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나, 학기 초에는 정신없기에 2월에 미리 지도서를 보면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 또 어떻게 수업할지 생각해두면 좋습니다.
6) 시간표 편성
시간표는 동학년 부장 선생님께서 시간표를 짜서 주시면, 조건에 맞게 변형해서 본인이 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창체는 부장 선생님이 있는 날과 같은 날 다른 시간으로 배정한다,' '국어는 총 n시간을 포함한다' 등의 조건이 있는데, 이에 맞게 테트리스를 하듯 끼워 넣으면 됩니다. 이때 Tip은, 부장 선생님과 되도록 겹치지 않게 시간표를 편성해야 필요한 자료나 준비물을 겹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수업 준비물이 겹쳐 시간표를 조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7) 학부모님과 소통 방법
제가 전에 기간제로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동학년끼리 학부모님과 소통 방법을 통일했는데, 클래스팅, 하이클래스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이 정해진 후에는 교사 본인이 개학 전까지 해당 어플을 숙지한 후, 학부모님께 어플 설치를 부탁하는 가정통신문을 출력해 개학 첫날 전달해야 합니다.
8) 본인이 맡은 업무
교사는 학급운영 외에 각자 학교에서 업무를 하나 이상 담당하게 됩니다. 업무로는 학생자치, 방과후, 학교폭력, 나이스, 방송 등이 있는데, 해당 업무와 관련해서는 전년도에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선생님이 누구셨는지 확인해 직접 인수인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전임자가 학교에 없거나 신설 학교라면... Youtube 등을 찾아보거나 경험이 있으신 선생님께 따로 여쭤봐야 합니다. (경력이 있으신 선생님들은 웬만해서는 업무를 한 번씩은 해보셨기에 다 아십니다)
이외 질문
시간표 및 우유급식 시간
분리수거 및 청소 관련 질문
반에서 특수 아동 관련 정보
(교실 급식이라면) 어떻게 이뤄지는가?
알림장 / 독서기록장 / 일기장 / 받아쓰기 여부
2) 신규 교사가 2월에 당장 하기 힘든 것
반면, 신규 교사로 궁금한데 당장은 하기 힘든 것들도 있습니다.
1) 인디스쿨 가입
인디스쿨 가입 전과 후, 수업 준비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내가 수업을 재구성하려는데 이런 자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웬만한 자료는 인디스쿨에 있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인디스쿨은 월급명세서로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는데, 첫 월급명세서는 3월 14일 전후로 나옵니다. (참고로 교사 월급이 매월 17일에 나옵니다) 사실 신학기 준비할 때 누구보다도 인디스쿨이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신규 교사인데, 조금 가혹하죠...
2) 학급운영비 사용
학급운영비란 1년에 20만원씩 담임교사에게 학급 운영의 명목으로 주는 돈으로, 기차 연필깎이, 라인테이프, 보드게임 등을 해당 돈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학급운영비는 3월부터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개학 전 학급게시판을 꾸밀 때 당장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학급운영비 사용 시기와 방법은 동료 선생님께 직접 여쭤보시길 바랍니다.
3) 나이스 (NEIS)
나이스에 접속하려면 먼저 행정실에 신청한 후, 등록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등록은 2월 중에 이뤄지며 개학 전에 나이스를 들어가볼 수 있는데, 처음 들어가 보면 정말 복잡하고 뭐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죠. 나이스 (NEIS) 관련해서는 신규 교사 연수나 Youtube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지만, 미리 알아두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몰라 필요할 때마다 주변에 여쭤보거나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3) 학급 게시판 꾸미기
처음 교실에 가면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특히 학급 게시판 앞뒤가 허전한데, 다른 교실은 이미 선생님들께서 잘 꾸며두셔서 더 비교되죠. 그렇다고 학급운영비를 쓸 수도 없어 난감합니다. 이때 저는 코팅지와 플로터를 이용해 손으로 다 만들어 아래와 같이 꾸몄는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시간표
시간표는 보통 플로터로 출력해서 붙여두는데, 저학년은 과목이 국어/수학/통합 3개뿐이고 유동적으로 적용할 때도 많아 저는 위와 같이 직접 코팅한 후 뒤에 붙이는 자석을 붙여 칠판에 고정했습니다. 이때 붙이는 자석은 학습준비물실에서 빌렸으며, 일러스트나 그림은 구글에서 찾아 ppt로 만들었습니다.
2) 모둠
학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오늘은 몇 모둠부터 급식을 먹느냐'입니다. 그래서 저는 모둠을 칠판에 붙인 후, 별을 출력해 별이 붙은 모둠을 기준으로 줄을 서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2모둠에 별이 붙은 날은 2-3-4-1모둠 순으로, 4모둠에 별이 붙은 날은 4-1-2-3 모둠 순으로 줄을 세우거나 활동했으며, 한 모둠 내에서는 알아서 서도록 했습니다. 해당 아이디어는 동학년 부장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빌린 것으로, 실제로 해보니 좋더라고요!
3) 학급 규칙
학급 규칙은 개학 후 아이들과 같이 정하고자 내용까지 출력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때 저학년의 경우 학급 규칙은 3~5개 정도가 적당한데, 그 이상은 아이들이 기억하기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개학하고 아이들과 학급 규칙을 정한 후로는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이 게시판을 꾸몄습니다.
4) 안내사항
학급 규칙 아래에는 가정통신문과 급식표를 붙일 수 있는 공간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2개만으로는 약간 허전해서 학급 학생들의 명렬표와 매월 나오는 영양 소식도 붙였는데, 여러분께서는 각자 원하는 걸 붙이시면 됩니다.
5) 뒷게시판
저는 뒷게시판에는 아이들의 작품을 붙이고자 '혼자서도 잘해요'와 '우리 같이 했어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허전해서 무지개 파도를 출력해 붙였는데, 생각보다 예쁘지는 않더라고요... 뒷게시판에 아이들의 작품을 붙이니 아래와 같이 되었습니다.
Tip: 초록색 게시판에 직접 양면테이프를 붙이면 절대 안 되고, 주로 압정을 사용해 고정합니다. 스테이플러도 쓸 수 있는데 그러면 게시판 수명이 금방 다할 수 있으며, 양면테이프로 붙이면 여름에 테이프가 녹아 코팅하지 않은 종이는 난리가 나더라고요. 저도 알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6) 기타
나머지 공간은 각자 꿈꿔왔던 대로 자유롭게 꾸미면 됩니다. 저는 그림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직관 문구도 넣고, 인성 교육 중 바른 말 사용을 강조하고자 '행복의 지름길'도 꾸몄습니다. 이외에도 가치 보석, 상벌제도, 1인1역 등 다양한 방식의 학급운영을 준비할 수 있으니 지금까지 본인이 생각한 그대로 자유롭게 꾸미면 됩니다!
신규 교사로 준비할 게 너무 많아,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신규 교사로 개학 전 출력할 것 (학부모 편지 등), '개학 첫 주에 정해야 할 것,' '신규 담임이 알면 좋을 꿀팁 모음' 등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용고시 합격해서 새로 교직에 나오신 선생님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 신규 교사로 같이 뚝딱거리며 어려움을 하나씩 같이 헤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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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임고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 막막..ㅎㅎ 또 칼럼에 도움 받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임고 끝나고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네요 😊
우와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참고하겠습니다😆
한 번 해보시면 아마 저보다 더 잘하실겁니다! 홧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