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실행하다.
감리사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그동안 결심했던 대로 교인들에게 내 생각을 전하였다. 오래 동안 먼 거리에서 교회를 다니고 충성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 헤어질 결심이 필요하다고 전하였다. 약간의 출렁거림은 있었지만 모든 교인들은 특별한 언급 없이 이 결정을 수용하였다. 좋다고 찬성할 일도 아니고 싫다고 투정 부리지도 않았다. 마치 당연한 것 같은 반응이었다. 아마도 지금 생각하면 짐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당황하셨던 분들은 20년간 열심히 나왔던 교인이 아니라 교회 근처에서 출석하시던 분들이었다. 당장 이제부터 어떤 교회로 출석할 것인가가 문제였던 것이다. 오래 다니던 교인들은 집 근처의 생각해두었던 교회가 있었을 것이다. 1년에 몇 번은 나가봤던 교회도 있었을 것이다. 본 교회를 출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녔던 교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 근처에 사셨던 교인들은 그렇지 못했던 못했다.
더욱이 그들은 목사의 설교가 좋아서 나왔던 교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다음 주 부터 갈 수 있는 교회를 알아봐야 했다. 고르고 골라서 출석한 교회인데 이젠 어떻게 하지! 하는 모습이었다. 그럼 우리 교회를 나오면 될 것이다. 하지만 멀리서 열심히 다니던 교인들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나온다는 것이 힘들게 느껴졌을 것이다. 사실 교회를 폐쇄하거나 그만둔 것이 아니라 계속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옆 건물로 이사하여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였다. 그 이유는 지하실의 전통적인 교회를 계속하는 것이 싫었다. 교인들도 자유롭게 교회출석의 기회를 주고 나는 나대로 새로운 목회를 결심하고 실행했다. 이것이 이런 결심을 하는데 동력을 제공하였다. 이런 결정은 무모하기도 하고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로 개척을 떠나는 것이었다.
이제 이런 권고를 하니 모든 교인들이 스스로 새로운 교회를 찾아서 이동을 하였다. 우리 교회에 다니던 교인들이 새롭게 등록한 교회는 진짜 수지맞았다. 십일조 헌금생활을 비롯하여 모든 신앙생활에 자리가 잡혀있는 교인들이 새로 출석하니 그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나 역시 이런 교인들이 출석하면 정말 반가울 것이다. 교회근처에 있던 교인들은 다른 교회를 알아보고 다녔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옆 건물로 이사 간 교회로 출석하려고 하지는 안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한분이 이사 간 교회로 와서 구경했고, 또 한 교인은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런 결정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이 다였다. 그리고 두 분의 교인은 떠나지 않고 옆 건물의 이사 간 교회로 출석하였다. 그래서 새롭게 개척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 부부와 아들, 그리고 두 명의 교인해서 총 5명의 교인으로 새로운 교회로 홀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