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달 19일 터졌다. 보건소에 들러 예방접종을 맞힌 뒤 김씨가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면서였다. 점심 식사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김씨는 아무 생각 없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2년 전 일이 문득 떠올랐던 것이다. "그때도 우연히 식사시간에 왔는데, 식단표하고 애들이 먹는 음식이 너무 다른 거예요. 멀건 국에 깍두기 2조각씩 놓고 먹는데 선생님들이 반찬이 없어 아예 고추장 통을 들고 다니며 비벼 먹더군요."
부실 급식으로 원장과 싸웠던 일이 떠올랐던 김씨는 냉장고를 열어 본 뒤 깜짝 놀랐다. 5일 전에 유통기한이 끝난 청포묵이 버젓이 있었던 것이다. 밥주걱에는 쥐똥이 묻어 있었다.
조리 담당 여성은 "나는 모르는 일이다. 시키는 대로 할 뿐"이라고 했고 원장은 "주방 선생님이 정신이 없으셨나 보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둘러댔다. 그 뒤 차츰 밝혀진 사실들은 학부모들을 경악케 했다.
7개 반에 아이가 100여명인 이 어린이집은 근방에서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편이었다. 한 달 비용도 많게는 30만원이 넘었다. 건물 전체를 사용했고 텃밭과 동물농장도 있었다. 하지만 속에서는 썩은 내가 진동했다.
보통 그달의 생일을 맞은 아이를 위해 파티를 열었다. 학부모들이 피자, 케이크, 치킨, 떡 등을 시켜줬고, 어린이집에서는 음식들을 한 데 모아 뷔페처럼 아이들을 먹였다. 반 정도는 따로 모아 냉동고에 꼭꼭 쟁여뒀다.
지난 6월 먹었던 생일 파티 음식은 8월까지 간식으로 나왔다. 치킨은 살만 발라내 직접 만든 닭고기 반찬인 양 식단으로 나갔고 곰팡이 핀 도넛이 간식으로 나왔다. 10월에는 7월 4일자로 유통기한이 끝난 김이 나왔다.
교사들이 항의하자 원감은 이를 폐기처리했다. 며칠 후에는 다시 날짜 지난 햄이 반찬으로 나왔다. 이 역시 아이들이 먹지 못하게 했는데 그 후에는 김과 햄을 섞은 주먹밥이 나오는 식이었다.
한 대 있는 정수기도 1년간 방치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교사들이 수차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야 지난달 처음으로 관리를 받았다. 원장은 곧 정수기를 "새것으로 바꿀 것"이라고만 해왔다는 것이다.
이모(28)씨는 지난 여름 3살 아들을 데리고 응급실을 찾았다. 아들이 하루에 열댓 번씩 물총 쏘듯 설사를 하고 노란 위액까지 토해냈다. 바이러스성 장염이었다. 6월부터 한 달 넘게 통원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일 터지고 나서 보니 당시 아팠던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더라"고 했다. 김씨는 "어느 날 아이가 가방을 바꿔가지고 왔기에 보니 원감 딸의 가방이었다"며 "안에는 보리차를 담은 물통이 따로 들어 있더라"고 했다.
사건이 터진 후 "원비는 받지 않을 테니 아이들만 보내라"던 원장 입장도 바뀌었다. 학부모들이 그동안의 교육비를 보상해 달라고 하자 변호사를 선임해서라도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100여명 가까운 아이들은 40명 선으로 줄었다. 맞벌이 가정이라 아이들을 빼내지 못하거나 사태를 아직 알지 못하는 집들이다. 그중 몇몇 학부모들은 그날그날 어린이집 식단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며 감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집 측은 유통기한 지난 식자재들이 주방에 있었던 건 관리 소홀이라면서도 그걸 아이들이 먹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장은 "반찬이 남으면 끓여서 동물농장으로 나가기에 유통기한 지난 게 냉장고에 있을 수 있다. 나도 여기서 식사한다"고 했다.
학부모들 신고로 실사를 나간 평택시청 복지행정과에서는 지난달 해당 어린이집에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 24만원을 부과했다. 24만원을 납부한 어린이집은 현재 원아 모집에 한창이다.
첫댓글 어린이에게 유통기한 지난 비위생음식을 먹이다니..어린이집을 폐쇄조치 해야한다.
어린이를 죽일려고 또 원아모집이로구나..
어린애에게 몹쓸짓하는 인간들 천벌을 받을것이다.
이런....괘씸한 인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