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쪼팔리다... 한국에서도 발길을 안 하던 겜방을 캐나다까지 와서 오다니.... 그것도 이 시간에....
하지만 이건 내 본의가 아니다... 갈 데 없어 심심해 하는 남자친구와 그 친구들 땜에 온 거다... -_-;; 벤쿠버에 겜방이 있다는 것도 좀전에 알았다.
컴도 한국 거고 자판도 한국 거다. 자판이 한국 거라 넘넘 편하다.
제가 여기서 이러고 있다고 해서 다들 넘 한심하게만 쳐다보지만 말아 주세요. 자주 있는 일은 아니랍니다.^^;;
이제 여기서 한 시간 동안 뭉게야지.... 근데 한 시간동안 뭐하지? 대화방에 혹시나 한울 사람들이 있을까 해서 가봤는 데 한울 사람들 방은 없고... 하긴 지금 한창 놀이 마당 하고 있을 시간이지... 아님 시험 때?
그러고 보니 농활 갈 때도 됐구나... 좋겠다... 나두 농활 가구 싶어! 안동의 아침 안개가 보고 싶다.... 트럭 타고 담배밭에도 가고 싶고.... 한울 식구들하고 맛있는 김치 찌개, 된장 찌개도 해 먹고 싶고.... 마을 잔치들도 다니고 싶고... 한근이 형도 뵙고 싶고.... 냉이, 쫄지하고 작년처럼 냉수 목욕도 하고 싶고 ^^;;..... 맛있는 새참도 먹고 싶고....
올해 마당극 주제는 뭐가 되는 거지? 궁금하다... 99들, 작년에 우리 98들이 잘 가르쳐 주지 못 해서 준비하는 데 힘든 건 아닌 지 모르겠다. 잘 하겠지? ^^
요즘 내가 늙어 가는 걸 확실하게 느낀다. 아까 남자친구하고 가게에 갔는 데 가게 주인 아저씨가 우리보고 부부냐고 물어 보더군.... 기가 막혀서 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냐고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동안'이라 불리던 나도 이젠 내가 몇 살로 보이는 지 신경 쓰이는 때가 왔나 보다... 슬프다.... 내 대만 친구와 캐네디언 친구는 나를 스물 두살로 보더군.... 그래도 아직 만 나이는 스무 살밖에 안 됐는데....
한울 사람들이 지금쯤 놀이 마당을 하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나도 놀이 마당 하고 싶다....-_- 큰일 났다... 요즘에는 가락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쫄지야! 가락보 좀 보내달라니까 왜 안 보내 주는 거야! --;;
요즘 소주를 못 마셔서 그런지 알콜 냄새만 맡으면 다 소주 냄새 같다. 향수 냄새도 소주 냄새 같고, 포카리 스웨트를 마시면 내가 사랑하는 '뽕가리' 같다. 큰일 났다. 빨리 동동주를 마셔 줘야 되는데....
얼마 전에 찔레한테 전화 했더니 찔레가 술은 걱정 말랜다. 자기하고 냉이가 술하고 안주 사 주겠단다. 기쁘다. ^^;;
빨리 한국 가고 싶다. 빨리 한국 가서 한울 사람들이랑 엠티 가고 싶다. 엠티 가서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소주 마시고 막걸리 마시고 민됴 부르고 보고 싶던 사람들 보고 그 사람들과 안고 싶다.
내가 돌아 갔을 때의 한울은 내가 떠났을 때의 한울과 많이 다르겠지.... 하지만 내가 아직 그리워 하고 있는 한울은 내가 떠나올 때의 한울이다.... 가끔 걱정이 되는 건 내가 한국에 돌아 간다 해서 내가 그리워 하던 그 한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거다.
이런 소리 하고 있는 내가 우습다. 한울 사람들과 떨어져 있던 건 겨우 11달인데... 채 1년도 안 됐는 데.... 마치 여기 몇 년이나 있었던 것처럼 징징 대고 있다.
하지만 난, 여기 오기 위해 공항 게이트에 들어 서던 순간부터 한울을 그리워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