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86228364D58F7A135)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AE238513B226210)
강원도 산골의 겨울은 그야말로 눈과의 싸움입니다.
눈이 어찌나 빨리 쌓이는지 치우고 치워도 끝이 없을 정돕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F3538513B226332)
이른 아침 자기 집 앞 눈 치우기 바쁠 텐데 마을 사람들이 한 집 앞에 모였습니다.
서둘러 눈을 치우고선 후다닥 자릴 뜨는 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65C38513B22643B)
이 집의 주인 때문이랍니다.
도움 받기를 극도로 싫어한다는 집주인 대체 어떤 분일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642B38513B22652C)
그런데 모습을 드러낸 집주인은 생각과 다릅니다.
호랑이처럼 무서울 줄 알았는데 푸근하고 인자한 얼굴입니다.
올해 아흔살인 이인옥 할머니는 잔뜩 굽은 허리때문에 꼬부랑 할머니로 불린다는 데요.
할머닌 무슨 이유로 사람들의 도움을 거부하는 것일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01707E38513B22661F)
쫓겨날 거라 생각했는데 반겨주십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ostfiles9.naver.net%2F20130303_136%2Fhannahjiwonp_1362285738855Ps0WK_JPEG%2F__Y.130301.HDTV.XviD-WITH.avi_001877976.jpg%3Ftype%3Dw2)
뜨끈한 아랫목까지 내어주시는데요.
척추에 문제가 생겨서 허리가 굽긴 했지만 나무를 할 정도로 건강하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97D38513B226826)
눈이 좀 침침하긴 하지만 손전등 하나만 있으면 문제없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68638513B226916)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95939513B226A2E)
그래서 수시로 와 우렁각시처럼 집안일을 해주고 있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머니는 우렁각시가 온 지도 모르는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20CC239513B226B18)
이 곳 사람들에게 이인옥 할머니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70339513B226C32)
평생을 일군 땅 5000평과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마을에 전부 기부했다는 할머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1208B239513B226C1C)
할머니는 전재산을 남에게 주고 정작 자신은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7B2C39513B226D2B)
하루에 한 번 배달되는 무료 도시락으로 하루 세끼를 모두 해결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2B039513B226E25)
움켜 쥐었으면 더 편했을 돈. 나누지 않았다면 풍족했을 노년. 할머니는 아깝지 않았을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02046839513B226F22)
움켜 쥐었으면 더 편했을 돈. 나누지 않았다면 풍족했을 노년. 할머니는 아깝지 않았을까요?
아흔의 할머니는 보살핌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누구의 도움도 할머니는 원치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6D803B513B227130)
'받기보단 주는 일에 익숙해 보이는 할머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140CA33B513B22720B)
나눔, 누구나 좋은 일인건 알지만 누구도 쉽게 하기 힘든 그일.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이인옥 할머니를 존경합니다.
그 마음을 어떻게든 전하고 싶어서 할머니의 우렁각시가 된 건데요.
흐뭇한 숨바꼭질은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아주머니가 떡 갖다주시는데 나중에 할머니가 누구야!!누구야!! 이러세요ㅋㅋㅋㅋㅋㅋ)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A533B513B22720E)
다음날, 할머니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9DF3B513B227321)
이른 아침부터 곱게 단장하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1067D3B513B22740C)
장농 깊숙히 넣어뒀던 돈도 챙기시는게 심상치 않은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C603B513B227525)
패션의 마무리인 신발 역시 늘 신던 고무신 대신 보송한 털신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1F23B513B22771A)
그런데 할머니가 향한 곳은 눈 덮인 산입니다.
길도 낭떠러지도 죄다 눈에 덮여서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든데
할머니가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온 곳은 누군가의 무덤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F6835513B22771E)
손 끝에서 전해지는 절절한 그리움. 바로 20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무덤인데요.
살아서 함께 한 할아버지 곁에 죽어서도 함께하려 미리 묫자리도 봐 두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38A35513B22782D)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특별한 분이셨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135635513B227918)
할머니의 남편인 '이광식' 할아버니는 생전 마을사람들에게 회장님이라 불리던 인물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1E1E35513B227B09)
할아버지가 이 마을에 커다란 유산을 남긴 인물이어서 라는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010AB435513B227E24)
가난한 광부들의 마을에 이인옥 할머니 부부는 자신들의 재산으로 방제 초등학교를 세웠습니다.
할아버지는 광부의 아들 딸에게 가난을 이겨낼 지식을 채워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4CF35513B227E2A)
그 시절 그 아이들을 보는 할머니의 눈빛이 깊은데요.
6.25 때 북에서 내려온 부부는 탄광촌 아이들을 자식처럼 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078835513B227F28)
피난길 굶주림 때문에 숨진 자식들 그래서 탄광촌 아이들의 가난을 외면할 수 없었답니다.
나무처럼 여전히 그 자리를 할머니가 지키고 있는건 떠나간 아이들을 기다리기 때문일 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BAB35513B228022)
할머니가 가슴으로 키워낸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광산이 문을 닫고 광부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헤어진 그 아이들도 할머니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20년 넘게 학교를 운영하면서 매일 150명의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였던 할머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46335513B228102)
탄광촌 아이들 중 제일 먼저 연락이 닿은 이는 방제초등학교 2회 졸업생
지금은 강릉에서 커다란 사업체를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지만
할머니 기억속에는 그는 축구를 좋아하던 개구쟁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B5835513B228325)
암담하기만 했던 그 시절이 이제는 추억이 된 건 그 안에 보석이 있어서 라는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DC335513B228432)
고달프기만 했던 가난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던 곳이 방제초등학교 였답니다.
그곳에선 가난도 배고픔도 지울 수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27F1735513B228531)
그 시절 탄광촌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마술사보다도 더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탄광촌 아이들의 추억 속에 할머니가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C0335513B228633)
사느라 소홀했고 바빠서 돌아보진 못했지만 분명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서 빨리 알려야 겠습니다.
할머니가 그리워 하던 그 아이들을 드디어 찾았다고
늘 받기를 거부하던 할머니도 이 선물만큼은 기쁜 마음으로 받아줄 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77535513B228629)
그런데 할머니를 다시 마난 이 곳은 길 위 였습니다.
바쁜 숨때문에 힘들어 보이는데도 어디론가 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렇게 추운데 대체 어딜 가시는 걸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73C35513B228E14)
그 마음을 지금껏 흑백사진으로만 달래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78B35513B229014)
할머니의 얼굴에 행복함이 번져가는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87CE035513B229133)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자신들에게 많은 걸 나눠준 할머니...보답할 방법인 딱히 없습니다.
학교와 할머니 덕에 지난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이야기가 할머니에게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34135513B229119)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소나무 껍질을 씹던 아이들.
광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가난마저 물려받았던 이들에게
![](https://t1.daumcdn.net/cfile/cafe/010EEA35513B22921F)
할머니가 재산을 움켜쥐고 나눔에 인색했다면 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할머니는 했고 그것은 아이들의 삶을 바꿨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99C35513B229327)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아이들이 떠난 길을 오래도록 바라보기만 하는 이인옥 할머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180E6035513B229520)
곧 서울로 떠날 우리에게 꼭 전해줄 것이 있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3622338513B22972E)
할머니가 서둘러 꺼낸 것은 돈 2만원.
![](https://t1.daumcdn.net/cfile/cafe/01628338513B229C2E)
아직 할머니의 그 마음을 우리는 온전히 이해할 순 없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31138513B229D1C)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돈을 어떻게 주기만 할 수 있는지...
작은 체구의 꼬부랑 할머니에게 대체 얼마나 큰 마음이 숨어있는지 감히 짐작초자 할 수 없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60938513B229D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