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 대전 한밭 종합운동장 야구장 승리투수: 선동열 패전투수: 한희민 홈런: 빙그레 – 이정훈(1회 솔로), 강석천(8회 투런)
시리즈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빙그레 김영덕 감독은 2차전에 나왔던 한용덕을 다시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초반에는 대성공이었다. 해태 타선이 한용덕의 구위에 눌려 7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가는 동안, 빙그레는 1회 이정훈의 솔로홈런과 4회말 강정길-임주택의 2루타로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또 다시 8회초에 일이 터졌다. 해태는 8회 선두 홍현우의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장채근의 좌전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김응룡 감독의 선택은 양회열 대신 대타 김태완(현 화순고 코치), 보내기번트 대신 강공이었다. 김태완의 힘찬 스윙에 걸린 공은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가 되며 주자 두 명 모두 홈에 들어왔다. 이어 번트와 내야땅볼로 김태완까지 홈을 밟으며 단숨에 3-2로 해태가 앞서 나갔다. 그나마 구원으로 나선 한희민이 남은 타자들을 잘 처리하며 실점을 최소화한 게 빙그레 입장에선 다행이었다.
승리를 확신한 해태는 송유석에 이어 선동열을 바로 투입하며 경기를 끝내려 했다. 하지만 선동열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 8회말 1사후 조양근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은 뒤, 투아웃 뒤에는 강석천의 중월 역전 2점포를 허용한 것. 4-3으로 다시 빙그레의 한 점차 리드. 9회초 아웃 세 개만 잡아내면 잠실로 이동해 한국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선두타자 한대화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며 무사 2루. 여기서 한희민은 성균관대 동기이자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친구 장채근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2루수가 몸을 던졌다면 내야안타로 막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4-4 동점. 이어 3루수 강석천이 땅볼을 놓치면서 상황은 1사 1, 2루로 악화됐다. 타석에는 이순철. 언더핸드의 공을 우타자가 밀어치는 교과서적 장면이 나왔다.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 안타. 점수는 다시 5-4가 됐다. 마운드는 선동열이었다. 9회말 마지막 타자는 마지막 공에 손도 대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해태우승, 해태우승. 해태가 1990년의 좌절을 극복하고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해태 안방마님 장채근이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235에 17홈런으로 ‘타율을 포기하고 홈런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장채근은 한국시리즈 15타수 7안타 8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최우수선수의 영광을 차지했다. 특히 2차전의 4타수 3안타 3타점과 3, 4차전의 결정적인 안타가 투표인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차동철 건국대 감독은 “장채근은 타석에서도 한 방이 있는 좋은 타자였지만, 무엇보다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더욱 빛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워낙 체구가 좋아서 투수 입장에서는 공을 던지기가 너무 편했다. 또 투수를 잘 다독거리면서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도 포수로서는 최고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 마지막 타자를 잡아낸 에이스가 폴짝 뛰어올라 안기기에 가장 좋은 포수는 바로 장채근이었다. |
첫댓글 빙그레 타선이나 마운드 조화가 가장 좋았던 91,92시즌.. 이때 대전에서 장종훈코치 인기는 뭐 유재석 이상이였음 최진실씨랑 공개 데이트도 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