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여자
김종호
우체국 앞 점빵길에는
사과로 빚은 벌거숭이 여자가
겨울을 제외하고
노상에서 샤워를 한다
사진을 찍으려 해도
왠지 모르게 민망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조명을 빙자한 시스루를 걸쳤더라
이쪽저쪽
돌아가며 찰칵찰칵
이제는
과감하게 셔터를 눌러댄다
고장난 벽시계처럼
김종호
애타게 바라봐도 덤덤한 엄마 눈빛
넷째야 너 왔구나 그 말도 없으시네
마주 서 울컥거리는 넷째조차 고장이네
액자가 철벽처럼 둘 사이를 가로막아
옥중의 면회객 보다 더 못한것 같겠지만
생전에 금쪽같다던 날 설마하니 잊었겠어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文人廣場☞☞
벌거숭이 여자 / 김종호
해원
추천 0
조회 34
24.03.08 11:31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