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18,12-14
하나가 소중하다
한 생을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을 만나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분에 넘치도록 좋은 사람도 있지만 기대와는 다른 사람, 전혀 예기치 않은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골치 아픈 사람을 만나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사람이 다 못된 사람은 아닙니다.
그도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사랑받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런 사람들과 뒤섞여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니 마음이 깊고 넓지 않고서는 화병이 나기도 합니다.
마음을 키워서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어야 하겠습니다.
되찾은 양의 비유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십니다.
길을 잃은 것이 자신의 부주의 탓이든, 경솔함의 탓이든, 아니면 남의 탓이든 상관없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가 있다면 그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든, 골치 아픈 사람이든 그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고,
더더욱 하느님께서 귀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見利忘義’(견리망의)랍니다.
“이익에 취해 의로움을 잊었다”라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기보다 각자의 이익을 더 생각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는 현실입니다.
분양사기,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신뢰가 무너지고 미래가 불확실해 졌습니다.
이득을 생각하면 한 마리 양이야 버려지면 어떻습니까?
아흔아홉이 있는데.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18,14).하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셈법은 우리의 셈법과 다릅니다.
한번 길을 잃고 헤매는 양을 생각해 보십시오.
아니, 길을 잃었던 자신을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가슴 졸이고 속을 태웁니까.
누군가 한시라도 빨리 나타나 안내해 주기를 소망하지 않습니까?
의로움은 언제나 지켜져야 합니다.
골치 아픈 사람일수록 큰 사랑을 가진 사람의 관심이 요구됩니다.
보기 싫은 사람일수록 예수님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주님께서 주시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좌절하고 구원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길 잃고 방황하는 이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그를 구원하는 도구로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살다 보면 내가 길 잃은 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가 바로 나일 수도 있습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어떤 공동체이든 골치덩이는 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서로를 소중히 인정해 주는 노력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외면하고 싶은 그 사람은 나에게 더 큰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줍니다.
되찾은 양으로 말미암아 누리는 기쁨을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잃은 양을 찾는 마음이 가득한 곳에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예쁜 놈 매 한 번 더 때리랬다.”는 옛 말을 기억하며
더 큰 사랑의 요구를 일깨웁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