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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날던 지인이 갑자기 찾아 온 건강상의 이상으로 죽상이 되었다. 갑자기 죽는 것이 두려워 한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 한다.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인간을 가장 못살게 굴고 실제로도 안 좋은 쪽으로 이끄는 것이 <두려움>이다. 인생의 큰 결정을 할 때 "내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뭐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야 할 만큼 우리 인생을 지배하는 감정이다.
여기서 어떻게 벗어나나 이것이 인생 하반기를 얼마나 행복하고 알차게 살 수 있는가의 요체라 생각한다.
나의 방법은 ㅡ 이것은 살 만큼 살고 볼 만큼 본 사람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ㅡ 더 이상 나를 위해 뭘 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남을 도와줄까, 그것도 거창하다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작은 위안이 될까, 라고 인생의 목적을 나에서 타인으로 바꾸는 것이다.
60이 넘으니 이 작업이 저절로 시작되었다. 그냥 순리다. 나는 좋은 할머니가 되길 꿈꾸며 산다. 맛있는 음식을 차려 놓고 젊은이들을 먹이는.
요리실력도 미감도 형편없는 나는 대신 성의로 보충하려 한다.
나의 토욜은 요리 실험의 날이다. 아,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볼까. 일욜 저녁 초대되는 운 없는 사람들(대체로 가족일원)을 위한 메뉴를 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