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197
관음경 중송분-115
동봉
제25수
찰나찰나 어느때고 의심치말라
관세음은 깨끗하신 성자이심을
고뇌로서 죽을액운 닥쳤을때에
의지하고 능히믿을 어버이시네
염념물생의念念勿生疑
관세음정성觀世音淨聖
어고뇌사액於苦惱死厄
능위작의호能爲作依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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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념念念을 '생각생각'으로 새기는데
생각 념念 자니 으레 '생각'이 맞다
그러나 이 글자는 '생각' 외에도
스물 념, 20념으로도 새기고
잠깐, 찰나, 극히 짧은 시간 따위며
마음에 두다, 또는 기억하다
외우다, 읊다, 암송하다
삼가다, 몸가짐, 언행을 조심하다
가엾게 여기다, 불쌍히 여기다
어여삐 여기다, 귀여워하다로도 푼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생각생각'보다는
매우 짧은 시간 '찰나찰나'로 새긴다
한 찰나 한 찰나 짧은 시간 외에
언제나 마음으로 생각함이며
여러 가지 잡념으로도 풀이한다
이를테면 염념재자念念在玆라든가
염념불망念念不忘 따위 단어는
자꾸 생각나 잊지 못함이고
염념상속念念相續이란 숙어는
믿는 마음이 변하지 않음이며
염념칭명念念稱名이란 말은
아미타불을 계속하여 염念함이고
이와 같이 '염념생멸念念生滅'은
우주의 일체 사물이 시시각각으로
나고 죽고 하여 그치지 않음 따위다
생각 념/염, 또는 찰나 념/염念 자는
부수가 곧 마음심心 忄㣺이고
이제 금今 + 마음 심心이 모양자다
같은 의미로 쓰는 한자가 있는데
侖생각할 륜/둥글 륜/윤과 더불어
思생각 사, 수염 많을 새
恁생각할 임/님
惟생각할 유
想생각 상
慮생각할 려
憶생각할 억
考생각할 고/살필 고 따위가 있다
생각 념念은 회의문자會意文字 외에
형성문자形聲文字로 풀기도 한다
생각 념念 자는 이제 금今 자와
마음 심心 자가 결합한 모양새다
이제 금今 자는 입을 거꾸로 그렸으며
본뜻은 ‘입 안에 머금다’의 의미이다
이렇게 입을 거꾸로 그린 금今에
마음 심心 자를 아래에 붙여
말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꼴로 표현하였다
옛사람들은 '생각'이 두뇌頭腦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믿은 까닭이다
찰나刹那는 지극히 짧은 시간이기에
일설에 찰나는 75분의 1초라 한다
그러나 찰나는 '플랑크 시간'으로
광자가 수소 분자를 통과할 때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것이며
247젭토초 수준으로 표현하고 있다
1젭토초는 10의 21승분의 1초다
찰나 념念 자는 이처럼 짧은 시간이다
찰나와 비슷한 말로 순간瞬間 외에
순시瞬時, 전순轉瞬 순식瞬息의
'순'이 다름 아닌 '눈 깜짝일 순瞬' 자다
그만큼 짧은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말 물勿 자는 상형문자象形文字로
부정사로 쓸 경우에 '말 물'이다
물勿의 부수는 쌀포몸勹이고
모양자 곧 생김새로 놓고 본다면
쌀 포勹 + 삐침 별丿+ 삐침 별丿이다
대개 부정사로 쓰는 말 물勿 자에는
칼이나 도끼날로 내려치는 꼴이라
말다, 말라, 말아라. 아니다, 없다
근심하는 모양, 힘쓰는 모양과 같이
대부분 부정하는 모습을 그리며
활짝 펼친 새의 날개 모양과 같이
'먼지를 털다'의 뜻으로 새기곤 한다
모든 종교는 으레 믿음이 바탕이 된다
그래서 기독교가 역사며 종교이듯이
불교도 철학이면서 또한 종교다
의심할 의疑 부수는 '짝필疋'이며
의심할 의 자 외에 상황과 사실에 따라
인정할 응, 멈출 을, 멈출 익으로 읽는다
새김의 바탕은 으레 '의심할 의疑'다
의심 외에 헛갈리다, 불신하다
미혹되다, 미혹시키다
두려워하다
괴이하게 여기다
머뭇거리다, 주저하다
견주다, 같다, 비슷하다, 샘내다
헤아리다, 짐작하다 따위로 새긴다
2가지 이상의 뜻이 모인 글자이기에
이를 회의문자會意文字라 한다
의심 의疑 자는 위 새김 외에
비수 비匕, 화살 시矢, 발 소疋 따위가
아무렇게나 하나로 결합한 모습이듯
다소 염려스러운 점이 배어있다
날카로운 비수匕 화살矢을 지녔다면
차림에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고
갈고리了와 발疋이 그려졌다면
발 놓임새를 보고 방향을 의심한다
그러므로 의疑 자는 이렇게 길 위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머뭇거린다거나
주저하는 모습을 은근히 드러낸 것이다
경전에서는 설하신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되
아주 짧은 찰나에도 의심하지 말지니
관세음보살은 슬기롭고
관세음보살은 정갈하며
관세음보살은 엄숙하고
관세음보살은 안존하며
관세음보살은 평범하고
관세음보살은 비범하며
관세음보살은 능자시다
관세음보살은 곧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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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장 이연욱 선생 모자관음 외/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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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