願은 이루기 위해 있는 것, 벼르고 별러서 가게 된 도량, 강화 보문사/ 인드라망 제28차 사찰순례기①
願은 이루기 위해 있는 것, 인드라망 순례단이 드디어 강화 보문사를 간다! 다 잡아놓았던 보문사 순례일정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깨끗이 날아갈 때만 해도, 이러다 보문사를 영 못 가게되는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컸었다. 대구에서 강화까지는 멀기도 멀거니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하나 더 붙음으로 해서 생기는 불편은 생각만큼 간단치가 않았다. 이날처럼 비바람이 부는 날은 강화까지 가서도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에 못 들어가는 수도 생긴다고 했다. 순례단은 다른 때보다 한 시간 앞당겨 출발을 했다. 첫 쉼터인 금강휴게소에 들를 때만 해도 잔뜩 흐리긴 했지만 비는 다행히 내리지 않았다. 카페에 남아 있는 인드라망 가족들과 스마트폰을 통해 수시로 교신을 하며 순례단 44명의 부푼 마음은 버스를 앞질러 붕붕 날았다.
이날의 순례객은 대구에서 44명, 서울에서 2명, 경기에서 2명, 모두 48명이다. 강화에서 반가이 만나 버스가 복잡도록 끼어 앉아 우리는 선착장으로 달렸다. 비가 살살 내린다. 바닷바람도 휭휭 분다. 그러면 어떠리, 배가 뜨는 걸!
배 이름도 어쩌면 삼보호이다. ^^* 삼보 위에 타고온 버스까지 싣고,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로 간다.
비바람 몰아치지, 태극기는 찢어질듯 펄럭이지, 바다는 출렁이지, 풍경이 어째 비장해 보인다? 독립투사 분위기를 풍기며, 죄다 비바람 몰아치는 갑판 위로 몰려나갔다. 날씨의 핍박이 전혀 힘들지가 않다!^^*
바다만 보면 좋아죽는 대구사람들, 갈매기들이 머리에 닿을듯말듯 저공비행하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하여튼 설렘 충만이다.
잠시 수선을 즐기다 보니 금방 석모도에 닿았다. 섬에서도 버스로 한참을 달린 거 같다.
강화도와 석모도엔 이제사 벚꽃이며 목련이 한창이다. 대구에선 다 지고 없는 이른 봄꽃을 우린 올해 두번 보는 대복을 누린다.
개인적으로 강화도는 두번째 순례길이지만, 보문사는 처음이다. 일주문 밖 왕벚나무는 이제 막 봉오리를 열고 있었다. 여느 사하촌 못지 않게 잘 가꿔진 보문사 진입로가 순례객을 기분좋게 맞는다.
낙가산 보문사, 낙가산은 물론 관음보살께서 상주하신다는 그곳, 보타낙가산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곳 보문사는 양양낙산사,남해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히는 곳이다.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4년(635년), 회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던 중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이곳 석모도로 와서 지은 사찰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을 상징하는 보문시현에서 사명을 따와 보문사라 이름 짓고 지금에 이른다고 하니, 산과 절 이름이 모두 관음보살을 상징하는 관음도량이다.
진달래, 벚꽃길을 따라 올라가자 절 바로 입구에 감로다원이 있다. 순례후 내려 오는 길에 잠시 들를 수 있음 참 좋겠다 싶은 예쁜 찻집이다.
법당부터 참배해야 하는데, 여기 저기 눈길을 끄는 풍경이 너무나 많다. 내려올 때 보자, 해 놓고는 주전각을 찾아 계속 올라간다.
▲보문사 극락보전
오래된 전통사찰답게 이 곳도 나이가 좀 되어 보이는 큰 나무들이 참 많다. 넓은 마당 위에 우뚝한 저 곳이 주전각일테지? 극락보전이다. 아미타부처님과 좌우보처이신 대세지보살,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그리고 그 뒤로 옥으로 된 삼천불이 극락세계를 장엄하고 계시다. 모두가 부처인 곳이 극락이라, 여기가 바로 그곳.
▲보문사 석실(나한전) 보문사 석실이다.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몇 안 되는 자연석굴인 셈이다. 보문사는 물론 우리나라 3대관음도량이지만, 유독 나한에 얽힌 설화가 많다. 일화에 따르면 창건 후 14년 뒤인 649년 신라 선덕왕 때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그물에 걸려 올라온 석불상들을 이곳 동굴에 모셨다고 하니, 이 석실 나한전의 역사는 거의 창건시기와 비슷한 셈이다. 그때 건져올린 석불과 나한상이 지금 이 곳에 모셔진 삼존불과 관음상, 그리고 열아홉분의 나한상이다.
▲보문사 석실(나한전) 내부
이 나한전에 얽힌 이야기가 보문사에는 몇 편 전해지고 있다. 어린 동자승이 실수로 깨뜨린 옥등잔이 감쪽같이 다시 붙어 그대로 환하게 불을 비추었다는 설화, 어느 해 동짓날, 공양주스님이 실수로 불씨를 꺼뜨려 팥죽을 쑬 수 없게 됐는데, 나한전의 나한 한 분이 아랫마을에 가서 불씨를 구해다 팥죽을 쑤어놨다는 이야기 등이다.
이 곳이 영험 있는(?) 나한도량으로 불리게 된 데는 다 그런 내력이 있다.
▲보문사 와불전과 천인대의 오백나한상
▲보문사 삼십삼관음사리탑과 오백나한상
이 곳은 보문사 천인대의 오백나한전이다. 가운데에는 33관음상 사리탑으로 한층에 11면 관음이 세 층 모셔져 있다. 그 주위를 오백나한이 감싸고 있다. 관음도량, 나한도량임이 잘 표현된 영역이다. 이 천인대는 길이 40미터, 폭 5미터의 큰 바위로 보문사 창건 이후, 법회 때 야단법석의 장소로 사용되었는데, 천인대란 이름은 그 크기가 넓어서 천 명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보문사 와불전 내 와불 ▲보문사 향나무
은행나무며 향나무, 맷돌, 절구 등 도량 곳곳에 이야기가 있는 유물들이 산재해 있지만, 다 설명하자면 몇 쪽은 돼야 하고, 자세히 보자면 오늘 중으로 산중턱에 계시는 저기 마애불을 뵈러 갈 수도 없다. ^^*
아래는 이쯤 보고 저 연등길을 따라 그 유명하신 마애불을 뵈러 간다. 역시나 부지런한 우리 거사님들, 어느새 뵙고 내려오는 길이다. 이 곳에서 두 시간을 줬으니, 우리 역시 늦은 건 아니다. 풍경에 한 눈 팔며, 천천히 가도 될듯 싶다.
와우~ 연등도 곱지만, 알록달록 울님들도 참 곱다! 앞에도 인드라망, 뒤에도 인드라망 가족들이다. ^^*
비 그친 낙가산에 안개가 자욱하다. 진달래 꽃물 번져 보라빛 안개, 자하 피어오른다.
'자하'라니 또 생각난다. 이 곳은 북쪽이라, 대나무가 없어 아쉽다고 했던 선유님, '여기 대나무 있구만요. ' 관음도량엔 역시 자죽림이 어울린다.
▲보문사 용왕단과 소원지 마애불 가는 길이 419개의 계단이라, 힘이 들거라 생각했었는데 계단 높이가 나직해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중간 조금 더 올라가자 서해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일 자리에 용왕단이 있다. 푸른 바다 대신 끝이 안 보이는 안개바다였지만, 내려다 보는 기분이 시원하다. 한 번을 더 돌아가자 마애불 계신 곳이다. 와우~ 엄청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이다. 처마처럼 툭 튀어나온 눈썹바위 아래, 깎아지른 바위면에 남성적인 모습의 관음께서 좌정해 계시다. ▲보문사 눈썹바위 마애관세음보살상
이 마애불은 오래되진 않았다.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9호라고 되어 있고,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 스님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 스님이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에 조각했다고 설명되어 있다. 하늘한 천의 대신 법의를 입고 계시며, 가슴엔 卍자가 도드라져 있다.
이 부처님을 뵈려고, 이 부처님께 절 한 번 올리려고, 몇 년을 별렀는지 모른다. '먼길 잘 왔구나.' 인드라망 부처님들을 내려다 보고 계신 저 눈길이 얼마나 그윽한지 또 모른다.
(부처님, 아래 위 이 총각님들, 장가 좀 들게 해 주세요. ()()()^^*) 내려오는 길에 다시 용왕단에 올랐다. 올라 올 땐 안개 뿐이더니, 그새 풍경이 살풋 드러나 있다. 보문사가 보이고, 멀리 섬들이 보인다. 바다빛은 여전히 안개빛이지만, 맑은 날은 어떨지, 상상만큼은 푸르다.
▲보문사 극락보전 마당에서, 인드라망-사진:범심님 제공 참 희한하지, 계단 오르내릴 땐 말짱하더니, 운치 있으라고 또 이렇게 봄비가 녹녹히 내린다. 아직 찍지 못한 단체사진을 이 곳에서 찍기로 했다. 48명 중, 그나마 반은 넘어 담긴 거 같다. (사진에 없는 분들, 보문사 다시 가시던지요. ^^*)
보문사 순례에 2시간을 줬으니 2시30분까지 버스에 모이면 된다. 저기 시계를 보니 모임 시간 십여분 전이다. 우리가 거의 마지막 팀이니 이번에도 시간 약속이 잘 지켜졌다.
다시 배를 탔다. 배를 타기 전까지는 이 곳이 섬이란 걸 또 깜박 잊고 있었다. 석모도 갈매기는 원래 이렇게 친화적인지? 아니면, 손님 접대에 이골이 난 건지, 내내 사람 주변을 맴돌았다. 세상에, 갑자기 어디서 난 새우깡일까? 전부 마술을 부리는 거 같다. 아마, 우리 나라 새우깡의 반은 저 넘들이 먹지 않나 싶다. ^^*
정작 갈매기들은 조용한데, 사람들은 어찌나 소리들을 질러대는지 모른다. 하여튼 새로운 걸 경험하는 저 표정들 좀 보라지~ 수학여행 가는 초딩들 표정보다 더 리얼하다. 이쯤되면 새가 사람 구경할만 하겠다. ^^*
기도 잘 하고, 여행 하고, 맛있는 거 먹고, 배도 타고, 갈매기랑 놀고, 인드라망, 참 좋은 카페야~^^*
-인드라망 제28차사찰순례기① 석모도 보문사 순례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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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거쳐
대산지나
삼길포항
배타고
갈매기랑
노는데
강화도 보문사
사찰순례 때가
떠올랐지
말임더 ㅎㅎ
비슷한 길 가면 옛추억 생각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무주님.^^
보문사 순레기
자알봅니다~
토욜이라 하루를
느긋하게 보내고있습니다~
점심 초대 받아서
백반기행 대구편
갔는데 별 특별 한거도
아니고 방송용인가 싶드라구요
또 졸립니다
벌써부터 ㅎ~~~^^
@거울빈 방송용이라고 한말씀 하시지요
올봄 일본친구들과 순천들려 해인사 가고싶다기에
해인사 주차장
백반기행 들려
방송보고 왔다카고
방송하고 같이 나오나요?
일본친구들 좋아했고 저도 만족한 사실이 있어읍니다
네,편안한 휴일되세요.진여화님.
월명심님 아야 하시는지 잘 안보이시군요
팔거천옆 6800식 단체급식소
취반자동 덤핑기
원인잡고
보안키받아 낼 새벽에 갑니다
얼릉긑내고
농장 마늘 캘라 합니다
대구 도착 했어마
바로올것이지
낼 마늘 캐는일두고 성질도 몬내고
된장뎁혀 혼밥 합니다
그렇네요. 어제 출석부에 월명심님 결석이시네요.
별일 없으실 겁니다.
하시는 일 오늘도 일사천리, 순탄히 마무리되시길 바랍니다. ()